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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456 추천 수 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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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SEL - 00

발매 : 2017.09.11.


- 젊음의 이중나선이 좌표의 기준이 되는 숫자 2개로부터 비롯된다. 이 단순하지만, 미묘한 상징을 활용해 랩 커리어의 첫 작품을 발표한 랩퍼 디젤(DSEL)은 이제 보여줄 기회가 더 많이 생길 아티스트이다. 국내 씬의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듯, 그는 차붐의 [Sour]에 수록된 로열제리에 참여하여 팽팽한 존재감 둘(차붐 & 화지) 사이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표출한 바 있다. 디젤은 그만의 방식으로 젊음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지금의 사회에서 자본을 축적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픈 청춘의 서사는 차고 넘치기에 자칫 그와 같은 본작의 작품성이 미력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디젤의 본작은 그것을 우악스럽지 않은 프로덕션으로 보완한다. 스토리 라인과 트랩의 범속한 한계를 해당 랩퍼(키드 밀리(Kid milli) )의 플로우와 사뭇 재지(Jazzy)한 사운드 샘플이 채우고 있는 'Cozy's Call Back', 더블 타이틀로 본작의 상징성을 피력하는 '00'의 차분한 붐뱁과 디젤의 뿌연 랩핑 역시 나쁘지 않다. 후반 파트를 이루는 수록곡들의 무드는 본작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피아노와 베이스 등의 소리로 가을향기와 무기력의 밀도를 수놓는 'That's You', 몽롱함 자체를 얼린 듯 무미건조한 히핀케이스(Hipincase)의 프로덕션 위에서 디젤과 쿤디 판다(Khundi Panda)가 은은한 플로우의 칼날을 들이대는 라벤더로 작품은 그 끝단에서 흐릿해진다. 이렇듯 흐리멍텅해진 작품의 균형은 차붐과의 콜라보 트랙 아무 것도 아니야를 통해 디젤 본인이 직접 잡는다. 디젤의 트랩은 말끔하고, 디젤과 차붐의 조화는 하나의 개체가 아닌, 둘의 탄탄한 단위가 두드러진 듯하다. 본작을 통해 EP의 포맷 그 이상의 범위에서 디젤이 어떤 테마를 소재로 가져올지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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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코 - Television

발매 : 2017.07.12.


- 언젠가 지코(ZICO)는 스스로를 대기만성형 예술가라 명명한 적이 있다. 그 외에도 그는 각운 맞추기가 생활화된 문학청년으로 그 자신의 정체성을 어필한 전력(?)이 있다. 그런 그가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매개로 본인의 솔로 앨범을 잉태하는 것은 필연적 수순이다. 지코는 내재화된 예술성이란 가치를 대중과 매니아의 경계가 없는 외부에 왕왕 표현하였다. 이전의 솔로작 [GALLERY]도 그렇거니와, 올해 여름 발매된 [TELEVISION] 역시.. 본질적으로는 다를지언정, 비슷한 울림의 양식을 음악 안에 담아냈다. 우선 작품의 타이틀 자체가 보편적이면서도 흥미롭다. 음악적 동지들(팬시 차일드(FANXY CHILD)과의 스웩 게임이 펼쳐지는 'FANXY CHILD'의 전반부의 구간에서 지코는 예술적 영감의 뿌리를 가볍게 더듬고(‘천재(Behind the scene’), 스스로가 완성하는 예술가의 전형을 피력한다.('Artist') 그리고는, 더블 타이틀 'Anti'를 통해 보다 본격적으로 작품이 표방하는 매개체적주제의식의 이면에 천착한다. 응집된 감성을 선명하고 짙은 호소력으로 표출하는 지소울(G.Soul)의 보컬과 함께,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의 안티테제로 분하는 지코의 노랫말은 지적인 냉소를 띠고 있다. 그로 인해 정돈된 듯 하면서도 비틀거리는 곡의 프로덕션 역시 주제와 부합한다. 6트랙이 지속적으로, 또 골고루 울림을 품고 있으면 좋았겠지만, 본작은 진술했듯, 스웩 게임의 트랙 'FANXY CHILD'를 분기점으로 다소 흐트러진다. 3트랙의 전반부가 잡아놓은 매끄러운 프로덕션이 후반부의 3트랙에서는 약간씩 균열을 면치 못한다. 자리를 잘못 잡은 듯 홀로 어쿠스틱 사운드의 언저리를 맴도는 듯한 인상이 강한 'She's Baby'가 본작의 옥의 티로 여겨진다. 반쪽이가 된 본작의 주제의식이 아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개별 단위의 곡으로 따진다면 크게 아쉬울 지점은 없겠으나, 본작은 그 곡들을 완전 정갈한 상태로 엮어내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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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와이 - The blind star

발매 : 2017.09.17.


