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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란 무엇인가.

FluxㅣLight7시간 전조회 수 79댓글 0

전편들 보기: 예술이란 무엇인가. 언어란 무엇인가.


  일단, 이 글을 쓰게된 경위부터 밝히고 가겠다. 근본적인 발단은 언젠가 올렸었던 나의 리뷰의 견해에 관한 글이었다. 그당시에 나는 그 글의 내용이 마냥 맞다고 생각하고 올렸다. 근데 올리고나서 보니까 이 내용이 상당히 잘못된 것 같이 느껴졌다. 그렇기에 그 글은 얼마안가 삭제되었다. 그리고 나는 상당한 고민에 빠졌다. 그 고민들 중 하나가 왜 말을 꺼내고 나니 어수선하게 느껴졌는지 였고, 이에 대한 것은 언어란 무엇인가 라는 글로 나오게 되었다. 이제는 다른 고민들, 리뷰에 관한 고민들에 대해 해체해볼까 한다. 그렇게, 이 글은 시작된다.

 

  늘 그렇듯이, 리뷰의 정의부터 하고 시작하겠다. 리뷰라는 것은 작품에 대한 총체적 해석과 표현이다. 여기서 작품이라는 것은 마냥 예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비문학이든, 수학이든 그러한 모든 분야의 쓰여지거나, 그려지거나 수많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그 작품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총체적 해석, 이 두 단어의 조합은 수많은 물음표를 낳을 것이다. 일단 총체적이라는 것은 결국에 우리가 작품을 다룰 때, 작품의 전체적 요소를 특정 해석으로 몰아넣는 경향이 있다. 예로 들자면, 내가 최근에 올린 “velocity : design : comfort” 에 대한 리뷰가 있겠다. 이 리뷰는 12트랙에 달하는 본작을 단 한문단으로 정리하여서 “초콜릿, 과일 케이크와 같은 광고들에 녹아 흐르는 관념 눈물들은 어딘지 모를 곳에 흘러가지만, 정작 그 눈물들은 올라가서 천국에 닿길 바라는 발버둥.” 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를 통해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선택된 해석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은 표현을 해야 드디어 리뷰가 된다. 남한테 말 안하고 머릿속에만 두면 그거는 그저 감상일 뿐이지, 절대로 리뷰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나는 “작품에 대한 총체적 해석과 표현”이라고 리뷰에 대해 정의하고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다.

 

  리뷰의 유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총체적 해석을 최대한 객관적 해석으로 지향하는 리뷰이고, 두번째는 총체적 해석을 최대한 주관적 해석으로 지향하는 리뷰이다. 첫번째 리뷰부터 알아보자면, 해당 리뷰는 진정한 의미로 최대한 작품에 다가가려 노력한다. 작품이 나온 시기라던가, 작품을 만든 아티스트의 정보라던가 그런 것을 작품품과 연관시켜 해석을 한다. 그렇기에 리뷰 자체의 신뢰성이 올라간다. 또한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해석 또한 정확히 기입함으로서 아예 객관적이다 못해 gpt가 답변한 것 같은 딱딱함에서 벗어나 흐르는 물처럼 작품에 대한 해석이 졸졸 흘러들어오는 것이 해당 유형의 장점이다. 허나 문제점이라 한다면, 해당 리뷰글은 철저히 생각들을 풀기 위해 언어를 도구삼아 쓰기에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 글의 문체를 많이 느끼지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번째 리뷰는 이와 정반대다. 해당 유형의 리뷰는 아예 작품을 듣고 느낀 감상만으로 리뷰를 몰아붙이며, 문학적인 측면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아티스트와 시기같은 외부적 요소를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 그야말로 주관적 해석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 글을 몰아간다. 그래서인지, 해당 유형의 리뷰글들은 작품에 따라 문체도 휙휙 바뀌며, 작품마다 다른 형식을 선보인다. 이로인해서 작품의 요소를 상당히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허나 단점은, 첫번째 유형에서 장점이라 말한 그 전부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뷰가 편향되어 있으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보이듯이, 리뷰에서 객관과 주관은 서로 반비례한다. 객관적 내용을 많이 넣을수록 이게 리뷰야 작품 소개란이야 싶은 게 되버리고, 주관적 내용을 많이 넣을수록 나랑 같은 작품 들은 게 맞나 싶은 이질감이 드는 리뷰가 탄생해 버린다. 또한 이 둘의 관계는 이렇게 설명될 수도 있다. 객관적인 것은 작품을 꼭대기에 두고서 거기에 다가가는 것과도 같다. 그렇기에, 객관적인 것은 작품의 아래에서 논다. 하지만, 주관적인 것은 작품을 내려다보며 그것에 따라 내려가는 것과도 같기에 주관적인 것은 정반대로 작품의 위에서 논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두 요소를 잘 배분하는 것이 리뷰를 쓰는 사람의 과제이자, 이상향일 것이다.

