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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YS 블락(YS Block)

title: [회원구입불가]Destin2023.03.24 14:56추천수 5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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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UNHYPED’는 힙합엘이의 언더그라운드 큐레이션 시리즈로, 이 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본 시리즈를 통해 소개될 아티스트들은 몇 년 안에 더욱 큰 주목받을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그런 그들을 미리 발견하고, ‘하이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언하이프’의 상태의 그들이 만들어낸 솔직하고, 대담한 음악이 더욱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UNHYPED’에서 서른여섯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YS 블락(YS Block). 이름처럼 서울특별시 용산구에서 자란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 2000년대 중후반을 휩쓸었던 더리 사우스에 놀라운 이해도를 보여준다. 이후, <P2P>를 통해 조명 받은 YS 블락은 지속적으로 협업해 온 TEAM NY를 비롯해 토이고(TOIGO), NSW 윤(NSW yoon), 권기백, 다민이(DAMINI) 등과 작업하며 커리어를 이어왔고 지난 2월, 정규 1집 [Dirty South Korean (D.S.K)]를 발표하며 앞으로 나아갈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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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블락: 용산

"제가 힙합을 너무 좋아해서 심장이 떨리는 줄 알았어요."

 

 

 

LE: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YS 블락: 래퍼 YS 블락입니다. YS는 제가 23년간 살아온 용산에서 따왔고요. 이름 자체는 TEAM NY의 NY 독(NY DOGG) 형이 지어줬어요.

 

 

 

LE: 용산에서 나고 자라신 거군요. 그 영상 봤습니다. 최근에 올라왔던 용산 구민의 날 홍보 영상이요. 어떻게 찍게 된 영상이었나요?

 

집에서 배 긁고 있는데, 섭외 문자가 왔어요. 제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어요. 구청 사람들은 번호를 다 갖고 있나 봐요? 요청 사항에 래퍼와 댄서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춤추는 친구들 데리고 찍게 된 영상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6L3HIYjaOb4

 

 

LE: 주무관 님들이나 구청장 님이 YS 블락 님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있으신가요?

 

그냥 힙합 좋아하신대요. 새로 주임 된 구청장 님이 원래 저를 알고 계셨다더라고요. 그분이 '우리 이번엔 힙합으로 해보자' 하셔서 진행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LE: 나름 정부기관에게 인정받은 용산 사람인데, 그런 용산에서 어떤 어린 시절을 보내셨는지 궁금한데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다 보니 애기들끼리만 있을 때가 잦았어요.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몸이 여렸거든요.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초등학생 때 깡패들한테 걸려서 사촌 동생들이랑 같이 뚜드려 맞았던 기억이 있어요. 돌 던지면서 결국 도망치고... 재밌었죠. (웃음) 또, 집 근처에 탁한 분홍색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서 할아버지랑 돌아다니면서 '정육점이 참 많구나'싶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판자촌이더라고요. 재개발 들어서면서 저희 집만 빼고 대부분 사라졌지만요.

 

 

 

LE: 그런 어린 시절이 가사에 녹아든 부분이 있나요? 몇 년 사이, 길거리의 거친 삶을 이야기하는 신예들이 부쩍 늘어났는데, 어떤 부분에서 기인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는데, 저 같은 경우엔 동네에 깡패가 많았어요.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로는 집과 학교만 왔다 갔다 하니까 엮일 일은 없었고 그보다는 돈에 대한 결핍이 심했죠. 지금도 그렇지만, 돈 때문에 안되는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돈이 없다는 게 진짜 X 같은 거구나', '나는 왜 돈이 없지?' 이런 생각에 시달리다 보니 "돈 때문에"라는 노래도 나온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OTTivxA-h84

 

 

LE: 그 시절에는 어떤 음악을 듣고 자랐나요? 여러 환경 요소들이 모여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잖아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작은 삼촌인데 힙합을 엄청 좋아하셨어요. 뚱뚱하셔서 엄청 큰 옷 입고 다니고, 금목걸이 차고, 스포츠카에 스피커 달고 다니는 딱 그런 이미지. 그래서 유치원 때, 힙합이 뭔지도 모르면서 멋있다고 삼촌 방에 자주 갔어요. 그때마다 들렸던 게 투팍(2Pac)의 노래들이었죠. 자라고 나서는 일리네어 레코즈(1LLIONAIRE RECORDS)나 저스트뮤직(JUSTMUSIC)을 좋아했어요. 테이크원(TAKEWON) 님의 [녹색이념]도 많이 들었고요. 공연 영상까지 다 찾아서 'X나 멋있다'하면서 봤었어요.

