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2952685817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부탁드릴게요.
lilililil (이하 L)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lilililil이라고 합니다. 닉네임 같은 경우에는 별 의미는 없고 그냥 안 겹치게 만드려다가 어쩌다보니 이렇게 짓게 되었어요.
공 : 블로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셨잖아요. 블로그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나요?
L : 제가 지난 겨울방학 때 학교 도서관에서 근로를 했었는데, 거기서 일하시던 분들이 블로그를 많이 하는 거예요.
저도 그래서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면서 음악을 좋아하니까, 음악 관련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Outkast - <Ms. Jackson>
공 : 알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보도록 할게요.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L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들은 노래인데, Outkast의 <Ms. Jackson>이예요.
앨범이 아니라 싱글로 들었고, 딱히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유튜브에 보이기도 하고 이 곡 자체가 빌보드 1위를 했던 곡이잖아요?
그래서 자주 생각도 나고, 앨범도 좋게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공 : 아웃캐스트의 앨범 중에서는 그럼 [Stankonia]가 제일 좋으셨나요?
L : 네 저는 그 앨범이 제일 좋아요. 그래도 96년작 [ATLiens]이랑 98년작 [Aquemin]도 좋아하는 편이예요.
아무래도 2001년작 (사실은 2000년에 나왔습니다)이 제일 트렌디하고 세련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서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아웃캐스트를 소개해보자면 요즘 평론계에서 A Tribe Called Quest라는 그룹과 함께 가장 고평가를 받고 있어요.
힙합이 2010-20년대로 들어오면서 길거리 음악보다는 전형적인 예술의 모습을 띠는 경향을 종종 찾을 수 있는데요.
아웃캐스트와 ATCQ, De La Soul 이런 그룹들은 앞서 말씀 드린 예술에 원조격이라고 볼 수 있는 아티스트이구요.
그래서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고평가를 받고, 상업적인 성과도 놓치지 않았구요.
그래서 힙합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봐야 할 그룹이라고 생각합니다.
공 : 힙합이라는 장르를 예술적으로 소화하면서도 상업적인 결과도 동시에 챙겼던 그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 이 팀의 구성원인 Andre 3000과 Big Boy 중에서는 어떤 멤버가 더 취향에 맞으시나요?
L : 저는 굳이 따지자면 Andre 3000 쪽이 더 맞는 것 같아요. 딱히 이유가 있지는 않지만 2003년에 나온 솔로 앨범이 있어요. ([Speakerboxxx/The Love Below])
Big Boi도 함께 솔로 앨범을 만들어서 더블 앨범으로 발매가 되었는데, Andre 파트가 좀 더 좋았어가지고..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1.The Smiths - <Bigmouth Strikes Again>
2. Tyler, the Creator - <I Ain't Got Time>
공 : 알겠습니다. <Ms. Jackson>을 가장 최근에 들은 곡으로 뽑으심과 동시에 아웃캐스트 그룹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L : 두 곡이 있는데요. 일단은 The Smiths의 <Bigmouth Strikes Again>입니다.
예전에 듣고 한 동안 안 들었었는데, 얼마 전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를 했잖아요. 그래서 <The Queen is Dead>라는 곡이 또 유명세를 타기도 했구요.
그 곡이 수록된 앨범도 한 번 돌리다가, 이 노래가 너무 꽂히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에 자주 듣고 있습니다.
제가 90년대 밴드들의 음악을 더 좋아하고 자주 즐겨 듣지만, 80년대에서도 The Smiths나 The Cure, New Order, Sade이 같은 그룹은 제가 굉장히 좋아해서.. 전체적으로 음악은 90년대 쪽이 취향이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는 80년대에 주로 활동을 한 것 같아요.
앞서 언급한 밴드들이 특별히 공통점이 있지는 않아도 아무래도 과거의 밴드들은 평론적으로 굉장히 인기 있는 쪽으로 듣게 돼요.
