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중간 에넥도트 제작 배경을 설명하는 영상 인터뷰나 곡 부연 설명하는 멘트들도 중요하고 좋았지만 공연 맨 끝 부분에 한 멘트가 너무 인상깊게 남아서 다른 분들께도 공유해 봅니다.
이 말들때매 괜히 서울 막콘이 더 깊은 여운으로 남는 거 같아요. 출소 전후 이센스의 4년여간의 행적이 압축되어 담겨진 말이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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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 앨범은 어느 부분이 무너진 사람의 앨범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자기가 완전히 의심의 여지도 없이 믿고 있던 어떤 세상이 개박살나버린 놈의 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누군가는 거기서 그냥 기를 쓰고 이겨내서, 이겨낸 사람의 노래도 있어요. 나 그런 노래를 사실 더 좋아해요. 그런데 이건 나와버렸거든요. 근데 정말 아이러니하게 또 많이 팔렸다니까 좋아하잖아? 많이 팔렸다니까 "와~ yeah, we made it" 막 이러면서.. 그게 좀 웃기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평소에, 내가 독이란 노래를 낼 때도 야, 나는... 사실 말만 하는 거잖아. 왜냐면 내가 이렇고 저래서 힘들어서 이러고 싶다는 말만 하고, 누군가 그 노래를 듣고 직업을 관둔 사람들은 다시 그 다음 삶을 살아야 되는데 나는 그 말만 하는 걸로 음원 수익이 들어오는 거에요. 그래가지고 야 이거는... '내가 누군가한테 뭐, 삶을 어떻게 해야된다는 말 할 자격은 있나? 그냥 말만 하는 놈인데' 이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었어요.
그리고 그게 힘들 때는 안 좋게 다가오더라고요. 왜냐면 내가 말을 못되게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야 저거 가짜아냐?' '존나 페이크 아냐 저거?' '못하네, 아니 열심히 하는데 쟤는 못해' 막 이러니까 내가 그런 걸 느낄 때 나한테 들어올만한 내가 했던 말만큼 못된 말을 상상해. 그런 거가 4년동안 뭉쳐져있던 게 숨길려고, 숨길려고 해도 안 됐던 게 결국 그냥 튀어나왔어요. 그냥 드럽게, 그냥 고름같이.
근데 여기서 내가 첫 공연을 하고 지금까지 하면서 환호를 받는 것도 행복하더라고요. 환호를 받는 것도 행복하고, 뭔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만 드는 거 같은 거에요. 그래가지고 지금 이 공연이 끝나면 이 생각이 완벽하게 해결이 될 거 같지는 않아요. 근데 딱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여러분은 지금 제가 어떻게 살아왔던지간에 그 친밀함의 정도가 어느 정도든, 아니면 좋아하는 정도가 어느 정도든 제 얘기를 들어와주시러 와주시고 그리고 제가 그냥 "와!" 하고 놀기에 너무 신기하고 행운이 넘쳐나는 사람같아요. Sleep Tight, 비행 뭔지 모르겠다라고 하는데 지금 느낀 건 진짜 fuck, i'm good, i'm good!!
(중략, 너무 감사하고 그 전 얘기 다 까먹어도 감사하단 말만 기억해 줬음 좋겠단 내용)
노래도 내고, 뭐 하고 했지만 (콘서트가) 결국 이렇게 마주보고 얘기하는 첫 인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 얘기하는 그 짜증나는 얘기, 아까는 열받는다 했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 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요. 아까는 농담처럼 Tick Tock (대학 축제같은 데서) 부르면 분위기 멎을 거 같다 했지만, 오늘 이후로 뭔가 왠지 나는 다른 인생이 시작될 거 같아요. 그리고 그거 갖다가 멋있어 해달라 뭐 이런 것도 아니에요. 그냥 삶 자체, 래퍼만으로. 근데 오늘 그걸 와.. 이렇게 모아서 느낄 수 있는 직업인 것에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my life is good, 감사합니다!
---- 이후 Back In Time
슁스 인터뷰에서 좋은얘기 많이 하자나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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