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ut out to BlackMatter
https://m.blog.naver.com/oceangp/223585421030
1. 나는 얼마나 노래를 듣는가?
https://youtu.be/XKXSe_H9H3M
음... 정확히 수치화시킬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그런 걸 다 세면서 듣는 편은 아니고, 유튜브랑 스포티파이를 혼용하기 때문에 둘이 합치는 것도 귀찮거든요. 그래도 일반인보단 많이 듣고, 웬만한 음악 매니아 분들보다는 훨씬 적게 듣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신분이 신분인지라 하루종일 음악만 들을 수도 없고... 옛날에는 하루종일 이어폰만 귀에 꽂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음악을 보다 다양하게 듣는 건 지금인듯?
2. 나는 '멜로디'파인가? '가사'파인가?
https://youtu.be/CPWxExGk7PM
무조건 멜로디. 애초에 음악이란 청각을 통해 인식되는 예술인데 가사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가사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바흐나 모차르트 같은 과거의 거장들은 범부 신세가 되는 것이겠고... 일단 가사가 아무리 좋아도 음악적으로 끌리지 않는다면 듣지 않습니다. J. Cole 같은 경우 가사는 잘 쓰지만 음악적으로 흥미로운 곡이 그리 많지 않아서 별로 듣지 않게 되는 이치랄까요? 반대로 JPEGMAFIA의 경우 상대적으로 아주 훌륭한 리릭시스트는 아니지만 그 음악성 하나로 나머지를 전부 씹어먹는 것처럼요. 'SIN MIEDO'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현대 대중음악에 이르러서는 가사도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아요. 요즘은 묘사적이고 나열적인 앱스트랙 래퍼들의 가사보다는 단출하고 한번에 와닿는 팝 싱어들의 가사가 좋더라고요. 간단한 표현으로 수천의 감상을 양산하는 작사가의 능력이 대단하구나 싶고. 새삼 두 가지 모두를 잡은 Kendrick Lamar가 대단하게 느껴지네 기습숭배
3. 좋아하는 장르는?
https://youtu.be/yoYZf-lBF_U
힙합.
죽어도 힙합.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그 어떤 장르도 힙합만큼이나 제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어요. 그나마 얼터니티브 알앤비나 사이키델릭, 디스코와 하우스를 필두로 한 댄스 음악이 제 마음을 빼앗아갈 뻔하다가도 결국 다시 힙합으로 돌아오고 말아요. 사실 힙합만큼이나 좋아하는 요소가 계속 발굴되는 음악 장르도 적은 것 같아요. 단순히 종류나 스펙트럼만 따지면 락이나 알앤비가 더 광활하겠지만, 힙합만큼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진 않았어요. 제가 힙합 음악의 작법과 랩이란 창법에 아주 깊게 매료된 탓도 있겠지만... 아 몰라! 그냥 힙합이 최고에요.
4. 꼭 골라야한다면 빠른 음악? 느린 음악?
빠른 음악과 느린 음악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는데, 제 신조는 음악은 어느 정도의 속도감은 갖춰야 흥미를 끌 수 있다는 거에요. 아마 그래서 일정 속도가 보장된 힙합을 좋아하는가도 싶고... 리듬 자체가 느린 데다가 반복적이고 길기까지 한 앨범은 아무리 명반이라고 한들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전 D'Angelo의 <Voodoo>조차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꽤 의외이실 테지만... 또 특출난 퍼포머가 아닌 래퍼의 90년대 앨범도 그렇게 듣는 걸 좋아하진 않고요. 옛날 락 명반들도 잘 못 듣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는 Z세대인가봐요.
5. 한번 듣고 잘 모르겠다 싶을 때 한번 더 듣는다? 아니다?
https://youtu.be/DfcWOPpmw14
궁극적으로 한번 더 듣긴 합니다. 바로는 안 듣더라도 다시 들어봐야겠다, 들어봐야겠다 생각만 하면서 쟁여두다가 나중에는 결국 들어요 ㅋㅋㅋ 가장 최근 예시로는 Magdalena Bay의 <Imaginal Disk>가 떠오르네요. <Mercurial World>를 워낙 좋게 들어서 그런지 이번 앨범도 처음에 많이 기대를 했는데, 기대와는 살짝 달라서 그런지 이게 정말 지금 평가받는 것만큼 좋은 건가 싶었어요. 하필 그때가 8월 23일이라 칸예의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충격도 컸고... 그래도 몇 번 더 듣다보니까 확실히 좋아지더라고요. Magdalena Bay라는 팀 자체가 제게 장르적으로 귀를 어느 정도 터주고 있는 것 같아요.
