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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Royce Da 5'9" - Success Is Certain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1.08.10 22:53추천수 1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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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좌표를 명확히 보여주는 앨범, Success Is Certain

 

분명 로이스 다 파이브 나인(Royce da 5’9", 이하 로이스)는 좋은 랩퍼임에 틀림없다. 물론 좋은 랩퍼가 가져야 할 기준이나 덕목이 몇 가지 존재하겠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 막연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놓는 랩퍼이니까 좋은 랩퍼라고 부르고 싶다. 이번 앨범 [Success Is Certain]은 좋은 랩퍼로서의 그를 보여주고자 한, 다시 씬에 뛰어드는 그로서는 나름대로 비장한 출사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들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줘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를 가진 그에게 씬이 부여하는 의미는 크다. 트랙리스트가 수 차례 변동되고, 예정되었던 피쳐링진을 잘라내기까지 감행하며 발매된 이 앨범은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그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보여준다.

 

우선 군데 군데서 절제를 했음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간 과하다 싶은 랩, 그리고 비트 선택의 아쉬움은 가장 큰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예전 루다크리스(Ludacris)나 나스(Nas)의 앨범들이 그러하였듯이 그의 랩 자체는 아쉬움이 적지만 앨범 전체에게 아쉬움은 크게 작용한다. 물론 일관된 컨셉 앨범이 흥하는 추세이며 기획 자체가 로이스가 가진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슬로터하우스(Slaughterhouse)가 가진 색깔이나 배드 미츠 이블(Bad Meets Evil)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었다면 수혜가 아닌 피해를 입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의 색깔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곡마다 의도가 파악되고 그의 이야기가 들리긴 하는데 전체 앨범 컨셉의 악영향인지 그의 욕심인지 그 의도가 100% 발휘되지 못하고 특징이 드러나지 못한 점은 단점이 되어버렸다. 총괄을 맡았던 프리모(DJ Premier)의 역량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일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랩은 멋있다. 특히 <Merry Go Round>나 <I Ain’t Comin Down>, <My Own Planet>에서의 모습은 여태까지 강력한 랩만 들려주던 모습과 달리 그의 진짜 모습을 본 느낌이랄까. 플로우나 라임 타이밍 같은 게 절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냈다는 건 그의 기량이 어느 정도의 급에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특히 앨범 전체에서 들려주는 그의 멜로디 훅은 의외로 일품이다. 올드한 느낌이 더 살면서 곡의 느낌을 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의 또 다른 능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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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이지만 트랙의 경우 첫째는 전체 프로듀서를 프리모가 쥐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릿러너(StreetRunner)의 곡이 꽤 많이 차지했기 때문에 둘 간의 궁합에서 생긴 문제요, 둘째는 올드한 전체 느낌에도 불구하고 일부 트랙에서 묘하게 트렌디한 악기들과 믹스된 점, 셋째는 그냥 내 취향 때문인지도 모른다. 특히 스트릿러너의 트랙들이 나에겐 별 느낌을 주지 못했고, <Second Place> 역시 프리모 특유의 느낌은 있지만 곡 자체가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넛츠(Nottz)가 준 트랙들이나 알케미스트(Alchemist)가 준 트랙은 생각보다 그와 궁합이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미스터 포터(Mr. Porter)의 경우는 적절히 제 몫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로이스의 역량이 솔로로 다 꾸리기에 힘든 것이 아니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돌려 듣지 않고 중간부터 듣거나 곡을 하나 하나 따로 들어보면 굉장히 좋다. 슬로터 하우스의 느낌을 기대했다면 이 앨범은 애매하게 다가올 것이요, 그의 역량을 기대했는데 앨범 전체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면 한 곡 한 곡 따로 들어보기를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곡보다 좋은 곡들이 그래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어딜 가나 짬밥은 속일 수 없다고, 그의 랩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르게 보면 그의 랩이 이런 꽤 괜찮은 비트들이 아쉬울 정도로 괜찮다는 생각도 들고, 그만큼 내가 뭔가 바라는 게 더 많았다는 생각도 든다. 필자가 별 세개 반을 매긴 것도 그런 아쉬움이 커서이다. 마지막 Independent 앨범이니 앞으로는 더 안정된 시스템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멋진 비트와 함께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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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8.18 03:08

    몇곡만 들어봤는데 확실히 인디 느낌이 나더군요. 적어도 Bad Meets Evil에선 느끼기 힘들었던..

    그래서 장점반 단점반!

  • 8.18 15:56

    아진짜 따로따로들음 좋은데 전체적으로는mm 정말아쉬운앨범이...

  • 8.21 18:15

    참 꿀떡지게 랩잘함..

  • 9.2 06:59

    저도 이 리뷰와 생각이 거의 같습니다.

    그래도 역시 다음앨범을 기대해볼만한 역량을 지닌 .....호호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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