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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캄보(KAMBO)

title: [회원구입불가]Destin2023.07.20 18:03추천수 5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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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UNHYPED’는 힙합엘이의 언더그라운드 큐레이션 시리즈로, 이 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본 시리즈를 통해 소개될 아티스트들은 몇 년 안에 더욱 큰 주목받을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그런 그들을 미리 발견하고, ‘하이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언하이프’의 상태의 그들이 만들어낸 솔직하고, 대담한 음악이 더욱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UNHYPED’에서 서른아홉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캄보(KAMBO). 영앤리치 레코즈(Yng&Rich Records)가 주최했던 힙합 컴피티션 <드랍더비트(Drop The Bit)>를 통해 처음 등장한 그는 약 반 년 후, <쇼미더머니 11>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주목받았다. 이후, 솔로 믹스테입 [Top Spitta]와 수퍼비(SUPERBEE)와의 합작 믹스테입 [Spitta's Spitta]를 발표한 캄보는 00년대에서 10년대 초반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를 주력으로 삼아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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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 Competition

"라이브나 퍼포먼스를 할 때 '저'라는 래퍼의 최고가 나온다고 봅니다."

 

 

 

LE: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캄보: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운 랩스타, GBG, Spitta's Spitta, 캄보라고 합니다.

 

 

 

LE: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음악을 시작하셨는지부터 간략하게 짚어 볼게요.
 

10살 때 본 어떤 영화에서 흑인이 나왔어요. 말투나 태도, 옷차림, 음악 등등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그리고 몇 년 후, 음악 방송에 브라이언(Brian) 님과 함께 나온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에게 또 한 번 반해버렸죠. 제가 느낀 멋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돼서 컴퓨터와 녹음 장비를 샀던 게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n0LPUSyRXHo

 

 

LE: 그런데, 제이슨 데룰로가 래퍼는 아니잖아요. 어린 시절의 캄보 님에게 충격을 준 멋은 정확히 무엇이었을까요?

 

어린 나이에 보기에도 흑인들의 아우라가 달랐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는 알앤비를 더 좋아했거든요. 제이슨 데룰로의 연관 아티스트를 찾다가 니요(Ne-Yo)나 어셔(Usher)를 접하고... 어셔 같은 경우 네이버 팬카페까지 개설했었죠. 추후에 에미넴(Eminem)으로 힙합을 접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룰(Ja Rule), 50 센트(50 Cent), 더 게임(The Game) 같은 래퍼들도 좋아하게 된 순서였어요.

 

 

 

LE: 랩을 하고부터는요? 제 기억을 들춰보면 예전부터 지방의 랩하는 학생들도 대관비를 모은 다음에 홍대로 올라와서 공연을 하곤 했거든요. 캄보 님도 그중 하나였나요?

 

아뇨,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웃음) 서울이 너무 멀기도 했고, 울산에서도 음악 얘기할 친구들은 많았거든요. '여기서 우리끼리 잘 해보자'라는 분위기였죠. 그렇게 <청소년문화의 집>이라는 곳을 통해서 지방 축제에 서곤 했어요. 막 '언양 불고기 축제' 같은 곳들 있잖아요? 20살 때까지는 그런 식으로 돌아다니면서 연습하고, 믹스테입 작업을 했던 게 전부였어요.

 

 

 

LE: 그럼 '캄보'라는 래퍼가 처음 등장했던 <드랍더비트>에는 어떠한 경위로 나가셨던 건가요?

 

성인이 되고 나서 작은 회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그곳에서 앨범을 내주겠다고 했지만 생각하는 방향이 달라서 결국 못 나오게 됐죠. 4년을 그렇게 보내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결국 회사를 나왔어요. 친구의 권유로 <드랍더비트>에 나가게 된 건 군 입대를 고려하던 와중이었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6RZ5nvsJ6fk

 

 

LE: 첫 등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호평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코로나 확진이라는 악재 때문에 탈락하셔서 많이 아쉬우셨겠어요.

 

본선 이틀 전에 확진 통보를 받았어요. 같이 팀을 이뤘던 (부)현석이 형한테도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18년 지기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한참을 울었어요. (웃음) '너무 아쉽다', '나는 왜 계속해도 안 될까'라는 신세한탄을 좀 했었죠. "$UPERBO₩L"이라는 경연곡, 디스전 등등 하루에 15시간 동안 작업하고, 10번도 넘게 갈아엎으면서 준비했거든요. 그때는 참 억울하고 슬펐던 것 같아요.