6. 한번 듣고 좋다면 그것만 듣는다? 다른 곡도 함께 듣는다?
https://youtu.be/ftaXMKV3ffE
이게 제가 유튜브에서 음악을 들을 때 강하게 나타나는 버릇인데, 일단 하나를 듣고 좋다? 그럼 다음에 유튜브를 키면 꼭 그 곡을 들어요. 그리고 그 곡 하나에 이 법칙이 적용되는 게 아니라 여러 곡에 똑같이 적용되다보니까 결국 몇 주 간은 계속 똑같은 곡들로 이뤄진 플레이리스트만 주구장창 듣는 거죠 ㅋㅋㅋ 그래서 일부러 앨범 단위로 음악을 들으려고 하는 편이이요... 그렇게라도 안 한다면 편식이 심해지게 되니까.
7. 어떤 가수에 꽂히면 그 가수의 대표곡만 찾는다? 수록곡도 찾아본다?
https://youtu.be/_vroLokIrCo
가수에 꽂힐 정도라면 일단 수록곡도 대부분 들어본 시점일 거에요 아마 ㅋㅋㅋ 수록곡까지 하나 하나 다 들어보는 버릇을 들이는 데에는 아무래도 Kanye의 공이 크겠죠 역시? 제가 처음으로 아티스트 자체를 좋아하게 된 케이스가 Kanye West이다보니 앨범 단위로 전부 들었었는데, Kanye가 또 앨범 장인이잖아요. 수록곡 중에 안 좋았던 게 거의 없다보니 첫경험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줬었죠. 그 외에도 옛날에 Biggie만 듣던 시절에 그가 생전 남긴 곡은 싹 다 찾아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겨우 4년 간의 활동이었다보니 곡을 다 들어보는 것도 사실 그렇게 어렵진 않았어서... 반면 엄청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곡을 다 들어보지 않은 아티스트는 JAY-Z가 있을 것 같네요. 이 양반은 너무 많아... Drake 같은 경우에는 Old Drake만 좋아하다보니 애초에 모든 곡을 다 들으려는 생각도 한 적이 없고 ㅋㅋㅋ
8. 기억에 남아있는 첫 번째 노래는?
살면서 기억에 남아있는 첫 번째 노래라면 아마 TV 주제가가 아닐까 싶어요. 아니면 자장가 같은 거나. 언젠가 그 기억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나서 저로 하여금 그 곡들을 샘플링해 비트 좀 만들게 시켰으면 좋겠어요. DOOM shit
9. 초중고시절 좋아하는 가수는? (최대 3팀)
초등학교: 없음
-사실 이때는 그냥 음악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한지라...
중학교: 방탄소년단
-제가 대중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방탄소년단이랄까요. 좀 의외일 순 있지만, 전 항상 제 뿌리가 BTS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요. 방탄소년단 덕에 팝과 힙합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게 되었죠. 어쩌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며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기에 음악 매니아들이 은연 중에 겪는 '아이돌 멸시'도 저의 경우 비교적 덜하지 않았나 싶어요.
고등학교: Kanye West
고등학생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힙합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국내 힙합에서 해외 힙합으로 서서히 견문을 넓히기 시작했죠. 그러다보니 Kanye West라는 장르의 거장에 한 차례 수렴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현상인 것 같아요. 현대 힙합을 몇 차례나 재정립한 인물이고, 그 찬란한 디스코그래피에 속해있는 음반 각각의 완성도 역시 압도적인데. 게다가 인물상 자체도 굉장히 복합적이니만큼 흥미롭잖아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라는 걸작을 처음으로 접한 저로선 그 순간부터 Kanye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죠. Biggie나 Jay-Z도 Kanye 못지 않게 좋아했던 것 같은데, 음악적으로는 결국 Kanye네요.
10. 초중고시절에 기억이 남아있는 노래는? (최대 3곡)
초등학교: 없음
-나 진짜 찐따였나보다... 어떻게 초등학교 때 기억나는 노래가 하나도 없지...
https://music.youtube.com/watch?v=9mwRYgMmSGE
중학교: 방탄소년단 - Answer: Love Myself
-방금 전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죠? 자기애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LOVE YOURSELF> 기승전결 4부작의 결말이 엔딩에서 완벽히 이루어지는 전개를 경험하며 그저 감탄하기만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저 단편적인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였다면 별로 와닿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음반 전체에 걸친 서사와 음악적 완성도까지 더해지니 어린 제게 큰 영향을 끼쳤던 게 아직도 생생해요.
https://youtu.be/6uikJTnmtgw
고등학교: JAY-Z - 99 Problems
-이것만큼은 확실히 기억나죠. 집 앞 공원을 산책할 때나,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 갈 때나 귀에 꽂고 살았던 노래에요. 그 많고 많은 Jay-Z의 명곡 중에서도 그 당시에는 왜 이걸 그리도 즐겨들었는 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비트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좋으면서도 플로우마저 매우 노련하잖아요? 특히 벌스 3을 아주 좋아했던 것 같네요. '99 Problems'의 라임을 따라하는 순간만큼은 저 자신이 브루클린의 후드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11. 어떤 가수의 앨범을 샀는가?