그런 고평가를 받는 밴드들 중에서도 유독 제 귀에 꽂히는 밴드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싱글이 좋으면 앨범도 한 번씩 돌려보구요.
공 : 앞서 언급해주신 Sade는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밴드인데요. Sade의 개인적인 최고작을 하나 뽑아주신다면?
L : 최고의 앨범에 최고의 곡이 있는데요. [Love Deluxe]의 <No Ordinary Love>라는 곡을 제일 좋아합니다.
88년작 [Promise]도 굉장히 좋아하지만, 92년에 나온 [Love Deluxe]가 조금 더 직관적으로 꽂혔던 것 같아요.
또 제가 옛날에는 소울 음악에 대해서 잘 못 느꼈었거든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서 소울 앨범의 매력을 알아가던 중에 [Love Deluxe]를 듣게 되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더 깊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공 : 그런데 앨범을 소개해주실 때 이름으로 말씀을 안 해주시고 발매연도를 기준으로 말씀을 해주시네요?
L : 제가 앨범을 기억할 때 이름보다 커버랑 연도로 기억하는 습성이 있어가지고.. 곡 이름이나 앨범 이름을 잘 기억 못 합니다.
보통 앨범 단위로 청취를 안 하고, 곡 단위로 듣는 편이에요. 앨범 단위로 들을 때는 그 앨범을 처음 접하거나 오랜만에 생각이 났을 때구요.
앨범을 쭉 돌리다보면 제 취향이 아닌 곡들이 중간중간에 있다 보니까, 아티스트의 진면목을 못 느낄 때가 간혹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곡 단위로 들으면 꽂히는 곡을 토대로 아티스트의 성향을 파악하고 더 넓고 깊게 팔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핵심을 파악한 뒤에 전체적으로 들으면 느낌이 달라지거든요.
공 : 일단은 곡 단위로 아티스트의 성향을 파악한 뒤에 좋으시면 더 깊게 파시는 스타일이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Bigmouth Strikes Again> 말고는 어떤 곡을 즐겨 들으셨나요?
L : Tyler, The Creator의 <I Ain't Got Time>이라는 곡인데요. 제가 얼마 전에 오랜만에 [Flower Boy] 앨범을 돌렸었는데 특히 이 곡이 꽂혔었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이 앨범에서는 <See You Again>이랑 A$AP Rocky와 함께한 <Who Dat Boy>를 위주로 듣는데, 최근에는 이 곡이 너무 좋더라구요.
<See You Again>은 타일러 특유의 뮤직비디오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인데, 그게 아마 배에서 타일러가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되게 인상적이고 곡도 부드러워서 좋아하는 트랙입니다.
공 : <See You Again> 같은 경우에서는 타일러가 본인의 피치를 올려서 싱잉을 하잖아요. 그런 쪽의 타일러를 좀 더 선호하시나요? 아니면 <I Ain't Got Time>처럼 로우톤으로 랩을 때려박는 타일러가 좀 더 좋으신가요?
L : 이게 정말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 둘 다 너무 좋아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후자인 것 같아요.
제가 초기 하드코어 스타일의 타일러를 안 좋아해요. 그래서 [IGOR]의 <New Magic Wand>나 <What's Good>라든지, 21년작에서 몇몇 트랙들이 <I Ain't Got Time>과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고 더 좋아합니다.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싶은 노래
김사월 - <누군가에게>
공 : 후기 스타일의 타일러가 로우 톤으로 랩을 전개하는 스타일의 곡이 더 마음에 드신 것 같아요.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곡으로 두 개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L : 제가 사실 유명한 아티스트 위주로 많이 들어가지고 저만 아는 가수는 거의 없어서 조금 더 유명해졌으면 하는 한국 가수를 소개해보려고 해요.