 

 

 

LE: 이후, 반 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쇼미더머니 11>에서 '박명훈'이라는 본명으로 등장하셨잖아요. 사실상 캄보 님이 알려지게 된 계기였던 3차 예선(게릴라 비트 싸이퍼) 당시의 에피소드를 들어보고 싶네요.

 

초반에는 그런 방식을 처음 봐서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벌스도 10개 정도 준비해 간 상태여서 원하면 아무 때나 올라가도 괜찮겠다 싶었죠. 그런데, 그 '요주'의 비트가 나오니까 부담이 밀려왔어요. 왜냐하면 마침 테이크원(TAKEWON) 형님이 '너 벌스 여러개 써왔으니까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아?'라고 하셨거든요. 

 

그러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까 알게 됐어요. 제가 안 올라가면 팀원 중 한 사람은 순서에 밀려서 랩을 할 기회조차 없이 떨어질 상황이라는걸. '빌런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바로 올라가서 제일 확실히 외운 벌스를 뱉어버렸어요. 사실 머릿속이 하얘진 상태였기 때문에 기억은 잘 안 나요.

 

 

 

LE: 그런 와중에도 BPM이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져서 가능한 무대 아니었나요? 모두가 꺼린 비트에 랩을 선보이고 아무도 안 올라올 때는 무슨 생각이 드셨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레이턴시(박자 밀림)도 심했고, 생각했던 BPM이 아니라서 욱여넣은 감이 있어요. 오히려 '큰일 났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무도 안 올라와서 어리둥절했죠. 그러다가 박재범(Jay Park) 님이 춤이라도 추라고 하셔서 춤도 좀 추고... (전원 웃음) 방송에는 안 나왔지만 모두가 제 이름을 떼창해주니 그제야 잘했다는 걸 인지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bXOhBaimx-E

 

 

LE: 이 무대를 보던 더 콰이엇(The Quiett) 님이 '우승으로 해줘야 할 것 같다'라는 극찬을 남기셨어요. 이전부터 쌓여왔던 응어리가 해소되는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그 말씀을 하신 건 방송을 본 이후에야 알았어요. 그보다 4차 예선 무대가 끝난 직후에 다가오셔서 '3차 예선 때부터 박명훈 씨의 팬이 됐다'라고 하신 순간이 굉장히 벅차올랐죠. 어렸을 때부터 일리네어 레코즈(1LLIONAIRE RECORDS)를 보면서 커왔으니까요. 그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비록 4차에서 탈락했지만 과거의 모든 것들이 해소됐어요.

 

 

 

LE: 캄보 님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드랍더비트>, <쇼미더머니 11> 등 컴피티션이 굉장히 큰 지분을 차지해요. 스스로를 컴피티션에 특화된 래퍼라고 느낄 법도 한데요?

 

맞아요. 라이브나 퍼포먼스를 할 때 '저'라는 래퍼의 최고가 나온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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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 Legacy

"한국에서 힙합이 이 정도로 붐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도끼 님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봐요."

 

 

 

LE: 그렇게 <쇼미더머니 11>가 끝나고 일주일 만에 [Top Spitta] 믹스테입을 발표하셨어요. 발매 일자는 몇 달 전부터 정해져 있었을 텐데 시기적으로 절묘해요. 설계가 맞아떨어진 걸까요? 
 

'방송 전과 후, 어느 시기에 낼까'하는 고민은 있었지만 딱히 그런 건 아니에요. (웃음) <드랍더비트>와 <쇼미더머니> 사이에 작업했던 믹스테입이었어요. 다 만든 상태에서 따끈따끈한 벌스들을 사용한 거죠.

 

 

 

LE: 캄보 님의 색깔을 알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다수의 트랙이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제 꿈은 랩스타에요.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제가 멋있다고 생각했던 랩스타의 계보는 믹 밀(Meek Mill)이 마지막이었어요. 이후에 등장한 랩스타들은 취향도 아니고, 음악 스타일이 저랑 어울리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걸 하자는 생각이고, 씬에 저 같은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도 된다고 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7Sr0Sid2BFg

 

 

LE: 그런 맥락에서 앨범 소개 글에 적힌 'I AM WHAT THE GAMES BEEN MISSING'이라는 문구에도 눈길이 갔어요. 이거 주엘즈 산타나(Juelz Santana) 2집 제목 맞죠?

 

정확해요. 제가 가장 좋아한 래퍼들이 한국에서 일리네어 레코즈라면 미국에서는 딥셋(The Diplomats)이에요. 언젠가 주엘즈 산타나 앨범을 듣다가 문득 저랑도 잘 어울리는 문구라고 생각해서 넣었어요. 이런 음악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요즘은 별로 없으니까요.

