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엘이에 가입했을 당시는 2020년 정도였습니다.
비트를 만들기 시작한지 1년정도 시점인 당시 중2였던 저는 비트를 홍보하기 위해 엘이에 처음 가입했었죠.
국내 게시판만 가끔 들어가보다가
한번 국외 게시판에 들어가 봤었는데 가관이었습니다.
거의 글 6할 이상이 다 칸예 이야기였어요.
당시 저는 칸예가 그냥 릴펌노래에서 이상한 옷입고 랩한 새끼 정도로 알고 있었거든요.
솔직히 칸예 외모가 뭔가 순둥순둥해 보이고 뭔가 래퍼답게 생긴게 아니라서 그냥 퇴물래퍼중 한명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별로 관심없었던, 잘 몰랐던 래퍼였는데 뭔 게시판ㅡ그것도 외힙이라는 큰 시장을 다루는 게시판ㅡ에서 계속 언급되는 존재라는걸 알게 되고 좀 놀랐어요.
이후 친구의 추천으로 Sicko mode와 Goosebumps, Look at me 와 같은 트랙들로 외힙을 서서히 입문 타기 시작했고 2021년이 되었고 그리고 미친 돈다가 발매 됐습니다.
뭐 다들 호들갑을 떨길래 함 들어봤는데
돈다, 돈다, 다아아안다 다아아아아안다 ㅇㅈㄹ만 존내 하다가 갑자기 믹싱이 잘못된거 같은 일렉이 나오면서 랩은 안하고 노래를 해버리더라고요. 심지어 드럼 드랍도 안나와서 진짜 당황했습니다.
뭐야 이거 이러면서 들다가 갓브리스 이 트랙 듣고 너무 지루해서 자신없다 선언하고 걍 껐었어요.
그러다가 Off the grid, praise god, hurricane 등을 알게됐고 좀 들었습니다.
근데 여기서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2022년, 릴스를 내리다가 4마디씩 바뀌는 파트 채인지가 너무 좋은 노래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다름아닌 그 노래가 Flashing Lights 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la-hAUXR5U
그걸로 저는 칸예 노래에 꽂히게 됩니다.
그리고 몇개 칸예 히트곡 노래 알음알음 듣다가, 한번 앨범 단위로 들어봐야겠다 싶어서
Tlop 이라는 앨범을 돌리기로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뭐 엘이에서 어떤 글에서 이 앨범이 입문자 분들한테 좋다고 추천받았었나 그랬던거 같아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사람 목소리, 특히 성가대나 훌리건 쓴 음악에 쉽게 매료되는 취향이라 그런지 참 TLOP은 정말 좋게 들었었어요.
그 이후에 Ghost Town 이라는 노래도 듣게 되었는데
와 이건 진짜 듣고 울뻔했습니다. 당시 2022년-2023년 겨울이였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당시 제가 처음 고등학교를 타지로 가게되면서 친구들과 헤어지고 또 성적도 바닥을 치던 시기라 마음고생이 심했던 시기였는데, 그랬던 당시 이 노래를 들으니 1년을 회고하게 되고 또 잘 버텨온 제 자신을 위로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빠지게 됐습니다.
이렇게 칸예에 빠지고 나서 칸예의 커리어를 모두 정복해 보겠다는 목표를 잡고 하나하나 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제가 느끼게 된 순서로 작성했습니다.
1. TLOP 위에서 설명했으니 생략
2. Ye도 위에서 설명했으니 생략
- 이후 이저스 들었으나 약간 실망.. (느끼기 실패)
3. MBDTF : 다들 1번트랙 좋다 좋다 하셔서 기대했는데 1번은 잘 모르겠는데 싶었는데
POWER 듣고 연식이 있어서 그런지 좀 촌스럽긴 한데 확실히 좋긴하다 라고 느꼈고,
ALL OF THE LIGHTS - MONSTER, DEVIL IN A NEW DRESS - RUNAWAY - HELL OF A LIFE
이 연타를 느껴버리고 이새끼 천재 맞다고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GRADUATION : 와 이것도 짱 좋았어요. 되게 재치있는 샘플링, 독보적 사운드 최고다.. 하며 들었었죠. 아직까지도 Flashing Lights 질리지도 않고 잘 듣고 있습니다. 근데 Stronger 되게 메가 히트 했던데, 저는 샘플링 원곡 주인인 다펑의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 들으니까 stronger가 좀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왜냐면 저는 다펑 원곡 듣기 전에는 원곡 초반부 보컬 부분을 찹&피치다운으로 만든건줄 알았거든요. 근데 알고보니까 이미 다펑이 후반부에서 한걸 고대로 잘라서 통샘플링을 해버린것 이였죠. 약간 실망스러운 부분이긴 합니다. 그래서 저는 stronger를 잘 안들어요. 약간 촌스러운 느낌도 나긴 하고요 ㅋㅋㅋ 반면에 Can't tell me nothing, barry bonds, Goodlife, Good morning 너무 좋습니다. 또 홈커밍도 진짜 최고... 앨범커버도 너무 좋고 참 미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앨범같습니다.
-이후 LR, TCD, 808s 를 들었지만 좋은건 알겠는데 명반까지 인가? 라고 생각하며 5집과 3집을 뒤지게 돌렸습니다
5. YEEZUS : 와우 FUCK 이였습니다. 실수로 클릭해서 들어간 전투력 상승하는 외힙 playlist의 첫 곡이 Black skin head 였습니다. 처음 돌렸을때는 그냥 그랬던 노래였는데, 다시 들어보니까 개지리더라고요? 너무 신나는거 있죠...
