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ing Sounds:
수많은 음악이 마치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많은 이가 음악을 ‘듣는다’의 개념보다는 ‘본다’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시대다. 그렇기에 ‘Seeing Sounds’에서는 음악을 구성하는 ‘들리는 소리’를 ‘보이는 글’로 보다 자세하게 해부하려고 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개성이 출중한 총 여섯 명의 장르 프로듀서가 참여하며, 사운드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담은 인터뷰와 각자의 프로듀싱 노하우가 자세히 기록된 에세이가 매주 시리즈로 공개될 예정이다. ‘Seeing Sounds’를 통해 창작자와 감상자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교감하고, 조금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세 번째 프로듀서는 판다곰(Panda Gomm)이다. 아래 글은 프로듀서 판다곰이 직접 작성한 내용입니다.
판다곰의 노하우 01 – 샘플링
저는 샘플링으로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비트를 처음 찍을 때부터 샘플링으로 시작했고, 시퀀싱만으로는 낼 수 없는 질감과 재창조되는 소리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물론, 음원 발매를 하는 경우에는 마음 편하게 쓰지 못하지만요. 그래서 이번에 ‘Seeing Sound’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드릴 곡을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리기 때문에, 오랜만에 재밌게 샘플링을 해봤어요. 이번에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한 “HIPHOPLE Freestyle” 곡에서는 지미 스미스(Jimmy Smith)의 "I'm gonna love you just a little bit more babe"의 드럼 소스와 데이빗 티. 워커(David T. Walker)의 "On Love"에 사용된 기타 멜로디를 사용해 봤어요. 자세히 풀어보자면, 드럼에서는 원하는 구간의 피치와 속도를 낮춰 제가 원하는 BPM으로 진행을 시켰어요. 그리고 기타는 에이블톤 라이브(Ableton Live)의 기본 샘플러에 넣고, slice에서 transient 되어있는 것을 조금 수정해 키보드로 치면서 하나의 루프를 만들었어요. (판다곰의 노하우를 직접 따라 해보기 위해 여기에서 Ableton Live 11을 무료로 다운로드하세요.)
판다곰의 노하우 02- 드럼 브레이크
"I'm gonna love you just a little bit more babe"의 드럼 소스를 사용했지만, 그냥 쓰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이럴 때마다 저는 꼭 레이어드를 하는 편인데요. 이렇게 샘플링한 드럼과 시퀀싱으로 찍는 드럼을 섞는 것도 중요한 노하우라고 생각해요. “HIPHOPLE Freestyle”에서 시퀀싱으로 찍은 드럼에는 대부분 Erosion을 사용해 노이즈를 넣는 믹스를 해봤어요. 아무래도 심심할 수 있는 소스에 고유의 텍스처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애용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킥에는 댐핑감을 높이기 위해 Glue compressor와 saturator를 같이 걸어주고 EQ로 불필요한 공명음은 지워줬어요.
판다곰의 노하우 03 - EP와 D 트랙 딜레이
두 곡을 샘플링했기 때문에, 두 스타일을 하나의 곡으로 묶어주는 악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Lounge Lizard EP-4를 사용해 EP를 길게 깔아줬죠. 그리고 로우에서 울리는 공명음이 난다고 느껴져서 EQ로 로우컷과 같이 198Hz 정도를 지워줬어요. 추가로 이번에 에이블톤 라이브로 DAW를 바꾸면서 좋다고 생각이 든 기능 하나를 소개해드릴까 해요. 처음에는 이름을 모르고 사용했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트랙 딜레이라고 하더라고요. 오른쪽 밑에 D 버튼을 눌러주면 다른 화면이 하나 열리는데 거기서 박자를 밀수가 있어요. (모든 이미지 오른쪽에 있습니다.) 트랙 딜레이로 저는 피아노의 박자를 뒤로 밀어봤어요. 아무래도 EP를 사용하다 보니 똑바른 박자에 나오는 것보다 레이백으로 나오는 게 더 그루브감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럴 때마다 저는 트랙 딜레이를 사용해요.
판다곰의 노하우 04 – 로우컷과 리버브 로우
제가 작업하는 소스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보통 EQ에서 로우를 다 없애는 편이에요. 디테일하게 듣지 않으면 티가 안 나겠지만, 이런 것들이 모여서 더러운 소리가 되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킥과 베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없애곤 해요. 그리고 리버브를 사용할 때도 대부분 리버브의 로우컷을 하고 있어요. 로우컷을 안 하면 화장실에서 울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판다곰의 노하우 05 – 에이블톤 라이브 기본 프리셋
에이블톤 라이브 기본 프리셋도 퀄리티가 충분히 좋기 때문에 자주 사용해요. 이 곡에서는 muted Dark Bass를 사용했는데 베이스로 쓰진 않았고, 왼쪽에서 텍스처를 잡아주는 용도로 사용했어요. 특이한 텍스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Auto Filter를 이용해 달달 떨리는 느낌을 내봤어요. 그리고 밑에는 808 Core Kit에 있는 Cow Bell을 인트로와 훅에 사용해 봤어요. 아무래도 익숙하게 들어본 소리이기도 하고, Cow Bell이 낼 수 있는 예스러운 맛이 좋아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써도 좋길래 믹스는 따로 안 했어요.
최종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HIPHOPLE Freestyle”을 새롭게 작업해보면서 제가 평소에 작업하는 소소한 노하우를 잘 보여드린 것 같아요. 특히, 평소 제가 좋아하던 샘플링 작법과 로우컷 스타일을 잘 보여드린 것 같아요. 실제로는 제가 작년 6월쯤부터 에이블톤 라이브를 사용했는데, 이 기회에 에이블톤 라이브에 내장된 다양한 기능들도 추가해보면서 익숙함도 더해본 것 같아요. 위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노래를 들어보시고, 저의 노하우에 대한 글도 차근차근 읽어보시면서 판다곰이라는 프로듀서만의 작법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공개된 제 인터뷰도 함께 보시면서 다양한 소리에 대한 생각도 공유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해당 프로젝트는 Ableton과의 협업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총 여섯 명의 프로듀서가 Seeing Sound 프로젝트에 함께 합니다."
*비앙(Viann) EP. 01: 링크
*비앙(Viann) EP. 02: 링크*홀리데이(HOLYDAY) EP. 01: 링크
*홀리데이(HOLYDAY) EP. 02: 링크*판다곰(Panda Gomm) EP. 01: 링크
*판다곰(Panda Gomm) EP. 02: 링크
Editor
INS
오 샘플링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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