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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자보이의 솔목식당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9.02.13 10:44조회 수 7012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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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요식업계의 큰손 백종원 대표가 골목 상권에 있는 여러 음식점을 찾아가 문제점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백 대표는 오랜 경력과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각 가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실제로 어마어마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가게 사장들과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자신의 비법까지 기꺼이 전수하며 진심으로 애쓰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준다. 한편, 미국 힙합 씬에는 최근 전혀 다른 이유로 여기저기 충돌을 일으키고 다니는 큰손이 있다. 바로 솔자 보이(Soulja Boy, 28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백 대표와 정반대로 가게들이 자신의 비법을 어떻게 가져갔나 유심히 관찰한다. 어디 맛집이 잘된다는 소문을 들으면 굳이 찾아가 어떤 양념과 재료로 자신의 것을 베꼈는지 따지고, 딱히 베낀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영향을 받았다 싶으면 크레딧을 요구한다. 그런데 가만 보면 그가 주장하는 바가 죄다 터무니없는 건 또 아니다. 현재 활동하는 많은 래퍼가 모두 솔 대표가 문을 연 '대 인터넷 시대'의 산물임을 생각하면, 미국 힙합 씬 전체가 거대한 '솔목 상권'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에게 이를 상기시키기 위해 솔 대표는 오늘도 이 가게 저 가게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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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부엉탁집

사람들이 다 드레이크 거래! 그 인식을 깨란 말이야!"


"드레잌?! 드레에에에에에에잌!!!?"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드레이크(Drake)의 이름을 외치며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솔 대표의 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뭔가 어벙한 느낌의 안경과 흰색 구찌 헤어밴드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괴팍해 보이기도 한다. 그는 라디오 진행 중에 DJ 샬라메인(DJ Charlamagne)이 던진 "드레이크가 제일 잘 나가지 않냐?"라는 한마디에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 푸샤 티(Pusha T)한테 두들겨 맞은 놈? 아들 숨기다가 들키니까 이상한 소리 하는 놈?!"이라고 소리치며 급정색을 하고선 진짜 장난치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어 솔 대표 자신이 업계 큰손 드 사장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준 장본인이라 주장한다.


'솔피셜'에 따르면, 드레이크가 첫 싱글 "Miss Me"에서 자신의 곡 "What's Hannenin"의 한 라인을 완전히 따왔다고 한다. 사실 드레이크의 "Miss Me"는 그의 첫 번째 곡이 아니라 데뷔 앨범 [Thank Me Later]의 세 번째 싱글이었고, 솔 대표가 주장하는 유사한 플로우도 D4L의 "I'm Da Man"과 상당히 비슷하지만, 사소한 부분은 일단 넘어가자. 어쨌거나 솔 대표의 말은 어느 정도 팩트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사람들은 드레이크가 옛날부터 그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솔 대표를 무시한다. 솔 대표는 드레이크가 자신의 업적을 인정함으로써 기존의 인식을 깨길 바라고, 더 나아가 사람들도 그러길 원한다. 백 대표가 홍탁집에서 카메라를 마치 총처럼 들고 "그 인식을 깨란 말이야!"라고 했던 장면이 겹친다고 하면 오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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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무지개피자집

사장님은 요령만 피우고 카피만 하잖아! 이럴 거면 절 대 폐 업 해 !"


블러드(Bloods) 갱단 기믹을 전면에 내세우는 바람에 진짜 갱인 YG, 게임(The Game)과 강도 높은 비프를 겪었던 트러블메이커 식스나인(6ix9ine). 어디 가서도 말썽깨나 피운다는 소리 듣는 식 사장이지만, 솔 대표는 그를 딱 잘라 자신의 하위호환 수준이라고 폄하한다. 너무 단호해 뜬금없지만, 솔 대표의 단호함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의 눈에 식스나인은 마치 청파동 피자집 사장처럼 기본이 안 되어 있다. 기본도 안돼 있는데 자신을 따라 하며 아는 척은 다 하니 당연히 아니꼽게 보이지 않겠는가. 실제로 솔 대표는 식스나인이 겪은 수많은 비프들이 전부 자신을 포함한 여러 디스전을 어쭙잖게 따라 한 것이라 말했다. 솔 대표는 한때 복싱 경기까지 열릴 뻔했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의 비프, 그리고 솔 대표가 직접 애틀랜타 출입금지령까지 내렸던 배우 샤이아 라보프(Shia Labeouf)와의 비프를 언급하며 선배 비프 전문가의 화려한 커리어를 뽐낸다.


