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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누가 패거리 힙합 해주냐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1.08.22 22:05추천수 11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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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음악에 빠져드는 모든 계기의 수를 헤아릴 수는 없다. 하지만, 패거리를 이룬 래퍼들이 함께 뿜어내는 에너지에 압도되며 빠져든 경우가 상당할 것이라 확신할 수는 있다. 런 디엠씨(Run-D.M.C.), 우탱 클랜(Wu-Tang Clan)부터 쓰리 식스 마피아(Three 6 Mafia), 오드 퓨처(Odd Future)와 에이셉 몹(A$AP Mob)까지 이어진 랩 콜렉티브의 계보는 힙합의 가장 전통적인 멋 중 하나를 이어왔고, 최근에는 브록햄튼(BROCKHAMPTON)이 그 바통을 넘겨받으며 막강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브록햄튼의 리더 케빈 앱스트랙트(Kevin Abstract)는 브록햄튼이 올해를 끝으로 해체한다는 슬픈 소식을 전했다. 이전에 비해 랩 콜렉티브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든 현 힙합 씬에서, 래퍼들의 뜨겁고 땀내 나는 합동 공격을 사랑하는 장르 팬들에게 이는 분명 절망적인 소식이었을 터. 다행히, 여기 이 세 집단은 여전히 한 곡 안에서 목소리를 부대끼며 ‘패거리 힙합’의 계보를 이으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랩 콜렉티브들과 음악적 방향은 다를 수 있지만, 여전히 장르 팬들이 사랑하는 ‘맙 쓋(Mob Shit)’을 지키고자 하는 것만은 확실한 세 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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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클럽(AG Club)

 

220만 명의 스포티파이(Spotify) 연간 청취자를 거느리게 된 지금, AG 클럽(AG Club)은 ‘패거리 랩’의 계보를 이어갈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선배 패거리(?) 에이셉 몹의 에이셉 퍼그(A$AP Ferg), 그리고 NLE 차파(NLE Choppa)가 참여한 “Memphis (Remix)”로 메이저 씬으로의 진입 가능성을 엿봤던 그들은 올해 두 파트로 이루어진 데뷔 프로젝트 [F**k Your Expectations]로 총 18곡을 선보였다. 날아오를 준비를 막 갖춘 지금, AG 클럽은 2021 롤라팔루자(Lollapalooza) 페스티벌 라인업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 4월에는 애플 뮤직 1(Apple Music 1)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사실상, 씬에서 ’보증 수표’로 여겨지는 요소들을 슬슬 전부 충족시킨 기세등등한 상황.

 

https://youtu.be/zNq0YpGyJAs

 

AG 클럽의 에너지는 브록햄튼과 많은 점을 닮았다. 첫째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음악적 스펙트럼이 그렇고, 둘째로 핵심 퍼포머 멤버들과 음악 외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멤버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그들은 자체적으로 그래픽 디자인과 비디오 디렉팅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음악적으로도 단순한 랩 음악뿐만 아니라 유연한 얼터너티브 감성까지 녹여내고 있다. 멤버의 90%가 <마인크래프트>에 중독되어 있다 밝힌 걸 보면, 씬 내에서 가장 젊고 활기찬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도 있다. 한 인터뷰에서 AG 클럽은 자신들이 에이셉 몹, 오드 퓨처 등의 선배 그룹들과 견주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과 흥분감을 드러낸 바 있으며, 그만큼 그들은 지금 이전 세대의 콜렉티브들을 이어 ‘씬을 먹어버리는 단체’가 되려는 의지와 함께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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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 갱(SURF GANG)


서프 갱(SURF GANG)은 현존하는 랩 콜렉티브 중 가장 기이한 에너지를 뿜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이 단체의 음악은 전통적인 랩 콜렉티브의 땀내 나는 바이브와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영 린(Yung Lean)이나 블레이디(Bladee)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차가운 멋이 더욱 두드러진다. 서프 갱의 멤버들은 2017년경 스케이트보드장에서 뭉친 뒤 자신들의 귀를 만족시키기 위한 가벼운 곡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 시작되면서야 본격적으로 세상에 음악 아티스트로서 나설 계획을 꾸렸다고 한다. 그런 그들의 자유분방함과 형식에 괘념치 않는 쿨함은 음악 안에도 있는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https://youtu.be/Cz1WOYq6o10

 

서프 갱의 메인 프로듀서이자 사실상 리더인 이블지아니(Evilgiane)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을 “포스트 아포칼립스 랩”이라 칭하며, “모든 장르에서 영감을 가져와 그저 우리의 것으로 만든다”라고 밝혔던 바 있다. 실제로 서프 갱의 음악에는 트랩뿐만 아니라 드릴, 하우스 등의 수많은 사운드에서 가져온 영향이 묻어나지만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멤버들의 랩은 아무리 길어도 2시간 이상은 고뇌하지 않은 듯 툭툭 던져지며, 신나게 모쉬핏 안에서 놀면서도 얼굴은 무표정으로 일관할 것 같은 비정상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이런 서프 갱의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면, 솔로 커리어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캐스터(Caspr), 폴로 퍼크스(POLO PERKS <3 <3 <3) 등의 음악으로 넘어가 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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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리지 빌리지(Spillage Village)

 

드림빌(Dreamville)의 어스갱(EARTHGANG)과 JID, 싱어 메레바(Mereba)와 블랙(6LACK)이 함께 소속되어 있는 콜렉티브 스필리지 빌리지를 현시점에서 바라본다면 하나의 프로젝트성 슈퍼 그룹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유대는 서로가 성공을 거머쥐기 한참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꾸준한 팀 활동과 함께 결성 10년 차를 돌파하며 중견급(?) 콜렉티브로 거듭났다. 래퍼, 싱어와 프로듀서가 한데 어우러진 스필리지 빌리지는 지난 2010년 결성된 이후 독립적으로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주축인 어스갱과 JID가 제이콜(J. Cole)의 품에 안긴 이후인 2020년에는 드림빌의 도움과 함께 네 번째 프로젝트이자 첫 메이저 레이블 앨범인 [Spilligion]을 발표했다.

 

https://youtu.be/kGNhEtOVxek

 

그룹 내의 멤버들이 대부분 개인 커리어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우선 따로따로 알고 있던 뮤지션들이 함께 선보이는 합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일 것이다. 2014년 데뷔 프로젝트인 [Bears Like This]에서는 멤버들의 설익었던 패기와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한편, 최신작인 [Spilligion]에서는 늘어난 멤버만큼 풍부해진 아이디어, 거룩해진 분위기와 혼란스러운 시국을 다독이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매력으로 다가온다. 각자 바쁜 음악가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흐지부지하게 유지될 콜렉티브가 아닐까 걱정스럽다면, 결성으로부터 10년이 지난 2020년에야 첫 메이저 앨범을 발표한 그들인 만큼 오히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단체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여기는 편이 더욱 설득력 있지 않을까.

 

 

 

 


CREDIT

Editor

snob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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