https://youtu.be/diIFhc_Kzng
Frank Ocean - Blonde
유일하게 산 앨범이 Frank Ocean의 <Blonde>입니다.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던 중 blonded 사이트에 <Blonde> LP 재고가 떴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가 바로 질러버렸죠. 이때 아니면 <Blonde> 같이 한정적으로 생산되는 앨범의 LP를 언제 살 수 있겠어요? 혼자서 이것저것 다 해결하며 결국 구매에 성공했죠. 근데 재밌는 건, 사실 전 그때까지 <Blonde>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첫 LP를 구매한다면 그건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나 <Norman Fucking Rockwell!>이 되길 바랬어요. 전 <channel ORANGE>의 대중적인 멜로디와 문학적인 가사를 더 선호하는 사람이었고, <Blonde>의 중성적인 아련함과 모호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또 재밌는 건, 이상하게 <Blonde> LP를 산 후로 또 <Blonde>가 더 좋아진 거 있죠? Frank가 부르는 구절 하나하나의 멜로디가 그 곡에서 표출해낼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선율처럼 느껴졌고, 그것들이 제 가슴을 참 아련하게 만들더라고요. 전 사랑이고 이별이고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사람인데. LP의 축복(?)이려나요... ㅎㅎ;; 아! 참고로 전 CD는 안 사고 무조건 LP만 수집합니다. 미적 감각이 확고한 사람이라 CD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12. 어떤 가수의 콘서트에 가봤는가?
(블로그에서는 영상들 첨부되어 있습니다!)
그래그래 맞아 그건 사실이야 형은 칸예 내한 공연에 갔었어
진짜 꿈과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21세기 최고의 아티스트라고 칭해도 무방할 만한 사람, 그러나 최근 들어 연속된 추락으로 예전의 광휘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이가 제 눈앞에서 화려한 부활을 선보이다니요. 그것도 한국에서. 솔직히 인생 살면서 Kanye를 딱 한 번만이라도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VULTURES> 리스닝 파티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신병위로휴가를 소모해서까지 간 건데, 이런 맙소사. 이건 가성비 수준이 아니라 그냥 역사를 제 눈으로 목격한 수준이잖아요. 이때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Kanye West 공식 유튜브에서 올려준 스트리밍 영상, 제가 직접 찍은 공연 영상 등 수많은 영상을 봐도 그 당시의 현장감을 재현할 수 없어요. 그냥... 파격과 황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때 그냥 죽어도 좋았어요. 아니다, 죽으면 안되죠. Ye의 진심이 담긴 사랑 고백과 기도까지 받았는데. 이 한 목숨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겁니다.
아, 그리고 작년에 JID 내한 공연도 갔었네요. 몇백 명 정도만 그 작은 무신사 개러지 공연장에 모였지만 죄다 매니아들이라 반응이 열혈했던 거 기억나네요. 무엇보다 JID가 그냥 라이브를 오지게 잘했습니다. Kanye가 그 위상과 음악성, 규모로 압도하는 느낌이라면 JID는 그냥 순수 실력으로 찢고 갔었어요. 그 어려운 플로우를 라이브로 더 생생하게 소화하는 걸 보고 "아, 그냥 이 사람은 도를 찍은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랩비트 페스티벌에도 갔다왔죠! 늦게 간지라 E SENS, Nas 두 명밖에 보지 못했지만 둘 다 랩이라면 각자의 국가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장인들이라 충분히 즐기고 왔습니다. 특히 Nas는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벌스를 완창하는 미친 폼을 보여줘서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관록이란 게 어디 가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50세가 넘은지라 완벽한 라이브는 기대하지도 않고 갔었는데, 이게 왠걸. Nas보다 4살 어린 Kanye는 벌스 3줄 정도 부르면 호흡이 딸리는데 Nas는 쉬는 시간도 거의 가지지 않고 그냥 1시간 내내 랩만 하는데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냥 랩의 신 같았어요.
13. 처음보다 나중에 좋아진 곡은? (최대 3곡)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그냥 처음의 감흥이 흐려지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음악적 전문도가 높아지게 되니 웬만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지금 제가 가장 중요한 앨범으로 꼽는 음반들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았지만 지금은 더 좋아하는 작품들이니까요.
14. 요즘 내가 자주 듣는 가수는? (최대 3팀)
JPEGMAFIA, Charli XCX, Magdalena Bay
공교롭게도 세 아티스트 모두 전자음악에 기반하고 있네요. 사운드의 결은 물론 전혀 다를지라도요. 일단 요즘은 좀 신나고 내면의 댄스 본능을 자극하는 곡들이 필요했어요. 도파민 중독인가봐요. 군대에 갇혀있는 사람들 말로는 죄다 도파민 중독에 걸린다던데, 저도 그런 것 같네요. 일단 JPEGMAFIA야 이번 신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놓고 자극적이고, Charli는 이번 <BRAT>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데다가 그 전부터 그냥 제 취향을 완전히 저격하고 있던지라. Magdalena Bay는 요즘 또 비정상적일 정도로 좋아지는데 특히 <Mercurial World> 정말 미치겠습니다.
