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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ing Sounds – 판다곰(Panda Gomm) EP. 01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23.02.02 09:53추천수 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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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ing Sounds:

수많은 음악이 마치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많은 이가 음악을 ‘듣는다’의 개념보다는 ‘본다’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시대다. 그렇기에 ‘Seeing Sounds’에서는 음악을 구성하는 ‘들리는 소리’를 ‘보이는 글’로 보다 자세하게 해부하려고 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개성이 출중한 총 여섯 명의 장르 프로듀서가 참여하며, 사운드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담은 인터뷰와 각자의 프로듀싱 노하우가 자세히 기록된 에세이가 매주 시리즈로 공개될 예정이다. ‘Seeing Sounds’를 통해 창작자와 감상자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교감하고, 조금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세 번째 프로듀서는 판다곰(Panda Gomm)이다.

 

 

 

LE: 오늘은 프로듀서의 ‘소리’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나누려 해요. 판다곰이라는 프로듀서는 요즘 어떤 소리에 꽂혀 있나요?

 

요즘에는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듣고 있어요. 일단 스튜디오에서 영상 작업을 해야 해서 미니멀 테크노(Minimal Techno) 같은 걸 듣고 있고요. 앨범으로 따지자면, 드레이크(Drake)와 21 새비지(21 Savage)의 [Her Loss]와 메트로 부민(Metro Boomin)의 [HEROES & VILLAINS]를 잘 들었어요. 특히 [Her Loss]는 엔터테인먼트 적으로도 잘 만든 것 같아요.

 

 


LE: 그럼 본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프로듀서는 누구인가요?

 

저는 2017년쯤에 음악을 시작할 때 무라 마사(Mura Masa)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무라 마사가 소리를 전달하는 방식도 독특하고, 구성이 신기한 곡을 만들거든요. 저도 무라 마사처럼 찰진 소리를 만들고, 독특한 구성을 제작하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LE: 판다곰 님은 다양한 음악가들과 작업을 했잖아요? 음악 세계를 넓혀 준 분이 혹시 있을까요?

 

일단 릴러말즈(Leellamarz)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친절해야 한다는 음악적 태도를 많이 알려줬어요. 이전에는 제가 친절하지 못했고 혼자 좋은 음악을 만들었거든요. 그런 와중에 릴러말즈가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 결론적으로 좋은 음악임을 저에게 일깨워줬어요. 

 

그리고 양홍원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원래 제가 텐타시온(XXXTENTACION) 같은 이모 랩 스타일의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홍원이랑 그런 음악을 들으면서 시야가 넓어졌어요. 또, 사람들이 홍원이처럼 유명한 친구가 발매한 음악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보면서 대중의 취향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얘기를 하다 보니 예스코바(Yescoba) 형도 생각나네요. 형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듣거든요. 저에게 추천해 주는 음악도 실험적인 게 많아요. 게다가 형은 저와 같이 노래를 만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요. 이 밖에도 창모(CHANGMO) 형이나 씨잼(C JAMM) 형도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줬어요.

 

 


LE: 여러 세션 분과도 작업을 하셨잖아요? 세션 분들과의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제 연주가 별로여서 세션 연주를 받을 때도 있고, 세션 분들이 또 다른 좋은 아이디어를 줄 때도 있어요. 저는 세션과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서로 하던 방식도 있고, 서로 원하는 것도 대충 있거든요. 그래서 작업할 때는 세션 분들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할 때도 있고, 아니면 노트를 찍어서 정확하게 연주를 부탁할 때도 있어요. 그런 식으로 파일을 한두 개씩 받아요. 제 노래를 만드는 거니 제가 원하는 게 명확하면 세션도 잘 서포트해 줘서 수월하게 작업하는 편이에요.

 

 


LE: 주로 어떤 연주자분들과 작업을 하셨나요?

 

케첩(Catchup)과 우비소년(OBSN)이랑 작업을 많이 했어요. 두 친구가 최고죠. 케첩은 베이스를 잘 치고, 기타도 많이 도와줬어요. 우비소년 역시 기타를 많이 치는데요. 제가 코드 진행 면에서 대충 부탁해도 원하는 대로 구현을 해줘요. 다른 분들도 두 친구를 많이 작업에 써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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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렇다면 판다곰 님은 본인만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뭘 의도했다고 말하는 걸 오글거려 해요. 그러다 보니 무언가를 의도해서 만들지는 않아요. 대신에 팬들이나 대표님, 혹은 제 가족처럼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제 음악에는 약간 슬픈데 긍정적인 느낌의 사운드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항상 새로운 걸 하는 편이지만, 제 결과물에는 입체적인 감정이 담겨 있나 봐요.

