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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Anthony Hamilton - Back to Love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2.01.08 09:46댓글 8

Anthony-Hamilton-Back-To-Love.jpg

 

Anthony Hamilton - Back to Love (2011)

 
1. Back to Love

2. Writing on the Wall

3. Woo

4. Pray for Me

5. Best of Me

6. Never Let Go (feat. Keri Hilson)

7. Mad

8. I'll Wait (to Fall in Love)

9. Sucka For You

10. Baby Girl

11. Who's Loving You

12. Life Has a Way

 

 

(나오는 곡 - 3번 트랙 'Woo')

 


R'n'B/Soul 이라는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21세기 스타일의 알엔비/소울 뮤지션들의 음악에는 그닥 끌린 경험이 없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Ne-Yo나, Chris Brown, Trey Songz 같은 남성 뮤지션들의 음악도 그렇고 Keri Hilson이나 Keyshia Cole 같은 여성 뮤지션들의 음악 역시 듣다 보면 가끔 좋은 노래들은 있는데 뭔가 확 와서 잡아 당기는 맛이 없었다. 차라리 Rihanna처럼 알엔비/소울의 농도를 옅게 하고 댄스팝의 색채를 진하게 했은 음악이 더 필자의 취향에 맞는 느낌이랄까. 위에 서술한 뮤지션들의 음악이 별로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필자의 취향에 잘 맞지 않을 뿐이다.

 


필자는 그 쪽 계열의 뮤지션들보다는 John Legend나 Corinne Bailey Rae, Musiq (Soulchild) 쪽의 음악, 즉 좀 더 복고적이고 덜 가벼운, 그리고 덜 끈적거리는 목소리를 가진 알엔비/소울 뮤지션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최근 신작을 발표한 Anthony Hamilton 역시 이 쪽 음악, 즉 복고적이고 덜 가벼우면서 목소리 자체는 좀 더 듣기 편한 쪽의 알엔비/소울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다.

 


anthony_hamilton.jpg 21세기 알엔비 뮤지션으로 묶어서 소개하긴 했는데, 사실 이 분은 1971년 생이라고 프로필에 나오니 우리 나이로 올해 (2012년) 벌써 42세가 된 분이다. 그리고 데뷔작인 'XTC' (1996)의 발표 시기 역시 2000년대가 아닌 90년대 중반이다. 그러나 매우 운이 없게도 이 데뷔작 발매 직전에 소속 레코드사인 Uptown 레코드사 (Jodeci와 Mary J. Blige, Heavy D 등이 소속되어 있던 음반사)가 망하면서 제 때에 발매가 되지 못했고, 결국 그렇게 사장되었다 (이 앨범은 정식 발매 직전 promotion용으로 뿌려진 버전으로만 남아있을 뿐, 정식 발매 버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Hamilton이 필자를 비롯한 대중들에게 이름을 제대로 알리게 된 것은 오랜 공백기 이후에 발표한 두번째 음반 'Comin' from Where I'm From' (2003) 부터이며, 좀 더 넓은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음반은 그래미상 수상작인 'Ain't Nobody Worryin'' (2005) 부터이다.

 


이러한 복잡다단한 사정을 가진 뮤지션이라서 그런지, Anthony Hamilton의 목소리에는 John Legend나 기타 필자가 좋아하는 다른 복고 알엔비/소울 뮤지션들의 목소리에서는 맛보기 힘든 '한(恨)'의 정서가 스며 있다. 그렇다고 해서 Hamilton의 목소리가 부담스러운 흐느낌이나 슬픔의 울부짖음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알엔비/소울 뮤지션 특유의 끈적하고 걸죽한 느낌이 조금은 부드럽게 순화된 정제된 목소리이다. 이렇게 정제되고 담담한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깊이가 꽤 깊다는 것이 바로 Hamilton의 매력이라고 할까.

 


이번 앨범은 전작들에 비해서 현대적인 느낌을 조금 더 많이 가미했다. 미드 템포로 전개되는 'Writing on the Wall'의 사뿐사뿐함이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리듬감이 인상적인 'Woo', 쿵쿵거리는 베이스 소리가 귓등을 때려대는 'Mad' 등 복고적인 알엔비/소울 발라드 위에 현대적인 편곡으로 이루어진 템포 있는 곡들을 여기저기 배치했는데, 이 배치는 제법 성공적이다. 이런 담백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리드미컬한 곡들과 어울려 'Pray for Me' (이 곡에서는 Babyface의 반가운 목소리를 코러스로 들을 수 있다)나 'Never Let Me Go', 'I'll Wait'와 같은 느린 템포의 노래들 역시 Hamilton의 목소리를 잘 살려주며 앨범의 감칠맛을 돋궈준다. 그리고 멋진 러브송 'Best Of Me' 역시 멋진 곡.

 


혹시라도 누군가가 최근에 나온 괜찮은 알엔비 음반을 필자에게 하나 소개해 달라고 하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음반. 근래에 나온 알엔비/소울 음반들 중 차가운 겨울 따스한 방안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듣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음반이 없을 것 같다.

 

 

글 |  델리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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