15. 요즘 내가 자주 듣는 노래는? (최대 3곡)
Kanye West - Stronger
Billie Eilish - L'AMOUR DE MA VIE [OVER NOW EXTENDED EDIT]
Magdalena Bay - Follow The Leader
https://youtu.be/PsO6ZnUZI0g
'Stronger'의 경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좀 재평가를 하게 됐어요. 사실 원래도 명곡인 건 당연했지만, 지금 와서 들어보면 좀 촌스럽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제가 병신이었죠. 그냥 명곡명곡대명곡입니다. 특히 훅 파트에서 Daft Punk 샘플, 베이스, 킥이 같이 드랍될 때에는 춤추는 걸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수준.
https://youtu.be/3WSIpxukIO8
최근 Billie Eilish 신보 <HIT ME HARD AND SOFT>도 너무 좋게 잘 들었습니다. Billie의 가장 성숙한 앨범이라는 평이 정말 딱 어울리게도 음악적으로 굉장히 놀라운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L'AMOUR DE MA VIE'의 재즈에서 신스웨이브로의 변주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좋았어요. 제가 또 신스팝, 신스웨이브, 디스코, 이런 거에 껌뻑 죽거든요. 두 번째 파트를 들을 때마다 내적 댄스를 추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두 번째 파트를 연장시킨 'OVER NOW EXTENDED EDIT'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https://youtu.be/cu1WiOIJwh4
그리고 요즘 Magdalena Bay 많이 듣는다고 했죠! 제가 Grimes의 <Art Angels>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Magdalena Bay야말로 Grimes의 DNA를 이어받은 아티스트 중 가장 독창적인 부류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Art Angels> Type Music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리지널리티를 창조했달까... <Mercurial World>에 명곡이 정말 많긴 하지만, 요즘은 'Follow The Leader'라는 곡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음악에서 관능미가 느껴진달까... 좋은 것 같습니다.
16. 듣고나서 여러 의미로 놀랐던 노래는? (최대 3곡)
The Notorious B.I.G. - Party & Bullshit
JPEGMAFIA & Danny Brown - God Loves You
Kendrick Lamar - meet the grahams
https://music.youtube.com/watch?v=jX3bdJbo9ec
Biggie라는 최고의 래퍼를 'Juicy'를 통해 처음 들었을 때도 상당한 충격이었지만, Biggie가 랩을 가장 잘한 곡이 궁금해 'Party & Bullshit'이라는 역사적인 데뷔곡을 처음 접했을 때는 그냥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이게 사람 목소리가 맞나? 이게 사람의 호흡이 맞나? 이 무슨 경이로운 라이밍과 플로우란 말인가? 이 전에도 Enimem, Kendrick Lamar 같은 테크니션들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The Notorious B.I.G.라는 래퍼가 왜 역사상 최고의 랩 실력을 가진 인간으로 칭해지는 지 알 것만 같았어요. "I was a terror since the public school era"로 시작하는 역사적인 첫 벌스도 충격적이었지만, 압도적인 중량의 연쇄 라이밍을 자랑하는 두 번째 벌스에서는 벌린 입을 차마 다물지 못했어요. 정말 대단했습니다. 아, 그리고 Easy Mo Bee 특유의 금속성 동부 힙합 비트도 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일조했던 것 같네요.
https://youtu.be/yq6d7ZRsbDc
제가 익스페리멘탈 힙합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중의 기호와 조금의 타협도 없이 청각적 쾌감과 신선한 전개에 집중한 전략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JPEGMAFIA와 Danny Brown의 <SCARING THE HOES>는 제게 최고의 앨범 중 하나였어요. 익스페리멘탈 힙합에서 가장 핫한 인물 둘이 뭉친 만큼이나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을 내줄 거라 기대했고, 'Lean Beef Patty'를 처음 들었을 때도 얼추 느낌이 오긴 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좋았거든요. 특히 'God Loves You'는 무슨 이런 비트가 다 있나 했어요 ㅋㅋㅋ 가스펠 샘플을 기반으로 엄청 두터운 베이스와 킥 드럼을 덧씌웠는데, 저음역대에 환장하는 제게 최고의 비트였습니다. 엽기적으로 느껴질 만큼이나 파괴적인 비트와 문란한 가사, 그저 저를 위한 선물이었죠.
https://youtu.be/2QiFl9Dc7D0
군대에서 21세기 최대의 랩 디스전을 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참 아쉽지만, Kendrick Lamar와 Drake의 디스전은 정말 매 순간 충격의 연속이었어요. 'Family Matters'와 'meet the grahams'가 공개될 때 마침 제가 외출을 나갔던지라 상황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었네요.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하는지라 현장감이 정말 대단했어요. 영화 보기 전 'Family Matters'를 들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오니 'meet the grahams'가 나왔더라고요 ㅋㅋㅋ 특히 'meet the grahams'를 가사와 함께 처음 접했을 때는 충격받은 걸 넘어서서 공포스러웠어요. 온 세상의 화살촉을 언제나 자신에게 돌리던 Kendrick이 그 공격성을 단일 대상에게 돌렸을 때 정말 얼마나 집요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요. 세 번째 벌스에 들어선 순간부터 제 마음속에서 Kendrick은 이미 Eminem과 Nas를 뛰어넘었었어요. 그 표현이나 전달 방식, 전개 전략과 완벽한 타이밍까지... 곡 내용의 진위를 떠나 'meet the grahams'는 힙합 역사상 최고의 디스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아요.
