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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별을 단다고 그것이 벼슬이 되나요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1.08.25 10:59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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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단다고 그것이 벼슬이 되나요

 

아마 국내 리스너들에게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 그리고 정서적으로 거리가 먼 것이 바로 전과에 대한 당당한 이야기들이다. 다들 알겠지만 'Free T.I.', 'Free Weezy' 등을 동료들이 외쳐주고, 그들을 꺼내달라고 공공연히 외치며 혹은 감옥에 갔다 온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들이 그것이다. 물론 어린 마음의 치기 어린 허세 정도로 쉽게 치부할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 감옥을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이고, 감옥을 갔다 와서 인간적으로 성숙해진 경우도 있으며 스타일의 변화, 혹은 랩 실력의 성장을 보여준 경우도 있다. 메이노(Maino) 같은 경우는 감옥이라는 곳에서 랩을 시작하였다고 하며, 티아이(T.I.)는 복역 후 [Paper Trail]이라는 성공적인 앨범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전과가 정말 자랑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그들에게 전과는 그들이 선택해서 한 것이 아닌 생존의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는 인식이 강해서이다. 갱단의 인생, 혹은 마약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그들에게 전과는 어쩌면 그냥 재수가 없어서 걸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자랑스러운 것이 되지 못한다. 어딜 가나 전과라는 것은 결국 죄를 지었다는 기록이니까. 물론 운동을 하다 전과가 된 것은 약간 예외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것을 정치사범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더 부정적으로 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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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그들에게 전과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이는 생계형 절도와도 다른 개념이다. 그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그것 뿐이고, 보고 배운 것이 그것 뿐이니 할 수 없이 하는 것 뿐이다. 갱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갱단 활동을 가오나 할 수 있는 게 그것, 직업의 하나이기 보다는 일종의 구역 공동체 의식이 더 강하다. 물론 그 방식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마을을 사수한다는 아주 일차원적인 관점에서 보게 되면 사람들이 돌을 던지고 싸우는 것이랑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 역시 스타이기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나 괜한 싸움에 말려들었다거나 합의금 등을 노리고 소송을 건 경우, 혹은 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소송 등 유명한 만큼 많은 일들에 휘말리게 되며, 그러한 것들은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니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때렸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

 

그렇다고 내가 그들의 전과를 전부 이해한다는 것은 아니다. 극단적 문화상대주의는 살인도 포용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미스티컬(Mystikal)이 강간 혐의로 6년을 복역하고 반갑게 복귀하였을 때, 팬들이 그를 맞아주었을 때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 강간도 용서가 되는구나 싶었다. 강간은 앞에서 얘기했던 것과는 다르지 않나.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고 말 그대로 파렴치한 범죄이다. 같은 폭행일지라도 단순히 싸웠다면 난 그것 역시 별로 수긍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돈이라면 쉽게 합의 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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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면 그들은 그냥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그 죄질이 어떻든 간에, 그리고 구형 기간이 얼마였든 간에 말이다. 물론 수감 기간 동안을 자숙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하고 멋진 일이며 그 기간을 통해 가사를 쓰고 책을 쓴 사실까지는 멋진 일이지만 그 자체가 큰 자랑이요 커리어가 된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하다. 이는 갱단의 소속이라는 점, 진짜 갱스터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위기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스스로의 강함을 입증하고 과시하며, 가사를 쓸 때 그 가사가 거짓이 되지 않으려면 그러한 경험쯤은 있어야 한다는 아이러니함이 만들어 낸 일인가보다 싶다. 그것이 허슬이고 스웩이니까.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그런 문화는 없다. 물론 낭만적인 친구들 사이에서 그림보다 무서운 것이 별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미국 힙합처럼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이든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셀러브리티와 외국 셀러브리티 사이에는 큰 차 몰고 구역 갖고 서로 싸우며 전과까지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심지어 한국은 여의도, 미국은 헐리웃이라는 집결점이 있다는 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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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title: [회원구입불가]Bluc글쓴이
    8.25 11:01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써봤습니다. 인류학의 관점에서 본 그들의 '별 문화' 입니다.

  • 8.25 12:10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한국에 계신 제 아버지 말씀이 생각나네요..어릴때 미국에서자라서 사고방식은 중학교~교등학교때 거의 만들어지는데 사고방식이 미국식이라고 ㅎㅎ..

