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ing Sounds – 홀리데이(HOLYDAY) EP. 02

Seeing Sounds:

수많은 음악이 마치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많은 이가 음악을 ‘듣는다’의 개념보다는 ‘본다’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시대다. 그렇기에 ‘Seeing Sounds’에서는 음악을 구성하는 ‘들리는 소리’를 ‘보이는 글’로 보다 자세하게 해부하려고 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개성이 출중한 총 여섯 명의 장르 프로듀서가 참여하며, 사운드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담은 인터뷰와 각자의 프로듀싱 노하우가 자세히 기록된 에세이가 매주 시리즈로 공개될 예정이다. ‘Seeing Sounds’를 통해 창작자와 감상자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교감하고, 조금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두 번째 프로듀서는 홀리데이(HOLYDAY)다. 아래 글은 프로듀서 홀리데이가 직접 작성한 내용입니다.

홀리데이의 노하우 01 - 텍스처

저는 음악 작업을 할 때 텍스처를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요. 텍스처를 사용함으로써 곡의 질감과 디테일을 더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소개하는 새 앨범의 수록곡인 “Tag”에서도 텍스처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런 효과들이 곡이 가진 차가운 느낌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난해 작업한 오이글리(oygli)의 “BRAND NEW”에서도 chain texture를 사용해서 곡의 전체 분위기와 디테일을 살렸죠. 저는 개인적으로 차가운 느낌의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고, 곡의 전체적인 무드를 표현할 수 있다 생각해서 텍스처를 더 자주 애용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차별된 사운드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한 번 사용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홀리데이의 추가 설명]

 

*프로그램에서 가져온 텍스처를 RC-20안에 있는 Vinyl 1에 사용해 로파이하게 만들었고, 같은 유사한 주파수 범위에 있는 다른 요소의 주파수와 겹치지 않게 EQ로 필터링을 했습니다.

(사진 1-1)

 

홀리데이의 노하우를 직접 따라 해보기 위해 여기에서 Ableton Live 11을 무료로 다운로드하세요. 

홀리데이의 노하우 02 – 서브 베이스

조금 더 유니크한 808 사운드를 표현하고 싶은 순간이 있어요. 저는 그럴 때마다 에이블톤 라이브에 내장되어 있는 Wavetable을 이용합니다. “Tag”의 경우는 메인이 되는 808 사운드만으로는 맛이 약간 부족한 느낌이어서 고민을 하다가, 다른 질감의 사운드를 레이어드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추가해서 만든 사운드입니다. 곡의 분위기마다 다르긴 하지만, 저는 유니크한 사운드의 808 베이스가 필요할 때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808을 가져와서 원하는 프리퀀시를 지정한 뒤 하나로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808과 퍼커션 혹은 다른 악기를 이용해서 시그니처 808 사운드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창작의 접근이라고 생각해요.

[홀리데이의 추가 설명]

 

*Overdrive를 사용해 디스토션 사운드를 표현했고, Delay를 이용하여 스테레오감을 더 추가했습니다. 여러분도 저를 따라서 에이블톤 라이브에서 활용해보세요. (사진 2-1)

 

*모든 사운드를 만든 이후, 메인 808과 겹치지 않게 쓰고 싶은 주파수만 두고 EQ로 필터링을 했습니다. (사진 2-2)

홀리데이의 노하우 03 – 베이스

해당 트랙의 베이스는 A 파트와 B 파트로 구분해서 다른 베이스를 이용했습니다. 곡의 인트로부터 벌스와 드럼이 나오는 구간까지 빌드업을 어떻게 할지 많은 고민을 하며 만든 부분인데, 두 파트로 나눈 이유는 자연스럽게 베리에이션을 주고 싶어서였어요. 실제로 저는 작업을 하면서 구간마다 다른 디테일을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같은 베이스 라인이어도 다른 소스의 베이스를 선택해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주로 808을 많이 이용하지만 펀치감이 적고 조금 더 자연스러운 저음의 사운드를 표현하고 싶을 때는 Sub Bass를 이용하곤 하죠. 에이블톤 라이브의 내장 악기 instruments 안에 있는 Sub Bass와 Wavetable도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이미 루프까지 되어있는 샘플의 소리가 마음에 들어 구간을 지정해 One Shot으로 만들어 사용했어요. (Audio Effects에 있는 Tune을 사용해 키를 맞춰야 합니다.)

[홀리데이의 추가 설명]

*808과 베이스는 항상 Simpler을 통해 만들고 있고, 이 베이스는 Saturator 이펙터로 엣지 있게 만들고 Chorus Bass로 스테레오감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3-1)

홀리데이의 노하우 04 – 킥

비트 안에서 제일 중요하다 느끼는 드럼 파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킥입니다. 힙합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킥이 얼마나 곡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많이 아실 것 같은데요. 저 역시도 킥의 맛과 멋을 위해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이번 “Tag”에서 사용한 킥 소스는 이미 파형으로 Saturator가 많이 걸려있어 드럼버스만 사용했는데요. 저는 킥 이펙팅은 에이블톤 라이브 안에 내장되어 있는 드럼버스를 자주 애용하는 편입니다. 드럼버스의 활용도는 정말 높은데요. 드럼 그룹에 자주 사용하기도 하고, 808에 단독으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홀리데이의 추가 설명]

 

*에이블톤 라이브의 Simpler을 이용해서 만들었고, 808 패턴과 일치한 자리에 배치해 느낌을 살렸습니다. (사진 4-1)

홀리데이의 노하우 05 – 신스

저는 내장 악기를 자주 사용하는 편인데, “Tag” 역시 내장 악기 Analog로 Synth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Instruments 그룹 채널 3개 중 하나인데, 이 악기는 808 베이스를 서포트 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808 패턴을 토대로 만들었고, 벌스가 시작하고 네 마디 이후에 등장했다가 훅이 나오기 전까지의 빌드업으로 사용해 편곡의 다양성을 살렸어요. Instruments 그룹 채널 안에 악기가 세 가지 파트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패턴이어도 여러 악기를 뭉쳐 하나의 악기처럼 사용했을 때 더 풍부한 사운드가 표현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밸런스 믹스와 원하는 프리퀀시를 EQ를 통해 만드는 것이죠.

[홀리데이의 추가 설명]

 

*에이블톤 라이브 오디오 이펙트 안에 있는 리버브와 딜레이를 사용했어요. 그리고 소리를 뭉툭하게 만들어 곡에 스며들게 만들고 싶어 EQ를 통해 마지막으로 다듬었어요.. (사진 5-1)

https://www.youtube.com/watch?v=QvQFHqOWG8M

최종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Tag”는 제가 좋아하는 취향과 노하우가 잘 담긴 노래인 것 같아요. 지난주 인터뷰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제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드럼이나 질감 표현 같은 게 적절하게 어우러진 것 같아요. 이렇게 정리해 보니 제 기술적인 스타일이나 프로듀싱에 대한 밸런스, 투박하지만 묘하게 살아있는 디테일이 잘 드러난 것 같네요. 오늘 소개해 드린 노하우와 지난주 공개된 제 인터뷰(링크)를 함께 보시면서 힙합적인 소리에 대해서 영감을 받으셨기를 바랍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Ableton과의 협업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총 여섯 명의 프로듀서가 Seeing Sound 프로젝트에 함께 합니다."

 

*비앙(Viann) EP. 01: 링크
*비앙(Viann) EP. 02: 링크

*홀리데이(HOLYDAY) EP. 01: 링크
*홀리데이(HOLYDAY) EP. 02: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