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4. 토요일
홍대 The Henz Club
Desperados
사람들은 대체로 무언가를 기념할 때, 시기적으로 5년과 10년에 꽤나 큰 집요함을 보일 때가 있다. 10년은 앞에 숫자가 바뀌어서, 5년은 그 숫자가 바뀌는 10년의 절반이기에 전환점이라 생각해서 그런 걸까? 힙합엘이(HiphopLE)도 그 기점 중 하나인 5년째에 접어들었다. 이를 기념해 힙합엘이 5주년 파티는 지난 3주년 파티, 4주년 파티 때보다 더 화려하게 준비해보려 했다. 국내 어디서도 라이브 퍼포먼스를 쉽게 볼 수 없었던 퍼포머들과 DJ 씬에서 내로라하는 멋진 게스트 DJ들, 그리고 이 모든 걸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베뉴까지, 모두 힙합엘이 5주년 파티에서 함께할 수 있다. 11월 14일 토요일, 홍대 더 헨즈 클럽(THE HENZ CLUB)에서 힙합엘이의 5주년을 함께 축하해주시길 바란다.
올해 한국 신인 래퍼 중 가장 주목받는 LA 출신의 한국 래퍼다. 컴턴(Compton)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라이브를 한 영상이 크게 이슈된 바 있다. 최근에는 일관된 무드 속에서 자신이 가진 래퍼로서의 역량을 한껏 뽐낸 믹스테입 [KING LOOPY]를 발표했었다. 또한, LA에서 활동 중인 한국 래퍼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KHILA>에서도 진중하고 멋들어진 태도를 보여 주목을 끌었었다.
LA 출신의 한국 래퍼. 올해 초부터 또다른 LA 출신의 래퍼 루피(Loopy)와 함께 주목받아 왔으며, 정규 음원 하나 없이 각종 힙합 커뮤니티의 유저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있는 뉴스쿨 래퍼. 과거 크루 영 크리에이션(Young Creation) 크루 소속이었으나 현재는 42 크루에서 활동 중이다. 독특한 억양과 발음을 강점으로 하여 "Locked And Loaded", "Wu", "Foothill"과 같은 곡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작곡가 신혁으로 대표되는 레이블 줌바스(Joombas)의 신인 싱어송라이터. 에릭 벨린저(Eric Bellinger)와 함께한 “I’m Not Sorry”를 비롯해 아이돌 앨범 프로덕션에도 참여하며 국내, 외로 인지도와 인기를 올려가고 있는 현재 최고의 알앤비 보컬 유망주. 최근에는 도끼(Dok2)와 함께한 싱글 "I Love It"을 발표했으며, 점차 주가를 올려가고 있다.
피닉스(Phynxxx)는 리버스 크루(Rivers Crew) 소속의 비보이인 동시에 최근 DJ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DKKS의 싱글 앨범 [Green Ray]에는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라이브앤다이렉트(Live & Direct)를 비롯해 다양한 파티에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360 사운즈(360 Sounds)의 멤버이자, 오버도즈(OVRTHS) 크루의 창립자인 와이티스트(YTst)는 오랜 시간 꾸준하게 사랑받아온 DJ이자 프로듀서다.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이벤트에 나선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힙합 기반의 국내 DJ 중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늘 새로운 음악을 찾아 나서면서도, 과거의 것을 놓치지 않는 와이티스트는 이름난 파티에서 빠지지 않는, 빠질 수 없는 존재다.
밀릭(Millic)은 최근 등장한 신인 중 돋보이는 역량을 갖춘 프로듀서이자 DJ이다. 알앤비 아티스트 딘(DEAN)과 함께 클럽 에스키모(CLUB ESKIMO) 크루의 일원인 그는 주로 퓨처 비트, 힙합 등을 플레이한다. 프로듀서로서는 지난 8월 공개한 "Oasis (Millic Remix)"로, DJ로서는 다양한 베뉴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드럼/퍼커션 연주자이자, DJ인 콴돌(DJ Quandol)은 오랜 기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온 뮤지션이다. 과거에는 윈디시티(Windy City)의 멤버로 있었으며, 최근에는 신세하 앤 더 타운(Xin Seha And The Town)에서 드러머로 움직이고 있다. DJ 와이티스트(YTst)가 이끄는 오버도즈(OVRTHS) 크루의 일원이기도 한 그는 DJ로서 라틴 음악부터 그라임, 힙합에 이르기까지 넓고 깊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콴돌은 멋있는 음악을, 더욱 멋스럽게 엮어내 관객의 환호성을 자아내는 DJ다.