 

 

 

LE: 그럼 막간을 이용해서 밸런스 게임이나 해볼까요? 캠론 Vs 주엘즈 산타나.

 

아... (전원 웃음) 간지로는 캠론(Cam'ron)이고요. 랩은 주엘즈 산타나죠. 

 

 

 

LE: 어쩐지 수록곡인 "GO HARD" 뮤직비디오에서도 딥셋 후드티를 입고 나오시더라고요. 그 곡에서 '도끼 형님의 Legacy'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어요. 캄보 님에게 도끼 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그분이 계셔서 캄보라는 래퍼가 탄생했고요. (웃음) 저한테는 래퍼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보여준 교과서였어요. 비록 제가 크리스천이긴 하지만 마인드, 태도, 간지 등등 모든 면에서 우상 같은 분이죠. 한국에서 힙합이 이 정도로 붐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도끼 님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SkrghInK4UM

 

 

LE: 한편, 트랙의 프로덕션은 10년대 초반의 믹 밀과 에이스 후드(Ace Hood)가 연상됐어요. 말씀하신 도끼 님도 전성기로 놓고 보면 비슷한 시기였잖아요. 그 시절의 힙합에는 어떤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하세요?

 

지금보다 더욱 남성적이고, '힙합'다웠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래퍼가 지나가면 '래퍼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즘은 그런 게 많이 옅어졌지만요. 도끼 님이 한국에 계실 때는 앞장서서 타협 없이 멋있는 걸 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어요. 리더가 사라지니까 타협하고, 고만고만하게 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아요. 야마가 빠지니까 느껴지지도 않고요. 

 

 

 

LE: 이 부분에 대해서는 [Spitta’s Spitta] 이야기를 할 때 더 자세히 다뤄 보도록 할게요. 그전에 소속되어 계시는 GBG 크루에 대해서 한 번 짚고 넘어가 보죠.

 

GBG는 원래 인하우스를 목표로 하는 크루였어요. 그래서 래퍼, 알앤비 싱어, 엔지니어 등등 각 분야의 사람들을 모았는데... 너무 많이 모여 버려서 이제는 그냥 모임에 가까워요. 아이스펍(ICE PUFF), 시즌(SZN), 엘에이트루(LA TRUE), 플레이범(PLAY BUM), 번어리틀빗(Burn a little bit) 등등 음악 관련 일을 하는 친구들부터 배우를 하는 친구, 증권가에서 일하는 친구까지 너무 다양하거든요. 서로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고, 언제든 편하게 만나서 술 마시는 분위기로 가는 중이에요. 만나면 음악 이야기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나 농담 따먹기를 더 많이 하는 말 그대로의 '친구'들이죠.

 

 

 

LE: 그중에서도 플레이어로써 활동하시는 분들은 캄보 님을 제외하면 아이스펍과 시즌, 두 분인 걸로 알아요. 그중에서도 알려진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즌 님에 대해서 소개를 들어보고 싶어요.

 

아이스펍이 <고등래퍼>에 나오기 직전에 공연을 했었는데 시즌을 섭외해 왔어요. 아이스펍과는 당시에 처음 만났어요. 그런데, 시즌이 섭외된 입장이라 할당된 공연 시간을 혼자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하는 사람이 공연 기회를 많이 못 갖는 게 마음이 아프다'라면서 저에게 공연 시간을 분할해 준 거예요. 너무 고마웠어요. 그때 이후로 더욱 친해져서 지금은 같이 살고 있어요.

 

 

 

LE: 그렇다면 울산에서부터 동료로 함께 하신 시즌 님이 미국에 계신 도끼 님의 레이블 808 하이 레코딩스(808 Hi Recordings)와 계약하게 된 경위는 무엇이었나요?

 

하나님이 도왔다고 믿어요. 데뷔 싱글 "태권도"를 내기 전에 수퍼비 형한테 미스터 고르도(Mr. Gordo) 형님을 소개받았어요. 그러고 나서 추후에 연락을 드렸는데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시고 스토리도 전부 보시더라고요. 그때 마침 제 스토리에 시즌이 토리 레인즈(Tory Lanez)의 곡을 커버한 영상이 공유되어 있었던 거죠. 바로 이 친구 누구냐고 물어보셨고, 그 영상이 미스터 고르도 형님을 통해 도끼 님에게까지 흘러가서 맺어졌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aq2FFCKPCxM

 

 

LE: 어린 시절부터 우러러봤던 도끼 님과 간접적인 접점이 생긴 순간이었군요. 그렇다면 캄보 님과 도끼 님의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나요?

