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이팔청춘, 모지 & 스무키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9.01.18 21:39추천수 3댓글 4

thumbnail.jpg


‘이팔청춘’이라는 말이 있다. 16세 무렵의 혈기 왕성한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이는 한국 기준이라 미국의 16세에 적용하면 조금 오차가 생기기는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16세는 꽤나 특별하다. 스윗 식스틴(sweet sixteen)이라 하여 16세에 맞는 생일을 축복하고, 그 시기를 달콤한 청춘의 시절로 찬미한다. 그만큼 16세는 여러 면에서 에너지가 넘치고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기다. 실제로 래퍼들 중 이 시기에 두각을 드러내며 수면 위로 떠오른 이들이 많다. 불과 3년 전, 릴 펌(Lil Pump)이 “Lil Pump”을 발표하며 커리어의 물꼬를 튼 것도 리치 브라이언(Rich Brian)이 “Dat $tick”을 발표한 것도 16살 때였다. 소개할 두 어린 래퍼도 트렌드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음악을 선보이며 조용히 주목받고 있다. 서로 조금씩 다른 매력으로 2019년, 나아가 2020년대를 이끌어갈지도 모르는 이팔청춘의 릴 모지(Lil Mosey)와 스무키 마르지엘라(Smooky Margielaa)의 프로필과 대표곡 세 개를 함께 알아보자.




1.jpg


Lil Mosey


릴 모지(Lil Mosey)는 시애틀 출신의 떠오르는 신인 래퍼다. 시애틀은 매클모어(Macklemore) 정도만 떠오를 정도로 로컬 씬이 발달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릴 모지가 패기 있게 '시애틀 힙합 씬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 정도가 새롭게 성공을 이뤄낸 유일한 래퍼 아니냐?'라는 식의 이야기를 대놓고 했을 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요즘 래퍼답게 사운드클라우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를 베이스로 주목받았다. 2017년 4월에 첫 믹스테입 [NorthsBest]를 공개했고, 같은 해 말에 공개한 “Pull Up”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가능성을 눈여겨본 인터스코프 레코드(Interscope Records)와 계약하며 탄력을 받은 채로 커리어를 쑥쑥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Noticed”로 차트인에 성공했고, 빌보드 대세로 자리매김한 레이블 메이트 주스 월드(Juice WRLD)의 투어 오프닝으로도 함께하고 있다. 앨범 단위의 결과물도 있었다. 2018년 10월 발표한 첫 믹스테입과 동명인 [Northsbest]는 릴 모지 특유의 몽롱하면서도 밝은 느낌의 뉴웨이브 스타일을 잘 살려 만든 짧은 호흡의 트랙으로 평단과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많은 사운드클라우드 래퍼가 앨범을 만드는 단계에서 증명에 실패하는 것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일이다. 든든한 레이블과 동료들의 지원, 그리고 뉴웨이브 비트에 잘 어울리는 캐치한 멜로디라인을 잡을 줄 아는 능력은 앞으로 탄생할 그의 멋진 트랙을 기대하게 한다.



Noticed


릴 모지가 본격적으로 스포트라이트 받게 된 곡이다. 노래의 분위기만큼이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밝은 톤의 뮤직비디오와 릴 모지의 귀여운 외모가 잘 어울린다. 떡잎부터 알아보는 비디오그래퍼 콜 베넷(Cole Bennett)이 감독을 맡았고, 리리컬 레모네이드(Lyrical Lemonade)를 통해 공개되었다. 성공에 대한 자랑과 총기, 술, 약물 등 래퍼들이 흔히 다루는 소재로 삼지만, 자신의 성공에 태도를 바꾼 이들을 비꼬거나 관심을 보이는 여자 앞에서 모르는 척하는 등 새침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비트에 착착 붙는 멜로디가 "Pull Up"으로 슬쩍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Kamikaze


첫 앨범 [Northsbest]를 통해 공개된 곡. 릴 모지가 투어에서 돌아와 스튜디오로 직행하면서 만든 노래라고 한다. 뮤직비디오는 “Noticed”와 마찬가지로 콜 베넷이 감독을 맡아 영국 런던에서 촬영됐는데, 하이라이트는 그릴을 한 채로 '쨍' 웃는 모습이다. 내용은 광범위하다. 재낵스를 하고, 돈을 많이 벌고, 친구의 석방을 요구하고, 명품 패션도 자랑한다. 하지만 본인은 첫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을 생각나는 대로 프리스타일을 하면서 만들었기에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한다. 재낵스 때문에 기억이 날아간 거라는데, 현재 그는 마리화나를 제외한 약물을 모두 끊었다고 한다. 이유야 어찌 됐든 앞으로는 건강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Boof Pack


릴 모지의 대표곡만을 꼽자면 "Boof Pack" 대신 데뷔 싱글 “Pull Up”이 나와야 하겠지만, 비교적 최근 공개된 곡을 소개하고 싶어서 이 곡을 가져왔다. 앞서 언급했듯 릴 모지는 이제 약물을 거의 끊었지만, 여전히 즐겨 하는 마리화나(boof pack)에 관해 할 이야기는 많이 남아 있나 보다. 뮤직비디오는 월드스타힙합(WORLDSTARHIPHOP)을 통해서 공개됐는데, 콜 베넷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 "Noticed", "Kamikaze"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제목이 제목인 만큼 마리화나를 말거나 피우는 장면도 많다. 돈다발을 들어 보이며 다른 곡들처럼 허세 가득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비트에 흐르는 피리 소리는 깜찍하기까지 하다. 그 소리가 또 묘하게 어울린다는 게 흥미롭다.






