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뇨 다시 싸움 시작하려는 글이 절대로 아닙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금 쓰려는 글도
대중음악하고 전반적인 예술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에
음종게와 연관성이 있으니 적어보는 것입니다.
저도 이 글을 통해서
제 의견만 최종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
딱 한번만 적고
더 이상 싸움은 터뜨리지 않겠습니다.
2
사실 이미 여러차례 얘기했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최종적으로 굳히겠습니다.
각자의 의견은 다르겠지만
제 의견은 "예술"은 철저하게
"회색지대"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반드시 빨간색/파란색 혹은 흑색/백색으로 나누는 것은
창작의 여지를 막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3
이건 에미넴, 프랭크 자파, 아니면 데스메탈 밴드 같은
수많은 강간 가사를 적은 뮤지션
아니면 온갖 살인마에 대한 가사를 적은 닉 케이브
심지어 찰리 채플린 같은
코미디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찰리 채플린 작품 중에
<살인광 시대> 같은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영화도 어마무시하게 수위가 셉니다.
그 사람이 순한 영화만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상당한 오산이에요.
사실 <조커>는 토드 필립스보다
찰리 채플린이 먼저 만든 셈이에요. 그만큼 자극적인 영화입니다.
게다가 <조커> 같은 범죄자극 논란을 일으킨 영화 역시 마찬가지고요.
4
아 잠깐 작품을 더 열거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얘기를 새자면
"블랙 코미디"란 단어가 있잖아요.
블랙 코미디가 무엇일까요?
절대로 웃기지 않은 끔찍한 비극적인 상황을 농담소재로 삼는것을
우리는 바로 블랙 코미디라고 부릅니다.
5
전쟁을 소재로 한 블랙 코미디 영화도 아주 많습니다.
전쟁 역시 대학살, 전쟁범죄, 강간 등등 수많은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만
블랙코미디는 그걸 웃도록 허용하죠.
그래서 다시 작품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면
<해피 트리 프렌즈>나 <사우스 파크> 역시
대표적인 블랙코미디 장르라고 할 수 있지요.
아니 <심슨> 역시 마찬가지고요.
<릭 앤 모티> 같은 꽤나 대중적인 미국애니 에서도 강간 농담은 즐비합니다
모티가 사탕인형에게 강간당할빤한 상황이 있는데
그 강간미수 장면을
직접 유튜브 검색해서 보시면 어마어마하게 충격적이에요.
"이거 만든 사람이 직접 강간 당한 경험이 있나" 싶을 정도로
극사실적으로 강간미수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장면이 웃긴이유는
"피해자"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으니까요.
사람도 아니고 사탕한테 강간을 당한다니요!
이건 닉 케이브가 적었던
수많은 살인마에 대한 음악가사 역시 마찬가지고
특히 <Murder Ballads> 같은 앨범이
닉 케이브의 공포영화 수준으로 살벌한 작사 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명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 섬뜩한 가사 안에 실소하게 만드는 농담을 군데군데 집어놓고요)
심지어 <살인마 잭의 집>을 만들었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핑크 플라밍고> 같은
극도로 역겨운 영화라도 마찬가지고요
무엇보다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는
강간으로 시작해서 강간으로 끝납니다.
물론 그런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청불이지요
하지만 블랙 코미디는
전체 관람가 애니에서도 있긴 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톰과 제리>와 <나홀로 집에>가 있지요.
"에이 그게 뭐가 블랙코미디야"라고 말하시겠지만
그 작품들도 엄연히 블랙 코미디입니다.
해리와 마브가 케빈에게 당하는 온갖 끔찍한 수모들은
실제로는 죽고도 백번 남고
실제로 기록을 찾아보면 그런 방식으로 죽은 사람들이 세계에 즐비할겁니다.
당장에 어린애가 던진 벽돌로 돌맞아서 죽은 사건이 한국에도 있었고요.
이건 <톰과 제리>도 마찬가지에요.
그 시절 미국카툰애니가 전반적으로 다 그렇습니다.
만화적 과장 때문에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 톰이 당하는 온갖 고통도 실제로는 무시무시합니다.
실제로 일부 몇몇 에피소드는
하필 실제 사망사건과 비슷하게 겹친 적이 있어서
결국 오늘날 재심의 과정을 통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에피소드도 일부 있어요.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들도
블랙 코미디 성향이 강한 편이지요.