 

"GO HARD"에 도끼 님의 피처링을 받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무산됐어요. 대신 시즌의 데뷔 싱글 "Drip"에 제가 피처링으로 참여해서 저의 존재는 알고 계시죠. 아직은 딱 그 정도예요.

 

 

 

캄보4.jpg

 

캄보: Spitta

"'래퍼 다운 래퍼', 'Spitta' 즉 '단순한 랩이 아닌 소울을 뱉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모토였죠."

 

 

 

LE: 이제 가장 최근에 발표하신 수퍼비 님과의 합작 믹스테입 [Spitta’s Spitta] 이야기를 해 볼게요. 어떤 경위로 나오게 된 작품이었나요?

 

코로나 확진으로 <드랍더비트>에 못 나가게 됐을 때 수퍼비 형이 먼저 팔로잉을 해주셔서 DM으로 연락처를 주고받았어요. 얼마 안 가서 같이 크루를 만들어 보자고 전화를 주시더라고요. 물론, 수락했고요. 수퍼비 형이 지금 일산에 사는데, 저희 본가도 울산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온 상태여서 자주 보게 됐어요. 그러다가 앨범 이야기 나왔지만, 형이 영앤리치 레코즈(Yng&Rich Records) 컴필레이션으로 바쁠 시기라 저 혼자 15곡을 만들어 놓고 [YNR VS ALL] 이후에 찾아갔죠. 거기서 추린 곡과 새로 작업한 곡들을 묶어서 낸 거예요.

 

 

 

LE: 기존에 있던 크루인가요, 아니면 아예 두 분께서 새로운 크루를 결성하신 건가요?

 

새로운 크루를 만들었어요. 멤버도 아직 저희 둘 밖에 없고요. '래퍼 다운 래퍼들끼리 뭔가를 해보자'라는 느낌으로 시작했고,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어요. 

 

 

 

LE: 기대하겠습니다. 1번 트랙 제목이 또 "We Here"에요. 수퍼비 님 역시 도끼 님의 후계자를 자처하신 적이 있거니와 일리네어 레코즈 컴필레이션의 아이콘 같은 제목이잖아요. 의도된 타이틀인 거죠?

 

만나서 작업한 첫 트랙이었어요. 비트를 골라놓고 랩을 주고받다가 바로 나온 노래였거든요. 곡이 완성되고 수퍼비 형이 '이건 We Here야'라고만 해서 암묵적으로는 느꼈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잖아요. (웃음)

 

 

https://www.youtube.com/watch?v=qU58kIu88s4

 

 

LE: 이전 믹스테입도 그렇고, 이번에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는 'Spitta'에요. 단순한 사전적 의미 이상의, 캄보 님이 지칭하는 'Spitta'는 무엇인가요? 

 

랩 테크니션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저는 랩이 한 사람의 태도, 마인드, 라이프 스타일, 자주 쓰는 단어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창문'이라고 봐요. 이 창문을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멋있는 사람인지, 얼마나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인지, 얼마나 힙합인지를 보여줘야 해요. 그런데, 이걸 제대로 안 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내가 뱉어서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LE: 요즘 시류가 시류인지라 힙합의 본연에 대한 주제가 여러 컨텐츠를 통해 다뤄지잖아요. 이런 주제에 대해서 수퍼비 님과 대화를 나누신 부분이 있었나요?

 

각 잡고 이야기한 적은 없어요. 그저 우리가 생각하는 '래퍼 다운 래퍼', 'Spitta' 즉 '단순한 랩이 아닌 소울을 뱉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모토였죠. 나머지는 서로가 암묵적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이 그대로 들어간 거고요.

 

 

 

LE: 그렇다면 오늘날의 한국 힙합 씬에서 'Spitta'가 필요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전까지만 해도 모든 시대에 걸쳐 그 시대의 'Spitta'가 존재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예 없는 것 같아요. 가사도 의미 없는 가사들이 너무 많고, 즐길 수 있는 노래들만 나오다 보니까 우리가 보여줄 타이밍이라고 여겼죠.

 

 

https://www.youtube.com/watch?v=D2Vv8FNwKS8

 

 

LE: 3번 트랙 "Killa Killa"에서 수퍼비 님이 식케이(Sik-K), 스윙스(Swings) 두 분을 저격하신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까요?

 

이 부분은 제가 쓴 가사가 아니라서 제가 얘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LE: 하긴 그렇겠네요. 한편으로는 디스로만 시선이 몰리다 보니 캄보 님에 대한 주목도가 감소한 측면도 있을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따로 생각을 하신 적이 있으셨나요?