 

 


LE: 프로듀서들은 곡을 만들 때 사운드나 특정 무드를 사전에 설정하잖아요? 판다곰 님은 음악을 만들 때 어떻게 목적지를 설정하는 편인가요?

 

저는 무드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먼저 머릿속으로 어떤 노래를 만들겠다고 이미지 설정을 하고 작업을 하면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만드는 과정에서 안 어울리는 사운드를 넣어서 작업물이 산으로 가지도 않고요. 이걸 자세히 말하면 좀 오글거리지만요. 저는 장면이나 온도 같은 걸 머릿속에 구상하고 노래를 만들어요. 예를 들면 조금 전에 말씀드린 스튜디오 음악 작업은 불편하지 않은 차가운 느낌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작업을 해요.

 

 


LE: 그럼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소리의 기준도 있을까요?

 

예전에는 기준이 딱히 없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믹스, 마스터링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한 번 제가 취향이 아닌 장르의 노래를 들었는데 믹싱이랑 마스터링이 너무 잘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소리가 잘 빠져 있어서 듣기도 편하고, 부담도 안 느껴져서 좋았어요. 조금 더 간략하게 설명하면, 요즘은 소리가 안 시끄러운 게 좋은 소리처럼 느껴져요. 예전에는 저도 소리적으로 시끄러운 노래를 많이 만들었었거든요. 그런데 믹스, 마스터링을 제대로 거치면 소리가 안 시끄럽게 들리더라고요.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소리를 친절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LE: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사운드나 악기 같은 것도 있을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소리를 좋아해요. 아날로그한 사운드를 좋아하는데, 사실 아웃보드는 따로 없어요. 세럼(Serum)이 보기 편해서 손이 자주 가요.

 

 


LE: 그럼 평소에 샘플 라이브러리 같은 것도 정리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프로젝트 때마다 다른 샘플을 써서 따로 정리는 안 해요. 플러그인에 있는 프리셋을 써도 기존에 사용하지 않은 걸 써보려 하거든요. 물론, 급한 작업일 경우에는 제가 쓰던 걸 쓰긴 하지만요.

 

 


LE: 즐겨 쓰시는 이펙터는 어떤 게 있나요?

 

요즘에는 세츄레이션(Saturation)을 많이 걸어요. 세츄레이션을 걸면 소리가 2D에서 3D가 되거든요. 마치 소리가 앞으로 튀어나오고, 입체적인 그림을 보는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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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색을 보일 때 리듬에 집중하기도 하잖아요. 판다곰 님이 리듬 파트를 만들 때 주로 집중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보통 메인 테마를 설정할 때 멜로디를 먼저 만드는 편이예요. 그렇게 하면 드럼이 없어도 리듬이 있거든요. 그럴 때 노래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리듬 파트를 찍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LE: 트랙의 사운드 배치적인 측면에서도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제일 중요한 건 소리가 안 시끄러워야 한다는 거예요. 비트와 목소리가 조화를 이뤄야 하고, 둘 다 잘 들릴 수 있게 사운드를 배치해야죠.

 

 


LE: 프로듀서분들이 노래에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효과음을 쓰기도 하잖아요? 판다곰 님의 경우는 어떠세요?

 

많이 썼었죠. 지금도 쓰긴 하는데요. 효과음을 쓰면 너무 적나라하거든요. 저는 직관적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게 민망하다고 느껴서 요즘에는 효과음을 잘 쓰지 않아요. 오히려 음악을 들었을 때 배경이나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게끔 하는 데 신경을 써요. 코드 진행을 잘 쓰면 그런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요. 비록 저는 피아노를 칠 줄 모르지만, 어떤 느낌을 낼 때 쓰는 유용한 코드들이 있어요. 그걸 찾아보면서 쓰고, 보컬 샘플을 쓰기도 해요.

 

 


LE: 노래에 어떤 느낌을 주고 싶으실 때 주로 보컬 샘플을 쓰시나요?

 

노래에 좀 더 서정성을 주고 싶을 때 보컬 샘플을 써요. 보컬 샘플을 쓰면 노래가 조금 더 감각적으로 변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서른 즈음에”도 비슷한 의도로 샘플링을 했어요. 물론, 이건 애초부터 가사가 필요해서 샘플링한 거라 조금 더 적나라한 편이에요.

 

 


LE: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판다곰 님은 은은하게 의도를 드러내는 걸 좋아하시는 거 같군요.