 

 

 

LE: 그렇게 접한 힙합에 직접 뛰어든 계기가 있었나요?

 

중학교 1학년 때, 집 근처 미군 부대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었어요. 장소를 따로 잡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들어갈 수 있는 행사였죠. 엄마와 동생이랑 가서 고기를 먹고 있는데, 심장이 막 울리는 거예요? 한 쪽에서 일리네어 레코즈 분들이 공연을 하러 와서 베이스 소리가 울렸거든요. 전 그게 제가 힙합을 너무 좋아해서 심장이 떨리는 줄 알았어요. '아... 힙합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구나~' (전원 웃음) 이 이야기는 코다(Koda)라는 친구의 "I GOT A"에 다 담겨있습니다.

 

 

 

LE: 중학생 때 음악을 시작하셨군요. 그때는 함께 하는 친구분들이 계셨나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난 동년배 친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접었어요. 저도 미래가 너무 안 보이니까 접으려고 했는데, TEAM NY 형들이 말렸죠. 이 형들은 옛날에 커뮤니티로 모인 크루에서 만났어요. 제가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셋이서 하겠다고 나가버려서 크루가 해산된 비하인드가 있는데...  아무튼, 계속 연락은 하고 지냈어서 오랜만에 보러 갔어요. 만나니까 '뭘 관두냐', '이름부터 다시 짓고 새 출발하자'라고 하면서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튼(Straight Outta Compton)]이라는 영화를 보여주더라고요. '재원아, 이게 X발 힙합이야'이러면서요. 뭔지 아시죠?

 

 

 

LE: NY 독 님 목소리 겹치면서 상상이 가네요.

 

이때가 랩 네임이 지어진 시점이에요. TEAM NY 형들이 저를 앉혀놓고 독설을 엄청 했어요. '그딴 허접데기 음악 하지 마라', '사실 접는 게 맞긴 해'이러면서요. 그러다가 다시 진지하게 이름을 짓는데, 제 본명이 '심재원'이거든요. NY 베이비(NY BABY) 형은 막 '심 스모크 해'이러고, NY 키드(NY KID) 형은 더 오글거리는 이름 지어주고... 그때 NY 독 형이 '너 어디 살아? 용산? YS 블락으로 해'라고 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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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블락: Dirty South

"현재 많은 래퍼들이 하고 있는 트랩이 결국 옛날 남부 음악에서 온 거잖아요?"

 

 

 

LE: 그때가 [YS BLOCK Ver.1]이 나오기 직전인 거죠? 네 분이서 찍었던 뮤직비디오를 봤던 것 같은데, 당시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어요.

 

이름을 정했으니까 어떤 음악을 만들 건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죠. '어떻게 하면 똑똑하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천재' NY 독 형이 더리 사우스를 권하더라고요. (LE: 천재인가요?) 네, 그 형이 천재에요. 그때 형들이 '올드 스쿨로 밀고 가보자', '원래 팀 NY 정규 2집을 더리 사우스로 만들려고 했는데, 그냥 너가 해!'라고 했었어요. 

 

집에 오자마자 티아이(T.I.), 릴 존(Lil' Jon) 등의 예전 애틀랜타 음악을 들었죠. 문제는 유튜브에 그런 타입 비트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어요. 계속 찾다 보니 2009년도에 외국인들이 올린 초창기 타입 비트가 나오더라고요. 그런 비트들로 한 곡 만들면 TEAM NY 형들한테 가서 어떠냐고 물어보고 했죠. 천재 NY 독 형이 버리라고 하면 '알았어'라고 한 다음에 '쒸익, 쒸익, 이게 왜 구려...'하면서 하나 더 만들고. 그렇게 모인 6곡을 묶어서 낸 EP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ZvAW2VVNZME

 

 

LE: 살짝 '천재 NY 독' 님이 디렉터나 A&R 비슷한 역할을 해주신 거네요?

 

맞아요. NY 독 형이 제 디렉터나 다름없었고, NY 키드 형이랑 NY 베이비 형도 옆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LE: 그러면 더리 사우스를 접하고 나서 가장 좋아했던 곡이나 래퍼들이 누구였나요?

 

가장 'X 된다' 싶었던 곡은 릴 웨인(Lil Wayne)이랑 트리나(Trina)의 "Don't Trip"이었어요. 듣자마자 확 꽂히더라고요. 그 시절의 솔쟈 보이(Soulja Boy)랑 칭기(Chingy)도 좋아했고요. 비교적 최근 래퍼 중에서는 치프 키프(Chief Keef)랑 영 돌프(Young Dolph)에게 영향을 받았어요.

