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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 가요에 대한 두서없는 낙서 (신중현, 심성락 등등)

ILoveNY2024.09.29 23:22조회 수 302추천수 5댓글 1

(1)


각 작곡가들마다 어쩔 수 없이/혹은 의도적으로 새 트렌드를 수용하지 않는 순간이 온다.

예컨대 일렉 기타. 혹은 사이키 사운드.


60년대 중후반 신중현이 시작해서, 75년도 대마초 파동 이후로는 사실상 음악계를 지배한 사운드톤.

그렇지만 모두가 이 지징거리는 사운드를 받아드린 것은 아니였다.


기타리스트 출신인 김희갑, 이인성, 송운선은 사운드만 놓고보면 클린톤의 재즈 기타리스트들에 가깝다. 동시대 재즈 기반 작곡가들인 이봉조, 여대영, 김인배도 재즈 기반의 음악-스탠다드팝을 만들뿐,  기타가 강하게 드러나진 않는다.

트로트/유행가에 뿌리를 둔 김학송, 박춘석, 고봉산, 김부해, 전오승 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예외라면, 정민섭과 길옥윤 정도다. 

정민섭의 비스 노래들이나 별셋의 <도깨비의 춤>은 끝내준다.

길옥윤이라면 혜은이의 <전화의 네 목소리>가 있다.


(2)


신디사이저 하면 다들 이호준, 연석원, 김명곤, 이필원처럼 그룹사운드 계열만 생각하던데, 나는 심성락이 잊혀지는 것이 못내 아쉽다.


심성락.

70년대 나온 심성락 경음악집을 들어보면, 어느순간은 뽕짝이다가 어느순간은 초기힙합 느낌이 나는 루프가 나오고 (아무리 들어도 드럼머신 같은데, 70년대에 드럼머신이 한국에 들어와있었다고?) 어느순간에는 시티팝처럼 산뜻한 퓨전재즈 사운드를 뽑아낸다.

많고 많은 경음악집 어딘가에는 분명 동시대 일본 YMO나 P-Model 같은 펑크(punk) 느낌이 나는 금속적인 루프가 나올 것 같은데, 그러면 난 이걸 산울림과 엮어볼 생각이다.


산울림 음악에 계속 나오는 오르간 소리. 특히 1집 <청자>의 오르간 솔로는 아무리 들어도 심성락 느낌이 난다.


(3)


신중현은 60년대 후반과 75년 사이에 적어도 네 가지 유형의 음악을 만들었다.


(a) 소울 가요 ; 사이키한 기타가 등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창과 같은 지르는 샤우팅 창법이 녹아들었다는 점이다.

[후에 한국식 소울 가요의 원형이 된다.]

(b) 우울한 알앤비 ; 반복되는 기타, 뒤에 깔리는 음산한 오르간. 하이햇 연타. 여기에 해당되는 서양 음악 장르는 잘 생각은 안 난다.

알앤비 보컬로는 장현과 박광수. 포크로는 김정미, 서유석, 양희은이 이런 노래다.

(c) 한국식 훵크 ; 메기고 받는 형식. 신민요-만요를 계승한 타령조의 가사. 기타로 장단을 표현하는 방식 등등. 여러모로 압도적이다.

펄 시스터즈의 몇몇 곡, 엽전들이 이런 시도를 대표한다. 

[송창삭, 바니걸즈, 이장희 모두 이 자장 아래있다 생각된다.]

(d) 사이키델릭 잼 - 고고장 노래; 한국식 훵크와 우울한 알앤비를 섞은 뒤 미친 즉흥을 섞은 타입. 신중현이 이끈 밴드들 - 덩키스, 퀘션스, 더 맨, 골든 그레입스는 이런 타입이다.

[산울림, 함중아 모두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80년대 신중현은 미쳐 하지 못한 하드락과 메탈에 좀 더 경도된 것 같지만, 글쎄....전반적으로 80년대 신중현의 시도는 많이 아쉽다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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