<살인의 추억>은 그때의 부조리한 시절을 고발하지요.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겨나는 상황을 웃기게 연출했고요.
<기생충> 역시 마찬가지로
가난한 자들끼리 서로 비참하게 싸우고 죽이는걸 코미디로 연출했고
무엇보다 <괴물> 의 장례식 장면은요?
https://youtu.be/vR4pWzw126g?si=9PO4nmZmml2-oD6T
"세월호"라는 너무 끔찍한 비극이 10년전에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유족분들이 장례식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웃기게 그려내는 것은
자칫하면 폐가 될수도 있지요.
하지만 봉준호는 과감하게
장례식 장면을 어이 없는 코미디 그 자체로 묘사했어요.
왜냐고요?
왜냐면 우리 모두 봉감독님의 의도와 맥락이 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괴물> 자체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말도 안되는 어이 없는 상황을 풍자하기 때문이니까요.
우리가 구축한 정치구조 사회구조가
얼마나 피해자들에게 무관심한지 보여주기 위해서
그 영화를 만든 것이니까요.
6
결국 이런 부조리를 다루는 폭력적인 영화는
천만 작품이나
톰과 제리 심슨 같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중적인 작품에서도 존재합니다.
찰리 채플린 역시도요.
이런 작품들에서
어떤 미시적인 "권력"이나
강자가 약자를 희롱하는 구도가 보이시나요?
만약 보이신다면 그것도 여러분의 의견이니까.... 존중은 합니다만....
저는 다시 싸움 터뜨리려는 것이 아닙니다만
저로써는 도저히 보이지가 않습니다. 저는 강하게 동의하지 않아요.
왜냐면 제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온갖 일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어차피 세상 자체는 부조리라고 보고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가 블랙코미디라고 봐요.
마치 블랙코미디와도 같은 비극은
우리의 일상에 전반적으로 쫙 퍼졌다고 봅니다.
왜냐면 강간은 아직까지도 어딘가 분명 벌어지고 있고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어딘가에 20~30초에 한번꼴로 자살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송강호 말마따나 "강간의 왕국"이네요.
https://youtu.be/q8v_ytO0LBQ?si=4bsfnrtw-Ipdwi9c
강간 피해자들의 잘못일까요?
당연히 아니죠.
왜냐면 이 세상은 부조리로 가득 찼습니다.
아무 잘못한 게 없는데도 벌어지는 것이 강간이에요.
이건 그냥 세상이 그런 것일 뿐이에요.
다른 말로 조금 바꿔말하자면
인간의 본성이 그런 것이고요.
하지만 저는 이거를
단어나 언어를 이용해서 순화하고 규제하는 것엔 반대합니다.
오히려 그걸 더더욱 세상에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세상이 가혹하다는 것을 밝혀내는 것이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이며
무엇보다 예술가들도 그걸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전 믿습니다.
심지어 저는 폭력조차도 악으로 규정해선 안된다고 믿고,
사람들은 선을 넘어선 안된다고 말하는데
사실 저는 애당초 이 세상에는
"넘어선 안될 선 따위"는 아예 시작부터 없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전 슬라보예 지젝이 주장한 것처럼
세상에 어느 정도의 폭력은 불가피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너무 지나치게 정치/철학적인 담론이 될 것 같아서
차라리 그건 다음 기회에 말할게요.
7
수많은 공포영화를 만든 거장 존 카펜터 감독은
자신이 만드는 공포영화들은
살인이나 범죄를 조장하는 것이 아나라
단지 살인과 범죄가 벌어지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왜냐면 세상을 비추는 거울은
단지 거울일 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에요.
아니 사실 거울은 회색 조차도 아닙니다.
거울은 회색지대도 아니고, 그냥 색 자체가 없어요.
흑색도 아니고 백색도 아니고
적색도 아니고 청색도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 비출 뿐이니까요.
이분법이 없어요.
앞서 말햇던 것처럼 세상 자체가 블랙코미디니까요.
그래서 공포영화에게
강자 와 약자라는 프레임을 이분법적으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공포영화 뿐만이 아니라 데스메탈이던 뭐든지 말이에요.
닉 케이브가 적은 살인에 관한 가사 역시 마찬가지고요.