 

 

 

LE: 저 같은 경우 YS 블락 님을 [YS BLOCK Ver.1]으로 처음 접했지만 눈여겨보게 된 건 [YS BLOCK Ver.2]부터 였어요. 그 사이의 발전이 꽤나 컸다고 느꼈는데, 중점적으로 연구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크렁크(Crunk)를 들으면서 추임새를 많이 흡수하려고 했어요. 릴 존과 솔쟈 보이가 했던 그런 애드립들이요. 그런데 디테일한 생각은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YS BLOCK Ver.1]을 내고 이곳저곳에 보냈는데 토이고 형한테 연락 오고, 릴러말즈(Leellamarz) 형한테도 연락이 오니까 더 들려줄 것들을 만들면서 [YS BLOCK Ver.2]가 완성됐거든요. 그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발전한 부분이었어요.

 

 

 

LE: 가장 인상 깊은 트랙은 아무래도 "꼭꼭 숨어라"였어요. 저도 옛날 생각나서 그 뮤직비디오는 240p로 낮춰서 보거든요. 중간에 공중제비 뛰시는 분도 있던 것 같은데,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이거 뛰면서 찍으면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바나나 아이스(BANANA ICE)라고 "찌릿" 뮤직비디오 찍어주신 분이 있는데, TEAM NY 형들이 연결해 줘서 요청을 드렸죠. 배경 장소는 그냥 저희 집 앞마당이랑 동네였어요. 고등학교 친구랑 친구의 친구, 바나나 아이스 형, 저, 토이고 형이 모여서 특수 장비 없이 무거운 카메라만 들고 뛴 거예요. 옆에서 동네 할머니들이 쳐다보시고. (웃음) 공중제비 뛰는 친구는 'KTA'라고 태권도 국가대표 시범단 소속이에요. 발차기 맞으면 죽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QkrLVdH2gYY

 

 

LE: 이 뮤직비디오가 <P2P>에서도 조명이 됐었죠?

 

네, TEAM NY 형들이 시즌 4에서 한 번 우승을 해서 저한테 권유했어요. 전부터 제가 발품을 안 판다고 엄청 갈궜거든요. 저도 결국 시즌 6의 우승자 중 한 명으로 뽑혔고, 단체 싱글 "바삐"랑 라이브 클립 영상 지원을 받았어요.

 

 

 

LE: 이후로도 팔로알토 님이나 누리코 님과는 교류가 있었나요? 토이고 님, 365릿(365LIT) 님과의 교류도 팔로알토 님이 연결해 주셨나 싶었거든요.

 

<P2P> 형님들한테는 이번 정규 낼 때까지도 계속 피드백을 받곤 했어요. 그런데 토이고 형이랑 356릿 형을 팔토알토 형이 소개해 주신 건 아니에요. [YS BLOCK Ver.1] 내고 NY 키드, NY 독 형이랑 담배 피우고 있는데, 갑자기 저보고 '야, 너 X 됐어', '이미 더리 사우스 하는 사람 있어'이러는 거예요?

 

그러면서 보여준 게 토이고 형의 "SWAG" 영상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개이득 아닌가?'하면서 '제 앨범 들어주십쇼'라고 연락을 넣었어요. 그렇게 토이고 형을 만나러 갔는데, 거기에 365릿 형도 있더라고요. 다 같이 호프집 가서 얼큰하게 취한 채로 '형, 동생 하자'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음악 색깔이 비슷하니까 작업도 같이 하게 된 거죠.

 

 

 

LE: 확실히 그분들도 더리 사우스라던가, 마이애미 베이스라던가 여러 시도를 하셨었죠. 작업 후기는 어땠나요?

 

365릿 형이랑 만든 곡이 "쿵쿵따"였는데, 술을 마시다가 술 게임을 주제로 써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제가 후렴을 가장 중요시 여겨요. 훅을 짜면서부터 '이거 좋다', 'X나 신난다'라고 하면서 진짜 재밌게 만들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nLoRHzZkerI

 

 

LE: "쿵쿵따"는 얼마 전에 발표하신 정규 1집 [Dirty South Korean (D.S.K)] 수록곡이잖아요? 내친김에 앨범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작품 소개부터 부탁드려요.

 

현재 많은 래퍼들이 하고 있는 트랩이 결국 옛날 남부 음악에서 온 거잖아요? 전부터 '사람들은 왜 올드 스쿨이라 하면 붐뱁만 찾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러던 차에 TEAM NY 형들의 권유도 있던 거고요. 제가 서던 힙합을 하고 있으니까, 쌓인 경험치를 통해 만든 명함 같은 앨범이에요. 저는 래퍼라면 자기 색깔에 대한 근본은 있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뿌리로 시작해서 뻗어나간다는 마인드인 거죠. 'YS 블락은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야', '뭘 좀 아는 놈이야' 이런 느낌으로요. 

