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2952432871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부탁드릴게요.
오호홍햄빠끄세트 (이하 햄)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호홍햄빠끄세트라는 사람입니다. 이 닉네임의 뜻이라고 하면 즐겨보는 유튜버 중에 침착맨이라고 있어요.
거기에 이제 갈틱쇼라고 스트리머가 그림을 그리면 시청자들이 맞추는 콘텐츠인데, 거기서 침착맨이 염따랑 햄버거랑 이상하게 섞어놓고 정답을 오호홍햄빠끄세트라고 올렸어요.
그게 너무 웃기고 힙합이랑 맞는 것 같아서 이걸로 닉네임을 정하게 됐어요.
공 : 침착맨 그림에서 인상을 받으셔서 지으신 거군요. 이 그림 되게 웃기네요. (웃음)
알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서..
햄 : 근데 인터뷰 시작전에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저번에 한 회원님이 하신 걸 보니까 그 분이 고도의 음악적 지식을 활용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셨는데 저는 그런 건 잘 못해요😥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Earl Sweatshirt - <20 Wave Caps>
공 : 그렇게 부담 안 가지셔도 되고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밑밥을 깔아주신 걸 보니 재밌는 인터뷰가 될 것 같네요.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햄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Earl Sweatshirt의 <20 Wave Caps>라는 곡이구요.
제가 얼 스웻셔츠라는 아티스트를 되게 존경하기도 하고, 이 곡에 피처링한 Domo Genesis가 엇박을 타면서 랩을 하는데 되게 멋있어가지고 최근에 자주 듣고 있습니다.
물론 얼 스웻셔츠는 신이기 때문에 다 좋기는 하지만, [Doris] 앨범은 가장 손이 안 가는 것 같기는 해요.
앨범 짜임새가 있기는 한데, 앨범의 분위기를 방해하는 트랙이 있어가지고.. 잘 안 돌리는 게 되는 것 같아요.
<Burgundy>라든지, <Sunday>도 좀 애매하고. 그래도 이 곡이나 <Pre> 같은 곡에서는 얼 스웻셔츠가 되게 섹시하게 랩을 뱉어요.
그 부분에서 되게 많이 치였습니다.
공 : [Doris]는 구성을 방해하는 트랙이 있다고 하셨고, 얼의 커리어하이는 [Some Rap Songs]라고 생각하시나요?
햄 : 네, 제 인생 앨범이기도 해요.
공 :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을 아끼겠습니다. 얼 스웻셔츠 입문은 어떻게 하시게 됐나요?
햄 : 예전에 제가 힙합엘이 눈팅을 하다가 Odd Future의 16분짜리 단체곡을 알게 되었어요.
거기서 얼 스웻셔츠 파트를 들었는데 MF DOOM 느낌도 나고 와, 이 사람은 누구지? 싶어서 [Some Rap Songs]를 듣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이게 뭐지? 내가 듣던 앨범의 구성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손이 잘 안 갔는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그만한 앨범이 없더라구요.
[Some Rap Songs]를 처음 듣고 느끼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제 친구한테 이 앨범을 추천했는데 이게 뭐냐고 저한테 욕하더라구요..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Joji - <SLOW DANCING IN THE DARK>
공 : (웃음)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햄 : Joji의 <SLOW DANCING IN THE DARK>를 많이 듣고 있어요. 중3 때 학교 방송부에서 신청곡 틀어주는 것 있잖아요?
솔직히 그 때는 반항정신이 좀 있어가지고.. 학교에 울려퍼지는 음악이면 뭔가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의 곡일 거라고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곡이 나오는 거예요. 딱 들었을 때 제 머릿속에서 생각하던 구성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오 뭐지?!' 싶었고..
'In the dark~!' 하는 부분에 그 사운드가 되게 멋있다라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추억 회상도 할 겸 다시 들어보는데 여전히 좋더라구요.
공 : Joji라는 아티스트는 학교 방송부가 틀어준 걸 계기로 알게 된 걸까요?
햄 : 일단 아티스트로는 그런데, 원래 이 사람이 유튜브에서 Pink Guy라는 채널로 활동을 했었어요.
제가 그걸 잼민이 시절부터 봤는데, 이 사람이랑 동일 인물이라고 하길래 진짜 놀랐어요. 되게 최근에 알게 됐어요.
