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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이것저것 듣다가 미래의 음악이 어떨까, 하는 공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략 생각난게 이거 두 개 있습니다.
AI 샘플링과 디지털 사운드 미학.
디지털 사운드 미학은 주절주절 말해야 하니 나중에 심심하면 말을 하고, AI 샘플링이라 말할까 합니다.
AI 샘플링은 굉장히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미 그런 곡이 나왔거든요.
https://youtu.be/LzM9rVgXYyY?si=vL7MfKfDlh3OeaFU
굉장히 핫한 드레이크 - 켄드릭 디스전에서, "닥치고 드럼이나 찍"으라고 욕 먹은 메트로 부민이 찍은 트랙이죠.
통 샘플링에 드럼만 찍었습니다만, 샘플링이 재미있습니다. AI로 만든 거거든요.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이런 방식의 샘플링은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샘플링을 하지 않기 시작한 이유는, 샘플 클리어가 골치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샘플링 특유의 질감, 특히 붐뱀 느낌을 버리긴 어려웠던 프로듀서들은 방법을 찾습니다. 아 샘플링 할 만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을 찾으면 되겠구나! 이게 스플라이스 같은 "샘플링으로 의도된 음악"을 사고 파는 시장을 만들어냈습니다.
https://youtu.be/aS5qmONlBcY?si=BYN4d7YQV2hhTDtT
(이런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Frank Dukes의 인터뷰입니다.)
그런데 띠용, 이제 AI가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가사와, 자신이 원하는 시대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저 BBL Drizzy라는 곡이 증명해 버렸네요.
그러면 이제 다시 샘플 덩어리로 뭘 만들어내는 De La Soul 같은 음악을 다시 만들 수 있고, 칸예의 칩멍크 소울도 자기가 원하는 가사로 만들어낼 수 있죠.
게다가 AI로 만든 곡 자체가 아닌, 그 곡을 샘플링한다는 측면에서 법적인/윤리적인 문제들을 "교묘하게" 피해갈 수 있습니다.
(누가 작정한다 해도, BBL Drizzy에 사용된 자료들을 특정해낼 수 있을까요? 게다가 이런 문제를 피할려고 더 짧게 샘플링한다면 애당초 AI로 만든 샘플인지도 모르게되겠죠.)
드레이크가 AI로 투팍을 예토전생 시킨 것만 봐도, 이제 AI는 음악에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다만 엄청난 논쟁의 대상이 될 테니, 총대를 메고 튀어나갈 무식한/용감한/야망이 있는 놈이 누군가 한 명만 튀어나오면 되는 겁니다.0
우리가 할 건 투 트랙이겠죠. 1. AI 음악의 수익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걸 법적으로 강제하게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한다. 그리고 2. AI 음악만의 가능성을 찾는다.
전 AI 음악이라는 "프레임"을 박살낼 정도로 음악적으로 뛰어난 앨범이 나오길, 두려워하면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앨범이야 말로, 게임 체인저로 역사에 기록될 겁니다.
동의합니다
ai 샘플링 ㄹㅇ 생각하고 있었는데
메트로가 벌써 해버림
BBL Drizzy Ai인거 보고 놀랐음..
과연 장밋빛 미래만이 앞으로의 음악계를 기다릴까..
옛날에 뷔욕이 어떤 사람이 “일렉트로니카에는 소울이 없다”고 말하자 “기계음에는 잘못이 없어요. 창작가가 그 안에 영혼을 불어넣지 못한거죠”라고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아직 AI에 영혼이 불어넣어지기 전인가 싶기도 하네요. 성공하는 사람은 정말 역사에 남을 것 같아요.
헉 저거 샘플이 AI였구나
흥미로운 흐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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