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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엘라이크(L-like)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1.08.28 20:02추천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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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UNHYPED’는 힙합엘이의 언더그라운드 큐레이션 시리즈로, 이 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자신만의 위치에서 힘껏 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없는 그들. 장르, 경력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본 시리즈를 통해 소개될 아티스트들은 몇 년 안에 더욱 큰 주목받을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그런 그들을 미리 발견하고, ‘하이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언하이프’의 상태의 그들이 만들어낸 솔직하고, 대담한 음악이 더욱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UNHYPED: L-like

‘UNHYPED’에서 스물네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엘라이크. 엘라이크는 염따(Yumdda)와 죠지(George), 그리고 소금(sogumm) 등과 함께 한 작업물을 발표하며 프로듀서로서 이름을 알렸던 아티스트다. 특히 이태원을 비롯한 여러 클럽과 페스티벌 등에서 DJ로 활동해 오며 자신의 활동 반경을 넓혀 왔다. 새 앨범 [Olive]는 드넓은 엘라이크의 음악 세계와 일상에서 얻은 영감들이 함께 어우러져 올리브색으로 빛나는 작품이다. 새로운 스타 프로듀서를 찾고 있는 이가 있다면, 여기 엘라이크의 이름을 반드시 기억해 두길 바란다.

 

 

 


 

LE: 일단 힙합엘이 회원 분들에게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엘라이크: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듀서 그리고 DJ로도 활동하는 엘라이크라고 합니다.

 

 

 

 

 

LE: 근황은 어떠신가요? 얼마 전까지 직접 유튜브 채널에 많은 콘텐츠를 올리셨는데, 요즘은 잠잠하더라고요.

 

사실 올라간 콘텐츠가 다였거든요. 유튜브를 크게 운영할 생각은 아직 한 적이 없어요. 대신에 정말 감사하게도, 앨범을 발매한 이후로 작업할 기회가 많이 생겨서 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요.

 

 

 

 

 

LE: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 건가요?

 

뮤지션과의 작업도 있지만, 매거진 쪽에 있는 친구들도 같이 일할 기회도 많이 생겼어요. 또 최근에 제가 샤이 아시안(Shy asian)과 함께 고요손 작가의 사운드 트랙에 참여하게 되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각 예술 쪽에 있는 친구들도 많이 만나서 얘기도 나눠봤어요. 이번 앨범을 계기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제 커리어의 좋은 시작점이 된 거 같아요.

 

 

https://youtu.be/6A8dWJl-lx4

 

 

LE: 고요손 작가님과는 어떻게 작업을 하시게 된 건가요?

 

작가님이 직접 저에게 DM을 주셨고, 바로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저도 전시 쪽 음악 작업은 아예 처음이었거든요. 이번 작업을 계기로 이후로도 전시 쪽 음악을 작업해 보고 싶네요.

 

 

 

 

 

LE: 전시 쪽 음악 작업은 처음이라고 하셨는데요.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처음해보는 작업이라 재미있었어요. 이번 전시 주제가 미쉘(Michel)이었는데, 작가 님의 상상 속 장면을 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또, 작가 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LE: 좋은 기억이 되셨을 거 같네요. 또, 엘라이크 님이 한창 바이닐을 수집하고 계신 거로 아는데요. 최근에는 어떤 바이닐을 사셨나요?

 

요즘에는 정신이 없어서 바이닐을 살 새가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최근 친구한테 플로팅 포인츠(Floating Points)와 파라오 샌더스(Pharoah Sanders), 그리고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ondon Symphony Orchestra)의 합작 앨범인 [Promises]를 선물 받았는데요. 들어 보니까 충격을 받을 정도로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그 앨범을 잘 듣고 있어요.

 

 

 

 

 

LE: 인터뷰를 보니 엘라이크 님이 음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할 때가 막 mp3 플레이어가 나올 때라 하셨는데요. 그때부터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혹시 기억나시나요?

 

맞아요. 저는 아이리버(Iriver)랑 아이팟(iPod)을 썼었는데요. 당시에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중학생 때는 브릿 팝이나 영국 쪽 음악에서도 가벼운 느낌의 록 사운드를 좋아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친구가 공연에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빈지노(Beenzino) 님의 공연이었던 게 생각나요. 정확히 어떤 음악을 처음 듣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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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ike: 현재

음악에선 진심이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LE: 보통 음악 하시는 분들은 가족력이 있는데, 엘라이크 님의 경우는 어떠세요?

 

저는 아닌 거 같아요. 그런데 제가 어렸을 때 교회를 다녔거든요. 비록 지금은 교회에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태이지만요. (웃음) 어쨌든 교회에 가면 악기를 다루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그때부터 밴드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던 거 같아요.

 




 

LE: 혹시 학교에서 밴드부나 교회 음악 반주 같은 것도 하셨나요?

 

네. 학교에서 밴드부도 했었고, 반주도 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워서 콩쿠르도 나가고 그랬거든요. 이건 좀 부끄러운데요. 제가 지금 노래를 잘하진 않지만, 당시에는 개인 레슨을 받으면서 동요를 했거든요. 부모님이 저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데 좀 적극적인 편이셨고, 저도 관심 분야가 음악 쪽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모님이 피아노 학원도 보내고, 개인 레슨도 받게 해주셨던 거 같아요.

 

 

 

 

 

LE: 인터뷰를 보니까 17살 때 음악 학원에 다니셨다고 하던데, 당시에는 실용음악 학원에 다니셨던 건가요?

 

조금 기억이 왔다 갔다 하는데요. 제가 청주에서 거주했는데 여러 지역의 음악 학원을 옮겨 다녔거든요. (웃음) 그래서 지금 생각을 해보니까 중학생과 고등학교 사이쯤? 고1 정도에 실용음악 학원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어떤 음악 학원에 다니게 되었는데요. 그때부터 저도 재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LE: 안 그래도 <랩하우스 온에어>에 출연하셨을 때 채팅창에 청주의 딸이란 댓글이 올라왔던 게 생각나네요. (전원 웃음) 그러면 청주에는 언제까지 계셨던 건가요?

