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bel : G.O.O.D. Music
좋은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는 아티스트들은 많다. 그리고 스스로가 좋은 레이블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들도 있다. 하지만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G.O.O.D. Music만큼 유명한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G.O.O.D.은 "Getting Out Our Dreams"의 약자로 칸예가 2004년 G.O.O.D. Music을 설립하면서부터 펼쳐 왔던 행보와 정확히 일치한다. G.O.O.D. Music과 같은 레이블은 통칭 “Vanity Label"로 분류된다. Vanity Label이란 성공한 뮤지션이 수장이 되어 운영하는 음반 레이블을 일컫는 것으로, 이 뮤지션이 좋아하는 다른 뮤지션들을 영입하고 이들의 작업을 서포트해주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칸예는 자신의 레이블 G.O.O.D. Music을 230만장을 판매한 첫 앨범 [College Dropout]의 발매 직후 설립했다. G.O.O.D. Music은 소니(Sony Music)와 계약을 맺었으며, 칸예와 소니뮤직이 긴 시간 동안 함께 작업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가 최초로 영입한 뮤지션은 존 레전드(John Legend)와 커먼(Common)이다. 칸예는 G.O.O.D. Music의 이름으로 존 레전드의 플래티넘 음반인 [Get Lifted]를 프로듀싱했으며 이 앨범은 3개의 그래미 상을 수상했다. 다음 해 칸예는 커먼의 [Be]를 프로듀싱하였고, 이 앨범 역시 골드 음반이 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수 년 동안 여러 뮤지션을 더 영입하며 몸집을 키워왔고 그중 몇몇 앨범은 흥하기도, 몇몇 앨범은 망하기도 했다. 얼마 전, 크루(Crew) 형태에서 정식 레이블로 탈바꿈한 G.O.O.D. Music, 어떤 아티스트들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칸예 웨스트(Kanye West)
G.O.O.D. Music을 만든 사람이며, 수장이자 이 시대 예술을 이끄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창 백팩 메고 다니던 'Chi-Town의 칸예'는 이미 잊혀진 지 오래. 라카펠라(Roc-A-Fella), 데프잼(Def Jam), 그리고 G.O.O.D. Music까지 이어지는 그의 행보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이다. 이미 패션을 포함한 예술 전방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거장 제이지(Jay-Z)와 함께 앨범 [Watch the Throne]을 발매하기도 했다. 전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힙합 음악이 아닌 예술을 꿈꾸는 그의 욕심이 엿보인다. 빠르면 올해 발매 될 수도 있는 그의 다음 솔로 앨범 역시 그 귀추가 주목된다(식상한 멘트이지만 주목된다).
커먼(Common)
시카고 엠씨, 이미 전설에 가까운 그는 칸예와 많은 작업을 하며 가까워지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를 믿고 G.O.O.D. Music에 합류하였다. 드디어 올해, 그의 신보가 발매된다. 모든 힙합 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소식, 근데 이번 분위기, 뭔가 심상치 않다. 노아이디(No I.D.)가 전곡에 참여했으며 첫번째로 싱글 컷된 <Ghetto Dreams>는 골수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외칠 수도 있겠다. “진짜가 나타났다!”
존 레전드(John Legend)
내한 공연이 굉장히 성공적이었던, G.O.O.D. Music이 낳은 대표적인 스타, 존 레전드는 칸예가 발굴해낸 인재 중 가장 크게 성장한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여러 악기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고 대학까지 잘 마쳤으며 심지어는 연기까지 해내는 이 뛰어난 수재는 첫 싱글 <Ordinary People>부터 큰 성공을 거두었고, 2년 간격으로 발매된 그의 앨범은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이미 아홉 개의 그래미를 거머쥔, 재능을 인정받은 사나이.
