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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Nas, 언제나 나의 아이돌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05.18 13:31추천수 25댓글 25

nasidol00n2.jpg

Nas, 언제나 나의 아이돌
 
나스(Nas)는 나의 아이돌이다. 그의 음악을 들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나는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설렌다. 처음 MBC 악동클럽에서 “Nas Is like”라는 곡을 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가 내놓은 결과물들은 빠짐없이 듣고 있다. 그의 사생활까지 잘 아는 그런 팬은 아니지만 내게 있어 나스는 최고의 랩퍼 중 한 명이다. 아이돌은 우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우상이라는 뜻보다는 아이돌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뉘앙스가 더 잘 부합하는 듯하다. 우상까지는 아니지만, 그는 나의 아이돌이다.
 
그 시절 내가 나스를 들으면서 가장 크게 희열을 느꼈던 부분은 불규칙한 라임 위치이다. 아무래도 영어를 잘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가사적인 면모는 후에 조금씩 알아갔고, 그보다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라임에 긴장까지 해가며 들었던 기억이 크다. 물론 많은 랩퍼들이 그보다 먼저 위에서 언급한 스타일의 랩을 시작했으며 그 당시 뉴욕 랩퍼들이 지금처럼 탄탄한 구조 속에 안정된 라이밍을 해온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유독 나스에게 내가 빠졌던 이유는 그 긴장감 때문이었다. 트랙의 시작부터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타이트함과 건조하면서도 날카로운 톤의 조화는 그의 음악을 열심히 듣게끔 해주었다.
 
물론 나라고 해서 그의 모든 앨범을, 모든 곡을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I Am…]을 제일 먼저 접했고 그전의 앨범을 이후에 찾아 들었기에 나스에 대한 감동이 더 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It Was Written] 역시 나에게 있어서는 수작이었다. 전작이 가지는 아우라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기에 소포모어 징크스를 포함한 부정적 의견을 피할 수 없지만 자신이 만든 벽만큼 깨기 힘든 것도 없다는 걸 알기에 나는 그저 즐겁게 들었다. [I Am…] 직후 나온 [Nastradamus]는 다른 의미에서 충격이었지만.



nasidol02.jpg

만약 여기까지 아무 일없이 흘러왔다면 지금의 나스는 없었을 것이다. 나 역시 관심을 끊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한 시대를 장악하는 아이콘이 되는 사건이 있으니 바로 제이지(Jay-Z)와의 전쟁이다. 개인적으로는 나스를 안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사건이며 워낙 큰 이슈였기에 비교적 빠르게 접할 수 있었다. 나는 [Black Album] 전까지 제이지는 듣지도 않았다. 어린 마음에 팬으로서 가진 강한 충성의 표현이었다. 솔직히 [Black Album]을 듣고 ‘내가 그동안 이 좋은 랩퍼의 음악을 왜 안 들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접한다고 해서 그 음악이 닳는 건 아니기에 크게 아쉽거나 후회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가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이지의 락카펠라(Roc-A-Fella) 멤버들을 한데 묶어서 박살내는 비프전 역사상 최고의 라인을 아직도 기억한다.

Rip the Freeway
고속도로를 타고
(프리웨이(Freeway)를 찢어버리고)

Shoot through Memphis with money bags
돈가방을 가지고 멤피스(Memphis: 지명)를 통과해서
(머니 백(E Money Bag: Nas의 친구)과 함께 멤피스 블릭(Memphis Bleek)을 쏴 버리고)

Stop in Philly, order cheese steaks and eat Beans fast
필라델피아에 멈춰 치즈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콩을 빨리 먹지 
(필라델피아(비니 시글의 고향)에 멈춰 비니 시글(Beanie Sigel)을 순식간에 해치우지)

- Nas "Stillmatic" 中 [듣기] (해석: soulitude)