구스범스(GooseBumps)는 파티 씬에서 가장 신선한 집단으로 주목받는 딥코인(DIPCOIN)의 프로듀서이자 DJ이다. 믹스테입 [Jingyeok_Shit]으로 데뷔한 후 그는 자신의 고향인 군산과 서울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여왔다. 올해에는 싱글, “APT101”과 “엉금엉금(UNGGM UNGGM)”을 발표하며 프로듀서로서도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로 힙합과 힙합을 베이스로 한 여러 장르 음악을 플레이하는 그는 늘 강력한 분위기 속에서도 매력적인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더 헨즈 클럽(THE HENZ CLUB)은 편집샵 헨즈(HENZ) 에서 파생된 새로운 형태의 뮤직 클럽입니다. 한국의 로컬 뮤직 팀이나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릴리즈를 할 수 있는 공간, 국내·외 유니크한 뮤지션과 그의 음악들을 소개해주는 공간, 또한 그들을 지지하는 팬들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힙합엘이(HIPHOPLE)는 많은 도전을 해왔다.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스탭들은 양적·질적으로 준수한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쳤고,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지속해서 얻어왔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짧다면 짧고 길면 길다고 할 수도 있는 기간이다. 힙합엘이에 지지를 보내주는 많은 아티스트와 관계자, 그리고 든든한 성원과 때론 가감 없이 쓴소리를 보내는 회원들이 있었기에 힙합엘이는 위태롭지만 즐거운 여정을 이어올 수 있었다. 매년 11월 진행하고 있는 힙합엘이 파티는 이에 대한 감사를 전함과 동시에, 스탭들 스스로도 그간의 소소한 성과를 자축할 수 있는 장이었다. 이는 올해에도 마찬가지다. 각설이도 아니건만 죽지도 않고 그 파티가 돌아왔다. 힙합엘이 5주년 파티(HIPHOPLE 5TH ANNIVERSARY PARTY)가 지난 11월 14일 홍대 더 헨즈 클럽(The Henz Club)에서 열렸다. 힙합엘이 5주년 파티에 대한 기대감은 예년보다 뜨거웠다. 특별한 퍼포머 없이 진행됐던 이전과 달리, 현재 씬에서 큰 존재감을 펼치고 있는 루키 3인방과 최고의 DJ 라인업이 특별 게스트로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벌써 굳건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루피(Loopy), 나플라(Nafla), 딘(Dean), 세 남자에 대한 기대감은 라인업 발표 때부터 뜨거웠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당일에까지 이어졌다. 공식 오프닝 시간인 10시 이전부터 많은 관객이 클럽 입구에 줄을 서 있었다. 쌀쌀한 날씨와 주말 홍대 거리의 북적거림에도 불구하고 힙합 팬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10시를 기점으로 5주년 파티가 막을 열었다. 더 헨즈 클럽 안은 인산인해였다. 리버스 크루(Rivers Crew) 소속의 비보이이자 DJ로도 활동하고 있는 피닉스(Phynxxx)의 셋을 시작으로 분위기가 조성됐다. 젊은 열기가 클럽을 채웠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음악을 자유롭게 즐겼다. 힙합엘이 파티라는 명목에 걸맞게 메인스트림과 하위 장르를 어우르는 다양한 믹스가 귀를 즐겁게 했다. 이어 360 사운즈(360 Sounds)의 멤버이자, 오버도즈(OVRTHS) 크루의 창립자인 와이티스트(YTst)가 부스에 들어서며 열기가 한층 더해졌다. 그는 10년간 씬에서 활약한 베테랑 DJ답게 여유롭게 분위기를 이끌었고,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세트 리스트를 통해 유연하게 선보였다. 1시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출중한 실력은 물론 준수한 외모로 뭇 여성을 사로잡고 있는 딘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에릭 벨린저(Eric Bellinger), 앤더스 팩(Anderson ,Paak) 등 해외 뮤지션과의 작업은 물론, 지코(Zico), 도끼(Dok2),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그에 대한 환호는 시종일관 대단했다. 파티에 등장한 딘은 음원 못지않은 라이브 실력을 뽐냈다. 그는 클럽 에스키모(CLUB ESKIMO) 크루 일원인 밀릭(Millic)과 함께 무대에 섰고, 인기에 부합하는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공식음원이 발표된 지 1년이 채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딘의 음악은 흔히 말하는 ‘떼창 곡’이나 다름없었다. “풀어 (Pour Up)”, “I`m Not Sorry”, “Put My Hands On You” 등의 후렴구는 클럽을 가득 메웠고, 딘 역시 이에 관객의 호응에 부응하듯 열정적으로 무대를 꾸몄다. 