키드 커디(Kid Cudi)
옷 잘 입는 훈남, 어깨가 좁아서 인간미 있는 오빠 키드 커디. 음악계에서 이 사나이만큼 운 좋은 사나이도 드물 것이다. 알려지지 못해 사라지는 수많은 이름없는 뮤지션들과 달리 이 사나이는 좋은 곡을 더 좋게 만들어 준 다른 아티스트들의 도움 덕에 빠르게 유명해질 수 있었다. 그의 첫 음원은 미국의 스트릿브랜드인 10Deep Clothing의 홍보 차원에서 무료 다운로드 방식으로 공개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 믹스테입의 수록곡인 <Day N Night>는 많은 호응을 얻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의 곡 치고는 드물게 유명한 일렉트로 DJ Duo인 더 크룩커스(the Crookers)에 의해 Fidget house 버전으로 리믹스되어 여러 클럽에 울려 퍼졌다. 이 곡은 이후에 칸예의 전속 DJ인 에이 트랙(A-Trak)이 설립한 인디 레이블인 Fool's Gold Records에 의해서도 리믹스되기도 했다.
폰즈워스 벤틀리(Fonzworth Bentley)
랩퍼이기 전에 액터이자 패션 아이콘, 그리고 각종 캠페인을 펼치는 사회운동가이며 가끔 악기 연주도 한다는 이 ‘연예인’의 정체는 뭘까. 아 숨차다. 사실 그의 앨범은 단 한 장으로 알고 있으며, 몇 해 전 Cypher에 등장하여 랩을 하였고, G.O.O.D. Music 컴필레이션 믹스테입에 곡을 실은 바 있다. 그렇다고 그의 랩을 '별로'라고 치부하긴 이르다. 다만 랩보다 TV에 나오는 모습들, 그외에 다양한 외적 활동들이 좀 더 부각되어 있을뿐.
모스뎁(Mos Def)
빅뉴스 중 하나. 바로 모스뎁을 G.O.O.D. Music으로 데려온 것이다. 공부도 잘하고 랩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심지어는 잘생겼기까지 한 말그대로 '엄친아'. 너무 기죽어서 더 이상 쓰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지난 몇 앨범의 부진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G.O.O.D. Music에 포진된 실력있는 프로듀서들과 함께 내놓을 앞으로의 결과물들이 기대되며 그것을 발판으로 좀 더 많은 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푸샤 티(Pusha T)
이미 증명된 뮤지션이지만 앞으로에 대한 기대도 크다. !! 2010년, G.O.O.D. Music은 푸샤 티와 계약을 맺었다. 푸샤 티는 원래 퍼렐의 Vanity Label인 “Startrek"의 소속 아티스트였으며 고등학교 때부터 퍼렐의 친구였다. 형인 말리스(Malice)와 함께 주로 마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랩 듀오 클립스(The Clipse)의 멤버로 좋은 활동을 펼쳐왔다. 푸샤 티는 칸예의 새 앨범인 [My Dark Twisted Fantasy]에서 뛰어난 랩실력으로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칸예가 푸샤 티를 그의 레이블로 영입하는 데에는 [My Dark Twisted Fantasy] 작업을 함께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클립스의 최근 앨범은 좋은 판매고를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푸샤티는 항상 갱스터와 백팩커 리스너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뛰어난 가사와 유연한 전달력, 진실성 있는 가사 내용은 그에게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칸예는 푸샤 티와 계약하기 훨씬 이전부터 늘 자신은 클립스의 팬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므로 칸예가 푸샤 티와 계약한 것은 별로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 쓸데없는 소리긴 하지만, [Fear Of God]이 나오기 한참 전에 퍼렐의 블로그에서 '푸샤는 요즘, 믹스테입 나오면 활동하기 위해 헬스장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어.'라는 근황을 보고 좀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사하 다 프린스(Cyhi Da Prynce)
최근 [Royal Flush 2]를 통해 멋진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그가 결정적으로 유명세를 탄 건 아무래도 칸예의 'G.O.O.D. Fridays'에 자주 등장해서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전부터 왕성히 활동하면서 특별한 슬럼프 없이, 꾸준히 멋진 랩을 들려주었기 때문에 매니아층이 두터운 편. 최근 들어 레이블 내부에서 약간의 불화설이 나돌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G.O.O.D. Music의 색깔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랩퍼임이 분명하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기에 그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는 랩퍼이다.