김사월의 <누군가에게>라는 노래인데요. 이 노래가 대표곡이기는 한데, 포크 가수인데 대중적인 감각을 지녀서 방송 출연 같은 특정한 계기가 있다면 충분히 더 뜰 수 있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김사월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공 : 김사월은 또 한국대중음악상에서 포크 부문에 심심찮게 이름을 올리는 아티스트잖아요.
혹시 포크 음악을 좋아해서 김사월이 좋아지신건가요? 아니면 포크 음악이 아니더라도 김사월이라는 아티스트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좋아지신걸까요?
L : 포크 음악도 좋아하지만 김사월만의 매력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일단 멜로디라인을 되게 잘 짜고, 전형적인 포크송이라고 한다면 예를 들어 Sufjan Stevens 같이 팝적인 멜로디라인보다는 시처럼 말하는 게 더 많거든요.
그래서 조금 비대중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김사월은 팝적인 멜로디도 많고 대중성도 어느 정도 갖춰서 이지 리스닝 하기에도 좋고, 사운드도 나긋나긋하고 목소리도 제가 좋아하는 톤이라서.. 매력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방송에 출연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김사월이라는 가수의 매력을 알아가게 되지 않을까.
공 : 저도 김사월의 정규와 라이브 앨범을 들어보니까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지 리스닝 하기에도 좋더라구요.
L : 그래서 저도 라이브로 한 번 보고 싶은데 공연을 할 때마다 일정이 있어서 한 번도 보지 못 했어요.
공 :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라겠습니다. 혹시 라이브로 보고 싶은 가수에 김사월 뽑아주신 거 아니죠?
L : 그건 다른 사람 뽑기는 했어요.
공 : (웃음) 알겠습니다. 김사월도 정규 앨범을 세 장 정도 낸 걸로 알고 있는데, 김사월 작품 중에서 최고작을 뽑자면?
L : 저는 2018년에 나온 [로맨스]가 가장 좋았어요. 물론 [수잔]과 20년도에 나온 [헤븐]도 좋기는 했어요.
[로맨스]에서 한 곡을 뽑자면 <누군가에게>를 제외했을 때 <엉엉>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 곡을 추천하고 싶네요.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Kendrick Lamar - <DNA.>
공 : 알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귀에 김사월이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이 들어가기를 바라면서, 다음 질문으로 한 번 넘어가볼게요.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혹시 공연 가시는 걸 좋아하시나요?
L : 네,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Jack White랑 Big Thief 내한 공연 둘 다 갔었는데, 전자가 되게 인상 깊었어요.
Jack White 기타를 너무 잘 쳐가지고.. 그렇게 라이브에서 기타를 잘 치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테크닉이 엄청 좋았어요.
Jack White가 테크니션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까 굉장히 화려하게 연주를 하더라구요.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니까 더 멋지게 다가왔어요.
공 : 그럼 두 공연을 제외하고 다른 공연에서 생긴 에피소드 같은 걸 하나 풀어주신다면?
L : 에피소드라고 한다면, 코로나 시국에 갔던 공연들은 스탠딩 좌석이 없고 앉아서 호응도 못 하는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나름대로의 장점도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들면서 인상 깊었던 기억이예요.
힙합 공연 같은 경우도 순전히 래퍼의 랩을 들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떼창하는 것보다 조용히 앉아서 듣는 걸 더 선호하는 편이거든요.
그렇게 보면 코로나 시대의 공연이 오히려 좋았던 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공 : 알겠습니다. 그럼 라이브로 듣고 싶으신 노래는 어떤 곡일까요?
L : Kendrick Lamar의 <DNA.>를 뽑았는데요. 요즘 트랩 장르의 래퍼들이 라이브가 약한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켄드릭 라마는 예외거든요. 그래미 어워즈나 글래스톤 베리 페스티벌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너무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꼭 한 번은 봤으면 좋겠어요.
<DNA.>뿐만 아니라 켄드릭 라마의 공연 자체를요. 저번에 내한 왔을 때는 제가 미성년자였어 못 갔습니다.
