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dalena Bay - Imaginal Mystery Tour @ Vancouver, BC, Commodore Ballroom 9/6
을! 다녀왔습니다.
8시 입장이였는데 낮에 할것도 없고 긴장되기만 해서 그냥 일찍 나가서 1시간 반정도 먼저 도착했습니다.
일찍 오니 줄이 제 앞에 15명 정도 밖에 없더라고요. 기다리는게 좀 힘들긴 했지만 나중에 입장해서 머치를 사고도 맨 앞 바로 뒤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서 기다린 보람은 확실히 있었네요.
내부는 대충 이렇고
무대 퀄리티 미쳤음 ㄷ
머치는
KUMO 99 옷 5종이랑 모자,
막달레나 베이 옷 4종에 모자, 가방, 키링, Imaginal Disk CD랑 바이닐, Mercurial World 바이닐, 대따큰 포스터가 있었어요.
저는 옷은 바로 입으면 되고, 딴것들은 가방 사서 안에다 넣으면 되겠다 해서
흰 반팔티 하나랑 모자랑 ID 바이닐 빼고 테이블에 있는거 다 샀습니다(..) ID 바이닐은 이미 온라인으로 주문한게 있어서 ㅎ
산 머치 인증 사진들은 글을 따로 올릴게요!
저번 페기 공연 때의 아쉬움을 교훈삼아 이번에는 공연을 풀셋으로, 한번도 끊지않고 녹화했습니다.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아 최대한 공연 그대로를 담으려 진짜 진짜 노력했어요.
막 찍기 시작했을때는 영상 때려치고 즐기기만 할까 싶다가도 저는 항상 어떤 유익하고 좋은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어느샌가 영상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영상 화질 4K까지 지원하니까 여건이 되면 4K로 보시는걸 추천드려요! (대신 버퍼링이 걸릴순있음)
https://youtu.be/-_5Sc5UybVU
투어 서포트로 브레이크비트, EMB 아티스트 KUMO 99이 오프닝을 맡았어요.
이 분은 특이하게 미국에서 활동하시는데도 가사는 항상 일본어더라고요.
가사를 따라부를수 없어도 에너지로 압도하는 퍼포먼스 때문에 관객 호응도 좋았어요.
얌전히 말하다가도 스크리밍을 막 오가고 마이크 돌리기가 특히 멋있었어요.
최근 앨범에 Dopamin Chaser 강추드림.
https://youtu.be/ytz8yY2xJJg
대망의 막달레나 베이 공연이에요.
Imaginal Disk 전곡에 중간중간 전 앨범 베스트 트랙들까지 해서 총 1시간 20분.
미카가 정말 활발하게 무대를 뛰어다녀서 찍는 재미도 있었어요.
진짜 보는 재미 확실하니까 풀로 다 보시는걸 추천드려요.
무대 정말 멋졌고, 조명도 끝내주게 멋졌고, 의상 6단진화에,
끊기지 않고 쉬는시간 없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셋리스트, 앵콜로 The Beginning까지,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Imaginal Disk 첫 트랙이 The Beginning이랑 이어진다는거 알고 계신가요?
Mercurial World는 시작과 끝이 계속 이어져서 루프가 만들어지는 반면, Imaginal Disk는 시작과 끝이 이어지진 않죠.
대신 Mercurial World 끝을 Imaginal Disk와 연결시키면서 루프를 끝내는 것인데,
투어에서의 셋리스트는 She Looked Like Me!로 시작하고 The Beginning으로 끝냄으로써 또다른 루프를 만들어낸거죠.
컨셉까지 정말 모든게 다 완벽한 투어입니다.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그냥 라이브가 아닌 일종의 뮤지컬을 본 것 같았어요.
이게 진짜 "라이브 퍼포먼스"지라는 생각이 들은 공연이였습니다.
공연 끝나고 어안이 벙벙했어요. 내가 방금 인생 최고의, 앞으로도 최고일 공연을 본거구나 라는게 좋은 의미로 충격적이었어요.
과장 보태면 저에겐 이번 칸예 리스닝파티보다 더 뜻 깊었네요.