 

 

 

LE: 이번 앨범에서 두 가지의 변화가 있다고 느꼈어요. 우선, 이전에는 거의 타입 비트만 쓰셨는데, 이번에는 마이다스 피(Midas P) 님이 중추적으로 참여하셨더라고요?

 

릴러말즈 형이 저를 알게 된 계기가 올데이(allday4real)라는 엔지니어 님의 덕분이래요. 저랑 함께 하는 엔지니어인 구구디비사운드(99db sound)가 그분의 제자라서 믹싱한 결과물을 들려드리고 있는데, 릴러말즈 형이 마침 같이 계셨던 거죠. 들으시고 '와... 이 새끼 뭐야?'라고 하셨대요. (웃음) '기회를 놓치지 않는 남자가 되어볼까?'라는 기세로 DM을 넣어서 만나게 됐어요.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래된 친구 중에 더리 사우스를 좋아하는 애가 있다'라고 하셨어요. 그러고선 '오늘 만난 김에 한 곡 만들러 가자'라는 말과 함께 스포츠카에 저를 태워서 작업실로 데려갔어요. 인사를 하고 보니 마이다스 피 형이더라고요. 어렸을 때 더리 사우스로 프로듀싱을 시작하셨대요. 그래서 도와주시는 측면도 있지만, 서로가 재미를 느껴 성사된 작업이기도 해요. 마이다스 피 형과는 앞으로도 함께 작업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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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블락: Reflect

"주변 의견도 경청하면서, 똑똑하게 하고 싶어요."

 

 

LE: 또 한 편으로는 가사의 주제가 변했다 싶기도 했어요. 이번 앨범에서 '클럽'과 '파티'를 주제로 잡으셨는데, 전까지만 해도 '거리', '형제'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셨잖아요?

 

맞아요. 원래는 '거리', '형제'가 메인이었죠. 실제로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아서 저가 브랜드만 입고, 길거리 쏘다니면서 TEAM NY 형들이랑 형제처럼 지냈으니까요. 사람들이 "꼭꼭 숨어라"를 가장 좋아해 줬던 게 전환점이 됐어요. 그런 테마에서 가장 큰 반응이 오기도 했고, 길거리 이야기는 너무 많이들 해서 경쟁력이 떨어진 것 같거든요. 이젠 누구나 다 거리 출신이 되어버렸잖아요? 한국에서 대부분의 경우, 최고의 스트리트 크레드가 학교에서 맞짱 뜬 것일 텐데 말이에요. (전원 웃음)

 

 

https://www.youtube.com/watch?v=hNzaUqubKgs

 

 

LE: 그렇다면 한국에서 자란 정체성을 더욱 녹여내려던 부분이 있었을까요?

 

"COOL"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원타임(1TYM)의 느낌을 오마주 하고 싶었어요. 천재 김치포케이(Kimki4kaye) 형이 감독을 맡았는데, 진짜 잘 찍으시거든요. 노래를 보내주면 '이렇게 찍으면 되겠어요'라면서 답장이 바로 와요. 옛날 영상 보면 나오는 살짝 누런 색감까지 제가 원했던 그림을 딱 맞춰서 구현해 주셨어요.

 

 

 

LE: 따지고 보면 YS 블락 님은 이전에도 한국적인 키워드를 반영해 오셨던 것 같아요. 전작의 "이성계"나 이번 앨범에서 "이세돌"을 재밌게 들었거든요.

 

사실 그 노랜 별거 없어요. [용의 눈물]을 보다가, 말 그대로 '그냥' 만든 노래에요. '이성계 X나 멋있네...' 이러면서요. 훅도 별거 없잖아요? '태조 이성계, 왕처럼 제패' 끝. (전원 웃음) "이세돌"은 제가 떡볶이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이세돌 씨가 손님으로 오셔서 썼어요. '이세돌이 왜 떡볶이를 먹으러 오지?'이러면서요.

 

 

 

LE: 아니, 전부 그냥 나온 가사인 거고 다른 의도는 없으셨던 거예요?

 

어느 정도의 의도는 있었죠. 한국어를 영어처럼 발음해 볼까 하던 차에 '이세돌'이랑 'It's so dope'이랑 어감이 비슷한 것 같았거든요. 천재 NY 독 형이 이전부터 '힙합은 미국에서 왔지만 키워드는 한국적인 걸 녹여내자'라고 했었는데, 저는 천재가 아니라서 '새로운 건 못 만들겠으니 유명한 거에서 따오자', '모두 대놓고 아는 건 표절이 아니니까'라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꼭꼭 숨어라"는 저를 포함한 모두가 어렸을 때 하던 놀이인 것처럼요.

