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취향이 아닌 게 어딨어 이 pussy새끼. 넌 도망자 난 절대자. 예술엔 있지 정답"
근데 이건 너무나 굉오하고 오만한, 적어도 릿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 같습니다.
예술은 지극히 상대적인, 공감과 소통의 분야입니다.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 퀄리티를 이렇게까지 높였고
서사를 이렇게까지 신경썼고 나 자신을 이렇게나 담았으니 이건 무조건 명작이야,가 아니에요.
하고싶은 말이 정말 많다는건, 1시간동안 귀가 따깝고 피곤하게 욱여넣어놔서 너무나 잘 알겠고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자신을 전시하고 싶은 마음과
그걸 미로속에 숨기고 싶은 양가감정이 있다는것도 어느정도는 알겠는데,
문제는 그 방식이에요.
정박도 엇박도 레이백도 아닌 시종일관 힘이 잔뜩 들어간 부자연스러운 플로우에
욱여넣고 또 욱여넣어서 너무나 많고, 너무나 적나라하고 그래서 청자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고
그래서 허공에 휘발되고 날아다니기만 하는 벌스들이 유발하는 피곤함 (초반 트랙들)
가사와 전혀 맞지않는, 그래서 묻어나지 않는 전위적인 비트 (유년, 비비드)
좋은 싱어들이 참여했지만 트랙 안에서 그걸 들어내듯 구분해버려서 벌스와 싱잉이
유기적으로 어울리지 않고 서로 다른곡 처럼 겉도는데 (인순이, 딘)
이쯤되면 후반으로 갈수록 의미를 알 수 없는 투머치한 대향연의 퍼레이드에
청자는 갈일을 잃고 결국 헤매이게 되는데
그게 저스디스가 의도한 "미로"라면 이건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예술은 지극한 공감의 영역이고
내가 이렇게나 돈과 시간을 들여 신경썼고 이렇게나 유기적인 기믹과 서사속에서 내 이야기를 담았으니
이건 그냥 명작이고 이걸 못느끼는게 병신이야, 같은 우격다짐이 아니에요.
예술가의 생각과 의도가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메타포에 담기고
청자는 그게 바로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직관적으로,
빈지노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치 칼에 찔린듯이" 그게 뭔지 느끼고
그 지점에서 자연스러운 공감과 감동을 자아내고 이렇게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걸 "명작"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그런 우격다짐의 잘못된 예를 수없이 목도해왔죠.
업그레이드5도 상업예술도 작자가 스스로 호소하고 외치는 명작을
우리는 절대 명작으로 인정하지 않아요. 아니 할 수 없어요.
당연하게도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으니까요.
오래전 언젠가 저스디스가 올해의 아뤼스트, 올해의 아알봄은 자기라고 격노한적이 있었죠.
릿은 그 하소연과 한탄을 1시간짜리 20트랙에 녹여낸 우격다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투매니홈부터 저스디스의 팬이었던 저한테는 정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물론 저스디스 팬보이들은 응, 그냥 니가 막귀^^ 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저는 오늘부터 막귀를 하겠습니다.
청자가 이해할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공감할 수 없어 허공에 사라지는
서사와 기믹과 메타포는 예술에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적어도 직관적으로 느낄 수는 있게 하는게 예술이고
제가 생각하는 "잘하는 음악"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LIT 미로 이 단어에 너무 꽂혀서 사운드 유기성을 너무 버려버림
그냥 맛봤을때 직관적으로 오이시한 음악이 저도 좋아요.
공감합니다
저도 센스 좋아해요...
저스디스가 가사를 이렇게 못쓰는 사람이였나 생각이 드네요
전달력의 문제인것 같아요. 1시간을 들었는데 머리와 가슴에 남는 벌스가 단 한개도 없어요.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너무 기대했는데 1시간 듣고나서 의식이 자유낙하 하는줄 알았네요...
말씀하신 단점들이 확실히 단점이긴 하죠
선공개 트랙들부터 불안하긴 했는데...기대가 컸던지라 너무 안타깝고 아쉽네요.
천지창조 라인은 잘 쓴 가사라고 생각함
동의가 안되는 내용인데도 꽂히는 게 있었음
이번 앨범에는 그런 게 1도 없는 게 문제
맞아요 언행불일치라고나 할까요ㅎ 근데 애초에 천지창조를 가져온거 자체가 저는 거대한 어그로인 것 같아요.
그만큼 릿에 대한 자신감의 방증이었겠지만 그게 반증이 될줄은 몰랐겠죠.
이센스가 대단한 이유인듯
이해라 일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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