하지만 채찍과 당근은 함께 있어야 하는 법. 솔 대표식 당근은 여기서 나온다. 그는 누구도 감옥에 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32년의 감옥 생활을 보낼 위기에 처해 있는 식스나인을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 심지어 다른 곳에서는 "식스나인을 풀어줘라!"라고 소리치며 언쟁을 벌이기까지 한다. 청파동 피자집 사장에게 공식적인 솔루션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방송 뒤에 도움을 줬다는 백종원의 마음이 이랬을까? 만약 식스나인을 자신의 아류라 폄하하며 감옥에 가게 된 안타까운 상황을 조롱하기만 했다면, 솔 대표도 인성 논란에 휩싸이며 욕을 들어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며 적당한 가십을 만들고, 동시에 적당한 인간미를 선보이는 솔 대표. 과연 13년 차 솔목 상권의 대부다운 뛰어난 균형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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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호랑이국수집

타이가? 타이가유?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장님은 해선 안되는 소리를 했어유 지금"


본격적으로 솔목 상권 탐방을 시작한 솔 대표에게 가장 큰 희생양이 된 것은 바로 타이가(Tyga)다. 시작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였다. 솔 대표는 2018년에 가장 쩌는 컴백은 누구냐고 물었고, 몇몇 팬들은 "Taste"로 컴백한 타이가를 외쳤다. 하지만 그들은 필동 국수집 사장처럼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솔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너무나 단순했다. "타이가? 타이가? 니X 타이가?"였다. "타이가가 2018년 최고?! X발 집어쳐! 내가 2018년 제일 쩌는 컴백을 한 놈이라고! 크리스 브라운, 미고스(Migos) 이런 애들은 나랑 수준이 안 맞잖아! 니들이 날 빼? 이건 절대 잊지 않겠어!". 순간, 솔 대표의 모습에서 국수집 사장을 위해 뼈 아픈 조언을 하며 진심으로 화를 내는 백 대표가 보였다. 아, 그 화의 이유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브렉퍼스트 클럽(The Breakfast Club)> 인터뷰에서도 타이가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니키 미나즈(Nicki Minaj)랑 작업해서 그런 거야?"라고 기가 찬 듯이 말했고,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에게 여자나 빼앗긴 놈이라 말했다. 솔 대표에게 타이가는 그저 급도 안 되는 초보 사장 같은 존재인 셈이다. 파파라치가 그에게 말을 건넸을 때도 아픈 손가락인 타이가를 언급했다. 이와 관련하여 솔 대표는 뜬금없이 트래비스 스캇이 맘에 든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역시나 타이가의 여자를 뺏었기 때문. 이에 더 이상 보다 못한 타이가가 SNS에 스포티파이 기준 2018년 자신의 기록과 솔자 보이의 기록을 함께 올리며 팩트 승부를 걸었지만, 이는 애초에 솔 대표는 그런 게 통하는 상대가 아니었음을 간과한 대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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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삼사촌 원테이블

그게 애들 장난이지? 음악이야?!"


이쯤 되면 다들 알았겠지만, 솔 대표의 인성은 최소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 급이다. 몇 초전에 누군가를 깠다가 곧바로 칭찬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가장 잘나가는 힙합 그룹 미고스도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사실 미고스와 솔 대표는 나름의 비프 역사를 지닌다. 솔 대표는 월드스타힙합(Worldstarhiphop) 채널을 통해 "Beef"란 곡을 발표했는데, 제목처럼 대놓고 미고스를 까는 곡이었다. 미고스, 그중에서도 퀘이보(Quavo)를 대차게 깠다. 당시 가사를 살펴보면, "퀘이보 넌 개X이야"라는 초반부부터 강렬하다. "내가 션 킹스턴(Sean Kingston)과 트래비스 스캇을 너한테 소개해줬는데 그걸 잊어?"라며 배은망덕한 퀘이보의 인성을 꾸짖기도 한다. 이어 또다시 "X까 퀘이보, X까 미고스"라고 외쳐댄다. 그가 화를 내는 것도 이해는 된다. 레시피 다 알려줬더니 자기가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격이랄까?


