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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가 선정한 2022 올해의 XX (국내)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22.12.18 21:58추천수 9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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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연말 결산을 재개해 보려던 찰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TOP 10 같은 건 다른 미디어에서도 많이 할 텐데 다른 건 없을까?’ 그래서 힙합엘이 스태프들이 각자의 한 해를 회고하며 개인적 경험과 인상 깊었던 한국 힙합/알앤비 인물을 결부시켜봤다. 우리는 이러한 한 해를 보냈다. 여러분의 2022년은 어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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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부캐' - 릴 모쉬핏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부캐’라는 단어가 일상에까지 침투하고 있다. 이런 사회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정말 아니다. '부캐' 혹은 '얼터 이고'라는 단어를 소비하는 방식이 개그와 유머에 편중되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그런 의미에서 릴 모쉬핏(Lil Moshpit)의 등장은 고무적이었다. 음악적인 시도를 새로운 캐릭터에 대입한 방식은 신선했고, 만우절 키워드를 활용해 무겁지 않게 접근성을 높인 아이디어 역시 탁월했다. 릴 모쉬핏은 최근 몇 년간 그루비룸(GroovyRoom)에 대한 장르 마니아들의 낮아진 관심을 [AAA]를 통해 부활시켰다. <쇼미더머니 11>에 출연한 많은 루키들이 그릴즈 팀에 애정을 보인 게 이를 반증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슬림 셰이디(Slim Shady) 이후 가장 성공적인 얼터 이고의 탄생이 아닐까? - Beasel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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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패거리’ – 1300


좋은 앨범들이 꾸준히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힙합 씬이 재미 없어졌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개인적으로도 이에 동의한다. 관점에 따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국내, 외를 막론하고 힙합 씬이 눈에 띄게 개인주의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집단의 멋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현재의 시류에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그러던 와중 시야에 든 패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1300. 일전에 P2P에서 소개됐던 “Brr” 때까지만 해도 완성됐다는 인상을 받진 못했으나, “Oldboy”를 기점으로 터져버린 이들의 포텐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올해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양질의 작품을 발표했지만, 가장 손이 자주 갔던 앨범은 1300의 [Foreign Language]였다. 마이크 스웨거(MIC SWAGGER) 출연부터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 헨즈 클럽(Henz Club) 등과 연계된 활동을 선보이며 국내 상륙에 박차를 가하는 1300이 내년에는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하는 바가 크다. - Destin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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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안정’ – 김아일

 

점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워진다. 이유는 단 하나. 마음속에 가득 찬 강박과 혐오를 나누기 싫어서다. 하지만 끝도 없는 부정적인 감정이 점차 커지면 꼭 다른 사람을 집어삼키게 된다.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는 걸 분명히 아는데, 꼭 이럴 때마다 누군가를 붙잡고 말을 하고 후회하게 된다. 그렇게 자기혐오의 늪에 깊게 빠져들어 갈 때, 김아일(Qim Isle)이 다가와 [some hearts are for two]라는 동아줄을 내려줬다. 김아일은 자기 부정에 빠진 사람들에게 자신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임을 작품 내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세상에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란 것과 이런 사람도 충분히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위안과 안정을 얻었다. 이처럼 [some hearts are for two]는 해석하려, 분석하려 하지 말고 그저 앨범 안의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비슷한 감정에 허우적대고 있는 이들이라면 김아일의 음악을 꼭 들어봤으면 한다. - INS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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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출격’ – 랍온어비트


한 해 동안 가장 자주 봤던 두 아티스트를 꼽자면 신스(SINCE)와 랍온어비트(lobonabeat!)다. <보일링 걸스>를 함께 했던 신스는 매주 얼굴을 마주쳤고, 랍온어비트는 횟수는 덜 하지만 분기별로 꾸준히 인사를 나눈 뮤지션이라 할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연말 결산을 준비하자니 랍온어비트의 얼굴이 떠올랐다. [lobonatune2¡]이 갓 나왔을 때 진행한 <NEWSLETTER>부터 가장 최근의 <슬라피 Freestyle>까지, 연초에 시작된 그와의 만남이 연말까지 이어졌으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당연지사. 실제로 올해 가장 많이 감상한 앨범 역시 [lobonatune2¡]였다. 출근할 때 “how I’m coming”을 틀면, 사무실에 도착함과 동시에 “trip!”이 끝났거든. 팬심을 약간 보태서 ‘Gang Gang 랍온어 출격’은 올해의 라인이라고 본다. 그 말처럼 랍온어비트와 스꺼러갱 비즈니스의 출격도 순항하기를. - Keem (Vide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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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추억 여행' – 맵 더 소울


2000년대만 해도 '언더'와 '오버'의 간극은 꽤나 뚜렷한 편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힙합 아티스트들이 각종 미디어에 출연하고, 음원 차트를 점령하면서 두 집단의 경계는 상당히 허물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그 과도기인 2009년에 탄생한 맵 더 소울(Map the Soul)은 흥미로운 레이블이었다. 당시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벗어나 독립 레이블 설립을 공표한 에픽하이(Epik High)와 언더그라운드 씬을 홍길동처럼 누비며 엄청난 허슬을 보여주던 도끼(Dok2)의 만남은 큰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맵 더 소울은 채 1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운영을 마감했고, 이후 에픽하이와 도끼는 각자의 위치에서 산전수전을 헤치며 베테랑이 되었다. 지난 10월 도끼와 타블로(Tablo)가 함께 뭉쳐 발표한 “God’s Science Remix”는 이런 행보를 지켜본 이들에게는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는 곡이다. 2007년 발표된 “백야”의 대표적인 구절을 인용한 가사가 특히 일품이다. '알기도 전에 느낀 고통이란 단어의 뜻, 세상은 쉽게 변해 매 순간이 과거의 끝'이라는 훅을 들으며 과거로 추억여행을 떠난 힙합 팬이 나 혼자만은 아닐 거라고 확신한다. - ATO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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