2.jpg


Smooky Margielaa


릴 모지가 군계일학이라고 주장할 만큼 힙합과 영 인연이 없는 시애틀에 반해, 스무키 마르지엘라(Smooky Margielaa)가 자란 브롱스(Bronx)는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겨난 성지 그 자체다. 빅 펀(Big Pun), 슬릭 릭(Slick Rick), 케이알에스 원(KRS-One) 등 뿌리 깊은 대선배들부터 카디 비(Cardi B), 에이 부기 윗 다 후디(A Boogie wit Da Hoodie) 같은 신예들까지, 이곳은 수많은 래퍼를 배출한 둥지다. 쟁쟁한 지역에서 2002년생의 어린 꼬마가 주목받으려면 남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다행히 스무키 마르지엘라에게는 충분한 재능과 이를 받치는 깡이 있었다. 그는 청소년 출입금지였던 클럽의 뒷문으로 몰래 들어간 후, 에이셉 라키(A$AP Rocky)를 멈춰 세우고서는 준비한 랩을 선보였다. 에이셉 라키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에게 내려진 보상은 에이셉 맙(A$AP Mob)을 베이스로 한 레이블 AWGE 입단 제의라는 엄청난 기회였다. 그렇게 그는 현재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 에이셉 퍼그(A$AP Ferg)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아직 앨범 단위의 작업물은 없지만, [Cozy Tapes, Vol. 2]와 [TESTING]에서 선보인 피처링 벌스와 드문드문 발표한 싱글에서 앳된 목소리에 오토튠을 입힌 중독적인 싱잉 랩을 체크해보자. AWGE가 이 어린 친구를 선택한 이유를 대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Stay "100"


스무키 마르지엘라라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계기가 된 곡이다. 놀이터 구름사다리 위에서 아이들과 다리를 흔드는 모습과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모습이 번갈아 가며 등장하는 신박한 뮤직비디오 연출이 압권이다. 술병 대신 스프라이트를, 보석 대신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를 가지고 노는 바꿔치기투성이인 영상에 웃음이 피식 나올 수도 있다. 단, 오토튠을 운용하며 멋진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스무키 마르지엘라의 퍼포먼스는 기존 아티스트들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성숙하다. 그 와중에 비속어를 단 한 개도 섞지 않는 착한 어린이의 지조까지 갖췄으니 될성부른 떡잎이 아닐 수 없다.



VLONE FLEX


스무키 마르지엘라의 훅메이킹이 제대로 빛을 발한 트랙이다. 그는 물 흐르듯 흘러가는 플로우와 함께 또다시 학교 친구들을 뮤직비디오 안에 불러 모으며 열심히 팔을 휘젓는다. 운전면허를 땄는지는 모르겠으나, 비싼 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다. 그렇다고 또 운전을 하진 않는 애매한 모습도 보여준다. 에이셉 바리(A$AP Bari)가 런칭한 브랜드 브이론(Vlone)을 입은 멋진 모습을 자랑하다 보니 제목도 그대로 '브이론 뽐냄'으로 정한 것만 같아 한편으로는 귀여움이 느껴진다. 귀여움 속에서도 진짜인 그의 플렉싱은 결코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재화들의 값만 해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Flight to Memphis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쥬시 제이(Juicy J), 에이셉 라키를 한 곡에 몽땅 참여시키는 AWGE의 섭외력도 섭외력이지만, 이들 사이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곡을 이끌어 가는 스무키 마르지엘라의 그릇이 돋보인다. 제목처럼 멤피스를 향하는 중 떠오른 영감으로 탄생한 곡으로 짐작된다. 이 곡은 실제로 그가 멤피스에서 열린 페이머스 덱스(Famous Dex)와 리치 더 키드(Rich the Kid)의 공연에 특별 게스트로 등장해 선보인 곡이다. 다른 곡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내용 없이 플렉싱하는 라인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것이 비단 어린 래퍼들만의 문제는 아니기에 신경 쓸 필요 없다. 그저 열여섯이란 나이에 에이셉 라키와 함께 페라리를 타며 뽐내는 가사를 쓸 수 있는 스무키 마르지엘라의 삶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CREDIT

Editor

soulitude, snobbi

신고
댓글 4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