공 : 켄드릭 라마라는 아티스트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L :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음악에서 중요한 게 사운드랑 멜로디랑 가사 이렇게 세 개라고 생각해요.
힙합에서는 비트, 플로우, 가사라고 봤을 때 그 측면들이 너무 완성형이고, 켄드릭 라마의 최고작이라고 할 수 있는 [To Pimp A Butterfly] 앨범도 실험적이라고 느껴요.
그래서 어떻게 그런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굉장히 놀라워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제일 고평가하는 뮤지션이 그러한 아티스트들이거든요. 실험적인 걸 하는데도 엄청난 대중성을 얻어내는 뮤지션들이요.
켄드릭 라마를 제외하면 아웃캐스트, 칸예 웨스트, 트래비스 스캇 같은 아티스트들이 있겠네요.
트래비스 스캇 같은 경우에는 비트 자체가 전위적이고 전곡에 튠을 까는 시도가 어떻게 보면 되게 불편하게 들릴 수 있거든요.
팝 쪽에서는 빌리 아일리쉬나 더 위켄드 같은 경우도 실험적인 음악을 시도하는 아티스트로 생각하고 있어요.
더 위켄드는 [After Hours]뿐만 아니라 초반부터 실험적인 음악을 쭉 시도했다고 생각하고, 2집이나 3집 같은 경우에도 사실 그런 사운드가 주류 팝 씬에서 먹히는 사운드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먹히게 했다는 것만 해도 충분히 실험적인 시도라고 생각해요.
공 : 앞서 켄드릭 라마의 앨범 중 [TPAB]가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적으로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하셨는데, 왜 이 앨범이 대중들에게 설득력 있는 앨범이 될 수 있었을까요?
L : 가장 큰 이유는 사운드가 굉장히 풍성하다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good kid, m.A.A.d city]나, [DAMN.] 같은 경우는 힙합 음악에 어느 정도 정형화된, 랩과 플로우에 초점을 맞춘 음악 같은데, [TPAB]는 사운드를 더 중심으로 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머지 앨범들과 결이 다른 것 같아요.
5집 같은 경우는 켄드릭 라마의 커리어 중에서 로우라고 생각을 하는데, 제가 연말결산을 낼 때 그 앨범을 10위 권에 선정했어요.
켄드릭은 아무리 못 해도 켄드릭인 것 같아요. 워낙에 출중한 아티스트이다 보니..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Phoebe Bridgers - <I Know The End>
공 : 켄드릭은 아무리 못 해도 켄드릭이다.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거 좋아하시나요?
L : 네 여행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사실 여름방학 때 제가 학교프로그램에 붙어서 미국에 2주 정도 갔다왔는데, 그게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 대학교에 있으면서 사람들이랑 다 같이 놀고, 주말에는 시카고로 여행도 가보고 그랬습니다.
미국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장소는 이름은 잘 생각이 안 는데 부촌 같은 군소도시를 갔었거든요.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해변가 풍경이 엄청 예뻤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공 : 미국 여행에 대해서 말씀해주셨고 여행 관련해서는 어떤 노래를 뽑아주셨을까요?
L : 저는 Phoebe Bridgers의 <I Know the End>라는 노래를 선곡했고 여행을 제외하더라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예요.
Phoebe Bridgers가 캘리포니아에서 드라이빙을 하면서 쓴 노래인데, 세상이 종말을 해도 나는 드라이빙을 하면서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함축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요.
중간에 관악기 세션을 이용해서 하이라이트 부분을 되게 웅장하게 만드는 사운드도 인상적이고, 기차 탈 때 항상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노래 자체가 여행을 기반으로 쓴 노래다 보니 여행 느낌이 잘 드러나있는 것 같습니다.
공 : 제가 알기로는 이 분이 또 포크 쪽에서 핫한 아티스트라고 알고 있는데 혹시 맞을까요?