Pink Guy로 활동했을 때는 길거리에서 핑크색 쫄쫄이 입고 관종짓하던 걸 자막영상으로 편집된 걸로 자주 접했었거든요.
기억에 남는 콘텐츠라고 한다면.. (웃음) 어떤 사람이 들어와가지고 Pink Guy가 오믈렛을 구워주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들어온 사람이 '나 오믈렛 좋아하는 것 어떻게 알았어?'라고 말하니까 개소리 내면서 '나만 믿어' 이런 표정을 짓는 거예요.
근데 알고보니 사실 그 계란 푼 물을 입에 머금고 토한 걸로 만든 거였다는.. 그게 재밌었다는 건 아니지만, '뭐하는 거지 이X끼..?' 하고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걸 초 3 때 봤는데 썩 좋은 추억은 아니였어요.
공 : 알고보니 오믈렛이 아니라 토믈렛이었다는 거.. Joji와 Pink Guy 이야기도 해주셨고 추억 여행 떠날겸 이 노래를 듣는 게 좋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곡이 날씨랑은 좀 잘 맞던가요?
햄 : 제가 날씨랑 관련해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아니라서.. 뭐 딱히 연관은 없는 거 같습니다.
해 쨍쨍할 때도 <Stan>을 듣는 사람이기 때문에.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Lil Ugly Mane - <No Slck In My Neck> / <Throw Dem Gunz>
공 :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오호홍햄빠끄세트님의 기준에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햄 : 제가 이 질문을 제일 고민했거든요. 전 엘이 들어가기 전에 서울에서 힙합 제일 잘 아는 거 아닌가 하는 일종의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 사이트를 와보니까 음악에 미친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나만 알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 같은 노래를 뽑아봤는데 Lil Ugly Mane의 [Mista Thug Isolation]에 있는 14번 트랙인 <No Slack In My Neck>입니다.
유튜브 채널 중에 '대깨힙'이라고 저랑 성향이 되게 비슷한 분이 있어요.
처음 봤을 때는 이름 때문에 그냥 뜨는 렉카 채널이구나, 하면서 거르려고 했는데 막상 보니까 힙합에 대한 지식이 굉장히 많으시고 양질의 영상을 많이 업로드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보기 시작했는데 쇼츠에 릴 어글리 메인의 어떤 Verse가 뜨더라구요. <Slick Wick>의 벌스였던 것 같은데..
그 때 또 멤피스에 빠져가지고, 이 사람이 또 멤피스 전문이잖아요? 그래서 오~ 하고 듣다가 앨범도 돌려보았는데 엄청 좋더라구요.
이 곡과 또 <Throw Dem Gunz>를 좋아하는데요. 전자 같은 경우에는 멤피스 장르하면 전형적인 느낌이 있잖아요.
그 느낌을 살리되 익스페리멘탈하게 꼬아놔서 전형적인 멤피스 스타일을 탈피하는 느낌이라서 되게 좋았어요.
비트를 들어보면 멤피스 특유의 음산함을 잘 살리면서 기괴하게 찍어 누르는 느낌?
후자는 바이올린 리프가 있는데, 바이올린과 멤피스를 더한다? 되게 새로운 시돈데? 싶어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앨범이 멤피스를 기반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릴 어글리 메인 자체는 기상천외한 사람이거든요.
익스페리멘탈이나 엠비언트 앨범을 내기도 하고, 50곡 짜리 믹스테잎도 내면서 종잡을 수도 없고 천재적인 사람이예요.
그런 사람의 색깔을 멤피스라는 장르에 녹여내면서 멤피스의 장점과 더불어 릴 어글리 메인 자체의 개성도 살렸다는 게 참 멋있었어요.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Frank Ocean - <Nikes>
공 : 어떻게 보면 릴 어글리 메인만의 개척 장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고등학생이신데 혹시 콘서트 가보신 경험 있으실까요?
햄 : 네 올해 초에도 대구 힙합페스티벌 갔다 왔어요.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었다면 저스트뮤직이랑 이센스요.
저스트뮤직 멤버는 노창, 스윙스, 기리보이, 한요한 이 정도 였고 곡은 너무 많이해서 기억이 잘 안 나기는 하는데 단체곡만 말하자면 <Flex>, <범퍼카 Remix>, <아퍼> 같은 대중적인 곡 위주로 공연을 했어요.
그 중에서도 노창을 되게 리스펙트하는 게 그 와중에서도 자기의 15년도 익스페리멘탈 앨범 수록곡을 하더라구요.