 

수퍼비 형과 합작 믹스테입을 만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것 때문에 제가 받을 주목이 덜 해진다면 제가 아직 주목받을 타이밍이 아닌 거겠죠. 그렇게 생각도 안 하고요.

 

 

 

LE: 건강한 마인드네요. 그리고 "500만원"에 대한 이야기도 여쭤보고 싶었어요. 아까도 간략하게 작업 경위를 설명하셨는데,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수퍼비 님이 500만 원을 쾌척해 주신 덕분이었다면서요? 

 

<드랍더비트> 파이널 촬영이 끝나고 수퍼비 형한테 뒷풀이에 놀러 오라는 전화가 왔어요. 처음에는 다음 날 알바 뛰러 가야 해서 못 간다고 했는데요. 옆에서 엄마가 '왜 안가냐, 너한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인데 가야 한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결국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새벽 5시 즈음이었나? 형이 그 자리에서 500만 원을 입금해 줬어요. 술김에 실수로 보낸 줄 알았어요. 금액도 너무 크고 상황 자체가 믿기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다음 날 술에 깨서 통화를 하니까 '너는 이제 내 브라더니까 계속 같이 가자'라고 해주셔서… 자세한 내용은 "500만원"에 다 적혀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tGPdNHfFn0

 

 

LE: 드라마틱한 비하인드 스토리네요. 그럼 현재 수퍼비 님은 캄보 님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수퍼비 형이 <드랍더비트>를 열었기 때문에 제가 래퍼로써 처음 소개될 수 있었어요. 알바만 하던 저에게 음악만 하라고 돈도 보내줬고요. 그뿐만 아니라 데뷔 싱글 "태권도"의 제작 비용, <쇼미더머니 11>에 나가라고 북돋아 준 용기, 나갔을 당시의 조언과 충고, [Top Spitta], "1년만에", [Spitta's Spitta]까지 저의 모든 커리어가 수퍼비 형이 없었으면 실현되지 못했을 일들이에요. 제 꿈을 살게 해준 인생의 은인이죠.

 

 

 

캄보2.jpg

 

Next Chapter: 캄보

"제가 알고, 제가 봤을 때 멋있다고 느끼는 랩스타의 모습만을 보여 드릴 거예요."

 

 

 

LE: 그 덕에 출발할 수 있었던 캄보 님의 커리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에요. 현시점에서 나아가고 싶은 목표, 방향성 혹은 포부가 있으신가요?

 

그냥 래퍼는 싫어요. 그냥 스타도 싫고요. 딱 '랩스타'가 되고 싶어요. 제가 알고, 제가 봤을 때 멋있다고 느끼는 랩스타의 모습만을 보여 드릴 거예요. 올해가 힙합이 탄생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잖아요. 50년째 되니까 다들 까먹은 것 같아요. '너희가 알고 있던 힙합을 보여주겠다'가 저의 방향성입니다.  

 

 

 

LE: 예정된 활동이나 계획이 있다면 얘기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개인 앨범만 3장을 생각하고 있어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발표하려고 해요. 남자든 여자든 모두 즐길 수 있는 힙합을 준비 중이에요. 특히, 오랫동안 힙합을 들어오신 분들께 반가운 사운드가 많을 겁니다.

 

 

 

LE: 그렇다면 캄보 님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사, 메시지, 코드, BPM 등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자주 들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것만 충족되면 뭐든 괜찮아요.

 

 

 

LE: 언젠가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의 비트와 제이지(Jay-Z)의 피처링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네요. 

 

 

 

LE: 도끼 님은 없네요?

 

아니 그건... (전원 웃음) 도끼 님도 당연히 정말 소망하죠.

 

 

 

LE: 농담입니다. 그럼 캄보를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나 문장이 있을까요?

 

'Nu Rapstar'

 

 

 

LE: 마지막으로, 힙합엘이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긴 인터뷰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제가 앞으로 보여드릴 앨범과 활동에 많은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LE: 인터뷰 고생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Destin

신고
댓글 3
  • 7.23 02:22

    캄보 진짜 응원합니다

  • 7.23 23:26

    먼가 근본 넘치는 인터뷰.... 굳굳

  • 7.29 15:12

    여러가지로 고개가 끄떡여지네요. 힙합을 너무 좋아하기에 요즘 음악도 많이 듣지만 새로운 더 힙합다운 음악이 트랜드가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와중에 캄보님 음악은 그저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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