결국 ‘뉴욕의 왕이 누구인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작했던 싸움은 둘 모두의 승리로 끝이 났다. [The Blueprint]와 [Stillmatic] 모두 대박이 났고, 두 랩퍼의 기량이나 인지도 모두 엄청나게 높은 위치로 끌어올렸다. 사실 나스도 제이지도 이 비프전 이전까지 하향세를 펼쳤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였고, 목숨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성을 들여 디스곡을 발표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언더그라운드 출신이라고 하기에는 커머셜 엠씨로 들어섰지만 판매량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나스에게도 좋은 시기였다. 다만 “Ether”를 만들었던 론 브로즈(Ron Browz)는 인지도가 다소, 아니 꽤 꺾였고 “Takeover”를 만들었던 칸예 웨스트(Kanye West)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희비가 갈리기는 한다. 결과적으로 [Stillmatic]은 그에게 훌륭한 전환점이 되었다.
 


nasidol03.jpg

이후 그의 명성은 [The Lost Tapes]와 [God’s Son]의 연이은 호평으로 더욱 멋지게 자리잡았다. 그리고 2CD 앨범 [Street’s Disciple]을 내놓는다. 앨범은 자극적이거나 강렬했던 순간은 없었지만 깊은 맛을 주었고, 가사 면에서도 프로덕션 면에서도 앞서 말한 세 장의 앨범이 일관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커머셜 엠씨이면서도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가사를 쓰는, 또 어느 정도 안정적인 판매량을 지니면서도 씬의 유행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멋진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특히,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한 “Bridging The Gap”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데프 잼(Def Jam)과 계약을 맺으며 제이지와의 영화 같은 화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역시 굉장히 좋은 타이밍이었다. 다소 부진했던 제이지의 컴백을 채워주면서, 나스 역시 자신의 커리어를 환기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꽤 문제가 되었던 두 앨범을 발표한다. 바로 [Hiphop Is Dead]와 [Untitled]이다.

두 앨범 모두 제목에서부터 큰 이슈가 되었지만 프로듀싱에 있어서도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간 자리잡았던 느낌에서 벗어나 메인스트림에서 잘나가는 프로듀서들과 함께 그 중점을 모색했다. 덕분에 실험적인 곡들도 많이 나왔다. 평단에서도 대중들 사이에서도 평은 많이 갈렸지만 하고 싶은 것들을 원없이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Hiphop Is Dead]를 굉장히 좋게 들었으며 [Untitled] 역시 트랙이 지나갈 때마다 감탄하며 들었다. 전자가 대중의 입맛을 고려하며 만든, 프로듀서의 역량이 중요했던 앨범이라면, 후자는 메인스트림과 나스가 그야말로 좌충우돌하며 신나게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후 발표한 데미안 말리(Damian Marley)와의 콜라보 앨범 [Distant Relatives]은 스스로 많은 변화와 정리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정말로 나스 커리어에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아닌가 하는 앨범 [Life Is Good]을 발표한다. 앨범은 그간의 모든 것들을 집약한 동시에 새로운 것이었다.
 
나스는 가장 성공한, 어쩌면 유일하게 큰 존재가 된 하드코어 엠씨이다. 그는 역사상 손꼽히는 랩퍼 중 한 명이며, 여전히 현역이다. 비록 그의 연기력은 보는 내가 다 어색해지지만(솔직히 안 했으면 좋겠다) 랩은 세계 최고 중 한 명임에 분명하다. 라스타(흑인 회귀주의자)들과도 가깝게 지내면서 여전히 거리와 성공을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주관과 사상은 뚜렷하다. 첫 번째 애인과 딸 데스티니(Destiny)를 갖고 헤어졌지만 자신의 딸을 굉장히 사랑하며, 모두가 아는 켈리스(Kelis)와의 결혼과 이혼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굉장히 앞선 세대의 랩퍼임에도 불구하고 건재하다는 점, 그리고 아직 젊다는 점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큰 이득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롤러코스터같은 커리어와 삶을 살아온 그이기에 앞으로 올라갈 지점이 더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나스는 나의 아이돌이다.