스티브 알비니 같은 사람이 강간에 관해 적은 가사 역시 마찬가지고요.
미이케 다카시
소노 시온
온갖 엽기적인 변태영화를 만들어온
일본영화감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8
다시 말하지만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실 분들이
아주 많을 거에요.
물론 당연히 이해는 합니다. 존중도 합니다.
강간 농담이라니, 섬뜩하긴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적어도 최소 "예술"에는
반드시 빨간색 파란색으로 나누기 전에
한번 더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게다가 저도 한때 그런 작품들 번역을 많이 도왔고
그런 역겨운 공포물 관련 각본 작업에 참여한 적도 있는 사람이며
저는 제가 참여한 작품들이 도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믿어요.
설사 누군가 그런 작품들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길거리에서 칼부림을 일으켜도
제겐 책임을 질 이유가 없습니다.
https://youtu.be/j6aH3kFURss?si=YoJT-WbnJujS7yeN
공포영화를 전문적으로 만들었던
거장감독 웨스 크레이븐 역시
그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크림> 시리즈를 통해
이 논란을 계속 어필해왔습니다.
매 시리즈마다 매번 공포영화에 대한 메타적인 대사가 나오죠.
"공포영화가 살인범을 만드는 건 아니야.
다만 살인범을 더 부추기지."
"내가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공포영화 때문에 살인범으로 변했다고 말하면
보수기독교진영이 오히려 날 변호하려고 법정까지 와주겠지."
웨스 크레이븐은 자신이 만든 공포영화를 향한 대중의 지탄에 대해서
항상 저 <스크림> 영화를 통해서 대신 답했습니다.
애꿎은 공포영화는 탓하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왜냐면 어디까지나 허구 혹은 농담이니까요.
공포영화는 언제나 사회가 무서워하는 것들을
용감하게 드러냅니다. 단지 그뿐이에요.
닉 케이브, 스티브 알비니, 카니발 콥스, 에미넴,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전반적인 호러코어 계열 힙합
같은 무서운 음악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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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 이건
제가 오래전에 적었던
블로그 포스트인데
여기서도 제 개인적인 의견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밀양 사건이나 이것저것 보면서 느끼는 점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공포영화가 비정상?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커트 코베인 자살 ㅇㅈㄹ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2022/09/04 - 좋아하는 공포물 50선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사회비판이 반드시 작품에 필요한 건 아니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셔도 괜찮지만
그래도 이게 제 의견입니다.
저도 저만의 확고한 인생철칙이 있어요.
요즘같이 소신을 지키는 게 중요해진 세상에서, 저와 반대되는 성향을 지녔어도 확고한 의견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상반되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끼리 나름대로의 합의점을 찾고 서로 포용하려고 하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이오님이 쓰는 글들이 좋음
흠… 전 극단적으로 아무생각이 없습니다
음악은 그저 음악만 좋으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가사가 어떻든 배경이 어떻든 다 조까고 그저 음악만 좋으면 됩니다.
전 정말 사운드로 먹고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사는 거의 신경도 안쓰는 수준이죠. 가사가 나름 중요한 힙합도 한번만 보고 거의 다시 찾아보는 일은 제게는 없습니다. 가사? 물론 중요하겠죠. 가사 내용갖고도 수많은 논란을 가져오는 곡들도 있고요. 근데 그게 제 알바는 아니잖아요? ㅋㅋ 그게 내 일도 아닌데. 그저 사운드나 미치면 전 그냥 미칩니다.
그래서 이런 논란이 터질때마다 그저 제3자의 관점에서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태도를 취하게 되더군요
결론은 뭐냐? 더 불타라 ㄹㅇㅋㅋ
펑크락 붐은 온다
아나키 인 더 코리아
오늘의 철학 세션
예술이라는 것이 온갖 추하고 더러운 것들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에는 저도 백배 공감합니다.
근데 아마 이 부분에서 님과 제가 갈라지는 것 같아요.
<예술의 수용자로서의 인간이라는 존재를 신뢰할 수 있는가?>
저는 근본적으로 인간을 신뢰하지 않아서, 인간은 얼마든지 비이성적이거나 이기적거나 야만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예술은 창작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철저히 악용될 수 있습니다. 회색지대인 예술에 누군가가 새파랗거나 새빨간 페인트를 들이부을 수도 있다는다는 거죠.