L : 포크도 맞지만 인디 록 쪽에 더 가깝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요새 인디 록 쪽에서 되게 유명해지고 있어요.
스포티파이 차트에도 많이 나오고 평론가도 되게 고평가를 하구요.
Phoebe Bridgers의 [Punisher] 앨범은 개인적으로 20년대 최고의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쭉 흘러가는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있는데, 실험적인 건 아니구요.
되게 잔잔하면서 폭발할 때 폭발하고 Phobe Bridgers 특유의 감성이 잘 묻어나는 음악이라서 그 자체가 너무 감동이었던 것 같아요.
공 : 혹시 최고의 앨범 중 하나인가요, 아니면 최고의 앨범 Top 1인가요?
L : 사실상 최고의 앨범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공 : 그럼 2020년대가 8년 정도 남았는데 이 작품을 뛰어넘을 앨범이 나올까요? 아니면 Phoebe Bridgers가 부동의 원탑 자리를 굳건하게 지킬까요?
L : 뛰어넘을 앨범은 무조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 : 그럼 혹시 10년대 최고의 앨범은 뭘까요?
L : 음.. 아마 [To Pimp A Butterfly]일 것 같아요.
여섯번째 노래 : 취미와 관련된 노래
Kanye West - <Jesus Walks>
공 : 10년대 / 20년대의 1위 앨범을 뽑아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한 번 넘어가볼게요.
취미와 관련된 음악인데요. 혹시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L : 제 취미는 음악 듣기 밖에 없기는 한데, 다른 걸 가미하자면 음악 들으면서 산책을 한다든지, 음악을 들으면서 쇼핑을 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럴 때 듣는 노래로는 칸예 웨스트의 <Jesus Walks>입니다. 칸예의 초창기 노래들이 사람들의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노래가 많은 것 같아요.
이 곡 말고도 2집의 <Touch the Sky>나 5집의 <Power>, 3집에도 몇몇 노래가 있구요.
칸예는 7집까지는 좋아하는데 그 이후로는 크게 찾아듣지는 않은 것 같아요. [Donda]도 세 번 정도 돌려봤는데, 남는 곡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칸예는 7집까지의 커리어가 되게 전설적이고 그 이후로는 비슷한 수준의 래퍼들이 꽤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공 : 쇼핑하실 때 듣는다고 하셨는데 쇼핑은 어떤 류를 즐기시는 편인가요?
L : 저는 백화점에 직접 가서 옷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사지는 않더라도 가서 하나하나 둘러보는 걸 좋아해요.
눈여겨 보고 있는 브랜드나 아이템이라고 한다면 요즘은 돈이 없어서 딱히.. 만약 경제적 여유가 있어도 크게 상관은 없는 듯 해요.
제 패션은 힙스터 패션이랑 정상적인 패션을 섞어서 입는 편인데, 아무래도 학교를 다니다 보면 정석적인 패션에 조금의 포인트를 주는 정도로 입게 되는 것 가타용.
대학교에서 사람들이 입는 걸 벤치마킹 하면서도 살짝씩 다르게 입는?
포인트로는 특이한 색상...을 생각해봤는데 제가 많이 입지도 않고... 사실 특이한 색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웃음)
공 : 또 음악 감상을 취미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음악 감상은 하루에 몇 시간 정도 보통 하시나요?
L : 작년 같은 경우에는 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하루에 8~10시간 정도 들었던 것 같아요. 올해는 한 세네시간 정도?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Arcade Fire - <The Suburbs>
(현재) Tracy Chapman - <Fast Car>
(미래) Tame Impala - <Let It Happen>
공 : 대학생이면 아무래도 음악 들을 시간이 많이 없어지죠.. 취직하면 더 줄어들 예정입니다..
다음 질문은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혹시 세 가지 테마 다 골라주셨나요?
L : 네 다 골랐습니다. 일단 과거는 Arcade Fire의 <The Suburbs>라는 곡을 뽑았어요.