 

다 제 친구들이 장난친 거예요. (웃음) 제가 서울에 아예 올라온 게 스물네 살 때부터였어요. 원래는 스무 살 때도 서울에 잠깐 올라왔었거든요. 당시에는 서울에 있는 학교의 실용음악과에 합격했거든요. 그런데 저와 안 맞는 거 같아서 학교를 자퇴하고 청주로 내려갔어요. 그래서 다시 올라온 건 스물네 살이고요. 지금은 후암동에 살고 있어요.

 

 

 

 

 

LE: 그러면 학원을 옮기시면서 재즈 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신 거로 보이는데, 이전까지는 실용 음악에 관해 관심은 딱히 없으셨나요?

 

네. 저는 실용 음악이라는 용어를 잘 몰랐어요. 저는 그냥 음악이 좋아서 학원에 다닌 거였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실용 음악을) 한 건 고등학생 때부터였어요.

 

 

https://youtu.be/otVH5cv9z1A

 

 

LE: 인터뷰를 보면 당시 학원 언니의 추천으로 알 재로(Al Jarreau)를 듣고, 샤카탁(Shakatak), 토토(Toto)의 노래를 커버하셨다고 나와 있는데요.

 

약간 내용이 섞여 있는데요. 자연스럽게 학원에서 만난 언니들도 이런 음악 쪽에 관심이 많아서 교당시에 교류를 많이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내준 숙제가 샤카탁, 알 재로의 노래를 코드와 라인을 따오는 거였어요. 그때의 선생님이 저에게는 멘토 같고 멋있는 분이고, 저랑 너무 잘 맞아서 지금도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LE: 엘라이크 님이 고등학생 때 들었던 음악을 조금 더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사실 존 메이어(John Mayer) 광팬이었어요. 그때는 존 메이어 곡이랑 영상을 다 아이팟 같은 mp3 플레이어에 다 넣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저는 존 메이어를 음악적으로 좋아한 것도 물론 있지만, 저에게는 존 메이어가 이상형이었어요. (전원 웃음) 그래서 그 당시 고 1때 머리가 크고, 키 큰 남자를 좋아하고 이랬어요.

 


 

 

 

LE: 저는 사실 엘라이크 님이 건반 연주를 즐겨 하시니까, 키보드 연주자를 좋아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 건 아니신 거 같네요. 

 

네. 전혀 아니었어요. 대신에 그 아티스트만의 뿜는 에너지 같은 게 좋으면 좋았어요. 이 중에서도 존 메이어는 완벽했던 거죠. (전원 웃음) 존 메이어 노래도 너무 좋고요.

 

 

https://youtu.be/cOVUiqTN6eY

 

 

LE: 엘라이크 님의 존 메이어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네요. (웃음) 조금 전에 실용음악학과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학교를 언제까지 다니시다가 자퇴를 하신 건가요?

 

딱 이주 동안 열심히 다니고 휴학을 좀 하다가 자퇴를 했어요. 학교는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당시 브레이크봇(Breakbot)에 엄청나게 빠져 있었는데요. 학교 학비도 학비지만, 음악 쪽에 저와 공감대가 있는 친구들을 만나서 교류를 하고 싶었어요. (교류하려 하는 친구들이) 브레이크봇을 모르면 뭔가 좀 힘들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전원 웃음) 누구나 어릴 때는 그런 게 좀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학교를 자퇴한 뒤 피아노 학원을 1~2년 다니고, 그다음에 컴퓨터 음악 학원을 1~2년 다녔어요.

 

 

 

 

 

LE: 그렇다면 컴퓨터 음악 학원에서는 어떤 걸 배우셨고, 대학이나 이전까지 다니셨던 실용 음악 학원에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느끼셨나요?

 

물론, 다 그러시는 건 아니지만요. 아무래도 이전에는 조금 더 실용음악이나 재즈를 중심으로 가르쳐 주신 거 같아요. 당시 학교에 장혜진 교수님, 배장은 교수님, 손무현 교수님이 계셨거든요. 그중에서 저는 손무현 교수님의 강의를 되게 좋아했어요. 쿨앤더갱(Kool & the Gang), 이런 음악을 가르쳐 주셨거든요.

 

수업 자체는 너무 좋았는데, 저는 컴퓨터 음악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제가 선택한 과목에서는 전자음악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없었고, 처음부터 피아노로 들어가서 수업이 따로 없었어요.

 

컴퓨터 음악학원은 아무래도 컴퓨터 위주로 가다 보니 그 전에 배웠던 방식이랑 많이 달랐던 거 같아요. 처음 봤을 때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에 대해서 알려주셨는데요. 저는 그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처음 듣는 용어들이 많다 보니 더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LE: 어떻게 보면 실용 음악과에서는 화성, 터치 같은 걸 배우셨다면, 컴퓨터 음악학원에서는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직접 하나의 음악으로 실현하는 과정을 배운 셈이네요.

 

그런데 실용음악과라고 해서 전자음악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저희 과에도 있었는데요. 제가 피아노 전공이라서 과목이 달라서 배우지 않았거든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컴퓨터 음악학원을 다닐 때 하나의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배운 셈이죠.

 

 

 

 

 

LE: 그렇다면 브레이크봇 이야기가 나와서 질문을 드리자면요. 브레이크봇의 노래들이 나온 게 2011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떤 경로로 브레이크봇의 노래를 접하게 되었는지 기억나시나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요. 아마 유튜브였던 거 같아요. 저는 그때 "Baby I'm Yours"를 알게 되었는데요. 그리고 제 친구가 저스티스(Justice)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타투도 새겼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도 에드 뱅어(Ed Banger) 쪽 아티스트들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 거 같아요. 저는 브레이크봇 내한 공연도 가고 그랬거든요. 그 타투 친구랑요. (웃음)

 

 

 

 

 

LE: 혹시 엘라이크 님은 브레이크봇하고 같이 무대를 서신 적은 없나요?

 

저는 어떤 무대에 섰는지를 잘 기억 못 하는 편이예요. 나중에 포스터 보면 ‘어? 나 이거 했었네?’ 할 정도로 기억을 못 하거든요. 그래도 크로메오(Chromeo)나 아노말리(Anomalie)와는 같이 무대를 섰는데 브레이크봇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너무 옛날 일이라서… (웃음)

 

 

 


 

LE: 다시 돌아와서 2014년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리믹스 트랙을 업로드하셨는데요. 이때부터 본인의 이름을 걸고 작업물을 공개하기 시작하신 건가요?