 

너무 1차원적이면 재밌지 않은 거 같아요. 취향은 그렇지만, 요즘은 또 너무 이상한가 싶어서 좀 고치려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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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DAW로 에이블톤 라이브를 쓰시잖아요. 언제부터 사용하신 건가요?

 

저는 작년 6월쯤부터 에이블톤 라이브를 쓰기 시작했어요. 에이블톤 라이브로 작업을 하면 워크플로우가 직관적이기도 하고, 편리한 점이 많거든요. 마우스로 클릭하면 다 되니까 마치 게임하는 기분이 들어요. 코드도 컴퓨터에서 따주고, 샘플링도 바로 되거든요. 소리도 조금 더 깔끔해지는 거 같고요. 기능 상에서 편리함이 생기다보니 에이블톤 라이브를 쓰면서 작업 속도도 많이 빨라졌어요.

 

 


LE: 판다곰 님의 워크플로우도 궁금하네요.

 

평상시에 작업한 곡은 제 앨범에 넣고 싶어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다른 친구들과 작업할 때는 의뢰를 받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보통 뮤지션 분들에게 이런 느낌, 이런 무드의 트랙을 만들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거든요. 저는 이런 요청에 맞춰서 작업을 하는 편이고, 제가 생각하는 좋은 방안이 있으면 트랙에 덧붙여서 보내기도 해요. 제가 생각한 대로만 만든 트랙을 보내면 상대방이 당황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한 뒤 작업하는 걸 선호해요. (*판다곰이 사용하는 Ableton Live 11을 무료로 다운로드하세요.)

 

 


LE: 레퍼런스가 명확한 작업의 경우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시나요?

 

오히려 저는 레퍼런스를 명확하게 주는 작업이 편해요. 만약에 어떤 친구의 앨범을 도와주게 되면, 저는 말 그대로 서포트적인 측면에서 잘 도와주고 싶거든요. 그런 점에서 레퍼런스를 받고 원하는 걸 들으면, 원하는 대로 해 줄 수 있으니 작업을 잘하게 되는 거죠. 옛날에는 제 의견도 엄청나게 냈지만, 요즘에는 월권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LE: 그럼 본인의 앨범은 어떻게 작업을 하세요?

 

그냥 제가 생각하고, 제 음악이라 하고 싶은 걸 작업하고 있고요. 새로운 걸 하려고 노력해요. 제 안에 쌓여 있는 이야기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작업하는 것 같아요.

 

 


LE: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본인의 솔로 앨범에 참여할 가창자를 선택하시나요?

 

앞서서 트랙을 만들 때 배경이나 장면을 설정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다 보니 트랙에 맞는 캐릭터를 먼저 설정해요. 예를 들면 연기자가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사람이 배역이랑 맞는지가 중요하잖아요. 양아치 연기하면 딱 떠오르는 배우분들이 있듯이 말이죠. 이걸 음악가로 풀어보면 목소리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트랙의 캐릭터와 이 사람이 맞는지를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가창자의 음악적 행보나 라이프 스타일도 봐요.

 

 


LE: 본인의 솔로 앨범인 [VERTIGO]를 예시로 들면서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 풀어주실 수 있나요?

 

“21g”같은 경우에는 정신이 사나운 캐릭터를 설정해서 예스코바 형을 참여시켰어요. “dust”와 “TITANE”은 생각이 깊은 랩을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 트랙이라 김아일 님에게 피처링 문의를 드렸죠. “Wonderful”은 앨범의 흐름상 혼란스러웠던 생각을 정리하는 구간이거든요. 그래서 트랙에 참여하는 누군가가 명쾌하게 정답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한국사람이 생각도 깊고, 말도 유치하게 안 하고, 시원시원한 친구라서 트랙에 참여시키게 되었죠.

 

 


LE: 리스너 분 중에서는 [VERTIGO]를 듣고 빈첸(VINXEN) 님의 새로운 매력을 느꼈다는 피드백을 남겨 주셨더라고요.

 

“YAHE”는 초심을 이야기하는 트랙이예요. 제가 빈첸과 오랫동안 알았고, 함께 앨범도 만들었는데요. 좀 더 제가 원하는 그림대로 빈첸을 마음껏 다루자는 생각으로 트랙을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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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판다곰 님 노래를 들으면 구조에 따른 기승전결이 확실하더라고요. 특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나요?

 

그런 부분은 맥 밀러(Mac Miller)나 칸예 웨스트(Kanye West)에게 영향을 받았어요. 둘은 아티스트 적으로도 스토리가 있지만, 피처링 같은 것도 많이 넣으면서 노래가 재미있게 들릴 수 있게 하거든요. 저도 노래를 재밌게 하기 위해 그런 요소들을 넣은 것 같아요.