빅 션(Big Sean)
힙스터 열풍의 중심에 서 있어 온 뮤지션으로 <Get'cha Some>이라는 언더그라운드 히트 곡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 싱글을 내기 이전부터 그는 이미 G.O.O.D. Music의 소속이었다. 칸예의 레이블에 2007년부터 몸담아왔고 그곳에 소속되게 된 경위가 꽤 유쾌하다. 2005년 칸예가 생방송 라디오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그것을 듣고 있던 빅션이 다짜고짜 그 방송국에 찾아가서는 입구에서 프리스타일을 하기 시작했다. 방송을 마친 칸예가 나가다가 빅션을 쳐다보고 눈여겨보았고, 마침내 빅 션을 자신의 레이블과 계약시켰다고. 젊은이다운 패기가 넘치는 훈훈한 미담이다. 참고로, 생긴 건 중후해 보여도 무려 88년생이다. 그러니까 칸예와는 20세 때 계약을 했던 셈인데, 대단한 뮤지션의 작업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빅션에게 큰 공부가 되었을 것이다. 칸예라는 큰 뮤지션이 [Graduation], [808], [My Dark Twisted Fantasy] 등 여러 앨범을 만드는 것을 옆에서 줄곧 지켜보아왔고, 이러한 배움들은 그가 가진 재능을 앞으로도 한껏 발휘하는 데 촉매제, 기폭제 역할을 해 줄 것임에 틀림없다.
드반즈(D'banj), 돈 재지(Don Jazzy)
가장 최근 G.O.O.D. Music과 계약한, 상큼하지 못한 이 두 뮤지션은 나이지리아 아티스트이다. 랩 혹은 힙합 아티스트는 아니고, 둘 다 곡을 쓰는 사람이며 자국 레이블 Mo의 수장과 부수장(?)이기도 하다. 드반즈는 노래도 부르며 하모니카 연주자로도 알려져 있다. 이미 MTV awards 등의 시상식에서 수차례 상을 받은 바 있는 드반즈와 [Watch The Throne]에 프로듀서로 참가한 돈 재지. 앞으로 이들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노아이디(No I.D.)
꽤 오랜 시간동안 묵묵히 본인의 길을 걸어오다가 최근 제 2의 전성기를 맞아 그 누구 못지 않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한 시대를 대표할 정도의 멋진 음악들을 들려주는 노아이디. 본인만의 색채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에 갇히지 않는,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줄 아는 그의 음악은 빅션의 앨범에서 보여주는 느낌과 제이지(Jay-Z)의 <D.O.A.>, 최근 커먼의 <Ghetto Dreams>까지 결코 어느 하나가 뒤떨어지는 법이 없다. 레이블 멤버 모두에게 골고루 곡을 주는 모습과 그를 언급하는 다른 이들의 여러 인터뷰를 보았을 때, 레이블 내에서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사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즈(Sa-Ra Creative Partners)
G.O.O.D. Music에서 나온 여러 앨범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사라의 [The Niggerton Galaxy Mixtape]이다. 사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즈는 유명하진 않지만 닥터 드레(Dr. Dre), 질 스캇(Jill Scott), 에리카 바두(Erykah Badu), 제이지, 존 레전드 같은 여러 아티스트들의 곡을 프로듀싱해 왔다. 이 믹스테입은 2006년 그들의 공연장에서 한번만 뿌려졌기 때문에, 실제 CD로 이 앨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그룹은 두 장의 앨범을 냈지만 크게 활동한 적은 없다. 이 팀의 메인 보컬인 태즈 아놀드(Taz Arnold)는 칸예와 퍼렐(Pharrell)의 패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이 있다.