 

 

https://www.youtube.com/watch?v=RAl97eJoCKA

 

 

LE: 의도가 있었다면, YS 블락 님이 자신을 반영하는 부분에서의 철학이나 모토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어요. 

 

다른 래퍼들처럼 거창한 건 없어요.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하지 않거든요. (웃음) 시대에 맞게 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살펴야 하는 것 같아요. 남들이 안 하면 제가 해보고, 이용할 매체는 이용하고, 또 다른 구멍을 찾아서 뚫다 보면 제가 들어갈 엄청 큰 구멍이 생길 거라고 보거든요. 앞뒤 없이 찔러본다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생각하려는 거죠. 주변 의견도 경청하면서, 똑똑하게 하고 싶어요.

 

 

 

LE: 솔직해서 좋네요. 그럼 사운드 적으로 좀 더 오리지널리티를 챙기고자 하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누리코 님이 듀크 듀스(Duke Duece)나 프로젝트 팻(Project Pat)과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가 협업했던 예시를 들면서 주셨던 피드백이잖아요.

 

지금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지점이에요. '근본은 다잡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하면서요. 제가 생각할 때, 제 노래의 매력은 '찰짐'에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중심으로 유연하게 바운스 타게 하는 음악을 만들려고 해요. 아마도 다음 앨범은 그렇게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LE: 기대하겠습니다. 현재까지 두 장의 싱글, 두 장의 EP, 정규 1집을 내셨으니 이제 시작이잖아요?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는 만족하시나요?

 

정규 앨범은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아직 X나 부족하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LE: 어떤 부분에서요?

 

실질적인 성과가 제일 크죠.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돈은 별로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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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Chapter: YS 블락

"파티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저만의 파티 문화를 형성하고 싶어요."

 

 

 

LE: 슬슬 마무리 지을 때가 왔네요. 그렇다면 YS 블락 님은 마냥 만족스럽지 않은 현재를 어떻게 바꿔나가고 싶으세요?

 

저는 파티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고유한 파티 문화를 형성하고 싶어요. 저만의 브랜딩이라고 할까요?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만 가는 파티가 아니라, '이런 힙합도 재밌네?', '멋있으려고 안 해도 되네?'라고 하면서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파티요. 한국에서 파티 문화의 위치가 좀 어색하잖아요. 놀긴 잘 노는데, 자연스러운 느낌은 아니죠.

 

꼰대가 많아서 일부러 접근성을 떨어지게 한다는 인상도 들어요. '이게 힙합인데, 못 느끼면 너가 막귀인거야'라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지거든요. '듣고 즐기면 좋은 거지, 제작자가 왜 이렇게 따져?'라는 생각이에요. '엄마가 들어도 좋으면 좋은 거다'라는 생각으로 음악도 만들고 파티도 열고 싶어요.

 

 

 

LE: 아까 '후렴'을 언급하셨지만, 이외에도 YS 블락 님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있을까요?

 

그 사람의 음악을 찾아 들을 이유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잘하는 건 알겠는데, 굳이 네 음악을 찾아들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별로'라는 뜻이니까요.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겠네요.

 

 

 

LE: 그런 아이덴티티를 가진 분들 중에 언젠가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으신가요?

 

제이통(J-TONG) 님이요. 지금 연락을 세 번째 넣었는데 안 받고 계세요.

 

 

 

LE: YS 블락 님을 정의할 수 있는 문장이나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 이전 인터뷰들 볼 때 이게 제일 어렵던데...

 

 

 

LE: 편하게 답변해 주세요. 막말로 '짜치니까 그딴 거 없어요'라고 하셔도 됩니다.

 

음... 잘 생겼어요. 미남은 아닌데, 제가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니까 여자들이 생각보다는 잘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핸섬가이"라고 있거든요? (전원 웃음)

 

 

https://www.youtube.com/watch?v=HNpCHP3uKr8

 

 

LE: 그럼 '잘생김'으로 적으면 될까요?

 

'생 각 보 다 잘 생 김'

 

 

 

LE: 마지막으로 힙합엘이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CD 좀 사줘.

 

 

 

LE: ...그것뿐인가요?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항상 재밌게 보고 있어요.

 

 

 

LE: 커뮤니티도 자주 보시나 봐요?

 

아니요. 저희 엄마가 자꾸 보내줘요. 

 

 

 

LE: (전원 웃음) 인터뷰 고생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Des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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