그래서 예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자유는 반드시 필요하며
표현의 자유 속으로 숨으려는 예술일수록 담론장으로 끌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란티노든 웨스 크레이븐이든 소노 시온이든 그런 것까지 저지할 권리는 없겠지요.
님께서 말씀하신 예술의 회색지대론도 결국
회색을 회색으로 제대로 볼 줄 아는 수용자들을 전제로 합니다.
근데 저는 인간이란 저마다 차이는 있을지라도 저마다 이런저런 욕망을 지니고 있고 다양한 종류의 어리석음으로 눈이 멀어
예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근데 인간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정말 님과 저의 차이라면
이는 아무리 얘기해도 결코 좁힐 수 없는 차이가 될 것 같네요.
멍청한 질문일지 모르겠는데요. 결국 예술의 맥락과 저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이가 예술을 "철저히 악용"했을 때 그 책임은 예술가와 수용자 중 누구한테 돌아간다는 말씀이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예술이 악용되는 경우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네요.
이를테면 북한에서 제작되는 체제 선전용 예술이라든지
일제강점기에 창작된 친일 예술이라든지
이런 상황에서는 창작자 쪽에 책임이 있겠지만
주인공이 아랍인을 총으로 쏴 죽이는 내용인 카뮈의 <이방인>을 아랍인 혐오몰이의 도구로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수용자쪽의 책임일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님의 입장에 의도주의가 어느 정도 깔려 있다고 파악해도 될까요?
아뇨 저는 그 반대입니다. 작가의 의도는 고려해야 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죠. 결국 중요한 건 작품을 통해 맥락을 만들어내는 수용자들이니까요.
제 이해력이 부족한 탓일지 모르겠으나 하신 말씀이 모호하게 느껴집니다. <이방인>과 북한 프로파간다의 결정적인 차이가 의도가 아니라면 무엇일지 여쭙게 되네요.
이방인의 경우는 작품을 둘러싼 맥락 자체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아예 오독해서 특정 프로파간다로 활용한 경우고
북한 선전 예술이나 친일 예술은 창작자가 첨부터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창작한 경우가 아닐까요.
즉 두 경우 모두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이 존재한다는 점에선 공통적이지만
전자는 그 맥락을 수용자가 만들었고 후자는 창작자가 만들었다는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제 말과 사실상 같다고 이해되는데 아닌가요?
저는 창작자의 의도보다는 작품을 둘러싸고 형성되는 사회적 맥락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것들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적어도 책임 소재로 논의를 한정하면 그 요인이 의도에 있다는 점만큼은 동의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의도주의라는 것이 작품 해석에 있어서 창작자의 의도를 중시하는 태도라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의도란 창작자뿐 아니라 수용자들도 갖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맥락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알겠습니다. 단어에 대한 제 용법이 모호했던 것 같습니다. 쟁점이 명료하지 않아 보여 다소 꼬치꼬치 여쭌 점은 뒤늦게 양해를 구합니다.
위에 분도 저랑 같은 질문을 던지시긴 했지만, 저 역시 회색지대의 예술을 누군가 잘못 이해하거나 의도적으로 악용했을 때 그게 예술, 그리고 그걸 만든 창작자의 책임인지 묻고 싶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건 예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거고요. 창작자가 수용자를 신뢰하고 "내 예술을 똑바로 봐주겠지?"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걸 신경써야 하면 이미 회색지대가 아니지 않나 싶어요. 식칼 들고 사람을 찔러 죽였다고 식칼 제조사에게 책임을 부여하진 않잖아요. 물론 divers님의 의견도 타당한 부분도 있고, 창작자가 수용자의 수준...(이라고 말하니까 진짜 싫어지네요)을 고려해준다면 더 좋을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수용자들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테니 창작자가 이를 의무처럼 고려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부분은 저는 약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책임을 창작자가 일방적으로 질 필요는 없고 그래서도 안되죠.
예술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의 형성에 대한 책임은 사실상 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있지 않을까요?