뮤직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청소년기의 애들이 놀고 싸우는 장면이 많거든요. 그것보다는 조금 심각한 것 같기는 하지만요.(웃음)
가사나 앨범의 테마 자체가 교외나 시골에서 자랐던 느낌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저도 소도시에서 태어나서 그런 과거랑 이 곡이랑 잘 연결지어지는 것 같아서 이 곡이 과거라는 주제를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Arcade Fire도 상당히 좋아하는 밴드고 라이브로 보고 싶은데,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애초에 내한을 잘 안 했던 밴드이고 최근에 보컬리스트에 성추문 사건에 휩싸여서 활동을 더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공 : 이런 범죄 이야기를 들으니까 아티스트가 범죄를 저지르면 그 아티스트의 음악 자체를 듣기 꺼려하시는 분도 많더라구요.
lilililil님은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L : 저는 딱히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 아티스트의 음악을 아예 듣지 않는 쪽은 아니구요.
음악만 좋으면 되는데 아티스트가 어떤 사건 사고를 저지르면 그 사건 사고까지 실드를 치려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건 이제 안 되는 거고.. 순수하게 소비를 하는 정도는 크게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 : 힙합엘이에서 칸예 웨스트 실드치는 사람들처럼요?
L : 네.. 근데 히틀러 발언 이후로 실드가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칸예 웨스트 팬들도 정신을 차린거거나 아니면 입을 못 열고 있는 상태거나 둘 중 하나겠죠?
공 : 알겠습니다. 그럼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뽑아주셨나요?
L :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가 크게 생각이 안 나서.. Tracy Chapman의 <Fast Car>라는 노래가 있어요. 살짝 우울한 곡인데요.
과거에 폭력을 당했는데 현재에 들어와서 새 사람을 만나도 과거랑 현재랑 크게 차이가 없다는 불행한 노래예요.
전혀 제 상황이랑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이 노래가 굉장히 유명하고, 자주 듣기도 하고 가사도 잘 알아서 이 곡이 현재라는 테마를 봤을 때 딱 떠오르더라구요.
차트에서도 높은 성적을 기록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공 : <Fast Car>를 들어보았고, 미래는 어떤 곡을 뽑아주셨나요?
L : 미래는 Tame Impala의 <Let It Happen>을 골랐어요. 미래를 생각하는 건 생각이 아예 안 나가지고 고민을 했었는데..
곡 이름의 'Let It Happen'이 그냥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라, 라는 의미잖아요?
그래서 미래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보다는 현재에 할 일을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려보자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트랙에서 케빈 파커가 가사를 쓸 때 대충 써놓은 다음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곡을 완성하고, 그 이후에 가사를 조금씩 손 본다고 들었어요.
현재 시점에서 무언가가 완벽해보이지 않을지라도 조금 내려놓고 생각을 한 다음 나중에 바꿔가면 된다는 마인드로 살면 좋을 것 같아서..
테임 임팔라도 아케이드 파이어처럼 엄청나게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예요. 이 곡이 수록된 [Currents] 앨범은 거의 가장 많이 들은 앨범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최근에 나온 [The Slow Rush]는 한 번 듣고 안 들었습니다. 4집은 너무 3집의 하위호환 느낌이라서.. 2집과 3집을 자주 즐겨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Lorde - [Melodrama]
공 : 저도 [Currents] 앨범 리뷰하면서 지니어스로 이 곡 가사를 찾아보았던 기억도 나고 여러모로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선곡이었네요.
다음은 마지막 질문인데요.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뽑아주시면 되겠습니다.
L : 인생 앨범은 제일 많이 들은 앨범일텐데, Lorde의 [Melodrama]를 살면서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한 곡을 뽑자면 <Sober II>를 고를 것 같아요.
제가 사실은 음악을 이렇게 깊게 판지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앨범 같은 것도 유명한 것만 찾아듣고 그랬었는데, 2017년도에는 Lorde가 굉장히 유명한 아티스트 중 하나였잖아요?
