Interview with One9
나스(Nas)의 데뷔작 [Illmatic]을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 'Nas: Time Is Illmatic' 한국 상영을 기념해, 이 필름의 제작자/감독인 원나인(One9)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 상영과 관련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또 한국 상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인터뷰를 마치고, 문득 한국 상영의 감수를 맡은 뮤지션 타블로의 말이 생각났다. 타블로는 이 필름에 대해 ‘자신의 업적을 대하는 태도가 사랑과 감사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 역시 그 단어들을 떠올리게 했다. 덕분에 나는 요즘 들어 ‘힙합’과 ‘사랑, 감사, 존중’ 간의 연결고리를 다시금 곱씹어보고 있다.
이 필름이 감독의 ‘맨 땅에 헤딩’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나스와 만나본 적도 없었고 보장된 것이 전혀 없었지만 감독은 ‘일매틱으로부터 받은 것을 갚기’ 위해 무작정 이 필름을 시작했고, 결국 그 진심이 나스에게 통했던 것이다.
여러 모로 깨달은 게 많은 인터뷰였다. 읽는 이들에게도 내가 받은 좋은 기운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인터뷰 | 김봉현
번역 | Twangsta, 김봉현
Q. 먼저 힙합 팬으로서, 필름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One9: 반갑다. 원나인이라고 한다. 'Time is Illmatic'의 제작자이자 감독이다.
Q. 원래 그래피티 아티스트였던 걸로 아는데.
One9: 유년기 시절 아버지를 통해 처음 재즈를 접하게 되었다. 듀크 엘링턴, 빌리 홀리데이, 에롤 가너 같은 뮤지션을 듣게 되었고 그래피티에 빠지게 되면서 내가 듣는 소리를 글자로 그리곤 했다. 그것은 복잡한 문자들과 레이어를 벽에 칠하며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나의 청각적/시각적 도전이었다. 곧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접하게 되고 편집을 배웠으며, 필름을 통해 같은 것에 도전하고 있다.
Q. 10년 전에 이미 이 필름을 기획했다고 들었다.
One9: 이 영화의 첫 아이디어는 2004년에 작가이자 제작자인 에릭 파커가 내게 일매틱 DVD를 감독해달라고 했을 때 시작되었다. 에릭은 당시 Vibe 잡지의 음악 에디터였으며 일매틱 10주년에 대한 글을 쓰고 있었다. 우리는 일매틱에 관한 영화를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나스의 아버지인 올루 다라를 인터뷰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루 다라 덕분에 우리는 존스 가족을 보다 역사적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의 음악적 계보와 미시시피 낫체즈로부터 이어져온 뿌리를 알게 되었다. 그 인터뷰 후, 일매틱의 프로듀서들(피트 락, DJ 프리미어, Az, Faith Newman)을 만나 촬영을 했고, 곧 예고편을 만들어 나스의 매니저에게 보냈다. 즉 게릴라 형식으로 모두 우리가 직접 해낸 일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편집하며 개인 시간과 자비를 들여 했던 것이다.
Q. 나스가 필름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나?
One9: 러프한 예고편이 완성되었을 때, 우리는 나스의 매니저와 미팅을 잡고 곧 나스를 만날 수 있었다. 첫 미팅에서 우리는 나스에게 영화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을 설명했다. 우리는 이 문화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선 나의 그래피티 작품을 보여주며 이 영화는 문화 바깥의 사람이 아닌 문화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나스는 우리의 행보를 관찰했고, 계속 진행해보라고 해주었다. 그렇게 첫걸음을 뗄 수 있었다.
Q. 필름 연출에 있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One9: 처음엔 올루 다라와 그의 아들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려 했다. 블루스, 재즈를 비롯해 존스 가족의 음악 창작자로서의 피가 이어져온 역사를 연결해야한다고 느꼈다. 그러나 첫 인터뷰를 앞두고 나스는 투잡을 뛰며 두 아들을 키워낸 어머니가 자신이 퀸스브릿지에서 성장하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이야기 해주었다. 우리는 곧 가족과 지역공동체에 더욱 집중하기로 노선을 틀었다. 영화를 만들어가며 이런 식의 변화가 계속 있었다.
