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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ley Dixon, <Magic, Alive!> 리뷰

title: lovelessuma馬7시간 전조회 수 311추천수 10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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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uU3899rOJ60

*위 리뷰는 w/HOM Vol. 24에서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보러가기<<<<<

 

    <Magic, Alive!>. 맥킨리 딕슨(McKinley Dixon)이 말하고자 하는 그 마법은 과연 무엇인가. 과거의 후회를 바로잡는 것? 잃어버린 순간들과 사람들을 되찾는 것? 혹은 끝내주는 재즈와 랩? 본작에서 '마법'이란 단어는 어떤 특정한 것을 은유하는 표현이 아니다. 본작은 세 명의 친구가 죽은 친구를 살리기 되살리기 위해 마주하는 시련들을 상상하고, 또 기도하여 음악으로 풀어내며 운영된다. 즉, 본작은 말 그대로 마법이 살아 숨 쉬는 세계를 그린다는 것이다. 음악과 말, 그리고 기억으로 맥킨리 딕슨은 죽음이란 존재를 거스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는 내달린다.

    즉, <Magic, Alive!>는 '죽음'이라는 명확한 주제를 가졌으나 이가 여타 다양한 요소들—부활, 영생, 기도, 빛, 어둠, 태양—과 다채롭게 어우러지고 배열된 작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본작을 명확한 주제가 설정되지 않은 작품으로만 취급한다면 그것은 분명 큰 오산이다. 본작은 11곡, 단 35분의 러닝타임을 가졌음에도 그 밀도는 굉장히 빼곡하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것. 그렇게 쌓인 이야기들이 모여 결국엔 하나의 완전한 서사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본작의 진정한 마법은 분명 맥킨리 딕슨의 탁월한 래핑과 뛰어난 프로덕션에서 드러난다. <Magic, Alive!>의 사운드는 전작 <Beloved! Paradise! Jazz!?>의 그것보다 더욱 다채로워졌다. 본작의 프로덕션은 전체적으로 재즈와 펑크가 섞여져 있고, 때로는 가스펠 사운드를 선보이기도, 심지어는 랩 메탈과 하드코어 힙합의 요소까지 일부 수용하며 꾸준히 새로운 자극을 준다. 본작에선 전작보다 더욱 많은 즉흥 연주가 기용되었고, 또 전체적인 사운드 역시 더욱 역동적으로 변했다. 과거에 A Tribe Called Quest와 The Roots로 정의되던 라이브 밴드와 힙합의 조화는 현대에 들어 맥킨리 딕슨의 음악으로 대표되고 있다.

    때문에 본작에선 올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음악적 하이라이트들이 모두 응집되어 있다. "Crooked Stick"의 위협적인 랩 메탈 요소와 색소폰, "Run, Run, Run Pt. II"의 시네마틱 재즈 사운드, "We're Outside, Rejoice"에서 90초간 흘러나오는 재즈 기반의 사운드, 그리고 "Listen Gentle"의 후반부를 비롯한 순간들이 말이다. 때때로 <Magic, Alive!>는 일종의 뮤지컬을 감상하는 것처럼 들리기까지 한다. 그는 그 누구도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완벽한 라이브 세션이라는 무기를 쥐고 있다.

    분명 본작에서의 맥킨리 딕슨의 역할 역시 무시할 것이 못 된다. 인트로 넘버 "Watch My Hands"에서 죽음, 고통, 그리고 뜨거운 여름날을 감각적으로 묘사해 내며 몰입감을 부여한다. 이후 등장하는 "Run, Run, Run Pt. II"에서의 영생에 관한 이야기, "All The Loved Ones (What Would We Do???)"의 회고적이고 고백적인 어머니와의 기억 등이 그 예시이다. 특히 "All The Loved Ones (What Would We Do???)"의 'If you don't stop playing with me, my mama said, she gon' whoop your ass'라는 코러스는 맥킨리 딕슨 특유의 재치와 깊이를 동시에 보여주는 훌륭한 순간이다. 맥킨리 딕슨의 랩은 그 테크닉만 거론될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깊이와 솔직함이 더욱 고평가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Magic, Alive!>는 일관된 테마와 명확한 도입-전개-결말의 순차적 구조를 따르면서도, 각 트랙마다 다른 장르의 요소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며 변주를 꾀한다. 이는 본작을 더욱 특별하고 흥미로운 청취 경험이 되게끔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근 몇 년간 메인스트림-언더그라운드 씬에서 셀 수도 없이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본작만큼 영화적인 청취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은 정말 몇 존재치 않았다. 심지어는 전 장르를 통틀어보아도 본작만큼 서사적으로 쾌감을 선사하는 작품은 몇 없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당장 떠오르는 작품들은 JID의 <The Forever Story>, Magdalena Bay의 <Imaginal Disk>, Ichiko Aoba의 <Windswept Adan> 정도가 있겠는데, 그 완성도나 여타 요소들을 배제하고 오직 몰입감과 서사적 구조만을 보자면 본작은 분명 앞서 언급된 작품들과 비견되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결론적으로 <Magic, Alive!>는 올해 가장 강력하고 감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올해의 랩 앨범으로 거론되어 마땅한 탁월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주제는 추상적으로 배치되었다, 이를 여타 음악적 요소와 주변 이야기를 통해 더욱 견고하게 완성되었다. 다시, 본작에서 그가 말하는 'Magic, Alive!'란 표현은 죽은 친구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살아 숨 쉬게끔 하려는 집단적인 의식에 가깝다. 우리는 잃어버린 순간들과 사람들을 다시 되돌릴 순 없다. 단지 그 기억들을 잊지 않고 살려낼 뿐이다. 맥킨리 딕슨은 본작을 통해 비극을 직면한 이들에게 기억을 머금은 채로 살아가라(Alive)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것이 곧 그가 본작에서 말하고자 하는 '마법'의 존재인 것이다.

8.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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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6시간 전

    이 형님은 뭔가 앨범 만드는 감이 좋은 듯 트랙배치를 어떻게 하고 여기선 뭘 쓰고 이런 게 통달했달까

  • 6시간 전

    갠적으로 magic alive가 magical life처럼 들린다는 면에서도 주제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었어요!

  • 정말 잘읽었습니다

  • 1시간 전

    확실히 사운드가 전작보다 다채로웠어요. 전작에서는 어딘가에 몰두하고 있는 듯이 들렸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굉장히 여유로워졌달까요, 아주 마법같은 앨범이었어요. 올해의 힙합 앨범을 넘어 올해의 앨범으로 거론되어도 손색없을만큼 잘 만들어진 앨범인듯. 저도 올해 힙합 AOTY는 이거일 것 같아요!

     

    리뷰도 참 와닿는 부분이 많네요, 잘 먹고가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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