컨시퀀스(Consequence)
칸예와 오랜시간 함께 작업을 해온 뮤지션이다. 그는 ATCQ의 멤버인 큐팁(Q-Tip)의 사촌이기도 하다. 그는 ATCQ의 97년도 앨범 [Beats, Rhymes, and Life]에 참여하면서 데뷔하였다. 몇몇 오래된 리스너들에게는 그는 ATCQ와 함께했던 MC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는 칸예와수 년간 작업과 투어를 함께 다닌 솔로 뮤지션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G.O.O.D. Music과 결별을 선언했으며, 푸샤 티를 겨냥한 디스곡을 만들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칸예에게 할 말들을 담은 믹스테입을 만들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을 정도로 G.O.O.D. Music을 향해 날을 바짝 세우고 있다. G.O.O.D. Music에 몸담았을 때 한 장의 음반을 발매했으나 판매량은 그리 좋지 못했다.
미스터 허드슨(Mr Hudson)
미스터 허드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잉글랜드의 버밍햄 출신인 그는 미국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둔 뮤지션이다. 칸예와는 2009년 그의 두 번째 앨범인 [Straight No Chaser]를 공동 프로듀싱하며 만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칸예의 앨범인 [808&Heart Break]에 피쳐링하기도 하였으며, 칸예의 곡인 <Street Lights>의 프로듀싱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칸예의 레이블 G.O.O.D. Music에 소속된 신예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을 위주로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G.O.O.D. Music에는 Teyana Taylor, Hit-Boy 등의 아티스트들이 소속되어 있다. G.O.O.D. Music의 소속 아티스트들을 살펴보다보면 칸예의 음악이 가진 깊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나이, 장르, 스타일을 불문하고 좋은 뮤지션과 함께하려 하는 칸예의 다양성은 G.O.O.D Music 소속 여러 아티스트는 물론, 칸예 스스로에게도 좋은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다.
글 | Chief Rocker, Paper Doll, bluc
굿뮤직!! 와 멋있네요... 무슨 칠무해같은ㅋㅋㅋ 힙합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몰랐던 아티스트도 더 알게 됬네요ㅋㅋㅋ G.O.O.D!!
멋지죠 G.O.O.D. Music ㅋㅋㅋ 개인적으로 Mos Def 이 제일 기대됨 ㄷㄷ;
mos def와 common.....
consequence는 좀 그렇네요...
근데 consequence는 나가지 않았나요??
싸우고 있는 중이긴 한데 공식적으로 나가지는 않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ㅋㅋ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다. 엘이는 이런게 진짜 좋은듯. 칸예 모르는 사람 거의 없을거고 (엘이에 들어오는 사람이라면) 커먼이나 존레젠드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전체를 검색하고 찾아보는 건 정말 엄청 힘들 일이죠. 게다가 유명하지 않은 아티스트들도 다뤄주니..너무 좋고요. 저는 말할 것도 없고 저보다 초보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듯. 글도 딱딱하지 않고 재밌구요 추천추천
잘 몰랐던 아티스트들에 대해 많이 알았내요. 굿뮤직도 어느새 풍성해졌군요. 칸예도 제이지와 함께 놀더니 점점 닮아가는가 봅니다.
항상 잘 보았지만 오랜만에 다시 댓글 남겨요~ 항상 수고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해가 너무 쉽게 됩니다!! 우오오오
진짜 너무 재밋게 잘보고있습니다~
아 이런거 원해어요~ 하하~^^
2번 정독했습니다. 알고 있는 것도 있고 모르던 것도 있는데 정리해서 보니까 읽을맛 나네요 ㅎㅎ 굿뮤직 영원하라!!
좋은 레이블의 예
Q-Tip 추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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