Q. 필름 전체를 통틀어 큐팁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필름의 주제의식과도 닿아있다고 생각하는데.
One9: 영화에 등장한 모든 프로듀서를 몇 차례에 걸쳐 인터뷰한 뒤, 우리는 일매틱의 곡 제목을 더 큰 사회적 이슈의 은유로 사용해 내러티브를 만들어내기로 했다. 먼저 "NY State of Mind"는 퀸스브릿지 주거지와 그에 대한 역사를, 그리고 그것이 존스 가족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와 연결했다. "Life's a Bitch"는 가족이 깨지는 과정을 다루었고, "Memory Lane"을 통해서는 퀸스브릿지의 지역공동체와 희생된 사람들을 회상하고 싶었다. 또 "One Love"는 감옥 산업에 얽힌 복합적인 것과 그것이 나스와 정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 모든 이슈를 일매틱과 연계해 나스의 삶과 그의 가사를 관객이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
Q. 필름을 직접 만들 정도라면, 일매틱은 도대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One9: 일매틱은 힙합문화의 청각적/시각적 교과서다. 일매틱은 투쟁, 고통, 역경을 그리면서도 그 어둠을 뚫고 나오는 한 줄기 빛 역시 담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가장 진실하게 대변하는 작품을 필름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것이 받은 것을 갚는 우리의 방식이다.
Q. 일매틱이 힙합, 더 나아가 미국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One9: 일매틱은 ‘진실함이 지닌 힘’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일매틱 가사의 진실성은 모든 세대의 전 세계 음악가에게 영향을 끼쳤다. 진정한 걸작이다.
Q. 일매틱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 좋아하는 구절을 꼽아 달라.
One9: 나는 "One Love"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좋아한다. 이 구절을 보면 알 것이다.
"Shorty's laugh was cold blooded as he spoke so foul
그 꼬맹이의 웃음은 냉혈적이었지, 그가 상스럽게 이야기할 때
Only twelve trying to tell me that he liked my style
열 두 살 밖에 안 된 놈이 내 스타일이 멋지다 말해줄 때
Then I rose, wiping the blunts ash from my clothes
난 일어났어, 옷에 묻은 담뱃재를 털며
then froze only to blow the herb smoke through my nose
코로 떨 연기를 내뿜기 위해 잠시 멈추며
and told my little man that i'm ghost, I broze
이게 가겠다고 어린 친구에게 말했지, 그리고 나왔어
Left some jewels in the skull that he can sell if he chose
머릿속에 보석을 남겨주고 왔지, 팔고 싶으면 팔아도 된다 했어
words of wisdom from Nas: try to rise up above
나스의 지혜로운 말, 높이 우뚝 서도록 노력해
keep an eye out for jake Shorty Wop
짭새를 조심해, 꼬맹아
One Love
원럽
Q. 나스는 랩이 곧 시임을 보여주었다. '아름답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의 방식과 수준이 '아름답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One9: 나스가 자라며 겪어온 문화의 정수를 생각해 본다면 그의 가사가 표현하는 수준을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유년기 시절부터 재즈와 월드뮤직을 아버지를 통해 듣고, 퀸스브릿지 힙합의 탄생을 경험했으며, 에릭 비와 쿨 지 랩 등 거장과 협업하고, 문 앞까지 찾아온 '크랙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다. 여기에 자신의 고향과 지역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더해져 나스의 가사로 완성되었다. 격동적으로 어두웠던 시간 속에서 빛줄기를 엮어낸 것이다.
Q. 필름을 제작하며 나스와 많이 만났을 것 같다. 나스는 어떤 사람인가?
One9: 필름을 제작하며 그를 처음 만났다. 그는 모두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사람이다.
Q. 수많은 인터뷰이를 만났을 것 같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는지? DVD에 미공개 영상이 수록되는 걸로 아는데.
One9: 꼭 DVD를 구입하여 보너스 섹션을 감상하길 바란다. 이 영화는 74분인데, 보너스 섹션만 75분이다. 많은 역사가 담겨있다.
Q. 상영회에 참석할 한국 팬에게 미리 줄 팁이 있다면?
One9: 봉현킴, KU시네마, 그리고 문화를 서포트하는 한국의 공동체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말 당신들을 사랑한다. 당신들도 세계에 전할 당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그리고 모든 게릴라 영화감독들이여...자신보다 더 큰 가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비전을 갖길 기원한다...그렇게 작업에 임한다면 결국 그 열정이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Here’s to making history in 2015
With Love,
One9
#timeisillma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