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i Braxton & Babyface - Love, Marriage & Divorce
01. Roller Coaster02. Sweat03. Hurt You04. Where Did We Go Wrong?05. I Hope That You’re Okay06. I Wish07. Take It Back08. Reunited09. I’d Rather Be Broke10. Heart Attack11. The D World
미국의 위 TV(WE tv)에서 방영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랙스턴(Braxton) 가족의 리얼리티 쇼 <Braxton Family Values>의 가장 큰 수확이 막내 테이마 브랙스턴(Tamar Braxton)의 재발견이었다면, 그 다음 수확은 아마도 맏이이자 팝 디바인 토니 브랙스턴(Toni Braxton)의 새로운 모습일 것이다. 힙합과 알앤비의 골든타임이 지나가면서 많은 과거의 스타들이 시장에서 밀려나는 흐름 속에서, 토니 브랙스턴은 흔치 않게 2010년대까지도 승승장구하는 몇 안되는 장수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었다. 한때 파산, 자녀의 자폐 증세, 이혼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그 자리를 지켜 왔던 그녀가 늘 화려한 디바의 자리에서 내려와 평범한 여성으로서 느끼는 일과 가족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두 번째 시즌에서는 그녀는 자신의 오랜 어시스턴트이자 자매인 토완다 브랙스턴(Towanda Braxton)의 충고를 받아 자신의 오랜 제작자이자 멘토인 베이비페이스(Babyface)와의 대화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과정에서 나오게 된 아이디어가 바로 둘의 듀오 앨범 [Love, Marriage & Divorce]이다. 앨범에는 베이비페이스와 토니 브랙스턴이 모두 겪었던 삶의 경험인 '사랑',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냥 듣기에도 심각해 보이는 세 가지 주제를 단 한 단어로 비유한 첫 곡 "Roller Coaster"에서부터 타이틀 곡 "Hurt You"를 거쳐 앨범의 초중반을 지나면서부터는 전체가 하나의 사랑 이야기의 기승전결이라는 것을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롤러코스터 같은 싸움을 거쳐 (Roller Coaster),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Hurt You), 무엇부터 어긋난 것인지 돌아본 후 (Where Did We Go Wrong), 서로를 그리워하며 되돌리고 싶어하지만 (Take It Back), 다시 함께한 후에도 (Reunited) 역시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결론에 이르는 (I'd Rather Be Broke) 과정을 보여주는 이 스토리 라인은, 끊임없는 사랑을 갈구하거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흔한 젊고 어린 이들의 동화 같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이혼 경험이 있는 중년으로서 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색다른 느낌과 가치가 있다.
이제까지 활발하게 어린 작곡가들과 공동 작업을 시도해 왔던 그들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작업 환경에서도 철저히 자신들이 편안함을 찾을 수 있는 방식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보이즈 투 맨(Boyz II Men)의 "End Of The Road" 와 테빈 캠벨(Tevin Campbell)의 "Can We Talk"를 함께 작업한 대럴 시몬스(Daryl Simmons),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의 "I Wanna Be"와 비욘세(Beyonce)의 "Best I Never Had" 등 여러 히트 팝 알앤비를 썼던 안토니오 딕슨(Antonio Dixon)과 함께 전체 앨범을 만들어 자신들이 이제까지 추구해 온 클래식 팝 알앤비의 정석을 내놓았다. 역시 '베이비페이스답다'고 말할 수 있는 세련되고 부드러운 팝 알앤비 곡들에 토니 브랙스턴의 목소리, 그리고 그녀의 여러 곡들에 깨알같이 백그라운드 보컬로 등장해 온 베이비페이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청년에서 이제는 중년이 된 왕년의 팝스타이자 현재 음반 시장의 거물인 둘의 관록을 보여준다. 앨범이 발매 직후 빌보드 알앤비/힙합 앨범 차트의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어떤 스타일이나 시대에 상관없이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음악은 결국 대중의 귀를 사로잡는다는 결과를 또 한 번 입증한 것이 되었다.
리얼리티 쇼에서 토니 브랙스턴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요즘 음반 시장에 통하는(relevant) 존재인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중년의 팝 스타로 중상위권의 커리어에 만족하기엔 그녀는 꽤나 오랫동안 정상급 자리에 있었고, 점점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가사로 채워지는 알앤비 음악 시장의 중심에서 세련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하던 자신이 설 자리를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토니 브랙스턴은 다시 한 번 세상에 증명해 보인다. 다양한 사랑의 높낮이를 겪는 와중 누군가 자신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듯한 노래들로 위로를 해준다면, 그리고 그것이 감미로운 토니 브랙스턴의 목소리와 히트 제조기 베이비페이스의 빛나는 재능으로 이루어진 노래들이라면, 어떤 시장을 막론하고 그들이 통하지 않을 곳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 Toni Braxton & Babyface - Hurt You
글│Kayla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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