사람들이 호응이 없어서 저도 반응하기가 민망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냥 크게 소리지를 걸 싶기도 하구요.
근데 뭐 노창 노래를 뗴창하기가 쉬운 게 아니잖아요. <털ㄴ업해야해> 가사에 '놈들 꼬출~아니 좆을~' 같은 부분이 있는데 비트도 끄고 삐처리 없이 생으로 하더라구요.
이걸 보면서 너무 웃기긴 했어요.
이센스는 제일 마지막 순서였는데 대구 힙합 페스티벌에 12시에 도착해서 이센스 공연 9시반 까지 거의 계속 서있었어요.
이센스가 저스트 뮤직 다음인 마지막 순서로 나와서 뛰고 놀고 하다가 <Cold World>가 딱 나오는데, 인트로만 들어도 '왕 왔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렸습니다. 힙합 페스티벌에 사람들이 보통 오면 연예인들을 보는 게 목적이거나 자기가 원하는 파트 몇 개만 쏙쏙 보고 나서 인스타그램 릴스 찍은 다음에 가더라구요.
근데 저는 그 이상의 경험이었던 게 이 콘서트가 래퍼를 직접 눈으로 본 첫 순간이었거든요.
제가 옛날에 좋아해서 따라부르던 사람들이 내 앞에서 공연을 하니까 이게 진짜.. 아직까지도 되게 감동적이예요.
공 : 그럼 라이브로 듣고 싶으신 노래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햄 : 국내 공연을 앞에서 이야기하기는 했는데, 라이브로 보고 싶은 가수는 해외 아티스트예요. Frank Ocean의 <Nikes>를 골랐습니다.
일단 [Blonde]에서 제일 좋아하는 트랙이고, 너무 좋은 걸 떠나서 알앤비라고 하면 고음 보컬이나 애드리브를 화려하게 보여주는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곡은 첫 부분에 보컬의 피치가 바뀌어서 나오잖아요?
처음에는 프랭크 오션 맞나 싶기도 했어요. 근데 또 돌이켜보니까 제작년 겨울에 제가 <Nikes>만 주구장창 들었더라구요.
그래서 이 곡을 들으면 겨울의 이미지가 상기되기도 하고 뭔가 아련한.. 상처입은 듯한 느낌도 있고. 실제로 그 시즌에 제가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었거든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뭔가 힐링이 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콘서트장에서 직접 느껴본다면 되게 뜻 깊을 것 같아요.
공 : 또 [Blonde]를 뽑아주셨으니 국룰 질문이 하나 있거든요. 혹시 [Channel Orange]도 들어보셨나요?
햄 : 아직 다는 안 들어봤어요.
공 : 그럼 VS를 한다면 무조건 [Blonde]겠네요.
햄 : 완청을 해본다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죠.
그래도 [Blonde]를 많이들 뽑아주셨을 것 같은데, 제가 [Channel Orange]를 다 들어본 건 아니지만 두 세 곡 정도는 들어봤거든요.
신이 피처링한 <Super Rich Kids>을 듣고 오 좋네, 정도로 간만 봤다면 [Blonde]는 첫 트랙부터 그냥 찢어버려가지고..
아까 말했다시피 다 듣는다면 결과가 바뀔수도 있겠지만, 안 들어봤는데도 [Blonde]가 더 좋은 것 같기는 해요.
공 : [Blonde]가 지금까지 만장일치기 때문에.. 힙합엘이는 거의 [Blonde]에 정복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햄 : 저도 그렇게 느껴요. 칸예 웨스트 5집이랑 [Blonde]에 점령당하지 않았나. 알앤비 명반을 논할 때 이런저런 게 있지만 결국은 [Blonde]가 정답인 경우가 많더라구요.
공 : 지금 [Channel Orange] 골랐으면 [Blonde]파들이 들고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 잘하셨습니다. (농담)
햄 : (웃음) 처신 잘했네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에 관련된 노래
재달 - <Flop>
공 : (웃음) <Nikes>를 여러 추억과 관련해서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에 관련된 질문인데요. 여행 가는 거 좋아하시나요?
햄 : 혼자 가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예요. 여러 사람들이랑 같이, 특히 싫다는 건 아니지만 부모님이랑 같이 갈 때 데였던 기억이 있어서..