그러니까 나오자마자 들었는데 너무 꽂혀가지고 매년 꾸준히 듣게 되는 앨범인 것 같아요. 연 단위로 봤을 때 10번은 무조건 듣는 것 같아요.
[Melodrama]의 전작도 좋아하는 앨범이기는 한데, 그건 되게 미니멀한 작품이라면, [Melodrama]는 다채로운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 앨범이예요. 제 취향이 좀 더 다채로운 사운드를 담고 있는 작품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공 : 제가 알기로는 이 앨범이 Lorde가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의 감정을 담아 만든 앨범인 것 같은데, 혹시 맞을까요?
L : 그렇다기보다는 이 앨범은 Lorde가 유명해지고 나서 그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라고 들었어요.
1집 같은 경우에는 유명인사에 대해서 시니컬한 태도로 바라보는데, [Melodrama]는 자신이 그런 사람들이 되고 나서의 이야기라서.
사실 가사를 그렇게 집중적으로 본 거는 아니예요. 사운드 위주로 청취를 한 앨범이라서..
특히 좋았던 사운드라고 한다면 앨범이 신디사이저 / 신스 팝 류의 느낌인데, 제가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러면서 얼터너티브한 느낌도 있고, 음색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전반적으로 조화롭게 좋았던 것 같아요.
어떤 악기나 특정 사운드를 뽑자기에는 제가 그 쪽 전공은 아니라서.. 정확히는 말씀 드리기가 어렵네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공 : Lorde의 앨범을 인생 앨범으로 뽑아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 인터뷰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L : 일단 너무 재밌었고, 질문 같은 경우도 제가 평소에 생각을 안 해봤던 내용이었어요.
여행이나 취미에 관련된 노래에 답변은 생각이 좀 필요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랜만에 예전에 들었던 노래들을 다시 들어보는 계기가 되었고, 음악 이야기를 할 사람이 있기는 한데 저처럼 포괄적으로 듣는 사람이 많지 않거든요. 외힙이라던지 국내 인디, 올드 락 같이 장르가 조금 정해져 있는 편이에요.
그런 점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공 : 저도 블로그를 너무 잘 보고 있었는데, 이 닉네임을 쓰시는 분과 동일인물인지는 전혀 몰랐어요.
한 번 꼭 모시고 싶었는데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게 되어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Skit. 1 : 통신 오류 (Feat. 제주도)
공 : (인터뷰 전 스몰토크를 하면서) 혹시 제주도 사신다고 하셨나요??
L : 지금은 수원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어가지고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공 : 아 그럼 기숙사라서 네트워크가 끊기는 거였군요. 저는 제주도 사신다고 들으셔가지고 왜 제주도인데 네트워크가 끊기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L : (웃음)
Skit. 2 : 무언가 잘못되었다면 과거를 보라
공 : (<Fast Car>를 들으며) 과거에 안 좋게 헤어진 사람이랑 다시 재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그런 사람은 깔끔하게 보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L : 저는 깔끔하게 헤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생철학이 그랬던 것 같아요.
굳이 과거 사람들이랑 미련 없이.. 깔끔하게 정리하고.
공 : 그럼 과거, 현재, 미래를 놓고 봤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점은 무엇일까요?
L : 저는 과거요. 과거에 있었던 사건들이 현재와 미래를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과거에 있었던 일에 따라 현재나 미래에 일어난 일들, 만나는 사람들, 여러가지 상황적 측면이 완전히 뒤바뀌잖아요?
그래서 과거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공 : 제가 유아교육학과인데 프로이드라는 심리학자가 그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주저리주저리 TMI)
L :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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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추
감사합니다!
닉네임 메이플에서 거래로 사기치고 닉네임 못찾게 하려던 사람이 생각나네요...
아찔하네요..
저에게 포인트 기부해주셨던 고마운 분ㅎㅎ
이런 미담이 또 있었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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