 

그 곡이 2014년, 이제 컴퓨터음악을 배우고 나서 1년 뒤에 올린 거였거든요. 그때도 저는 청주에 있어서 ‘이제 활동을 시작해야지’라는 생각이나 개념이 없었어요. 청주는 DJ가 활동할 수 있는 클럽 같은 공간이 없어서 저도 그런 걸 잘 몰랐거든요.

 

결과물을 올리고 나서 DJ를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연락이 많이 오긴 했어요. 그중에서 디럭스 서울(Deluxe Seoul)의 줄리안(Julian)이 있었고, 줄리안이 저에게 크루 제안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당시에는 워낙 그쪽 신을 모르기도 하고, 자신감도 없고, 아직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절을 했어요. 좀 후회하긴 했지만요. (전원 웃음) 그래도 엄청 (파티나 공연에) 많이 불러 줘서 그때부터 시작했던 거 같아요.

 

 

 

 

 

LE: 청주에는 DJ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나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딱히 없나 보네요?

 

옛날, 제가 20살 때만 하더라도 작은 공간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잘 모르는 거일 수도 있지만, 이후에는 딱히 없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제가 천안에서 학원에 다녔었는데, 천안은 그런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던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청주는 (그런 공간) 아직 좀 많이 없는 거 같아서 아쉽긴 하죠. 그런데 제가 TNF 크루의 프로듀서 BMTJ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는데요. 그 친구가 우리 학교 전교 회장이었어요. (웃음) 그래서 동창회도 하고 최근에도 만나서 얘기를 하고 놀았거든요. 그 친구도 서울에 올라와서 음악을 시작한 거기도 하고, 청주에 있는 친구들은 서울에서 많이 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LE: 생각도 못 했던 인연이네요. (웃음) 그러면 이제 2014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파티나 공연 같은 걸 하신 거로 아는데요. 그때부터 DJ도 시작하신 건가요?

 

네. 그것도 되게 자연스럽게 한 것 같아요. 당시 줄리안이 프로듀싱도 하니까 같이 DJ도 해보면 괜찮을 거 같다고 제안을 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작한 거 같아요. 당시에 지인들이 디제잉을 알려주고, 특히 스프레이(Spray) 오빠가 많이 알려줬어요.

 

 

 

 

 

LE:  그때부터 DJ 스프레이 님을 아셨던 건가요?

 

스프레이 오빠는 2014? 2015년도쯤에 알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오빠한테도 배우고, 지인들도 DJ가 많다 보니까 와서 알려주고 그랬거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DJ도 하게 되었죠.

 

 

 

 

 

LE: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기 전에는 저 역시 엘라이크 님의 셋을 클럽에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엘라이크 님은 참여하셨던 공연이나 파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

 

아무래도 파티는 제가 열었던 파티가 기억에 남아요. 제 앨범에 노래로 참여해 준 친구들도 파티에 왔었고, 관객들도 그 친구들 덕분에 많이 와 주셨는데요. 다들 너무 즐거워하셔서 술판을 벌였거든요. (전원 웃음) 술에 많이 취한 상태로 집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만큼 너무 재미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Olive]를 기획할 때 좋은 DJ도 섭외하고, 제 라이브나 DJ 셋도 좋지만, 그보다 DJ 흐름을 신경 써서 파티하고 싶었는데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그러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https://youtu.be/ObNKFcud7V4

 

 

LE: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소프(Soap) 생각이 많이 나네요. 그러고 보니 엘라이크 님하고 비슷한 시기에 디디 한(DIDI HAN) 님도 미니 앨범 [Wake Up]을 발매하셨는데요. 또, 엘라이크 님이 “Something Like This”란 트랙에 참여하셨어요. 디디 한 님과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때마다 다른데요. 가끔은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때도 있고요. 아니면 (디디 한) 언니가 만들어 놓은 곡에 제가 피아노 연주를 할 때도 있고요. 어느 날은 그냥 언니가 연주 한 곡에 제가 드럼을 찍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언니의 앨범이다 보나 언니의 작곡을 하고 저는 피처링으로 피아노로 참여했어요.

 

 

 

 

 

LE: 그렇다면 DJ 활동이 본인의 음악 취향이나 세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신 거 같나요?

 

네. 엄청 많이 느꼈어요. 많은 것을 느끼다보니 DJ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DJ를 하면서 음악을 많이 듣고,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 느끼는 거 같아요. 정말 잘 하시는 DJ분들보면 음악을 정말 많이 아시고 제가 더 배울 게 많다는 걸 느껴요. 그만큼 제가 또 앞으로 열심히 해야 할 거 같아요.

 

 

 

 

 

LE: 엘라이크 님의 겸손함을 엿볼 수 있는 대답인 거 같아요. 어쨌든 인터뷰를 보니깐요. 엘라이크 님이 DJ를 시작하시면서 힙합 음악을 아시게 되었다고 하던데요. 사실인가요?

 

맞아요 저는 힙합을 진짜 잘 몰라요. 그래서 다른 DJ분들이 “이거 찐인데, 잘 몰라?”하고 어떤 노래를 틀어줘도 진짜 잘 몰랐거든요. 힙합을 알게 된 지 얼마 안 되었어요. 올드스쿨 음악을 듣긴 들었지만, 그런 개념을 안 것도 얼마 안 되었어요.

 

 

 

 

 

LE: 어떻게 보면 교회 반주, 동요에서 시작하셔서 음악 학원을 통해 재즈, 소울 같은 음악을 하셨다가, 유튜브를 통해 브레이크봇을 알게 되면서 전자 음악 계열을 하다가 DJ를 통해서 힙합까지 오게 된 셈이네요.

 

네. 순서를 거쳐서 하나씩 이렇게 왔던 것 같아요. 힙합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당시에 저는 노토리어스 B.I.G.(Notorious B.I.G.)의 노래를 노트북으로 듣고 지금까지 들었던 음악이랑 너무 달라서 충격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너무 좋다고 친구들한테 들려줬는데, 이거 되게 유명한 거라는 반응이 오는 거예요. (웃음) 

 

 

 

 

 

LE: 그렇다면 이전 엘라이크 님이 좋아하던 음악은 멜로디나 화성, 전자음악은 빌드업을 특징으로 잡을 수 있을 거 같은데. 그에 비하면 힙합 음악은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셨나요?