글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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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NastyNas*Best베스트
    3 5.20 21:22

    nas.jpg

    Nasty NaS!!!! 살아있는 레전드죠 뭐

    저도 Nas 너무 좋아해서 ㅋㅋ 앨범들 사진과 같이 올려요 ㅎㅎ

    멋진 글 너무 잘 읽었어요 ^^

  • 5.18 14:38
    재밋게읽고갑니다^^
  • 5.18 15:40
    최고죠 나스티나스
  • 5.18 19:39
    나스는 노다웃
  • title: Kanye Westido
    5.18 20:19
    나스 포에버
  • 5.18 20:33
    앗 나도 악동클럽 보고 첨 접했는데 ㅋㅋ 나스나스나스나스
  • 5.19 00:24
    나스 좋아요 ㅠㅠ 날것같은 랩핑 굿굿
  • 5.19 00:44
    Nas is like half man half amazing No doubt.!!!
  • 5.19 08:14
    최고
  • FO
    5.19 09:39
    저기 마지막 문단에 첫 번째 애인과 딸 데스티니를 갖고해어졌지만이라고 돼있네요 헤어졌지만 으로 바꾸심이 ㅎㅎ
  •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글쓴이
    5.19 18:21
    @FO
    수정했습니다.
  • 5.19 13:17
    나스ㅠㅠ. 잘읽고갑니다
  • 5.19 15:16
    내스티 나스~ 폰탭은 아직도 제 엠피쓰리에!!
  • 5.19 15:47

    최고죠 half-man half-amazing
    힙합이즈데드 와 언타이틀을 내면서 수익과 판매량이 다라는 힙합판의 흐름에
    반대로 길을 걸었고 그러면서도 주목과 성공을 거뒀고. 흑인음악이 흑인 얘기하지 그럼 뭐하냐 이 음악이 뭐에서 시작했는냐 라는 물음 즉 힙합이 뭐냐라는 물음에도 묵직한 답을 던졌고. 가사부터 비트선택 앨범제목의 N word 논란까지 하고자 하는 말에 일관성을 보인, 이거시 나스다!

  • 5.19 16:30
    간만에 앨범들 짝 돌립니다 ㅎㅎ
  • 나중에 접한다고 해서 그 음악이 닳는 건 아니기에

    이 표현 멋지네요 ㅋㅋ

    나스 진짜 94년도(3?) 데뷔랩과 지금 랩을 들어도 그냥 쩐다고 하지 퇴보한 느낌이 없죠 진짜 나스는 처ㅣ고입니다

    갠적으로 힙합이즈데드 신나서 좋아해요 ㅋㅋ
  • 5.20 21:12
    제목부터 심하게 공감ㅠㅠㅠㅠㅠㅠㅠㅠ나스는 유일하게 저를 빠순이로 만드는 mc에요ㅠ
    클라스는 영원하다 나스 더 돈!!!!!!!!!
  • 3 5.20 21:22

    nas.jpg

    Nasty NaS!!!! 살아있는 레전드죠 뭐

    저도 Nas 너무 좋아해서 ㅋㅋ 앨범들 사진과 같이 올려요 ㅎㅎ

    멋진 글 너무 잘 읽었어요 ^^

  • 10.26 23:36
    @*NastyNas*
    나스의 열성팬이신가 보네요 ㄷㄷ
  • 5.20 22:50
    <<그렇게 그는 커머셜 엠씨이면서도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가사를 쓰는, 또 어느 정도 안정적인 판매량을 지니면서도 씬의 유행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멋진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제가 나스를 너무도 사랑하는 큰이유중하나가 여기있네요ㅠ
  • 5.25 10:30
    뭐지 전 Ether vs Takeover 에서 제이지가 털렸다고 들었는데 아닌가보네요
  • 5.26 22:38
    진짜 잘보고갑니다!
  • title: Boombap187
    9.20 10:21
    nasty nas!!
  • 3.2 01:58
    Life is Gooooooooooooddddddd...
  • 4.23 01:00
    나스 제이지 디스전 할때 부터 나스의 광팬됨 ㅋㅋㅋㅋㅋ
    호바를 통해 나스라는 아티스트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 계기였습니다
  • 2.10 17:47
    잘 읽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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