완전 어렸을 때, 한 다섯살 때쯤 싫은데 억지로 끌려가고.. 난 빨리 가고 싶은데 태국 가서 코끼리 위에 앉아 있고.
당연히 보내주신 부모님께는 지금 되게 죄송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었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같이 가는 여행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친구랑 가족이랑 가는 여행도 물론 좋고, 실제로 최근에도 자주 가기는 하지만 여행을 떠난다면 제일 좋은 건 아무래도 저 혼자 가는 여행인 것 같아요.
혼자 만약에 훌쩍 떠날 수 있다면 제가 자전거를 좋아해서 한강 쪽으로 쭉 달릴 것 같아요. 제일 멀리 가봤던 건 잠실에서부터 팔당댐?
한 32km 정도 되니까 세 네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공 : 자전거를 타고 엄청 멀리까지 가보셨네요. 여행에 관련된 노래는 어떤 곡을 뽑아주셨나요?
햄 : 제가 여행을 갈 때 듣는 노래로 선곡하면 지금까지의 답변과 별반 다를 것 없을 것 같아서 여행 느낌이 나는 곡으로 골라보았어요.
한국 힙합인데, 재달의 <Flop>라는 곡입니다. 이 사람이 속해있는 리짓군즈라는 크루가 지금 논란에 휩싸여서 언급하기가 조금 꺼려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좋은 건 좋다고 말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이 곡 후렴을 들어보면 앞에서 쌓아왔던 고민이나 울분 같은 걸 와르르 하고 터뜨리는 데 그런 점이 여행이랑 되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여행을 뭔가 고민이 있을 때 훌훌 털어내려고 간 적이 많았거든요. 최근의 고민이라고 한다면 공부? 그거 외에는 딱히 없어요.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Flying Lotus - <Computer Face / Pure Being>
공 : 재달의 노래를 뽑아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오호홍햄빠끄세트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햄 : 딱히 취미라고 할 건 없지만.. 방구석에서 비트를 만들고 있어요. 들려드리진 않을 겁니다.
프로듀서 활동명은 제 본명이라서 어차피 여쭤봐도 답변하지 않을 거기는 했어요.(웃음)
공 : 그럼 비트 찍는 것과 관련해서 선곡을 해주셨을까요?
햄 : 저한테 영감을 주었던 프로듀서의 곡을 하나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Flying Lotus의 <Computer Face / Pure Being>라는 곡인데요.
일단 플라잉 로터스 찬양으로 시작해보자면, 음악을 많이 듣다 보면 천재의 부류가 있고, 천재의 재능을 넘어서 광기에 도달한 사람들이 있어요. 칸예 웨스트, 플라잉 로터스 등
제가 선곡한 이 곡이 12년 전에 나왔는데, 그 시점에서 이 사운드들을 하나하나 설계해서 조립했다는 게.. 이거 음악의 신이 내린 건가? 이런 생각도 했어요. 천재를 넘어선 광기다!
칸예 웨스트는 현재로 봤을 때는 음악을 제외하고라도 그냥 광기죠. 다른 얘기긴 한데 국힙에서는 천재노창, 프랭크, 비앙을 광기로 뽑을 수 있겠습니다.
플라잉 로터스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면, 이 사람의 작법이라든지 쓰는 가상 악기들은 연구해서 구현해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 곡 같은 경우에는 멜로디 루프가 반복되다가 갑자기 사람 비명소리가 나온다던가 쾅하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진행에서 변칙적인 부분이 많거든요.
이런 점이 지금 제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과 비슷하기도 해서 많이 듣고 배우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전위적인 음악을 되게 좋아했어서..
우리나라로 치면 XXX, 와비사비룸, 우주선 같은 쪽을 좋아하거든요. 제일 좋아하는 장르기도 하구요.
아직은 근데 이 정도 퀄리티가 나오지는 않아서 들려드리기에는 아직 부끄럽네요..
만약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선다면 오호홍햄빠끄세트로 활동을 하기보다는 본명으로 힙합엘이에 재가입하지 않을까.
공 : 그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기를 바라야겠네요. 그럼 칸예 웨스트와 플라잉 로터스를 제외하고 이 사람은 천재를 넘어선 광인이다, 라고 느낀 아티스트가 더 있을까요?
햄 : 필력에서도 광기인 사람들이 있네요. Aesop Rock이나 Ab-Soul 같이.. 특히 앱 소울 같은 경우에는 들을 때마다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이지.. 라고 생각하게 돼요.
