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종게에 흥미로운 담론이 오갔길래 저도 걍 한번 주절거려 보고자 합니다
꽤나 길어질꺼 같으니 이새끼 글 보기에 데이터가 아깝다 하시는 분들은 미리 뒤로 가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물론 저는 삐질겁니다)
근데 이 밑으로 글을 쭉 쓰긴 할껀데요...
결국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자면
어찌되었던 창작물의 핵심은 작품 그 자체의 매력성이라는 것입니다
아마 그걸 누가 모르냐고 하실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정확한 포인트는,
그 매력성을 측정하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논란있는 소재에 대한 거부감을 작품의 매력성으로 충분히 상쇄시키는지에 대한 여부라는 점입니다
예시를 좀 들어보겠습니다
음악과 영화 각각의 분야에서 자극적인 소재로 유명한 이들을 꼽아보라면
저는 에미넴과 타란티노를 꼽고 싶습니다
둘다 전성기 시절에 굳건한 팬덤을 보유했지만,
수위 높은 가사와 연출로 까들의 극렬한 공격 역시 받아온 인물들입니다
또한 둘 모두 상업적, 비평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양반들이죠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죠
이 둘이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가 과연 높은 수위 때문이었을까요?
물론 영향이야 당연히 미쳤을겁니다만, 저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SSLP와 MMLP에 대해 얘기해보죠
이 두 앨범이 고평가를 받는 핵심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수위가 높아서? 아닙니다
이 두 앨범은 힙합앨범이 갖춰야 할 요소 대부분을 높은 수준의 역량으로 담아낸 앨범입니다
즉, 가사의 수위가 높은걸 감안하더라도 팬들이 즐겨 들을 수 밖에 없었다는거죠
만약 에미넴이 SSLP를 수위 높은 Infinite 정도로 만들었으면 반응이 어땠을까요?
지금의 에미넴이 있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쓰레기 가사가 담긴 쓰레기 앨범으로 잊혀졌을겁니다
타란티노 얘기를 해보죠
저는 이 양반 작품을 정말 조아하는데요 (그래서 신작 언제 냄?)
타란티노 역시 단순히 유혈이 낭자한 영화를 만들어서 히트한게 아닙니다
저는 이 양반에 대해 말할 때 'B급인 척 하는 S급 영화 감독'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언뜻 보면 단순 도파민 뿜뿜 내뿜는 피가 낭자한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느껴지겠지만
이 양반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스토리, 연출, 완급 조절 등등
조은 영화가 되기 위한 요건들을 모두 갖추어 왔습니다
이 양반이 단순히 피 뿜뿜에만 집중했다면 그냥 흔하디 흔한 b급 감독으로 남았겠죠
제가 말하고자 하는거는,
왠만한 상황에서는 거부감으로 인해 마이너스로 적용될만한 소재도
창작물의 퀄리티가 높다면 오히려 플러스 요소로 바뀐다는 점입니다
위의 두 양반 모두 언급한 점들이 오히려 이들의 개성으로 받아들여지고,
결국 충직한 팬덤 형성으로 이어지는 성공을 거두었죠
따라서 저는 단순히 소재만을 가지고 이들의 창작 활동을 규탄하거나
여러 사회 문제를 이들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호불호 문제랑은 별개입니다)
하지만 논란있는 소재를 쓰는 것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기도 합니다
창작물이 잘 뽑혔을 때는 이것이 플러스 요소가 되지만,
반대로 완성도가 좋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논란 있는 소재로 퀄리티 높은 창작물을 완성하는 것은
고도의 창작 역량을 요구하는 난이도 있는 작업입니다
소수의 성공한 이들이 자신의 개성을 인정받고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반대로 그만큼 이에 성공한 이들이 적다는 반증이죠
대부분의 경우는 둘 중 하나의 결말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작품성이 수준 이하라 묻히거나, 아니면 선을 잘못 타서 역풍을 맞아버리는 경우죠
가령 어떤 영화 감독이 성폭행 씬을 촬영하는데, 연출을 무슨 성인영화 정사씬처럼 찍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여러 논란이 발생할겁니다
이렇게 되면 감독이 실제로 이 장면을 부정적으로 보이도록 의도했다 하더라도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결과물이 그지 같거든요
본인 역량이 되지도 않는데 민감한 소재를 건드린건 그냥 본인이 자기객관화에 실패하여 저지른 실책입니다
또한 이런 케이스까지 소비자가 나서서 자유 어쩌구 하면서 커버쳐줄 이유 역시 없습니다
간혹 가다 단순히 사회적 금기를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창작자가 빨리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저는 이러한 케이스 역시 경계해야 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풍조 역시 창작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창작물에 대한 평가의 최우선적 기준은 어디까지나 작품성이 되어야 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팻두라는 예전 국내 래퍼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급식 때 팻두를 에미넴과 동일 선상에 놓았던 같은반 애 한명이 아직도 떠오르는군요
아 갑자기 또 화나네)
뜬금없이 제가 조아하는 축구에 비유해볼게요 (제 맘입니다)
저는 논란 있는 소재를 건드리는건 한 5명 혼자 제끼려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시도하다가 볼을 뺏기면 욕을 뒤질라게 쳐먹지만
간혹 메시와 같이 높은 기량의 선수가 그걸 성공시켜서 골을 넣으면
모든 축구팬들의 찬사를 받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실패 가능성이 더 높고, 보다 높은 수준의 능력을 요하는 장면이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임팩트는 그만큼 더욱 강렬해지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가 높다는 사실을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요, 그냥 제가 말하고 싶었던건 결국 가장 중요한건 작품의 완성도 그 자체라는 겁니다
소재에 최우선적인 포커스를 맞춰 무작정 반대할 필요도, 또한 무조건 옹호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러한 소재를 기가 막히게 활용할 줄 아는 데이브 샤펠이 될지,
아니면 걍 지가 ㅈㄴ 재미없는건데 사람들 탓을 하는 아서 플렉이 될지는 온전히 창작자 본인에게 달려 있거든요
우리는 그냥 그때그때 관심 분야의 창작물들을 접하면서
내 취향에 맞는 작품을 접하는 즐거움을 맛보기만 하면 됩니다
누구 말마따나 내가 조아하는거 즐기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더라고요
아무튼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은 다소 진지하고 긴 글을 봐주셔서 감사하고
여러분 모두의 재밌는 덕후질이 각자의 임종날까지 지속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생긴 분이 담배피면 대단한 매력이 되지만 추한 분이 담배피면 추레해보이는 것 처럼...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것 같긴 하네요.. 소재가 어떻듯 결국 음악이 좋으면 매력으로 다가오고, 구리면 개같음.
만약 살인마 잭의 집을 한국인 감독이 찍었으면 그감독을 감옥에 넣으라고 국민청원 올라왔을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ㅋㅋ
그래도 기본적으로 주인공 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작품이기에
폰트리에가 어떠한 결로 그렇게 연출했는지 이해는 가요
물론 수위가 워낙 세서 호불호는 갈릴 수 밖에 없지만....ㅎㅎ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 저도 반에 nf가 에미넴 나스보다 랩 잘하고 노래 잘 만든다는 말 듣고 빡쳤던거 생각나네요 하..
후려도 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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