17. 나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노래는? (최대 3곡)
Kanye West - Runaway
Kendrick Lamar - The Blacker The Berry
Lana Del Rey - The greatest
https://youtu.be/VhEoCOWUtcU
말이 더 필요있을까요? 'Runaway'는 제 인생을 통틀어서도 가장 중요한 곡이에요. 'Devil In A New Dress'의 폭풍 후 정적으로 등장하는 피아노 노트, 그 피아노 노트 하나만으로 사람을 설레게 하고 열광시킬 수 있는 곡이 세상에 얼마나 더 있을까요? 마치 E6 음을 Kanye가 소유한 것처럼 느껴져요. 고양 리스닝 파티 때 여실히 체감했습니다. 이 곡의 위상은 힙스터들의 과대평가론 따위로 평가절하되어선 안된다는 것을요. 상징적인 피아노 루프, Pete Rock의 드럼 브레이크, 전율적인 베이스와 Kanye의 아름다운 멜로디, 그리고 자아추돌적인 가사까지, 'Runaway'는 그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마침내 힙합의 경계를 초월한 것처럼 느껴져요. 곡의 음향적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아티스트의 감정이 복합성을 가지며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마음에 든달까요. 이기적인 사랑, 초라한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 죄책감, 끝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기에 고립되며 비대해지는 자아까지. 모든 것이 은유적이고 예술적이에요.
https://youtu.be/VdPtVZDspIY
<To Pimp A Butterfly> 자체가 저에게 사상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그 중 'The Blacker The Berry'는 고등학생이던 제게 엄청난 영향을 준 곡이에요. 재즈 힙합에 지대한 영향을 받은 앨범의 다른 곡들과 달리 공격적인 붐뱁 비트 위 순수한 분노에 가까운 Kendrick의 랩은 그 자체로 굉장한 자극이었죠. 하지만 그 메시지는 더욱 놀라웠어요. Kendrick Lamar는 자국의 미국 정부와 인종차별적인 문화를 향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는 것 같지만, 마지막 벌스에서 알 수 있다시피 사실 흑인 사회 자체의 문제와 모순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었거든요. 당시 국제 사회 문제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던 저였던지라, 서로 비판하고 공격하던 다양한 진영들의 모습만을 접하고 회의감이 들던 저에게 Kendrick은 해답을 알려준 것만 같았어요. 억지로 긍정하거나 현자를 자칭하는 클리셰가 아닌, 혐오라는 전위적인 방식으로요. 그리고 'The Blacker The Berry'라는 하이라이트가 있었기에 <To Pimp A Butterfly>의 서사가 파격적이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https://youtu.be/LrSX_OcpeJg?si=NJY2w_aG0ocb0Wdi
제가 처음 Lana Del Rey에게 반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나요. 2010년대에 필청해야 할 명반들을 찾아다니던 때였죠. 수많은 명단 중 이미 The Weeknd의 <Beauty Behind The Madness>와 <Starboy>에서 접했던 이름이었던지라 상대적으로 익숙했어요. 그리고 'Fuck it I love you / The greatest'의 뮤직 비디오를 튼 순간, 전 곧바로 Lana Del Rey와 <Norman Fucking Rockwell!>의 미학에 매료되었어요. 제가 어떻게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게 된 것일까요? 올드 머니, 시네마틱, 자유로웠던 80년대, 아네모이아. Lana는 제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장본인이에요. 그 날 'The greatest'가 제게 고양시킨 해방감은 아직까지도 제 마음 어딘가에 잔존하고 있네요.
18. 처음 듣자마자 좋았던 멜로디의 곡은?
https://youtu.be/g-fiJIsY46c
Westside Gunn - Best Dressed Demons (feat. Mach-Hommy)
사실 이것도 너무 많죠. 애초에 마음에 드는 멜로디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멜로디를 찾는 게 제게는 더 어렵다니까요. 지금 와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앨범들도 처음 들었을 때부터 확 끌렸는데 지금 와서는 더 좋아진 작품들이라. 그래도 지금 딱 떠오르는 곡이라면 Westside Gunn과 Mach-Hommy의 'Best Dressed Demons'가 생각나네요. 음산한 피아노의 비트와 Mach의 모노톤 훅까지 무감정적인 멜로디가 형성하는 분위기 자체가 압도적이었습니다. <Hitler Wears Hermes 8: Side B>가 괜히 Westside Gunn의 수많은 수작들 중에서도 고평가받는 게 아니라니까요.