막달레나 베이를 들어본지 3달조차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당당하게 제 최애 아티스트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나중에 다음 앨범으로 투어올때 한국에 오면 무조건, 아니 한국에 안오더라도 날잡아서 다른 나라에 비행기표까지 끊고 가서 보고싶을 정도에요.
이제 다음달이면 한국 돌아가네요.
캐나다 밴쿠버에 온 이유는 한국에서 대학교 들어가서 적응 못하고 1년 통으로 날리고 휴학하고 띵가띵가 놀다가
부모님께서 영어도 배우고 새로운 경험삼아 어학연수 가보는거 어떻냐고 추천하셔서 될대로 되라지란 심정으로 오게된거 거든요.
하지만 처음 3개월 정도는 어학원 열심히 다니다가 소심한 성격에 저질 체력에 해본적도 없는 공부를 하려니 결국 학원 빠지고 밖에 안나가고 집에서 음악만 들으면서 2년전이랑 똑같은 실수를 하고있고, 항상 그래왔던것처럼 자기혐오에 빠져서 결국 또 이렇게 시간과 돈을 날리는건가 싶었어요.
그래도 여기와서 운좋게 나만큼이나 음악 좋아하는 형도 만나고, 여기저기 끌려다니면서 추억도 쌓고, 한국에 올 확률이 적은 내 최애 아티스트들, MIKE, 제인 리무버, 페기, 그리고 어제 막달레나 베이까지 공연본거,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하지 못했을 것들을 해봤으니 적어도 100% 나쁜 시간을 보냈다곤 할 순 없겠네요.
물론 제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냥 시간 날리고 돈 날린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저도 그건 인정하고 변명할 생각은 없어요. 그래도, 적어도 저는 좋았던 면을 최대한 기억하고 싶네요.
암튼 얼마 안남은 시간이라도 잘 지내야겠어요.
아무에게도 얘기 못했던걸 하니까 속이 다 시원하네요. 뭐 죽으러 가는거 아니니까 걱정하진 마시고요.
여기에 온걸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준 막달레나 베이에게 감사하고,
또 이 글을 보고계신 저를 부러워하시는 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끗.
추신:
혹시 어학연수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저의 조언은
우선 어학연수는 공부만 하러 가는게 아니라 친구도 많이 만들고 주변 여행도 다니러가는, 사실상 동시에 놀러가는거기도 하니까 본인이 이런걸 100% 즐길 수 있는 성격인지, 적어도 본인 스스로 공부하는 법은 알고있는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개인적인 의견으로 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3개월이면 충분히 적응되고도 남거든요. 3개월이면 영어 원어민 수준으로 잘할 수 있다 이건 당연히 아니고요. 다녀보면서 나는 좀 더 남아서 영어를 더 배워보고 싶다 할떄 연장하면 되는거기 때문에 저처럼 부모님 말 따라서 6개월은 있어야 영어가 늘지~ 이러지 마세요..ㅎ
그리고 최대한 어릴때, 당장에 취업 걱정 안해도 될때 가는게 좋으니까, 물론 이건 케바케임.
밴쿠버에 관해서는.. 좋긴 다 좋은데 사람들 말 들어보면 밖에서 놀게 너무 없다고들 하네요.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온 형 말로는 토론토가 액티비티?가 많다고 하는데 이건 저도 확답은 못드리겠음.
근데 확실한건 아티스트들 투어는 토론토보다 밴쿠버가 더 많은듯. 저처럼 어학연수 핑계대고 공연보러 오세요 ㅎ
후아 재밌겠다...
영상 찍느라 완전히 못즐겼으니 당신은 영상을 끝까지 봐야하는 의무가 있습니다(아님)
분위기 좋네요
막달레나 베이 노래들이 너무 과하게 하입되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잔잔하지도 않은 진짜 잘 만든 팝이라서 그런듯!!
정말 부럽습니다. 겨울 쯤에 꼭 내한 와줬으면 좋겠네요
더더 몸집이 커져서 세계투어 다닐 체급이 됐으면 좋겠네요. 적어도 일본에라도ㅠ
영양가 있는 후기 부터 어학연수 꿀팁까지 ㄷㄷ
가성비 지리는 글이네요
좋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
내한 제발...제발 좀 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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