 

  이쯤에서 리뷰의 근본을 물어보자. 왜 리뷰를 작성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이에 관해, 예술과 어찌보면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맥상통하는 예술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내가 말한 바를 인용해보자면, “예술은 철저히 사회적 작용이다. 예술에는 감각적 해석과 감각적 표현인 것인데, 이것들은 일종의 말과 같다. 우리는 말을 할때, 자신이 해석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말이란 수단을 사용한다. 예술도 똑같은 구조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에서) 그렇다. 리뷰 또한 철저한 사회적 작용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리의 해석을 내면에다가 고히 두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그야 내면에 있을 때가 제일 온전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거를 굳이 굳이 언어 속에 꾸겨넣었을 때, 왜곡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굳이 굳이 리뷰라는 형태로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는 이유는 그저, 사회적 작용을 위해서 라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물론 이러한 결론은 냉혹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사람들에게 평가받으려는 욕심으로 소설을 쓰는 나란 인간의 편협한 시각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왜 리뷰를 쓰는가에 대해서 통찰함을 통해 깨닫는 것이 있다. 바로, 예술과 리뷰는 서로 어느정도 비슷한 부분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외부의 것을 해석해서 표현하는 방식. 놀랍도록 비슷하다. 그렇기에 리뷰는 예술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 역할은 곧, 예술이 그 예술의 다루는 것의 해석에 영향을 주듯, 리뷰는 그 리뷰의 다루는 작품의 해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예술과 리뷰는 전파된다. 영향을 서로 받아서 아예 안받은 사람이 없어진다. 또한 비슷한 역할은 이뿐만이 아니다. 예술과 리뷰는 각각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예술이 대상과 독자의 연결고리라면, 리뷰는 작품과 독자의 연결고리다. 그렇다면 애초에 리뷰가 어떻게 성립되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허나 생각해보면, 예술과 리뷰는 똑같이 선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술은 자신이 겪은 모든 걸 담으려하지 않는다. 자신이 담고싶은 걸로 차별해서 작품에 담는다. 리뷰도 똑같다. 많고 많은 작품 중에 자신이 담고싶은 걸로 차별해서 리뷰를 쓰는 거다. 따라서 리뷰는 많고 많기에 고를 수 없는 예술에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이점 또한 극명하다. 예술은 오직 주관만으로 승부한다. 허나 리뷰는 주관만을 다루지 않으며, 객관적 내용까지 넣어서 승부하는 포괄적인 글이다. 그렇기에 리뷰는 단순한 예술적 해석 표현이 아닌, 작품에 다가가는 오피셜 안내서와 같은 역할또한 겸직한다.

 

  이제와서 물어보자. 진정으로 작품에 관해 리뷰를 쓴다는 건 무엇인지에 관해서 말이다. 이게 참 뚱딴지 같은 말로 들릴 수 있다만, 내가 말하고픈 것은 작품과 생각과의 균형을 말하는 것이다. 과연 작품을 처음에 한번 띡 하고 언급한 다음에 박찬호 빙의해서 말을 미친듯이 풀어낸다고 그게 올바른 리뷰인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작품이 계기인 글일 뿐이다. 이 ‘리뷰란 무엇인가’ 라는 글이 ‘언젠가 올렸었던 나의 리뷰의 견해에 관한 글’ 에 대한 리뷰가 아니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작품에 관한 내용만 줄줄 읊는다면 이는 명백히 위에서 언급한 객관적 내용으로만 가득찬 리뷰글과 같은, 리뷰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심가는 글이다. 즉, 결국에 작품이 글의 중심에 있어야하고, 그 상태에서 자신의 견지해야지만 리뷰글이라고 부를 자격이 생긴다. 남의 말에 따라 살아가는 게 나의 삶이 아니듯이 말이다.

 

  어찌보면, 해당 글 또한 리뷰라는 것에 관한 리뷰일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이 글은 아래서 내려다보는 글 일것이다. 물론 나는 이렇게 전달하는 것이 리뷰라는 것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리뷰를 너무 자기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에 대해 나는 떳떳하다. 이 글에서 말하는 게 그리 위대한 철학 같은 건 아니지만, 나는 나의 의견을 충실히 말했다 생각한다. 이 글도 사회적 작용의 일부냐고 묻는다면, 맞다. 리뷰에 대한 글은 왠지 잘팔릴 것 같다. 하지만, 쓰다보니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란 것은 결국에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 하고 싶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거는 결국 내가 해당 주제를 관심 있어 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쓰는 것이 이유라는 것을 부정했지만, 여기서 정정할란다. 이만, 새벽 태워서 쓴 이 글은 마치도록 하겠다. 총총.


이거 쓰려고 잠을 못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가 얼마나 얕은 인간인지 깨닫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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