19. 사랑의 감정이 느껴진 가사는?
I thought that I was dreamin' when you said you love me...
Frank Ocean - Ivy 中
사랑이란 감정을 이렇게나 간결하게, 가장 함축적으로, 그러나 동시에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또 있나 싶어요. "네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줄 때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라니...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요? 거기에 Frank의 습기 찬 보컬과 회상적인 멜로디, 공간감을 톡톡히 살려주는 어쿠스틱 기타까지... 위 조건들을 가지고 창작할 수 있는 최고의 음악적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 이별의 아픔이 느껴진 가사는?
They say you can't turn a bad girl good, but once a good girl's goin bad, she's gone forever...
JAY-Z - Song Cry 中
저 스스로에게도 꽤나 의외이긴 했는데, 전 이 곡의 세 번째 벌스를 따라부르면서 울었어요. 랩이란 창법이 참 신기한 게, 일반적인 가창에 비해 감정 표현이 상당히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그 무미건조함이 오히려 더 큰 감정적 요동을 초래할 때가 많다니까요. JAY-Z가 가장 좋은 예시 같아요. 사실 Jay가 자존감과 스웨거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있긴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기혐오적이고 패배주의적인 감성을 잘 소화해내는 래퍼거든요. 'Song Cry'는 아주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애인에게 잘못했다는 사실을 애써 덮어보려 그녀에게 반문해보고 화도 내지만 끝내 이별 앞에선 무너지는 모습... 연애 한 번 안 해본 저도 공감이 가더라고요. 공감이 참 잘도 가겠네요
21. 지칠 때 위로가 되었던 가사는?
It's better than I ever even knew
They say that the world was built for two
Only worth living if somebody is loving you
And baby, now you do
Lana Del Rey - Video Games 中
음악성 자체는 <Norman Fucking Rockwell!>을 시점으로 후기 Lana Del Rey를 더 높게 치는 편이지만, 역시나 전기 Lana밖에 주지 못할 느낌이 있다니까요. 올드 머니와 홈메이드, 할리우드 새드코어로 치장된 독보적인 톤앤매너. 제가 괜히 <Born To Die>와 <Ultraviolence>를 사랑하는 게 아니죠. 그 중에서도 'Video Games'는 아직까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남아있네요. 처음 앨범을 접했을 때는 더 웅장하고 팝에 가까운 타 곡들이 좋았는데, 이젠 'Video Games'만의 우아함과 미니멀함을 더 자주 찾게 되네요. 노래 자체가 하나의 비극처럼 느껴져요. 특히 저는 저 자신을 위로할 때 오히려 완전히 한번 붕괴시키는 사람이라, 좀 자기파괴적이라 할지라도 저 스스로 의존적이고 남에게 도움이 되어야만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끔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그렇기에 'Video Games'의 위 구절이 참 와닿았달까요 ㅎㅎ 비슷한 이유로 SZA의 'Drew Barrymore'도 좋아해요. 이러니까 저 진짜 자존감 낮은 사람 같네요. 같은 게 아니라 맞긴 하지만...
22. 내가 좋아하는 댄스곡은?
https://youtu.be/2Z7-wbaUxzw
Le Castle Vania - Blood Code
무릇 댄스곡이라 하면 저에겐 십중팔구 디스코나 하우스에요. 베이스에 못 죽고 환장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애초에 좋은 댄스곡들이 거의 그 장르에 몰려있기도 하고. 웬만해서 양질의 댄스곡이라면 다 좋게 듣는 편인데, 요즘은 Le Castle Vania의 'Blood Code'라는 곡을 인상깊게 듣고 있네요. <존 윅 4>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총기 액션 영화인데, 그 중 베를린 클럽 전투 시퀀스에서 이 곡이 BGM으로 재생돼요. 강렬한 조명과 클럽 한 가운데에서 권총 한 자루를 들고 목표를 쫓는 존 윅의 모습에 이 곡이 더해지니 얼마나 멋지던지요! 바로 다음의 'Wetwork'도 좋아합니다. 존 윅 프랜차이즈의 클럽 시퀀스는 실패하는 법이 없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탁월한 선곡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23. 내가 좋아하는 발라드 풍의 곡은?
https://youtu.be/iXQUu5Dti4g
Led Zeppelin - Stairway to Heaven
솔직히 발라드를 엄청 안 좋아합니다. 안 좋아하는 정도가 혐오에 가깝습니다. 일단 생리적으로 듣기 싫더라고요. 특히 근래 양산되는 한국형 발라드는 생각없이 제작되는 한국 힙합 트랙들이나 다수의 트로트 곡들만큼이나 싫어해요. 저는 특정 장르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단지 특정 장르에서 별로인 곡들이 많이 나오는 것뿐이에요. 그 때문에 발라드 풍의 곡을 고르라고 할 때, 어쩔 수 없이 팝 발라드, 락 발라드, 랩 발라드 등의 수식어를 붙일 수밖에 없었네요. 원래는 Common의 'The Light'를 고르려고 했는데, 발라드를 논하는데 랩 발라드를 뽑는 건 너무 비양심적인 것 같아서 그냥 락 중에 뽑았습니다. Radiohead의 'Creep'과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중 고민하다가 결국 후자를 선택했네요. 평소에 더 많이 흥얼거리는 건 전자이긴 한데 후자가 제게 미친 충격이 더 컸거든요. 특히 1973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 라이브 영상은 저를 Led Zeppelin에게 매료시킬 만큼 환상적이었습니다.