그런 사람들의 가사를 들을 때마다 와.. 진짜 와닿는다, 생생하다, 의미 있게 잘 쓴다의 레벨을 넘어섰다고 생각해요.
또 Ab-Soul의 새 앨범이 곧 발매된다고 하니까, 그것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현재) : Westside Gunn - <98 Sabers>
공 :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혹시 세 테마 다 골라주셨을까요?
햄 : 아니요. 이 질문은 개인적으로 건너 뛸까도 생각했어요. 지식이 별로 없어가지고..
여기서 뭔가를 대표한다고 이야기를 해버리면 제가 나중에 힙합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을 때 후회할 것 같더라구요.
신중히 골라야 되는데 신중히 고르기에는 또 귀찮고.. 그래서 현재를 대표하는 곡만 골랐습니다.
Westside Gunn의 <98 Sabers>라는 곡인데, 이 곡이 뉴스쿨 붐뱁 장르의 곡이예요. (네오 붐뱁 아님 주의. 이유 나옴)
근데 알다시피 그리젤다가 뉴스쿨 붐뱁에서 최강자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모두 참여한 단체곡을 선정하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요새 양산형 트랩이나 드릴을 보면, 특히 드릴에서는 답답한 옷 입고 바라클라바 쓰고 요상한 장갑 쓰고 고개 숙여가면서..
그렇게 똑같은 사운드가 반복되는 와중에 붐뱁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게 인상 깊었어요.
보통 많은 사람들이 그리젤다의 스타일을 네오 붐뱁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건 드럼이 빈약하거나 없는 장르를 지칭하는 거고 이 곡 같은 경우에는 또 드럼이 있는 경우라서.. 지금 새로운 스타일의 붐뱁이라고 해서 뉴스쿨 붐뱁이라는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 싶네요.
공 : 프로듀서다운 날카로운 지적이시네요. 앞서 양산형 트랩이나 드릴 관련해서도 언급해주셨는데 이에 대해서는 반감을 조금 갖고 계신걸까요?
햄 : 일단 그 장르의 선지자 격인 Playboi Carti, Young Thug, Lil Uzi Vert, Pop Smoke 이런 사람들은 좋아합니다. 왜냐면 실력 확실하고, 앨범 잘 뽑고, 파이오니어 역할을 톡톡히 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Lil Durk, Central Cee 등 양산형 드릴 래퍼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만약에 네오 붐뱁이나 뉴스쿨 붐뱁 장르가 드릴처럼 유행해서 양산형 래퍼들이 나온다면 전 그 래퍼들도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아요.
뭐든 좀 적당한 게 좋은데.. 너무 유행을 타면 별로지 않나.
공 : 그 분야를 이끌고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꽁지 쫓기에 바쁜 래퍼들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리젤다 중에서는 어떤 래퍼가 제일 마음에 드시나요?
햄 : 저는 Westside Gunn이요. 예전에 손심바 인스타스토리나 엘이에서 웨스트사이드 건 언급이 있었을 때, 붐뱁과 관련된 아티스트니까 단순히 목소리 굵고 험상궃게 랩을 하겠다 싶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딱 처음 들어봤는데 엄청 하이톤으로 "A-Yo!", "쀼ㅠ쀼쀼쀼쀼", "끄르르르르", "왔츠떠 미닛~~!" 하는데 되게 인상 깊었어요.
공 : 되게 잘 따라하시는데요? (웃음) 붐뱁 래퍼들에게 연상되는 어떠한 선입견을 깨서 웨스트사이드 건이 더 꽂히셨던 거군요.
햄 : 네, 그리고 말했던 추임새 같은 것도 트랩 장르의 래퍼들이 자주 하던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붐뱁에 가져와서 되게 잘 녹여내가지고 좋았죠.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외힙) : Earl Sweatshirt - [Some Rap Songs]
(국힙) : 저스트뮤직 - [파급효과]
공 : 또 웨스트사이드 건을 대표할만한 특징들을 잘 말씀해주시면서 그리젤다의 최애 래퍼로 꼽아주셨습니다.
다음은 어느덧 마지막 질문인데요.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입니다. 혹시 [Some Rap Songs]이신가요?
햄 : 네. 그리고 국힙 앨범도 하나 있어요.