 

리듬도 리듬인데요. 라인도 그렇고, 약간 되게 믹싱 같은 부분도 펀치감이 있잖아요. 저는 힙합을 치고 들어오는 맛이 재미있어서 듣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힙합을 파보니까 문화, 힙합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 그리고 힙합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니 너무 흥미롭더라고요.

 

제가 인터뷰 때도 이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저는 샘플링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그런데 막 자르고 붙이고 난리가 난 거예요. (전원 웃음) 그런 것도 신기했어요. 그리고 학교에서는 배우는 자세로 경직되어 있었는데, 힙합 공연장 가면 막 이렇게 뛰고 놀며 랩을 하는 그 모습이 저한테 재밌게 느껴졌었어요.

 

다른 점이 많지만요. 또, 제가 좋아하는 음악 중에 애시드 재즈(Acid Jazz)가 있는데요. 그런 음악은 통통거리는 피아노 소리가 매력이거든요. 반면에 힙합에서는 진짜 스네어가 앞으로 막 나와주고 이런 차이가 되게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또, 가사도 들리면서 되게 멋있다고 느껴서 좋아하게 된 거 같아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좋은 게 좋은 거라서 어렵네요. (전원 웃음)

 

 

 

 

 

LE: 사실 저희 같은 힙합 팬들은 힙합을 먼저 듣다가 샘플링으로 쓰인 원곡을 찾아 듣는 식으로 음악 취향을 넓히는 편인데, 엘라이크 님 같은 경우에는 반대의 경우니까 어떨까 싶었거든요.

 

네. 진짜 새로웠어요. 배웠던 거랑 완전 다르게 흘러가고,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니까 그런 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LE: 다시 돌아가서 엘라이크 님 커리어를 짚어 볼게요. 이전부터 작업물을 공개하셨는데, 2018년에서야 싱글을 발매한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요? 아까 전 답변처럼 확신이 없으셔서 그러셨나요?

 

사실 그렇죠. 확신이 없는 것도 있었는데요. 플러스로 저는 엄청 게으른 편에 속한다고 느꼈어요. 주변 애들 보면 맨날 작업하고 있는데, 저는 그게 안 되더라고요. 많이 놀기도 하고, 쉴 때는 쉬어야 음악이 잘 나오는 편이거든요. 또 그때 당시에 제가 아마 DJ로서 활동을 더 많이 했을 거예요. 기본으로 한 달에 디제잉을 네 번 이상 정도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매번 디제잉 때마다 똑같은 셋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집 안에서 계속 음악만 찾고 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LE: 죠지 님하고는 2016년 전부터 교류를 하고 계셨던 건가요?

 

네. 저는 페이스북으로 죠지를 알게 되었어요. 그때가 한창 인스타그램이랑 페이스북이 붐이었을 때거든요. 제가 그때 어떤 음악을 영상이랑 합쳐서 올렸는데, 거기에 죠지가 “어? 나는 이거 좀 작업해보고 싶은데?” 이런 식으로 연락이 왔거든요. 그래서 저도 좋다고 해서 만난 다음에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작업도 하게 되었는데요. 원래 작업을 하면 곡이 바로 발매되는 게 아니라 좀 딜레이가 되잖아요. 그래서 작업한 지 1, 2년 뒤에 곡이 발매되었어요.

 

 

https://youtu.be/ZqlTiAn4nY4

 

 

LE: 그렇다면 “어색해”라는 트랙을 작업할 때 이전과 달리 작업을 하시면서 조금 더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이전 저의 작업물 같은 경우에는 “어? 이거 클럽에서 틀어 봐야지!” 이게 더 많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때 당시에 사운드클라우드가 많이 활성화되었던 때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앨범을 내기보다 한창 사운드클라우드로 가버리는 거예요. 저도 그렇게 리믹스를 계속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리면서 (저만의 색을 찾는) 연습을 했어요.

 

그러다 진짜 작업물을 하나 내야겠다고 싶어서 준비한 게 “어색해”였어요. 작업할 때는 하던 걸 하고, 좀 더 정성을 들인 느낌, 다른 점에서 크게 문제가 없던 거 같아요. 연주도 직접 다 받았고요.

 

작업 때 죠지 보컬을 받는 데 오래 걸렸어요. 워낙 여유롭게 하는 친구다 보니, 또 그리고 서로 편해서 그랬던 거 같아요. (웃음) 그래서 제가 매일 전화해서 빨리하라고 닦달을 했죠. 조금 귀찮게 했는데도 화 한번 안 내고 보내줬어요. 늦었지만 마음에 들었어요.

 

곡의 포인트를 짚어보면요. 당시에 베이스 노트를 어떻게 해야 이쁘게 나올까 고민했던 게 생각이 나요. 그래서 베이스를 치는 친구한테 “이 곡은 어색한 느낌이야, 그래서 베이스가 치고 나오면 안 된다. 너도 어색한 느낌을 내주면서 사람 말하듯이 해달라.” 이런 식의 주문을 했었어요. “어색해”가 코드를 많이 쓴 노래가 아니어서 악기 소스나, 연주들로 잘 표현해야 하는 노래였거든요.

 

 

 

 

 

LE: 재미있네요. 보통 다른 분들과 첫 작업을 하면 안 맞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제가 사실 약간 성격이 ‘뭐 그래~’ 하면서 잘 맞춰주고 쉽게 가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그때 당시에 이 노래로 뭐 돈을 벌자, 이런 마인드가 아니어서 진짜 편하게 작업을 해서 그랬던 거 같아요. 사람들이 작업을 미루면 “그래, 내일까지~” 이러고, 또 미루면 “그래, 일주일 전까지~” 이런 식으로 가니까 갈등이 없었던 거 같아요.

 

 

https://youtu.be/DN-brUZElEE

 

 

LE: 그렇다면 엘라이크 님은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 과정에서 새롭게 배웠던 점이나, 혹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업이 있을까요?