음...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농담"과 "코미디" 역시 창작 혹은 예술의 한 형태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제가 좋아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이 온갖 강간 농담을 해도 그들에게 책임이 갈 필요가 없다고 보는 사람이고요
스티브 알비니가 적은 가사라도 마찬가지고요. 그가 얼마나 여성인권 퀴어인권을 위해 목소리 냈는지 다들 잘 알고 있으니까요.
심지어 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책임을 진다는 부분도 전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결국 동어반복이 되는데....
결국 저는 그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야하며,
어차피 단어라는 것은 세월이 변하면서 의미도 변하는 것이라고 보기에.
바로 그런 지점에서 농담과 언어에 과한 의미를 부여해선 안된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어서 일베새끼들이 온갖 쓰레기 같은 "이기야" 같은 단어들을 만들었다고 쳐도
결국 "이기야" 그 단어 자체로는 아무 잘못이 없거든요.
지방 사투리는 잘못한게 일절 없으니까요.
저는 노암 촘스키 같은 언어학자들이 말한 것처럼
우리 인간은 최대한 솔직하고 날것없고 조금의 완곡어법도 없는
아주 진솔한 단어로만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설사 그런 표현법 때문에 그걸 곡해 해석하는 수용자가 있더라도요. 그게 제 의견입니다.
넵 말씀하신 ‘의도와 맥락’을 누구나 다 한큐에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저는 그게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나 하는 노파심을 갖고 있어서 자꾸 같은 얘기를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님의 의견에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게 된 듯합니다.
아니 근데 그게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그냥 하는거 아닌가여 디트로이트 메탈시티가 애초에 무슨 선동물로 나온것도 아니고 설령 그 농담이 통하면 이상한 사회라고 해도, 농담 때문에 무슨 살인마가 나온다해도, 애초에 강간농담이 수위가 쌔고 어이가 없고 사회상 통용되지 않으니까 웃는거 아닌가요?
또 예술에 영향을 받아 살인마가 나온다해도
보통사람이
인사 안받아줬다고 살인하나요???
인사 안받아줬다고 강간합니까??
그 사람이 그냥 단순히 못 봐서 지나친 의도건
진짜 무시를하건
살인을 하면 살인자 책임이죠 그 사람이 심각한 문제자인거 아닙니까??
맞죠.
저는 예술 자체에 책임이 있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저도 강간농담을 밥 먹듯이 하며 여성을 무슨 창녀마냥 희롱하고 여자는 다 병신이라는등 그런거 엄청 극혐합니다 근데 그냥 웃긴거는 웃긴거죠 의도 자체가 코미디잖아요 쩝...
좋은 논쟁 잘 봤습니다. 많은 생각을 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오더매드문님과 divers 님 의견 모두 공감이 갑니다.
결국 예술가도 수용자도 인간이다보니 완벽할 순 없는 것 같습니다.
(농담이라는 예술을 포함한) 예술의 파급력을 악용하기도 하고, 선한 방향으로 이끌려고도 하고, 제대로 맥락을 파악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죠.
결국 저는 '무조건 그럴 것이다!' 라는 결론보다는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이런 논쟁을 보다보면 모두들 예술을 사랑한다는걸 느낄 수 있어 기분이가 좋습니다 ㅎㅎ
첨부해주신 만화? 웹툰? 도 흥미롭네요.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콘스탄쯔 이야기 라는 만화입니다.
무료라서 보실 수 있어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견해와 예술의 도덕에 관한 견해도 다르지만
그래도 전 그게 극단적으로 넓어야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예술 자체에는 책임이 없지만 그 예술로 인해 일어난 어떠한 사건은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함 만약 어떤 가수의 노래를 듣고 누가 사람을 죽였다? 이건 가수의 책임이 아니라 수용자의 책임임 하지만 창작자의 책임이 있을 때가 생김 대표적인게 최근에도 있던 맨스티어관련 이슈를 보면 맨스티어의 창작이 준 온갖 나쁜 영향이 맨스티어한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함 사실 이러한 갈등은 각각에게 맞고 틀린 사례가 있어서 어디가 옳다고 하기가 힘듬 2010년대후반의 나였다면 이오님의 의견이 맞다 생각했을텐데 지금의 나로썬 이 갈등을 뭐가 옳다로 정의 내리기 힘들다고 생각함
솔직히 국힙신이 왜 갑자기 코미디 때뮨에 이렇게 된지 전혀 모릅니다
하나도 들어본게 없어서 모르겠는데
사실 예전에도 어줍잖게 개그맨들이 앨범 내고
그런게 무책임하다고 생각한적은 저도 있었죠...