24. 내가 좋아하는 다른 장르 (힙합, 락, 트로트 등) 곡은?
https://youtu.be/jNUIphLpIbo
ROSALÍA - LLYLM
힙합이 주 장르이므로 타 장르라고 했을 때... 팝, 락, 재즈, 하우스, 하이퍼팝, 트립 합 등등 떠오르는데. 좀 비정형적인 답을 하고 싶어서 라틴팝으로 가겠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ROSALÍA죠. 라틴팝 아티스트 중 제가 거의 유일하게 즐겨듣다시피 하기도 하고, ROSALÍA의 음악색 자체를 좋아합니다. SAOKO와 <MOTOMAMI>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무척이나 좋아했을 정도니까요. ROSALÍA만의 청아한 음색은 대체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음색이 빛을 발한 곡이 'LLYLM' 같습니다. 애당초 아티스트 본인이 자신의 출신을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순수 라틴팝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면서도, 이 곡에는 영어 가사가 조금이나마 혼용되어 약간 더 팝스럽달까요?
25. 신나고 싶을 때 듣는 곡은?
https://youtu.be/e4okhEtIpvY
Joey Valence & Brae - WHAT U NEED
사실 이 질문 자체가 댄스곡과 꽤나 결이 비슷한 것 같아요. 애초에 댄스곡을 신나고 싶을 때 듣는 거니까... ㅋㅋㅋㅋㅋㅋ 요즘 듣는 걸로 치자면, 제 청취 기록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BRAT>을 제외하자면 Joey Valence & Brae의 'WHAT U NEED'가 떠오르네요. 역시나 하우스만 나오면 바로 환장하는 저답게 앨범 전체를 듣는 도중에도 바로 이 곡에 꽂히더라고요 ㅋㅋㅋ 잠깐 아티스트 얘기로 넘어가자면 저는 이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요. 2020년대에 혼자 생뚱맞게 하드코어 힙합을 신나게 재해석버리는 것도 너무 웃기고, 그 와중에 잘하는 건 더 웃기고. 단순히 현대의 Beastie Boys 정도로만 정의될 친구들이 아닌 것 같아요. 누가 곡 이름을 <벤 10>에 나오는 옴니트릭스로 짓냐고 ㅋㅋㅋ 이런 카툰 네트워크 같은 사람들아 ㅋㅋㅋ
26. 힘들 때 찾게 되는 곡은?
https://youtu.be/jvm6DpqqbLk
Lana Del Rey - Sad Girl
고등학교 때, 정확히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울증이 세게 온 적이 있어요. 대입 준비를 하며 꽤나 큰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고, 그 때문인지 제 인간관계도 완전히 산산조각났었죠. 전 제 잘못으로 여겼어요. 제가 주변인들을 다 밀어내고 못되게 군 거였으니까요. 분명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그때부터 저라는 인간이 싫어지더라고요. 더 비판적이고, 더 소심해지고, 우습게도 위축되기 시작했어요. 그때에 Lana Del Rey의 <Ultraviolence>를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네요. 특히 'Sad Girl'을 들으며 좀 울었어요. 비록 노래의 가사는 제 상황과 많이 동떨어져 있었지만, 노래 자체의 분위기와 코러스가 제 감정을 자극했달까요. 모르겠어요, 그냥 전 슬펐어요.
27. 아련한 느낌을 주는 곡은?
https://youtu.be/0vmhgotEByc
J Dilla - Time: The Donut of the Heart
사실 공간감을 강조한 방식이나, 음질을 조작한 방식에서 아련한 느낌을 주는 곡은 너무 많은 것 같네요. 어떤 때는 Lana Del Rey와 Frank Ocean을 들으며, 또 어떤 때는 Elvis Presley와 Marvin Gaye, Bobby Caldwell을 들으며 아련함을 느끼거든요. 근데 지금 딱 생각나는 곡 하면 J Dilla의 'Time: The Donut of the Heart'가 생각나요. Jackson 5는 생각해보면 참 명곡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당대 쟁쟁했던 가수들 사이에서도 프로덕션만 따지면 참 대단하달까... 그런 Jackson 5를 샘플링하고 차핑해서 이런 역사적인 비트를 만든 J Dilla의 감각도 대단하게 느껴지고요.