 

염따 오빠랑 “좋아한다니까”를 같이 작업했을 때 재미있었어요. 제가 염따 오빠한테 화성적이나 믹스 면에서 “이거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이거 진짜 아니에요” 이런 식으로 말을 많이 했거든요. 저도 당연히 (러프하게) 하는 걸 좋아하지만, 어느 정도는 조화롭게 나와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냥 오빠는 “야, 그냥 좋은 게 좋은거야” 라고 하는 거예요. (전원 웃음)

 

그래서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오빠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그 표현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곡이 완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그걸 너무 억지로 예쁘게 포장하는 것 보다 오빠의 감정표현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또, ‘염따’다운 느낌이 나온 거 같아서 좋아요.

 

사실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을 하면 ‘이건 아니다, 저건 아니다.’ 이런 경우가 많이 생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누군가와 작업할 때 대화를 하면서 ‘오히려 좋아’, 이런 마인드로 제가 양보할 건 양보하면 좋을 수도 있겠다고 많이 느꼈어요.
 

 


 

 

LE: 엘라이크 님은 본인의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게 무엇인가요?

 

진심. 진심이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웃음) 제가 느끼는 감정을 멋있게, 이쁘게 쓰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도 정말 진심을 표현하는 게 제일 먼저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음악을 만들 때) 화성 이런 건 다 버렸어요. 물론, 화성적으로 좋은 음악도 좋지만요. 화성학적으로 뭔가 맞아야 한다 이런 생각은 아예 없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운드 소스나 악기 사운드를 가져와서 음악을 만들고, 안 좋아하는 사운드 소스를 멋지다고 굳이 가져와서 음악을 만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색해”도 그런 느낌이었죠. 노래가 진짜 어색하니까, 베이스도 어색하게 쳐 달라. 이런 이야기를 나눈 뒤에 작업했거든요. 그래서 대화를 할 때도 추상적인 표현을 친구들한테 많이 보내는 편이에요. 저는 악보도 보내주긴 하지만, 곡은 이런 느낌이고, 이런 감정을 담았고, 너희가 연주할 때 이런 느낌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다 정리를 해서 보내는 편이에요.
 


 

 

 

LE: 그럼 믹스, 마스터링할 때도 엔지니어님께 그렇게 보내시는 편인가요?

 

네. 믹스나 마스터링할 때도 엔지니어분들한테 곡은 이런 감정이고, 이거는 30퍼센트 약해야 하고, 이런 식으로 자꾸 보내요. 그럼 엔지니어분들이 저의 추상적인 사항들을 가져다 표현을 해 주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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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렇다면 EP [Process]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을 하신 건가요?

 

소금(sogumm)이와의 작업에서는 무드를 많이 생각했던 거 같아요. 가끔 저랑 소금이랑 작업을 할 때 상황을 만들기도 해요. 그래서 클럽에 누가 있어. 쟤가 맘에 들어. 이런 재밌는 상황 설정을 만들기도 해요. (웃음) 이런 식으로 이것저것 여러시도를 많이 하는 거 같아요.

 

 

 

 

 

LE: 그렇다면 EP [Process]를 발매하실 때에는 회사와 작품에 대한 상의를 해서 EP로 발매하게 된 건가요? 아니면 마침 작업하던 곡을 묶어서 발매하신 건가요?

 

사실 그때는 앨범을 내기 위해서 곡을 만든 건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스케치 정도만 해 놓은 곡도 있었고, 소금이랑 함께 한 “Im So Fine” 같은 경우에는 같이 이야기하면서 만들었고, “In My Heart”는 스케치만 되어 있었거든요. 나머지 노래도 그때쯤 만들었던 거 같아요.

 

 

https://youtu.be/hJ15WFMIml4

 

 

LE: EP 때는 특별히 표현하고 싶으셨던 사운드가 있으셨을까요?

 

제가 그 앨범을 준비했을 때 톨 블랙 가이(Tall Black Guy)를 진짜 많이 들었거든요. 그 당시에 많이 듣던 아티스트라서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톨 블랙 가이 음악이 너무 리듬도 재밌고 신기하거든요. 오픈 하이햇 소리도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나름 혼자 분석을 해 봤던 거 같아요. [Process]에서도 두 개의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있는데요. 톨 블랙 가이처럼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나오게 된 트랙이에요.

 

 

https://youtu.be/_WxXi7dvi4c

 

 

LE: 톨 블랙 가이를 말씀해 주셨는데, 톨 블랙 가이 외에도 엘라이크 님의 음악 세계에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나 주변인이 혹시 있을까요?

 

해외 쪽에서는 데오다토(Deodato). 어떤 느낌이냐면요. 좋은 음악에서는 향수가 난다고 표현을 하잖아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학원 끝나고 아이팟으로 [Love Island]를 항상 들었어요. 저는 그 앨범을 들으면서 위로를 주는 음악이란 게 이런 거구나 느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앨범을 다시 들으니까 그때가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데오다토의 앨범은 정말 ‘넘사벽’ 음악이라고 느꼈어요.

 

 

 

 

 

LE: 그러고보니 엘라이크 님이 브라질 음악을 많이 좋아하신다고 들었던 거 같아요.

 

브라질 음악을 엄청나게 좋아해요. 인터뷰 오면서도 많이 들었는데요.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Antônio Carlos Jobim)도 많이 들었고요. 월터 원더리(Walter Wanderley)도 요즘 즐겨 듣고 있어요. 아무래도 여름이다 보니깐 이런 보사노바 쪽 음악을 더 즐겨 듣게 되는 거 같아요.

 

 

 

 

 

LE: 그렇다면 엘라이크 님에게 음악적으로 영향을 끼친 한국 뮤지션이 있을까요?

 

저는 피제이(Peejay) 님을 보면서 자랐어요. 어렸을 때 어떤 음악가가 있는지 찾아보잖아요. 그런데 피제이 님이 딱 떠서 찾아보니까 엄청 음악을 잘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커서 피제이 님처럼 되어야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랐던 거 같아요. 또 드레스(dress) 님도 현악기 편곡이나 작곡하는 방식에서 본받을 점이 많은 거 같고, 너무 잘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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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생각해 보니깐 미니멀이라는 측면에서 두 분의 음악 스타일이 비슷한 거 같네요. 그러면 이번 EP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앨범 소개부터 간단히 부탁드릴게요.