 

 


LE: “Failan”은 김광석 님의 “서른 즈음에”를 샘플링해서 화제가 되었어요.

 

제가 원래 샘플을 쓰는 걸 좋아했어요. 샘플 클리어는 오래전부터 허락받았는데요. 원곡이 유명하고 좋은 노래다 보니 잘못 만들면 촌스러워질 수 있잖아요? 또, 한국의 옛 노래를 샘플링하면 명곡 리메이크 느낌이 날 수도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부담감을 느껴서 작업이 좀 걸렸어요. 대신에 저는 조금 더 힙합 쪽으로 섞으려 했고, 김광석 님의 목소리도 잘 들릴 수 있게 집중해서 만들었어요.

 

 


LE: 본인이 가장 만족감을 느낀 작업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VERTIGO]를 작업할 때는 다 만족스러웠어요. 특히 김아일 님과 작업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김아일 님에게 왜 이런 비트를 찍게 되었고, 앨범에서 어떤 느낌을 내고 싶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반대로 김아일 님이 저에게 엄청 꼼꼼히 의도에 관해 물어봐 주셔서 저도 제 앨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제 의도에 딱 맞춰서 작업을 해주시는 건 물론이고, 제가 생각하지 않은 부분도 해 주셔서 여러모로 만족스럽고 재밌던 작업이었어요.

 

 


LE: 판다곰 님은 음악 트렌드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시는 편인가요?

 

그럼요. 무조건 트렌드가 어떤지 알고는 있어야 하는 거 같아요. 저는 음악이나 예술이 5년 주기로 큰 유행이 바뀐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트렌드가 바뀌는 걸 고려하지 않다 보면 작업을 하다가 모르는 부분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트렌드를 알아야 해요.

 

 


LE: 그럼 요즘 음악 트렌드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원래 힙합이 유행하면, 이후에는 밴드 사운드가 유행하고, 다시 힙합이 유행하고 그래야 하는데요. 그런데 힙합은 그대로 정착된 듯 보여요. 그래서 힙합은 한때의 유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대중화가 되어서 새로운 게 나와도 그대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짧게 보면 요즘에는 가사 면에서도, 사운드 면에서도 폭력적인 음악이 많이 소비되는 거 같아요. 예쁜 말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느낌이 들어요. 

 

 


LE: 그렇다면 이런 트렌드를 본인의 음악에도 반영하려 하시는 편이신가요?

 

저는 크게 반영하지는 않아요. 물론, 제가 생각을 안 해도 영향을 받지만, 트렌드를 쫓으려고 하면 촌스러워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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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프로듀서가 자기를 브랜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밤부 스튜디오(BAMBOO STUDIO)에 오게 되면서 대표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요. 저는 중요하다고 봐요. 제 노래를 맛있게 들어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브랜딩은 저보다도 대표님이 신경을 쓰는 편이고, 저는 브랜딩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어요. 의도적으로 브랜딩을 하기 보다는 솔직한 제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 하는 편이예요.

 

 


LE: 이런 판다곰 님은 프로듀서로서의 보람을 어디에서 느끼시나요?

 

제가 의도했던 느낌을 상대방도 받았다는 피드백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제가 이야기한 적 없는 의도를 앨범 평이나 사람들이 직접 말해주니까 제가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특히 저희 아버지가 “Failan”을 듣고 저와 그냥노창 님과 김광석 님까지 셋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 같다고 하셨거든요. 마침 저도 그런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런 피드백을 받으니 신기했어요.

 

 


LE: 마지막으로 판다곰 하면 어떤 사운드가 떠오르는 프로듀서였으면 좋겠나요?

 

그런 부분은 따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의도해서 어떻게 들리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제 음악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에는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의 소리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소리도 엄청 좋아야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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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마지막으로 다음 주 공개될 판다곰 님의 노하우가 담긴 에세이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제가 작업한 파일을 직접 글로 소개해 드리고, 프로젝트 파일도 이미지로 캡처해서 보여드릴 거예요. 제가 오늘 설명한 저의 음악관과 스타일이 담겨 있을 예정이니 많은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해당 프로젝트는 Ableton과의 협업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총 여섯 명의 프로듀서가 Seeing Sound 프로젝트에 함께 합니다."

 

*비앙(Viann) EP. 01: 링크
*비앙(Viann) EP. 02: 링크

*홀리데이(HOLYDAY) EP. 01: 링크
*홀리데이(HOLYDAY) EP. 02: 링크

 

 

CREDIT

Editor

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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