- 스타로서의 입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있는 비와이(BewhY)는 길쭉한 안면과 꽤 두툼한 입에서 또렷하고 쩌렁한 운율을 털어내는 랩의 귀재 중 하나이다. 등장 이래로 전작 [Time Travel]에 닿기까지, 그는 운율에 있어서나, 발성에 있어서나 계단형 발전을 다져온 셈이다. 그런 그가 돌연 랩 경연 프로그램에 도전장을 내고 우승의 영광을 향유하는 동안, 필자는 적잖은 씬의 결과물들이 나오는 풍경을 꽤 부지런히 목도하였다. 그러나 그 시기, 거기에 비와이의 이름은 없었다. 다만 그가 발표한 몇 개의 싱글만이 남아돌 뿐이었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재능을 가진 랩 악사(?)의 다음 행보를 떠올려보는 청자의 입장에서 그것은 초라한 것이었다. 그렇게 1년이 좀 넘은 시점에서 비와이는 두 번째 앨범 [The blind star]를 들고 나타났다. 그렇지만 쉽사리 울림을 늘어놓을 수 없는 작품의 완성도가 무척 아쉽게 느껴진다. 좀 더 숙성된 본인만의 고유성을 응집시키려 비와이 역시 무진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해당 작품에서의 전개가 그 노력에 비해 상당히 꼬여있는 듯하다. 전반부의 'Bichael Jackson'의 참신한 작명과, 신명나게 자신의 새로운 이름을 외치는 비와이의 훅(Hook)은 매력적이다. 곧바로 터질 듯한 비트 프로덕션 위에서 쏟아지는 비와이의 랩 역시 그렇다. 이 매력점은 도끼(Dok2)와의 콜라보로 이어지는 '9UCCI BANK'에까지 유효하게 작용한다. 여기서 이 곡이 이루는 머니 스웩의 정점은 본작의 전반적 구도에 있어 능선의 역할을 한다. 스킷(Skit) 트랙 고장난 네비를 거쳐 선공개된 휴게소로 본작은 차분한 무드에 이른다. 본작의 전반부가 품고 있는 폭발적 잠재의식이 후반에 이르면 다소 식는다. 무엇보다, 본작의 최대 실수로 느껴지는 타이틀곡 'My Star'의 범속한 프로덕션이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그레이(GRAY)가 프로듀싱을 맡았음에도, 결코 만족스러운 타이틀이라 할 수 없게 되었다. 긍정이란 가치관이 작품의 전체적 밀도에서 그리 깊게 공존을 꾀하고 있지 못한 듯한 인상(이것은 하나의 분기점을 두고 이분되는 랩 앨범의 전/후반부가 갖는 유기성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을) 때문에, 타이틀 'My Star'의 아쉬움은 더하다.(곡의 멜로디 프로덕션은 사실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러나 타이틀곡으로써는 다소간 무력하다.) 그 부분을 인생지기 씨잼(C Jamm)과의 콜라보 'Wright Brothers'로 일정 부분 상쇄한 것 같지만, 본작의 마무리는 다소 헐겁고 섭섭하다. 어찌되었건 비와이의 가치관은 그간 몇 할 정도 변화하였을 것이다. 본작은 그러한 본연의 취지에 닿게끔 반영되지 못한 어색함과, 뭔가가 제외된 듯한 청각적 더부룩함이 작품의 매력점보다 더 깊게 필자에게 각인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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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ik-K - H.A.L.F(Have A Little Fun)

발매 : 2017.06.05.


- 믹스테잎 [Young Hot Yellow]을 발표할 적에, 양보 없는 전투적 어조와 폭발적 라임으로 깊은 인상을 인각시킨 식케이(Sik-K)는 독종의 이미지가 강하였다. 죽여주는 랩 덕분이었던지, 그는 어느덧 (필자의 소견으로는) ‘보이지 않는 독종에서 즐거움을 향유하는 준-랩스타로 발돋움한 것 같다. 박재범(Jay Park)의 레이블 하이어 뮤직(H1GHR)의 간판 랩-싱어로써 그가 발표한 정규작에 가까운 EP [H.A.L.F], 이전에 냈던 비슷한 질량의 작품 [FLIP] 보다 훨씬 준수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경력을 불문하고, 말끔한 트랩 프로덕션을 제공한 프로듀서진의 위력이 본작의 양질에 한몫하였다. 크러쉬(Crush), 보이콜드(Boycold), 우기(WOOGIE), 범주(BUMZU), 그루비룸(GroovyRoom)에 이르는 프로듀서 라인은 식 케이의 랩-싱잉에 최적화된 트랩 프로덕션을 공통분모로써(특히나 그루비룸의 사운드가 예의 적절한 멜로디를 함께 품고 있기도 한) 제시하였고, 이것이 작품의 일관성과 풍부함을 이루고 있다. 프로덕션의 끈끈함만큼이나 피쳐링으로 참여한 이들의 질적 우세 또한 주목할 만하다. 크러쉬의 오토튠('party(SHUT DOWN)')을 비롯해,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의 중저음의 톤이 작품 후반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아주 조금(A Lil Bit)’, 단음으로 떨어지는 피아노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박자를 여유롭게 주무르는 식 케이와 디피알 라이브(DPR LIVE)의 콜라보가 돋보이는 'Have A Little Fun' .. 본작은 트랩에 귀가 트이지 않았다고 여기는 필자의 머쓱한 청력을 섬세하게 끌어안는다. 식 케이는 접착된 프로덕션의 맥을 자신의 보컬 톤으로 짚을 줄 아는 랩-싱어이다. 완급조절이랄 것도 없이, 그의 랩-싱잉은 등장 초기의 온도보다 훨씬 발전적으로 정제되어 있는 상태이다. 본작은 그처럼 발전적인 식 케이의 행보에 첫 방점을 찍은 작품이다

Comment '3'
  • ?
    케이탐슨 2017.09.26 03:58
    좋은 리뷰 음악이 있는 리뷰
  • profile
    title: [로고] Wu-Tang Clan젖은수건둬 2017.09.26 07:08
    디젤 좋아요~~~
    잘봤습니다ㅋ
  • profile
    title: Nucksal부적절한 닉네임 2017.09.26 09:09
    항상 좋은 글 보고갑니다. 저랑 앨범을 들을때 느끼는 감상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점이 있는것같아서 공감도 많이가고, 잘풀어서 말하시는거 보고 더 깊게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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