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 웨스트가 들어보래: 케이시

신인은 물밀듯이 쏟아진다. 이제는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다 싶을 때 당신은 어떻게 새로운 아티스트를 물색하나? 아무래도 검증된 아티스트의 인정을 받은 뮤지션들이 먼저 눈에 밟히지 않을까? ‘들어보래’는 힙합엘이의 해외 음악가 큐레이션 시리즈로 씬의 지지를 연료 삼아 빠르게 인지도를 쌓아가는 루키들을 조명한다. 어떤 아티스트를 들어야 할지 모를 땐 아티스트에게 물어보자.

"그 멜로디 짤 줄 아는 놈만 남으라고 해"

 

2020년, 칸예 웨스트는 이 말과 함께 부 티암이 데려온 두 래퍼 중 케이시만을 기용했다. (원래 둘 다 기분 잡치게 하지 말라며 쫓아냈으나 케이시만 돌아오라고 번복했다)

다섯 번째로 다뤄볼 아티스트는 케이시(KayCyy). 1997년, 케냐에서 태어나 미네소타 주의 세인트폴에서 자란 그는 [808s & Heartbreak]를 듣고 힙합에 매료된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 케이시가 학업을 마친 직후 지인의 우연한 소개로 엄청난 인복을 맞이하는데, 이름하여 부 티암(Bu Thiam). 에이콘(Akon)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최연소 데프 잼 A&R 부사장', '컬럼비아 레코즈 부사장', 현재까지도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A&R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는 대단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덕분에 케이시는 무명임에도 불구, 칸예 웨스트의 와이오밍 프로젝트에 송라이터로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이렇게 탄생한 곡이 "Wash Us In The Blood", "Hurricane", "24"였다.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그는 2021년, 나머지 다수의 [Donda] 수록곡에 참여하는 한편, 프랑스의 테크노 DJ, 게샤펠슈타인(Gesaffelstein)과 합작 EP [TW20 50]를 발표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활발한 활동으로 <2022 XXL 프레시맨(2022 XXL Freshman)>에도 뽑힌 그는 현재 솔로 커리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케이시는 두 장의 솔로 EP 앨범과 한 장의 믹스테입을 발표한 이후, 대망의 첫 정규 앨범을 작업 중이다.

힙합을 바탕으로 팝, 알앤비, 아프로비트, 익스페리멘탈 등 여러 사운드를 섞는 케이시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단어는 '케이시' 뿐이다. 랩을 하고 싶을 땐 랩을, 노래하고 싶을 땐 노래를 한다. 그리고 드럼을 빼고 싶을 땐 가차 없이 빼버린다. 얼핏 중구난방이 되기 쉬운 음악적 실험 속에서, 케이시는 자신의 감각 하나로 설득력을 부여한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그저 자유롭고 싶을 뿐'이라는 자신의 창작관을 밝힌 바 있는데, 이는 그의 성장 과정에서 기인한다. 출생지인 케냐, 어린 시절 교회에서 듣고 자란 가스펠, 힙합에 빠지기 전부터 흠모했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까지. 이 모든 것이 섞인 케이시의 음악은 각자의 고유한 경험이 얼마나 유니크한 결과물을 탄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사례다.

칸예 웨스트는 [808s & Heartbreak]에 키드 커디(Kid Cudi)를 참여시킨 이후, 매 앨범마다 자신의 멘티를 기용해왔다.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치프 키프(Chief Keef),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에 이르는 라인업만 봐도 하나같이 굵직한 족적을 남기지 않았나? 말하기도 입 아픈 칸예 웨스트의 안목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싶다면 케이시의 행보에 주목해 보자. 아래의 링크를 통해 힙합엘이가 추천하는 그의 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yNGDDMYQzg

https://www.youtube.com/watch?v=b_iyoAwKm5I

https://www.youtube.com/watch?v=wmB8I1voA7Q

https://www.youtube.com/watch?v=A7cTtcT58RI

https://www.youtube.com/watch?v=MH8S75ONv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