이후 I AM A GOD이랑 blood on leaves랑 좋아하다가 최근에는 Guilt trip을 제일 좋아합니다. 길트 트립이 진짜 개맛도리인거 같은데 좋아하시는 분들이 적은거 같아요. 진짜 재평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랩도 너무 잘했고 비트도 최고급인데 말이죠. 그리고 약간 제 취향이 이상한건지 모르겠는데 BOUND2는 약간 왜 이렇게 메가 히트를 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제 귀에는 뭔가 그렇게 좋은 노래는 아닌것 같아요. 중간에 808 나오면서 보컬 싹 들어오는 부분은 진짜 극락이고, 단조로운 비트 위에 랩 하는것도 좋은데, 아무래도 드럼이 없어서 그런걸까요? 저는 극강의 리듬충이라서 리듬이 부족하면 별로라고 느끼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네요.
6. JIK : 비록 저는 무신론자 이지만 가스펠 이런 기독교적 색체 나는 음악을 좋아해서 ㅡ 생각해보니 어렸을때 교회 다녔었는데 그때 찬송가 부르던 시간에 되게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도 가끔 친구따라 교회 나가면 참 찬송가 시간 좋아합니다. ㅡ 나쁘지 않게 들었어요. 근데 좀 구린게 있어서 대부분 엘이 회원님들 의견처럼 칸예가 이걸 왜 얀디 대신에 낸건지 이해가 안되는것 같습니다.
7. donda : 올해 6월 이걸 앨범으로서 좋아하게 됐습니다. 원래는 곡 단위로 몇개만 들었었는데 최근에 제가 플리를 만들어 보면서 직접 트랙리스트를 수정하니까 참 좋게 들리더라고요. 특히 the life of party. 이거 진짜 너무 좋게 들었어요. 안드레 3000형님의 가사, 너무 문학적입니다... ㅠㅠㅠㅠ 가사보시면 아시겠지만 애연가 시던 어머니를 위해 담배 끊게 하려고 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담배 태우실때 일부로 앞에서 과장되게 기침하기 라던지) 이 부분을 듣고 애연가이신 저의 아버지하고 오버랩 되면서 감동이 오더라고요.
또 제가 돈다에서 JAIL 좋아하는 음악은 JAIL 입니다. 우하하
8. Late Registration : 그리고 올해 8월, 칸예가 내한을 와버렸습니다. 저는 06이기에 올해 못가버렸습니다. 시팔!!!!!!! 진짜 가고싶어서 칸예 내한 소식 듣고 집에서 방방 뛰어 다니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던 것이 생각이 나네요. 그렇게 저는 집에서 리파를 보고 나서 LR을 곡들이 좋아지기 시작해서 LR을 다시 돌렸습니다. 그리고 LR을 느끼게 됩니다. 아니 맨날 초반부만 듣고 껐었는데 후반부가 개 미쳤더라고요? 왜 아무도 저에게 후반부가 개지린다는 사실을 안 알려 주셨나요? ㅠㅠ 특히 We major, Celebration, Hey mama 이거 너무 좋아합니다. We major의 NAS와 칸예의 랩과 칸예의 개쩌는 샘플링 비트, Celebration의 3집을 암시하는듯한 강렬한 신디사이저와 오케스트라 세션, Hey mama의 감동적인 랩의 기반이 된 돈다여사님의 목소리 샘플링까지. 와우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LR을 칸예 앨범 TOP 3에 넣을것 같습니다.
9. 808s & Heartbreak : 이거 맨날 엘이 회원님들이 paranoid랑 Heartless 좋다고 해서 들었었는데, 솔직히 저는 그 곡 보다 Love Lockdown이 진짜 훨씬 좋게 느껴지더라고요. 정말 사람마다 생각보다 감상이 다르게 느껴진다는걸 실감하는 경험이었습니다. 날씨가 드디어 추워지기 시작해서 한 3주 전쯤부터 계속 하루에 한번은 발췌 듣기 하고 있는 앨범 같습니다.
10. TCD : 마지막으로 느낀 칸예 앨범입니다. All falls down으로 처음 좋게 들었었는데 아니 이건 중반부가 뒤지게 좋더라고요? 지금 제 최애 트랙은 Never Let me down, Work out Plan 입니다. 특히 웤아웃 플랜,,, 이건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왠지 모르게 TCD는 여름보다 겨울에 잘 어울리는 음악같아요. 샘플링이랑 이런거 들어보면 약간 겨울철 동부의 나스 느낌이 나서 그런걸까요? 왠지 모르게 그렇습니다. 칸예가 참 샘플링을 맛있게 잘한다는 인상을 깊게 받은 앨범이었습니다. 저번에 나무위키 탐방하는데 TCD의 비트가 2곡 빼고 모두 칸예 단독 프로덕션이더군요? 정말 놀랐습니다. 역시 데뷔앨범이라 힘좀 빡 주고 작정하고 만든 앨범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이렇게 오늘 칸예의 모든 정규 커리어를 드디어 모두 음미할 수 있게된 저의 이야기를 다 적어보았는데요.
참 저는 칸예를 사랑하고있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해주네요 ㅋㅋㅋㅋ
제가 듣는 노래의 절반 이상이 칸예 음악이라는게 제가 얼마나 칸예에 빠져사는지 보여주는 증거같습니다.
저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작곡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칸예의 영향을 정통으로 받아서 작업하고있습니다.
한 사람이 제 예술관에도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아서 약간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기까지 하네요 ㅋㅋㅋ
아무쪼록 좋은 하루 되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굿나잇
하필이면 저녁에ㅠㅠ
이런글은 피크 터질때 달면 인기 터짐요
스템플레이어를 사실때가 되었군요
KSG도 ㄱㄱ
멋있네요
정성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