     

    글쌔요 제가 생각할때는 강간도 용서대는것보다, 그냥 일단 다시 돌아왔으니깐 환영하는거고,

    용서라기보다는 과거는 과거로 너무 연연하지 말자는 미국식팬들의 개념인거같네요..물론 과거를

    무시해서도 안대는거죠. 하지만 감옥에서 댓가를 치우고선 나온셈이고, 그걸 다시 캐묻는다는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리고 그 팬들이 미스티컬을 실제로 아는 사람이 아니니깐 강간을 하던말던 상관을 안하는걸로 저는 판단이대고요. 저같아도 한 아티스트의 음악이 좋으면 그 아티스트가 뭐를 하든 상관안하고 들을거같아요. 그 음악을 다시 들을수있기에 환영한거같고요

     

    미스티컬이 다시 복귀할때 만약에 팬들이 welcome back이라고 대답했다면...그건 환영이라기보다는

    어 왔네...이사람 이정도가댑니다. 네 해석하면 환영한다지만, 미국에서는 가볍게쓰입니다

    한국에서는 환영하면 진짜로 크게 느껴지면서 그 사람이 오기를 원했다는것처럼 존경한다는듯이 쓰이는데....제가 학교에서 화장실갔다가 다시 교실로오면 제 친구가 그냥 웰컴백이럴수도있고요. 상당히 가볍게쓰이는 문장입니다...welcome back이 아니면 상황이 틀릴수도있지만요..

     

    어디까지나 제 의견이였습니다 ㅠㅠ

  • 8.25 22:38

    N-word 에 대한 얘기 까지 나왔군요 ㅋㅋ

    (집에서 혼자 랩 따라 할 때도 N-Word는 자체 심의해서 부르는 칸초)

     

    예전 조선일보 칼럼에서 '랩은 흑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총알이다' 라는 문구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이야 흑/백 갈등이 많이 좋아졌겠지만

    예전에 흑인과 백인이 서로 버스도 같이 탈 수 없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물론 힙합이 나기 이전이겠지요)

     

    그런 환경속에서 흑인 자신들 끼리 단결 될 수 밖에 없었고

    그들 틈에서 강력한 정신 문화가 생겨 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같습니다

    (힙합은 음악적 문화가 아니라 정신 문화라고 생각하는 1人)

     

    백인이 가지던 부를 법적으로 절대 가질 수 없다가

    법적 평등을 얻자 마자 내재 되어 있던 모든 것이 분출 되었을 테고

    그것들은 아마 매우 폭력적인 형태 였겠지요~

     

    부가 없다는 건 지식이 없다는 걸 뜻하고

    그들만의 시스템 (지식과 부로 순위 매겨지지 않는) 을 고집했을 것이고

    그 시스템은 백인이 우위를 점할 수 없는 무언가 여야만 하기 때문에

    갱스터 라는게 현상을 넘어서서 문화로 까지 확대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 사람들도 갱스터 짓이 선한 짓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다만 그것을 부정하는 건 자신들이 만들었던 고유의

     (백인에 맞설 수 있으며 백인이 정복 할 수 없는) 시스템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게 되는 것이란 인식도 약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폭력 이라는 것이 힙합 이라는 문화의 겉모습 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자성을 하는 건 더더욱 힘들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진짜와 가짜 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지 않나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가져다 준 부가 돈지랄 랩으로 재탄생 하는 것이겠지요.

    그 음악은 또 자극제가 되고 또또또또또또또 계솎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 title: [회원구입불가]Bluc글쓴이
    8.25 23:32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crip과 blood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초대형 규모(?) 이하라고 합니다. 엄청난 규모로 알고들 있지만, 결국 LAPD 뜨면 도망다니기 바쁘다 이거죠 현실은. 아무리 멋있는 척 해도 밑바닥 인생은 밑바닥 인생일 뿐이고... 저는 완전히 겉으로 보이는 상황을 얘기했는데 음... 물론 그들에게 기믹이 존재하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ㅎ T.I. 같은 경우는 뭐 총기소지가 잦아서 진짜네 아니네 하지만 제가 들은 소문은 bankhead 내 실제 뭐 어느 정도 입지가 있다고 들었고... 아님 말구요 식의 소문은 분분합니다. 심지어는 갱단의 존재 유무까지 소문이더라구요. 없다는 말도 있고...

    스눕의 기믹은 몇 차례 변화를 겪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 때 핌프 기믹을 할 때는 그래도 그걸 나름 난 거짓이 아니다 라는 걸 밝히려고 실제 그 바닥에 겉핥기식이지만 잠깐 했던 걸로 기억하고, 50 역시 그놈의 9발 자체도 구라라는 말이 있고, 특히 입인가? 혀인가 맞았다는 건 완전한 거짓말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기믹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글처럼 자신의 별을 벼슬처럼 여기는 문화가 생겼다는 것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었구요 ㅎ

     

    크리스 브라운의 경우는 그래서 그래피티 앨범이 별 하나까지 받는 등 일부 언론의 복수 아닌 복수가 있었지요. 하지만 크리스 브라운은 아예 그 자체를 기믹으로 승화시켰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피티에서는 물론 잘못했어 류의 음악이 있지만 이후 더 막나가는 이미지로 밀고 있죠. 근데 거친 남자라는 그게 어느 정도는 통한 듯... 룩앳미나우 잘나가는 거 보면...