 

제 생일에 발매한 앨범인데요. (웃음) 제가 영화 이브 생로랑(Yves Saint Laurent)를 봤었는데요. 영화 중에서 이브 생로랑이 그냥 주변을 보고 이게 이쁘니깐, 드레스 이름도 이렇게 짓자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보면서.. 저는 그동안 음악을 만들 때 과정이 어려워야 하고, 음악도 멋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거든요.

 

다시 말해서 저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요. 이 장면을 보면서 그렇게 안 해도 된다. 그냥 제 주변에 있는 것들을 가져다 음악으로 표현하면 되는데, 그동안 너무 멀리 있는 걸 찾으려 하고 있었단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요.

 

타이틀인 올리브도 재밌는 게요. 저는 재미로 스크랩 북을 만들어서 좋아하는 걸 모으거든요. 그런 스크랩한 크림들이 대체로 올리브색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앨범 타이틀을 올리브로 짓게 되었어요. 올리브에는 아무런 뜻이 없어요. 그렇게 단순하게 가보자. 그리고 만약 앨범에 담긴 노래들이 각각의 색들이 있다면요. 그걸 막 섞으면 올리브색이 나올 것 같았거든요. 이런 두 가지 생각 때문에 앨범 타이틀을 ‘Olive’로 짓게 되었어요.

 

 

 

 

 

LE: 저는 올리브 나무와 관련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니었네요. (웃음)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전까지 음악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으셨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신 건가요?

 

아무래도 저희가 유튜브 이런 걸 자주 보고, 유튜브에서 비치는 모습들이 멋있어 보이잖아요. 또 거기에서 보이는 음악을 잘하는 사람들은 멋있게 막 작업하고, 너무 화려하게 보이니까 당연히 저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LE: 이런 생각으로 앨범을 작업하셔서 그런지 되게 사운드도 자연스럽게 나온 거 같아요. 그렇다면 이번 앨범의 트랙리스트는 어떻게 배치하신 건가요? 나름의 스토리라인이 있을까요?

 

이번 앨범에서 따로 스토리라인은 없어요. EP를 내면서 나름의 스토리라인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아직 발표한 것도 없고 따로 스토리 라인도 없어서 정규로 내려고 하다 EP로 발표한 거거든요. 앨범의 스토리텔링보다도 각각의 트랙마다 나는 이런 음악을 하려는 사람이고, 이런 느낌을 담아내는 사람이야. 이런 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그 대신에 어떻게 하면 앨범을 잘 사운드적으로 흐르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는데요. 제 마음속으로는 돌아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마음 속으로) 원 그림을 그렸던 거 같아요. 그래서 첫 번째 노래인 “Harmonic”이 조용한 느낌이고, 중간에 강렬한 사운드의 음악도 배치되어 있지만, 뒤로 갈수록 다시 조용해지거든요. 이런 식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에 초점을 맞춰서 트랙을 배치했어요.
 

 

https://youtu.be/0IuFKAkRAlw

 

 

LE: 그렇다면 EP 중간에 연주곡을 배치한 것도 사운드적 흐름을 바꾸는 걸 고려하신 건 아니겠군요.

 

네. 사운드적으로는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음악가 중에서는 앨범을 만들어야지 하고 작업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음악을 많이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이걸 앨범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후자인데요. 또, 이렇게 트랙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끝나면 여운이 남잖아요. 그럴 때 다음 트랙에서 치고 들어오는 느낌을 주는 걸 고려해서 연주곡을 중간중간 넣게 되었어요.

 

 

 

 

 

LE: 이번 EP에는 또 스노전(Snozern) 님을 비롯한 여러 세션 분들이 참여하셨는데요. 어떻게 같이 작업을 하게 되셨는지도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제가 조금 전에 말했던 밴드부 애들 있잖아요. 그 친구들이거든요. (웃음) 진짜 저랑 완전 베스트 프렌드이고, 같이 밴드를 했던 친구들이에요. 그런 만큼 제가 말하지 않아도 그 친구들은 다 알아들어요. 그래서 친구들한테는 악보를 보낸 뒤에 전화해서 이런 식으로 해달라고 말하면, 제가 원하는 만큼 세션이 와서 작업할 때 되게 편했던 거 같아요.

 

 

 

 

 

LE: 엘라이크 님 인스타그램을 보니까 로즈(Rhodes) 피아노를 사신 거 같은데, 이번 앨범에는 직접 로즈 피아노를 치지는 않으셨죠?

 

지금은 로즈를 연습용으로만 쓰고 있고 이번 앨범은 기타와 베이스 빼고는 다 가상악기로 만들었어요. 다음 앨범에서는 직접 로즈나 아날로그 악기를 연주해서 곡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https://youtu.be/cEjp-H4rPuk

 

 

LE: 그렇다면 이번 앨범에서 가장 오래된 트랙은 무엇이고, 올해 작업한 트랙은 무엇인가요?

 

소금이와 함께 한 “난 좋아”가 가장 예전에 만든 트랙이에요. “내가 아니면”, “INSIDE”, “신호등”은 올해 완성한 트랙이에요. 나머지는 작년에 만든 트랙이고요.

 

 

 

 

 

LE: 이번 EP를 가장 작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었을까요?

 

기억에 남는 건 보컬 곡들이긴 한데요. 저한테는 “Espresso Build”나 “Butterfly” 같은 연주곡들이 많이 와 닿는 거 같아요. 연주곡은 보컬이 없는 상태에서 (악기나 연주로 무언가를) 표현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디테일적인 측면에 좀 더 신경을 썼어요. 

 

“Espresso Build” 같은 경우에는 제가 커피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커피를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게 나올까 싶어서 작업한 곡인데요. 먼저 커피 사장님에게 가서 커피를 드립하고 물방울이 떨어질 때 쓰는 표현이나 단어를 혹시 아시느냐고 여쭤봤는데요. 잘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당시 커피 사장님 친구분이 놀러 오셔서 옆에 계셨는데, 그분이 칵테일에서는 빌드라는 말을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Espresso Build”라는 타이틀을 짓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제가 카페에 직접 가서 물어보는 과정 자체도 되돌아보면 앨범의 한 요소라는 생각도 들어서 재밌는 거 같아요. 이러한 과정이 있기에 유독 애착이 가는 앨범인 거 같아요.