28.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듣고 싶은 곡은?
https://youtu.be/7YGc6RMOYF8
Stevie Wonder - Isn't She Lovely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요? 한번도 누구를 사랑해보거나, 누구에게 사랑받았던 적 없던 저로선 쉽게 상상이 불가능해요. 때문에 음악 취향도 달달한 로맨스 송과는 거리가 멀어요. 향간의 흔하디 흔한 사랑 노래에서 '공감'이란 심상을 떠올린 적 없고, 때문에 사랑 노래보다는 사회 문제를 논하거나 개인의 고뇌를 진솔하게 써내린 가사에 더 관심을 가졌던 것 같네요. 그래도 씹덕망상 경력 3년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듣고 싶은 노래라면, Stevie Wonder의 'Isn't She Lovely'가 떠오르네요. 물론 노래 자체는 Stevie의 딸에 관한 내용이지만, 역사적인 것으로 운운될 만큼 완벽한 멜로디와 가사는 확실히 연인에게도 적용될 만큼 낭만적이죠. 게다가 설령 자식 얘기라고 해도, 나중에 연인과 꾸릴 가정을 상상하며 들을 수 있잖아요? 전 언제나 아빠가 되고 싶었어요. 좋은 아빠가요. 문득 제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는지 아직은 자신이 없긴 해요. 전 너무 부족한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이 노래를 듣는 순간만큼은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떠올리며 행복해하곤 해요.
29. 프로포즈송을 해야한다면 하고 싶은 곡은?
https://youtu.be/p1JPKLa-Ofc
Beyoncé - Drunk in Love
한번도 프로포즈를 상상해본 적이 없긴 해요. 애초에 프로포즈를 뭐 노래랑 같이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ㅋㅋㅋㅋㅋㅋ 때문에 프로포즈 말고 프로포즈에 성공했을 시, 저와 제 애인의 러브송이 되었으면 하는 노래는 있어요. Beyoncé와 JAY-Z의 'Drunk in Love'요. 노래 자체가 굉장히 좋긴 하지만, 뮤직 비디오와 함께 노래를 접했을 때 그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흑백 화면의 해변을 배경에 두고 비키니 차림의 Bey와 Jay가 연출하는 사랑스러운 분위기가요. 한껏 야릇해지다가도 한없이 또 철없어질 수 있는, 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가장 편안하게 여기는 부부 관계가 너무 좋아보였어요. 비록 JAY-Z가 한 차례 외도한 사실을 감안해보면 좀 깨지긴 하지만... 어쨌든 전 이 커플을 항상 동경해왔어요. 와이프가 생기면 언젠가 꼭 이걸 레퍼런스 삼아서 사진이나 영상이라도 찍어보고 싶다니까요.
30. 이별했을 때 들었던 (혹은 듣게 될) 곡은?
https://youtu.be/YkLjqFpBh84
FKA Twigs - cellophone
사귄 적이 없으니 이별한 적도 없지만... 듣는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Song Cry'나 FKA Twigs의 'cellophone'을 들을 것 같네요. <MAGDALENE>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인데, 이별과 수술 등 여러 시련을 겪고 재기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작품이라 그런지 그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아주 마음에 들어합니다. 좋아하기로는 앨범의 다른 트랙들을 더 좋아하지만, 이 곡에서의 가창은 언제나 가슴을 쥐흔든다니까요. 현재 Twigs만큼이나 다재다능한 여성 보컬은 전무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전 Twigs의 보컬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바로 이 곡에서 그녀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떨림의 소프라노가 "Didn't I do it for you"라며 흐느낄 때 전 그녀가 느꼈던 비애의 편린을 경험할 수만 있을 것 같았어요.
블로그: https://m.blog.naver.com/oras8384/223596500180
힙합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긴 한데 범위 자체는 전 장르여서 음종게에도 올려봅니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그저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써내려가봤어요.
때문에 좀 많이 투메여도 이해를 요망..ㅎㅎ
완성시키고 나니 인터넷에 부유하는 대중문화 너드가 아니라 21살의 평범한 한국 남성이 쓸 법한 메모장이 되어있더라고요.
인간 저를 조금 더 알고 싶으시다면.
프로포즈 성공 축하드립니다.
이즌 쉬 러블리 낭만 쥑이네요..
치트키는 실패하지 않습니다
God Loves You는 정말 최고야
최고의 가스펠 힙합 비트에 대니와 페기의 무친 랩
전 라나델레이를 보면 개추를 누르는 병이 있어요
Queen. Mother.
Blonde의 가사는 정말 매력적이죠 ㅎㅎ
긴 글인데도 술술 잘 읽히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중성적인 표현이 오히려 보편화된 영역까지 공감대를 확장시켰달까요
서이추 박았습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칸예와 나스가 내한 온 2024년은 최고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J Dilla는 추천 안 하고 넘어갈 수 없죠
2024년이 유독 외힙이 흥한 연도였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이 수혜를 유난히 많이 입은 것 같네요
그 현장에 모두 참석했다는 게 너무 뿌듯하기만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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