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앨범] Otis Redding - Otis Blue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05.03 15:45추천수 4댓글 4

halloffame_modern_2.jpg


[명예의 전당] Otis Redding - Otis Blue

 

Side One

01. Old Man Trouble

02. Respect

03. Change Gonna Come

04. Down in the Valley

05. I've Been Loving You Too Long

Side Two

06. Shake

07. My Girl

08. Wonderful World

09. Rock Me Baby

10. Satisfaction

11. You Don't Miss Your Water

 

* 롤링스톤지 선정, "위대한 명반 500선(The 500 Greatest Albums of All Time)" - 78 / 500


소울의 강렬한 느낌을 진액 그대로 느끼기 위해서라면 서던 소울만한 것도 없지만, 같은 지역에서 생긴 블루스에 기반한 거칠고 둔탁한 느낌 때문인지 장르 마니아가 아닌 일반 청취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듯하다. 오히려 알 그린(Al Green)으로 대변되는, 서던 소울의 하위 장르 격인 멤피스 소울이 그 완화된 느낌 덕에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서던 소울을 접하는 리스너들은 중간 단계를 거쳐 서던 소울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오히려 이러한 접근법보다는 서던 소울의 밀도 높은 작품 하나를 제대로 접하는 것이 장르의 확실한 개념 확립에 훨씬 유리하다.

 

이러한 접근에 가장 적절한 작품을 이야기할 때, 두 말 할 것 없이 등장하는 앨범은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의 [Otis Blue]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블루스의 영향을 크게 받은, 묵직하고 덜 다듬어진 듯한 거친 텍스쳐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음악이 경험재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본 앨범은 서던 소울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한 작품으로서 대단히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본 앨범에는 이미 잘 알려진 기존의 명곡들을 리메이크한 커버송들이 여럿 수록되어 있기 때문인데, 그러한 점 때문에 [Otis Blue]는 청자들에게 서던 소울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거부감은 최소화하여 전달해 준다.

 

그렇다면 이제 수록곡들을 면밀히 살펴보자. 원본인 LP의 양면에 각각 5곡과 6곡이 실려 있는 앨범 구성에서 정작 오티스 레딩의 오리지널 트랙은 겨우 3개("Ole Man Trouble", "I've Been Loving You Too Long", "Respect")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 아레사 프랭클린이 커버한 바 있는 "Respect"는 팝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굉장히 익숙할 것이다. 아레사의 버전보다는 덜 펑키(Funky)하다는 점과 커버 버전에서 기폭제와도 같은 작용을 했던 "R-E-S-P-E-C-T"로 시작되는 파워풀한 코러스의 부재는 커버곡에 익숙한 리스너들에게 다소 심심함을 느끼게 할 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Respect"는 커버곡이 원곡을 뛰어넘은 대표적인 케이스이기도 하니, 딱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머지 8개의 트랙 중 무려 3곡은 오티스 레딩의 우상이었던 샘 쿡(Sam Cooke)의 곡들인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거칠고 강렬한 서던 소울을 지향했던 오티스 레딩과는 정반대로 샘 쿡은 크루닝을 연상시킬 정도로 말랑말랑한 발라드를 불렀다는 점이다. 오티스 레딩도 "Change Gonna Come"에서는 샘 쿡을 의식한 듯한 절제된 분위기로 곡을 이어가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소울풀한 보컬을 의식적으로 표출하여 자신의 스타일과 원곡과의 접점을 찾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 Otis Redding - My Girl/Respect (Live)


오티스 레딩이, 전설적인 블루스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비비 킹(B.B. King)의 "Rock Me Baby"를 완벽하게 커버해낼 수 있었던 것은 서던 소울이 블루스와 뿌리를 공유하는 장르라는 사실 때문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록 밴드였지만 펑키 블루스에 자신들의 뿌리를 두고 있던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출세작 "(I Can't Get No) Satisfaction"을 자신만의 서던 소울로 풀어낸 것도 같은 이유로 오티스의 스타일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이제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은, 모타운 사운드의 대표라고 볼 수 있는 템테이션스(The Temptations)의 "My Girl"을 그가 어떻게 풀어냈는가 하는 것이다. 오티스 레딩은, 샘 쿡의 음악과 마찬가지로 대중적이고 팝 지향적이었던 원곡의 스타일을 도입부부터 자신의 것으로 대체하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창법을 최대한 절제하며 원곡의 스타일을 유지하다가도, 돌발적으로 자기 고유의 것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두 개의 동떨어진 스타일을 완벽하게 조화해낸다.

 

이렇게 [Otis Blue]라는 작품은 11곡이라는 소박한 구성 속에서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공유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하나로 훌륭히 묶어낸 작품이다. 즉, 다소 이질적일 수도 있었던 다양한 곡들을 그가 자신의 스타일로 완벽히 새롭게 재단한 덕분에, 그의 오리지널 곡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멤피스 스타일에 가까운 트랙들도 조금은 더 강렬하고, 서던 소울의 핵심에 근접하는 트랙들이 적절히 배합되어 완급 조절도 잘 되어 있다. 무엇 하나 놓치는 바 없는 체계적인 치밀함 속에서 자신의 색채와 남부 소울 본연의 것을 잘 배합해낸 [Otis Blue]는 그 어떤 앨범보다 블루지하고 소울풀함으로 가득찬 불멸의 클래식이다.



글 | greenplaty


신고
댓글 4
  • 5.4 12:07
    안그래도 요즘 오티스레딩 듣는데 마침 리뷰가! ㅋㅋ
  • 5.4 15:17
    잘 모랐는데 훙미가 생겼어요. 감사합이다. 잘읽었어요.
  • 5.5 18:38
    오티스 레딩 정말 안타깝죠.

    제임스 브라운처럼 장수했으면 스택스 소울도 엄청 유명해지고 더 발전했을 텐데 ㅠㅜ

    이 앨범 말고 1967년 The Monterey International Pop Music Festival 에 참가해서 했던 라이브 (이게 사망 전 마지막 라이브였음 ㅠ) http://www.youtube.com/watch?v=PsLNgiqkN7w&feature=share&list=PL8ADCC1565D2A6AC9
    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저 무대에서 했던 5곡 중에 4곡은 [Otis Blue] 앨범에도 들어 있으니 [Otis Blue]를 먼저 듣고 나서 라이브를 들으면 더 흥미로울 거예요.

    (레딩의 The Monterey International Pop Music Festival 라이브 음원은
    오티스 레딩의 베스트 앨범 중 하나인 [Dreams to Remember: The Otis Redding Anthology]의 2번째 CD 20~24번 트랙으로 실려 있습니다.)
  • 5.6 15:05
    담번에는 꼭 질스캇히뤈 할아범님의 앨범을!!!!!!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