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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Yeat - DANGEROUS SUMMER ⛱️

title: Mach-Hommy히오스는니얼굴이다2025.08.08 17:37조회 수 1835추천수 7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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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작에 <2093>과 <Lyfestyle>이라는 대작들로 찾아왔었던 Yeat가 이번에는 <DANGEROUS SUMMER>라는 Ep로 힙합 씬의 문을 다시 열어제쳤습니다. Yeat는 오랫동안 씬에서 신비로운 레이지 래퍼로 알려져 왔습니다. 트랙 제목마다 'e';대신에 'ë'를 사용하고, 없는 단어를 창조하는가 하면, 요상한 터번을 뒤집어쓰고 탈레반이나 오사마 빈 라덴 같은 이슬람 관련 가사를 쓰는 등. 데뷔한 이래로 그는 항상 독특하고 엉뚱한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해 씬의 인기를 끌어왔었지요.이번 작품 또한 그 연장선 위에 존재하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방향 전환이 보인다는 점에서 탐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우선 본작은 <2093>과 <Lyfestyle>에서 보여준 그의 각각의 강점만응 매우 잘 담아놓은 것 같아요. <2093>에서 보여준 익스페리멘탈 힙합과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에 <Lyfestyle>에서 보여준 뱅어들의 향연을 적재적소에 잘 섞어 사용한 느낌이랄까요. 본작은 전작 두 장의 강점만을 살려 효과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Yeat는 항상 앨범의 길이를 너무나 길게 잡아왔습니다. 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50분 이하의 앨범은 <Lyfë> 한 장뿐일 정도이니까요. 그의 음악들이 지금까지 평론적으로 빛을 보지 못 했던 것은 아마 너무나도 헤비한 러닝타임인 것 같은데, 본작은 33분의 비교적 가벼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요. 이 점에서 본작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잘 만든 트랩, 레이지 앨범이라도, 장르의 한계 때문에 따분하게 느껴지는 앨범들이 많은 상황에 솔직히 Yeat가 음악 자체를 그 정도로 특출나게 잘 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 앨범의 러닝타임을 길게 가지고 가는 것은 참 이해가 되지 않는 행태였거든요. 다행히도 본작은 그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에서 벗어나 가벼운 길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용물 이야기로 들어가봅시다. 앨범의 오프닝 트랙 "PUT IT ONG"은 본격적으로 앨범이 시작되기 전, 긴장을 고조시키는 서곡처럼 작동하지요. 앨범의 감칠맛을 위한 조미료와 같은 이 곡은, 이후의 강력한 트랙들과 대비를 이루며 작품 전체의 긴장감을 미리 설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을 잇는 "LOCO"는 Yeat가 가장 잘하는 것을 유감없이 펼쳐냅니다. 노골적이고 공격적인 플로우 위에 얹힌 묵직한 베이스, 그 자체로 청자의 신체 반응을 이끌어내는 트랙입니다. 뱅어 하나만 노리고 작업한 듯한 이 곡은 Yeat 특유의 플로우와 톤이 웰 메이드 프로덕션 위에서 미쳐날뛰며 본작에 있어서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이후 이어지는 "COMË N GO"에서는 보다 멜로디를 중점에 둔 듯한 멜로디 중심의 구조가 시도됩니다. Yeat가 가진 반복적인 훅 구성의 강점이 이 곡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나며, 앨범의 쉬는 시간을 노린 듯, 비교적 차분하고 감성적인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이어지는 "[ADL IS COMING]"도 기타 리프 위에서 차분하고 잔잔한 사운드를 보여주면서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주지요.

 

실패한 트랩 앨범들의 공통점은 피쳐링이 그저 이름값과 벌스 떼우기용으로 작동한다는 것인데, 본작은 고맙게도 수준 높은 피쳐링 아티스트들을 앨범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해주었습니다. SahBabii, Don Toliver, FKA twigs 같은 아티스트들은 각 곡들의 사운드와 완성도를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으니까요. 믿고 쓰는 Don Toliver가 참여한 "2TONE"은 감성적인 멜로디가 전형적이지만 분명 인상적인 트랙을 형성하였고, FKA twigs의 "FLY NITË"는 초현실적인 분위기 속에서 떠다니는 듯한 무드와 Yeat의 세계관, Twigs 특유의 보컬을 잘 융합하여 웰메이드 트랙을 만들어냈지요.

 

<DANGEROUS SUMMER>는 Yeat의 실력을 가장 잘, 효과적으로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르적, 주제적으로 다양한 뱅어들과 간결한 구조를 보여주었으니요. 물론 여전히 그는 1차원적인 장르의 틀에 갇혀 있긴 하지만, 그 틀의 세기는 분명히 느슨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완고해진 자신만의 사운드, Twigs와의 놀라운 협업, 보다 정제된 구성 등은 Yeat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조심스럽게 예고해보이는 듯하네요. 본작이 그의 커리어의 전환점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고, 애초에 그러한 의도보다는 여름철 저격 트랩 뱅어 앨범을 의도로 낸 작품이긴 하지만, JACKBOYS, Tyler, The Creator, YoungBoy NBA 같은 실력파 메이저 아티스트들의 여름나기용 뱅어 앨범들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본작은 분명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성장이 돋보이고, 앞으로의 작업물들이 절로 궁금해지는 매력적인 앨범이 아닌가 싶네요. 이전 작품들의 심심하고 매력없는 사운드와 궤를 달리하여 새로운 길을 걷고자 준비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기대되네요. 최종적으로 제 점수는 5점 만점에 3.5점입니다. 자신의 특색과 강점을 잘 살린, 올해 최고의 트랩 앨범 중 하나가 아닌가 싶네요.

 

 

https://rateyourmusic.com/~kmming_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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