일단 [Some Rap Songs] 같은 경우에는 부연 설명을 해보자면 얼 스웻셔츠라는 사람이 옛날에 남아공 시인인 아버지는 본국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혼자 남아 얼 스웻셔츠를 보수적으로 키운 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그런 보수적인 교육이 싫고, 힙합은 좋아해서 오드 퓨처에 16살에 입단해서 랩을 하다가 사모아로 강제 유학을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등 가정사가 되게 복잡해요.
그러다가 2016~17년 사이에 아버지가 운명하셨고, 그 전에는 되게 증오를 했었는데 막상 돌아가시니 엄청 그리운 거예요. 그렇다고 원망하는 마음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고.
이런 복잡한 가정사와 가족의 사망을 [Some Rap Songs]만큼 멋있게 풀어낸 앨범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앨범이 좋은 이유는 앨범 제목 자체가 [Some Rap Songs], '랩 노래 몇 개' 잖아요? 앨범 커버도 그냥 자기 핸드폰 카메라 흔들어서 대충 찍어놓은 거구요.
비트도 되게 믹싱이 거칠고, 보이스 샘플도 기괴하고, 얼 스웻셔츠가 빡세게 랩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충 만든 앨범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대충 말하듯이 흥얼흥얼거리는 그 랩에 담겨있는 가사는 엄청 추상적이고 슬프고 복합적인 감정이 섞여있거든요.
어떻게 이런 대충 만든 콘셉트에 대충 안 쓴 가사가 이렇게 섞여들어가지? 그리고 왜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Playing Possum>에서 아버지의 시와 어머니가 연설한 걸 샘플로 써서 가족과 한 번이라도 대화하는 느낌을 가져가고 싶었다고 해요.
이 곡에 쓰인 멜로디 루프도 되게 슬프고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인 거예요. 그래서 엄청 뭉클했던 것 같아요. 아직까지 노래 들으면서 운 적은 없지만..
공 : [Some Rap Songs]의 커버는 어떠셨나요?
햄 : 커버도 되게 마음에 들어요. 오히려 대충 찍어서 이런 맛이 났지 [Doris]처럼 각 잡고 찍었으면 느낌이 좀 떨어졌을 것 같아요.
공 : 이 앨범 좋아하시는 분들은 커버도 취향에 맞는다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럼 국힙에서는 어떤 앨범을 뽑아주셨나요?
햄 : 저스트뮤직의 [파급효과]구요. 이 앨범이 아마 제가 제일 처음으로 앨범 째로 돌린 작품일 거예요.
노창이 프로듀싱을 보이스 샘플을 활용해서 기괴하게 하는 편이잖아요? 근데 이 사운드를 저스트뮤직 멤버들이 되게 노련하게 풀어내고 있어서 좋았어요.
앨범을 듣기 전에 수록곡들 몇개는 알았어요. <더>나 <Rain Shower Remix> 같은.
그런데 앨범으로 감상해보니까 유기성도 느껴지면서 되게 다르게 다가오는 거예요.
<더>를 곡 하나로 들었을 때는 노창 훅 감미롭다, 스윙스 가사 웃기다 이 정도였는데, 그 다음에 <Just>라든지, 그 이후로도 여러 트랙들을 통으로 들리면서 오는 시너지에서 여운이 남는다고 해야하나.
아티스트들이 배고플 때 앨범이 가장 잘 나온다고 하잖아요? 이 앨범이 그걸 제일 잘 드러낸 것 같아요.
저스트뮤직 세우고 나서 리스너들의 기대도 되게 많이 받을 시점이었는데, 그걸 딱 저질러 보자는 마인드 셋으로 잘 보여준 것 같아서..
특히 <Just>는 들을 때마다 놀라요. 슬슬 [탑승수속]이나 [Orca Tape]을 통해서 국힙에서 트랩이 유행하던 시점이었는데, 이 곡에서는 완전히 깡 붐뱁을 하거든요?
또 훅이 올드하면서도 광기 씌인 것 같이 하는 거예요. "요 요~ 덤비지 마요~ 그러다 총 맞아요' 하면서.
그리고 12번 트랙 <Outro - 다음에 또 봐요>는 앨범 듣다가 갑자기 우동 먹는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근데 반주는 피아노 연주가 나오고 있고.
그래서 그냥 어이 없었던 것 같아요.
공 : 이 피아노도 노창이 피아노 연주를 못 해가지고.. 누나한테 대신 쳐달라고 했나?