     

    게임의 경우는 대학교 중퇴였나 졸업이였나... 때문에 데뷔 당시 말이 많았죠. 게다가 짝짓기 프로그램 출연이라니 후후 그래서 그냥 랩 잘하는 애 뽑아다가 문신 하루아침에 쫙 그리고 그냥 그렇게 데뷔시킨거라는 루머를 저는 현지 친구에게 들었지만 루머는 루머일 뿐이겠죠. 게임이야말로 얼굴마담 의혹이 제일 강했지만 요새 트위터 하는 짓 봐서는 진짜 그냥 무식한 동네 형아 느낌 -_-...

     

    재밌네요! ㅋㅋㅋ 제 짧은 이야기로 긴 대화가 나와서 좋습니다 저는 :)

  • 8.31 20:54
    @Bluc

    최근 게임이 경찰서에 장난 유도해놓고 트윗으로 해킹당해서 그랬다 라고 변명하다가 사실은 

    내가 그런게 맞다 미안하다. 라고 했었죠. 이런 수준입니다. 갱스터갱스터 그러는 놈이 참 쪼잔하기도 하죠.

    음악으로는 졸라 멋진척하지만 사실 그냥 그게 그 사람 수준인겁니다.

    힙합씬의 갱스터덕후들의 실체들은 소수를 제외하곤 대체로 이런식일꺼라 봅니다. 


  • title: [회원구입불가]Bluc글쓴이
    8.25 23:34

    그리고 n- 단어가 나와서 말인데 전 크레이션 싫어요 헤헷

  • 8.26 07:24

    결국 이 모든 것이 그냥 WWE 프로레슬링. (읭?)

     

    나쁘다, 잘못된 방향이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전반적인 흐름이 "Music" 보다 "Show"에 더 무게가 실리는 쪽으로 나아가지 않나 싶습니다. (Show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이고)

     

    오바 쫌 하면 이런 글이나 토론은 우리 엘이 아니면 못 보지 않나 하는 것은...역시 오바.

    좋은 글입니다. 감사.

  • 8.26 15:26

    사실 그냥 전부 파워게임의 일환인거죠. 

    돈, 총, 대마, 마약, 섹스, 여자에 관한 진실과 뻥들 모두 다 

    결국 오랫동안 호의호식 만수무강하는 자로 남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자들의 수단일뿐입니다. 


    오죽하면 90년대 웨스트와 이스트 싸움의 진정한 승자는 피디디라고 하겠어요? 

    비기 딸이 커서 뮤지션 되고 싶어했던 다큐같은 거 잠깐 본적있는데 짠하더라구요. 

    피디디의 호의호식에 비하면 비기 딸은 정말 아버지 잃고 모든 거 다 잃은 듯한 수준...


    여기서 48가지 힘에 관한 법칙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 쇼크자체였어요. 

    내가 가지게 될 힘, 남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조언들이 써 있는데 뭐 이건 도덕이고 양심이고 없어요. 

    지금 미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짓들의 원인을 알게 되더라구요. 

    죄도 돈만 벌고 잘나가기만 하면 미화되는 세상..


    마이클 잭슨이 그리워지네요.. 

  • 8.31 12:20

    되게 흔한 내용?이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될만한 내용이긴 하지만....아무튼 문화를 이해하는게 굉장히 애매하고 어려운일 같아요 그냥 흑인이었으면!

  • 8.31 12:23

    글도 좋고 아래 댓글들 참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이런쪽에 문외한이라 저 댓글에 낄 수 없는게 안타깝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흑인 음악을 듣는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실제 흑인이 이것에 대해서 얘기해주는걸 보고 싶네요

  • srg
    8.31 23:03

    와 스텝님들 토론 ㅎㅎ

    예전에 벌어졌던 몇몇사건을 떠올리게하네요..

  • 9.1 18:28

    전부다 쇼일뿐이죠. 리얼 갱이였던 랩퍼나 디제이는 디제이퀵, 제이락 , 맥10 , 비쥐낙아웃 앤 드레스타 ,이지이 정도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50센트가 혀에 총맞았다는건 진실로 알고있는데ㅠㅠ

    총맞기 전과 후의 랩이 완전히 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요? 그리고 미국의 힙합씬자체가 거친흑인들 사이에서 태어났고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봅니다. 물론 사람떄리고 마약한다는게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엔터테인적인 면에서나 인간적인 면에서나 그런게 그다지 심각하게 활동에 지장을 주진 않죠 미국에선... 프리위지 프리티아이 외치고있는 판에 뭘 더 바라겠습니까 ㅋㅋ

  • 10.7 13:33

    어렵네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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