 

“Butterfly”도 한창 톨 블랙 가이를 들었을 때 그 드럼 느낌을 살려서 만든 트랙인데요. 본래는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다가 앨범의 수록 곡으로 내고 싶어서 지웠던 곡이에요.

 

 

 

 

 

LE: “Harmonic”도 함께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Harmonic”이 조화라는 뜻을 지니고 있잖아요. EBS 다큐멘터리를 보면 식물이 성장하는 모습 같은 게 나오잖아요. 그걸 음악으로 표현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만든 곡이에요. 햇빛도 받고, 땅에 물 주면서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표현하면 재미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너무 스트링만 쓰면 재미없을 거 같아서 신시사이저 소스들을 추가해서 넣었어요.

 

제가 사실 클래식 전공이 아니라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없어요. 그래서 검색을 해보면서 악기마다 지닌 소리와 음역을 알아봤고요. 이 악기는 이 음역에 배치하고, 이런 코드로 가면 좋겠다는 식으로 공부하면서 노래를 만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나를 덧붙이자면요. 히사이시 조(Hisaishi Joe)의 노래 중에 “인생의 회전목마”가 있는데요. 그 노래를 오케스트라 악보로 따로 팔고 있어요. 그래서 그걸 구매해서 시퀀서 프로그램으로 찍어봤는데 이해가 조금 되면서도 많이 어렵더라고요. 오케스트라 편곡이나 화성학은 확실히 ‘넘사벽’인 거 같아요.

 

 

 

 

 

LE: 그렇다면 이제 보컬 트랙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나씩 해볼까요? 우선 소금 님이 참여 한 “난 좋아”부터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난 좋아”는 옛날에 만들어 놓은 트랙이고, “난 좋아”란 제목처럼 노래에서도 난 좋아 이러는데요. 신시사이저 소리나 사운드 소스들이 통통거리는 게 되게 장난기 있게 들리잖아요. 그건 소금이가 참여하기 전에도 원 트랙에 있던 거였어요. 그런데 저는 곡이 살짝 야하게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런 건 소금이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소금이에게 부탁을 했죠.

 

 

 

 

 

LE: 서현수 님이 참여한 “신호등”도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거 같은데, 앞에 나오는 사운드 소스는 녹음하신 건가요? 아니면 스플라이스 샘플인가요?

 

그거는 스플라이스에 너무 잘 나와 있더라고요. (전원 웃음) 이거는 그냥 사도 되겠다고 해서 썼고요. 이 트랙은 서현수 오빠의 참여도가 작곡도 그렇고 되게 높았어요. 저는 꾸며주는 역할만 했던 거 같아요. 현수 오빠가 자기 음악에 대한 생각이 엄청나게 강하거든요.

 

또, 오빠가 섬세한 게 코드 하나만 추가하면 그것도 빼라고 할 정도이거든요. 가끔 세븐 코드가 들어갈 때, 혹은 안 들어갈 때 차이가 크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런 거까지 오빠가 관여해서 빼라고 이야기를 할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오빠의 까다로움이 좋고, 코드까지 직접 관여를 해서 음악이 달라지는 게 느껴져서 되게 재미있게 작업을 했던 거 같아요. 

 

 

 

 

 

LE: 그렇다면 트랙은 어떻게 작업을 했던 건가요?

 

원래 현수 오빠랑 자주 연락을 하는 편인데요. 이전에 제가 오빠 곡에 참여한 적이 있어서 오빠한테 제 앨범에 참여해 줘야지 하고 연락을 해서 자연스럽게 같이 작업을 했는데요. 다른 곡들은 제가 트랙을 만들어서 피처링 진 분들에게 보냈다면, “신호등”은 처음부터 코드까지 같이 작업을 해서 만들었던 트랙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vq8wRQEksU0

 

 

LE: 수민 님과 함께한 “내가 아니면”도 소개를 부탁드려요. 

 

원래 저와 수민 언니는 클럽에서 자주 보던 사이였어요. 맨날 놀기만 바빠서 음악얘기는 많이 못했는데, 이번에 앨범 준비하면서 꼭 언니랑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니한테 부탁했어요. 그런데 언니가 너무나 고맙게도 흔쾌히 참여해줬어요.

 

언니가 워낙 댄서블한 트랙을 잘 만들잖아요. 그래서 트랙을 만들고 나서 언니한테 보낼 때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아예 맡겼어요. 원래는 제가 트랙을 보낼 때 이런 감정으로 쓴 곡이라고 설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언니는 안 해도 알아서 잘해줄 거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수민 언니도 그렇고 노래하시는 분들이 제가 트랙을 쓸 때의 그 감정과 느낌들을 다 느끼시는 거 같더라고요. 굳이 제가 말로 표현 안 해도 말이죠.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그런 경험을 했던 게 좀 신기했어요.

 

 

 

 

 

LE: 트랙의 사운드적인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트랙에서 신스 브라스가 되게 많이 나오거든요. 노래만 따져보면 신나는 EDM스러운 사운드인데, 신스 브라스가 더해지면서 따뜻하게 신나는 느낌이 나는 거 같아요. 또, 수민 언니의 목소리가 앞으로 좀 더 나오게 하려면 전반적인 악기 소리를 좀 더 빼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만들어봤고요.

 

기존에 제가 좋아하는 소리들 위주로 만들었던 트랙이기도 해요. 이전에는 말랑거리는 느낌의 알앤비 트랙으로만 만들었지만, 그런 사운드 소스들을 가지고 신나는 트랙으로 만든 트랙이 “내가 아니면”인 거죠.

 

 

 

 

 

LE: 쿤디 판다(Khundi Panda) 님과 함께한 “INSIDE”란 트랙도 소개해 주세요.

 

쿤디(쿤디 판다)는 빨리 잘해요. 지금도 쿤디 노래를 몇 개 작업하고 있는데요. <쇼미더머니>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는 쿤디랑 만나서 일상 이야기도 하고, 서로 하는 생각들을 많이 나눴거든요. 그러면서 쿤디는 정말 자기를 잘 표현하고, 되게 진지하고,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친구라고 많이 느꼈어요. 