(제가 비하인드를 다시 한 번 찾아보니까 원래는 신나래 실장이 피아노 전공이라서 부탁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없어서 노창이 그냥 땀 뻘뻘 흘려가면서 직접 한 마디씩 연주해서 일일이 붙였다고 합니다.)
햄 : 우와.. 그리고 또 앨범의 묘미라고 한다면 현악 세션도 많이 나오고 해서 칸예 5집을 듣는 것 같은?
그런데 갑자기 우동 먹는 소리가 나온다던지 <Still>에서는 감미롭게 인트로에서 보컬을 부르다가 갑자기 소리가 빠지면서 '좆까는 소리~~마'라고 하거든요.
<Hongkiyoung#2>에서는 비트 간주에서 뜬금 없이 블랙넛이 '섹스!'를 외치기도 하잖아요. 그게 좀 실 없이 웃게되는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공 : [Some Rap Songs]와 [파급효과]를 인생 앨범을 꼽아주신 걸 마지막으로 오늘의 인터뷰가 마무리 되었는데요.
인터뷰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햄 : 이런 인터뷰가 처음이기도 하고 옛날에 성공한 래퍼가 되어가지고 인터뷰를 하면 어떤 대답을 할까 자면서 공상을 많이 했었는데요.
이 인터뷰를 발판 삼아 더욱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만약에 성공해서 인터뷰를 다시 하게 된다면 돈 안 받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되게 말을 횡설수설하게 했던 것 같은데 공감도 잘 해주시고 잘 이끌어주셔서 인터뷰 재밌게 했던 것 같습니다.
공 : (웃음) 나중에 무료로 인터뷰 참여해주신다는 약속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날것의 오호홍햄빠끄세트님을 인터뷰에 담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아요. 즐겁게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Skit 1 : 의문의 침묵쇼
공 : (릴 어글리 메인 이야기를 하던 도중) 혹시 여자친구를 사귄다면 릴 어글리 메인 같이 변화무쌍한 사람이 좋으신가요? 아니면 뚝심 있고 변하지 않는 고목 같은 사람이 좋으신가요?
햄 : 저는 고목이요. 변화무쌍은 음악으로도 너무 충분해요. 옛날에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은 게 있어가지고..
공 : 지금은 혹시 여자친구 있으신가요?
햄 : (침묵)
Skit 2 : "리짓군즈, 예전만큼의 감동은 없을 것"
공 : (<Flop>을 들으면서) 혹시 지금 시국에 리짓군즈 노래들 친구들한테 추천할 수 있나요?
햄 : (고민) 음.. 아마 추천할 것 같아요. [Family Sitcom]도 되게 잘 듣기도 했고.. 물론 한 번 밖에 안 듣기는 했지만.
공 : 그럼 리짓군즈 노래들 중에서 단체곡이든 개인곡이든 하나 추천해준다면?
햄 : 단체곡, 개인곡 하나씩 말씀해드리자면 단체곡은 <GTA!>.
이 곡이 살짝 한국 느낌에서 벗어난 옛날 GTA 감성이 나서 되게 재밌는 트랙이라서 좋아하구요.
개인 트랙은 말하기 되게 조심스럽지만.. 뱃사공의 <진심>이요.
근데 이 곡을 지금 들으면 곡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제가 힙합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을 때 엄청 감동을 받았었던 트랙이거든요.
물론 지금 듣는다고 그 감동이 없어질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면 그 사람이 지금 어떻든 제가 당시에 느꼈던 감동이 가짜는 아니잖아요?
하지만 지금 들었을 때는 뭐랄까.. 이 노래를 냈던 그 시점과 지금의 뱃사공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때만큼의 감동은 더 받을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kit 3 : 의문의 침묵쇼 리벤지
공 : (앱소울 새 앨범 이야기를 하던 도중) Jay-Z도 참여한다고 하고.. 제이지가 참여한 음반이 웬만하면 수작~명반이더라구요.
햄 : 근데 저번에 나온 DJ Khaled의 앨범에 참여했었는데 그 앨범은 좀 별로 아니었나요?
공 : (침묵)
https://hiphople.com/fboard/24194072 (첫번째 인터뷰 : 큩티칸발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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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추 (줌터뷰는 일단 추천 준다는 뜻)
감사합니다!
쩝 도리스는 항상 인기가 별로 없군요
저는 도리스 시절의 얼이 제일 좋아요~!
워우 이걸 이제봤네요 감사합니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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