딘의 무대가 끝나고 밀릭이 부스를 책임졌다. 각광받는 신인 DJ인 그는 독특한 감각과 매끄러운 셋을 선보이며 상승하는 자신의 주가에 대한 증명을 톡톡히 해냈다. 밀릭은 다소 격양됐던 공연의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파티의 흐름을 처지지 않게 유도해나갔다. 또한, 전날 헨즈 클럽에서 무대를 채웠던 아이엠노바디(iamnobodi)와 케로원(Kero One)이 부스에 함께 해 흥을 돋우기도 했다. 이어서 LA에서 날아온 ‘핫루키’ 루피와 나플라의 무대가 시작됐다. 다소 신비주의에 쌓여있는 그들의 모습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이브에 대한 기대감은 라인업 공개 당시부터 화젯거리였다. 나플라의 라이브로 무대가 시작됐다. 2015년 힙합 씬 최고의 루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신인답지 않은 무대 장악력과 탄탄한 딕션을 뽐냈다. 나플라 특유의 굴곡진 리듬감과 변칙적인 플로우가 돋보이는 “WU"에 대한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난 타고난 자, 박자를 타고 등장해, 난 이런 16마디 너와 달리 금방해"를 반복하는 훅은 중독성 있었고, 나플라는 안정된 라이브를 선보였다. 이어 그는 클럽 파티에 어울리는 곡인 “Fire (Let The Rooftop)”을 선보이며 더욱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고, 42 크루(42 Crew) 동료인 블루(Bloo)와 “Locked And Loaded”를 함께 한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 등도 뒤를 함께 채우며 무대를 더욱 빛냈다. 루피 역시 출중한 실력을 드러냈다. 그는 얼마 전 발표했던 믹스테입 [KING LOOPY]의 수록곡인 "King Loopy"와 "No More", "Vegas"를 연달아 선보였다. 특히, 루피는 자연스러운 무대 매너로 주목받았다. "King Loopy"에 실린 총소리에 맞춰낸 퍼포먼스와 중간중간 선보인 몸동작은 여유 넘쳤고, 이는 관중을 사로잡았다. 루피는 곡을 연달아 소화하면서 안정적인 라이브를 선보였고, "Vegas"에서는 나플라와 함께 출중한 호흡을 뽐내기도 했다. 이들의 무대에서 놀라웠던 점은 관객들이 두 아티스트의 곡을 외우듯이 따라 부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Vegas"를 공연하는 타임은 당일 파티에서 가장 뜨거운 순간이기도 했다. 나플라와 루피는 열기를 즐기면서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었고,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더욱 타이트하게 만들었다. 퍼포머들의 무대가 종료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클럽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과열됐던 클럽이 정돈되자 오히려 분위기는 더욱 살아났다. 신세하 앤 더 타운(Xin Seha And The Town)의 드러머이자 오버도즈 크루의 일원으로 활약하는 콴돌(Quandol)과 딥코인(DIPCOIN)의 프로듀서이자 DJ인 구스범스(GooseBumps)가 연달아 부스에 서며 파티의 무드를 끌어올렸다. 다소 여유로워진 공간에서 당일 파티를 찾은 이들은 자유롭게 움직이며 힙합 음악을 즐겼고, 마감에 가까워진 5시에도 꽤 많은 사람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합합엘이 5주년 파티는 뜨겁게 시작했고, 뜨겁게 막을 내렸다. 물론, 중간중간 애로사항이 발생하기도 했다. 생각 이상으로 관객들이 몰린 탓에 대기 줄이 장시간 이어지기도 했고, 카드 용지가 떨어져 딜레이가 더욱 길어지기도 했다. 클럽 내부에는 사람이 가득 차서 열기가 과도하게 돌아 쾌적한 환경이 아니기도 했다. 분명 불편하고 힘든 시간이었음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힙합엘이 회원 및 팬들이 없었다면 본 파티는 그저 스탭끼리 자축하는 자리 정도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예상치 못한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건네본다. 힙합엘이는 앞으로도 더욱 다채롭고 참신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준비할 것이고, 건실한 결과를 창출해나갈 것이다. 실망보다는 기대감을 먼저 건넬 수 있는 힙합엘이가 되도록 하겠다. 10주년 파티에도 다들 참석해주길 바란다. 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