 

그러면서 그 친구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서 “INSIDE”란 트랙을 만들게 되었는데요. 이 노래는 만들 때부터 쿤디를 생각하면서 만든 트랙이예요. 또 신기하게도 이번 앨범은 노래를 만들 때부터 생각했던 참여진들이 다 흔쾌히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게도 섭외 면에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어요. 

 

 

 

 

 

LE: 채(CHE) 님과 “Shape”을 작업할 때는 어떠셨나요?

 

채랑은 소금이 때문에 알게 되었어요. 영채(채) 음악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만나서 작업하자 해놓고 제대로 못 했는데 이번 기회를 빌려 하게 되었는데 정말 좋은 거예요. 이번 작업은 영채랑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트랙에서 영채가 전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오히려 좋다고, 다 하자고 네가 느끼는 거로 다 해라. 하고 그 자리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작업을 했어요. 영채가 진짜 감성적인 친구인데요. 저희 집에 와서 요가도 알려주고, 저도 요가를 하니깐 차분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노래 자체도 차분한 느낌으로 더 잘 나온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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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Chapter: L-like

“앞으로도 부자연스럽고 너무 힘을 준 음악은 하지 않을 거 같아요.

 

 

LE: 트랙 이야기를 다 나눠봤는데요. 엘라이크 님이 이번 EP에서 이전과 달리 새롭게 시도한 부분이 있을까요?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세 곡 넣은 점, 그리고 많은 아티스트랑 이렇게 같이 작업한 게 처음이에요. 또, 새롭게 시도한 부분이라고 하면 마음가짐인 거 같아요.

 

 

 

 

 

LE: 개인적으로 연주곡에서 엘라이크 님의 음악적 진가가 더 드러나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이번 EP를 작업할 때 아까 말씀한 베이스 사운드처럼 꽂혀 있던 장르나 사운드는 없으셨나요?

 

작년은 제가 좋아하던 장르를 집합하는 해였던 거 같아요. 뭔가 한 장르에만 꽂혀 있던 게 아니었어요. 제가 알고 있는 장르나 사운드가 여기서 이렇게 쓰이고, 이렇게 이어지네. 이런 식으로 그동안 들어왔던 음악을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하우스도 좋아졌고요. 제가 하우스를 별로 안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케이크샵(Cakeshop)에서 놀 때나 클럽에서 들으면 또 하우스의 매력이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재즈에서 EDM, 하우스, 그리고 힙합 이렇게 취향을 넓혀 갔던 거 같아요.

 

 

 

 

 

LE: 어떻게 보면 EP [Olive]는 그 동안 엘라이크 님이 했던 음악과 쌓아 왔던 취향들을 한 번 정리해서 담아낸 작품일 수도 있겠군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정말 감사할 거 같아요. (웃음)

 

 

 

 

 

LE: 또, 뮤직비디오까지는 아니지만 정융 감독님이 디렉팅하신 영상이 공개되었어요.

 

네. 베를린에 있다가 지금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님인데요. 사진작가이면서 영상도 하는친구에요. 제가 영상을 찾는 도중에 융이 감독님이 최근 재밌는 걸 많이 만드시길래 영상을 부탁했어요.

 

 

 

 

 

LE: 아무래도 엘라이크 님이 인디펜던트로 활동하시다 보니깐 이번 EP를 작업할 때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을 거 같은데요. 이 자리를 빌어서 샤라웃하시면 어떨까요?

 

우선 앨범 아트워크랑 컨셉 사진 찍어 준 조승한, 프로필 사진 찍어 준 은미, 그리고 스타일리스트로 참여해준 박상욱, 박지연. 모두 고마워!

 

 

 

 

 

LE: 그렇다면 이번 EP [Olive]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하신 거 같으신가요? 그리고 작품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 되는 거 같으세요? 

 

하고 싶은 건 다 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만족도가 엄청 높은 건 아닌 거 같아요. 직접 촬영한 영상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항상 내고 나면 괜히 아쉽잖아요. 그래도 만족해요.

 

 

 

 

 

LE: 이제 잡지 스타일 질문인데요. 엘라이크 님 본인을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 혹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자연스러움? (웃음) 인위적이지 않고 인간적이다. 앞으로도 부자연스럽고 너무 힘을 준 음악은 하지 않을 거 같아요.

 

 

https://youtu.be/5lAm7bXCu2U

 

 

LE: 그렇다면 엘라이크 님의 음악을 아직 못 들어본 힙합엘이 유저분들에게 본인의 곡을 하나만 추천한다면, 무엇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Butterfly”요. 저도 힙합을 해보고 싶어서 기법을 배우고 있고, 비트감 있는 트랙을 시도해 본 건데요. 그런데 이게 또 달마다 하고 싶은 게 바뀌기 때문에 나중에는 또 바뀔 수 있어요. 그래도 옛날에 만들었는데 지금도 좋은 거 보면 애정이 가는 음악인 거 같아요.

 

 

 

 

 

LE: 같이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가 있을까요?

 

설치미술 쪽인데요.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이에요. 진짜 멋있는 분이고, 그분이 건축도 하시고 예술도 하시는 분인데요. 작품 중에 아이스 워치(Ice Watch)라는 게 있어요. 런던에 빙하의 얼음을 갖고 와서 설치한 거예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실제로 빙하를 만져보면서 차가움도 느끼고,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 거죠. 그런 게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분이 또 예술은 사람들을 한데 모으기도 하지만, 우리가 서로 다른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는 걸 평화롭게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한 게 있어요. 그런 만큼 저는 그분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고, 된다면 멋있게 밤을 새워서라도 해보고 싶어요. 아직은 (설치미술 쪽을) 배우는 단계라서 작품을 많이 봐야 할 거 같아요.

 

 

 

 

 

LE: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아무래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어떤 계획을 짜기가 힘든 시점이라서 조용히 작업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또, 제 앨범을 내고 싶기도 한데요. 앞으로 다른 아티스트분들이랑 작업을 해봐야 할 거 같아요. 그러면서 몰랐던 것도 새롭게 배우고 싶어요.

 

 

 

 

 

LE: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좋은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겠습니다. (웃음)

 

 


 

 

LE: 인터뷰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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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 & snob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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