음..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글이네요. 일단 저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니고요, 아니 그 누구의 편도 못 들겠다는 말이 맞겠네요.. 뭔가 두 분의 의견 전부 이해 가는 부분이 있고, 또 이해 안되는 부분도 전부 있어서 뭐라고 딱히 얘기를 덧붙일 권한 자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는 질문에 거리낌없이 살잭집을 말할수있는 사회가 되려면 몇년이 걸릴지 모르겠군요
좀 뜬금없지만 이오님은 인생영화로 뭐 꼽으시는지 궁금하네요ㅋㅋ
<왓치맨>입니다.
제가 믿는 인생철학을 총집대성한 걸작이지요.
물론 원작만화엔 비비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잭 스나이더는 원작의 줄거리를 매우 잘 존중해서 꽤나 스크린으로 잘 옮겨냈어요.
결국 세상 모든 것은 농담이고
강간조차도 농담이 되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인생이 의미가 있음을 말하는
다양한 주제를 한꺼번에 얘기하는 걸작입니다.
오 원작 왓치맨 말고 영화 왓치맨은 뭔가 예상밖의 픽이네요
제가 왓치맨을 원작 영화 둘다 사랑하는 이유는
결국 이 인간사회를 가장 완벽하게 그리고 있다고 보거든요.
영화 속 인물 "코미디언"처럼 아무나 죽이고 심지어 여자를 강간해대는 놈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작품의 핵심주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어떤 면에선 제가 믿는 사상을 가장 잘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봐요.
결국 이 세상에 옳고 그름도 없고 선악도 무의미하지만... 아 그냥 여기까지만 말할게요
"아무리 니가 옳아도 전달하는 방식이 옳지 않으면 그건 옳지 않은게 되는거다"
데일리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인지 링컨자서전인지 프랭클린 자서전 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링컨은 옳은 이야기를 햇지만 전달방식이 옳지 않아서 젊은시절 죽음을 겪게 될만한 대결을 하게 되고
프랭클린 인지는 모르겟지만 젊은 시절의 이겨 먹을려는 성격과 반대로
한 모임인지 축제에서 틀린 이야기를 하는 사내에게 친구가 그것을 틀렸다라고 말할려고 한 걸 말린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틀린 말을 하는 청년에게 오히려 동조를 해준 일이 있고 난 뒤 친구가 프랭클린에게 물어보죠.
"분명히 틀린 부분인데 왜 그걸 말리는 거였나?"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햇던걸로 기억합니다. 옳고 그름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인 모임 파티에서
다같이 즐길 수 있는게 중요하며 그리고 그 틀린 이야기를 한 사내에게 깍아 내림을 할 필요는 없다 라고 이야기 햇던거 같네요.
어쩌면 정답, 오답, 옳음, 틀림이 중요한게 아닌 우리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중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 글과 반대로 이번 글은 충분히 쓴이님의 글에 대해 존중할 수 있고 고려되야만 하는 의견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답댓을 달았던 댓글에 이야기가 더 이어진걸 보았는데 이오님은 오히려 짧은 순간 한층 더 성장한 태도와
옳바르게 주장하시는 방법을 하신거 같아서 더욱 좋앗던거 같습니다. 한 사람이 짧은 시간에 발전하는 걸 보는건 너무 멋진거 같아요.
깊은 지식과 그걸 인용할 글을 쓰는 능력이 없는 저에게도 귀 기울어 주신 점 너무 감사드리고, 어쩌면 내 마음 한켠에 멈춰 두었던
생각을 다시금 꺼내 볼 수 있게 해준 대화들 이였던거 같습니다.
성공하는 방법이 수만가지 인것처럼 예술을 받아들이고 전달하는 방식도 무수히 많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된거 같습니다!
그리고 갈릴레이가 그랬던거 처럼 세상 사람들이 틀렸다라고 해도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면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오님의 의견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물려지는 일이 없어야하며, 존중이라는 의미의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싸움보단 그냥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논쟁이 커뮤에서 오간다는 건 뭐 나쁘게 보지 않아요 저는 여러 생각들이 오고 가면서 서로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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