여기서 포인트는 퀘이보가 실제로 배은망덕했다는 점이다. 솔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그가 자신의 집으로 퀘이보와 트래비스 스캇을 초대했고, 그렇기에 자신이 없었다면 [Huncho Jack]이 탄생할 수 없었을 거라고 한다. 트래비스 스캇과 퀘이보를 위해 아낌없이 조언을 해줬을 그 모습을 상상해보면, 마치 원테이블 두 사장을 위해 냉동고값까지 내어준 백 대표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흑종원에서 백종원으로 돌아오는 순간을 연상케 하는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모먼트는 또 있는데, 이것 역시 최근 브렉퍼스트 인터뷰에서였다. 그는 또 다른 아픈 손가락 미고스를 잊지 않고 언급했다. 같이 찍어놓은 뮤직비디오가 많다며 갑자기 친분을 과시하는 솔 대표. 밉지만 그만큼 정도 깊은 가족 식당 원테이블 미고스네와 솔 대표의 진심 섞인 협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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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pYEEZYa 맥주 전문점

뭐? 이~지? 장사 하는 사람은 그래선 안 돼!"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늘 힙합 씬에 충격을 주는 p'YEEZY'a집 사장 칸예 웨스트(Kanye West). 토핑과 소스를 분리한 듯한 혁신적인 도전을 보여준 칸예 웨스트도 솔목 상권의 대부 솔 대표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어느 날, 솔 대표는 대뜸 “Crank That (Soulja Boy)”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시절에 자신의 밴 근처에 서성거리던 칸예 웨스트의 '칸찔이' 시절을 언급하며 “많이 컸다 짜식아” 스킬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이는 본격적인 맛 평가에 들어가기 전 보이는 백 대표의 짧은 헛웃음 같은 도입부에 불과하다. 칸 사장은 오히려 오래전 아이스티(Ice-T)와 디스전을 펼치던 솔 대표를 두고 ‘이것이 힙합이 가야 할 길’이라며 극찬했던 적이 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할 말은 하는 게 솔 대표 스타일. 솔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칸 사장이 논란을 일으킨 각종 허언 드립을 하나하나 꼬집는다. 그 간결한 정리는 무시무시한 팩트 폭행 전과를 가진 백 대표를 연상케 한다.


솔 대표는 자신이 헨리 포드(Henry Ford)이자 월트 디즈니(Walt Disney), 스티브 잡스(Steve Jobs)라고 떠들고 다니던 칸예 웨스트의 발언을 하나하나 헛소리라 평한다. 또한, 아내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SNS 계정을 팔로우했다는 이유로 드레이크에게 화를 내는 팔불출 행태를 비난하고, 칸예 웨스트가 자랑하는 스니커 브랜드 이지(Yeezy)도 '못생긴 테니스화'라며 깎아내린다. 덧붙여서 자신처럼 비디오 콘솔 게임기를 만드는 것이 더 멋진 일이라며 상품 홍보 역시 잊지 않는다. 실제로 솔 대표는 출연하는 방송마다 최근 발매한 ‘솔자게임 콘솔’을 직접 들고나와 홈쇼핑을 방불케 한다. 심각한 품질 논란이 있는 제품이지만, 래퍼 최초로 콘솔을 발매한 건 사실이다. 이런 혁신을 보여주는 래퍼가 또 어디 있는가. 이쯤 되면 칸 사장도 뭔가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부디 칸 사장이 자기 부정이 없다면 혁신은 없다는 사실을 솔 대표를 통해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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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솔목식당의 사장님들

그거 되게 실례야! 가르쳐준 사람에게 말야!"


그밖에도 솔 대표의 유산은 많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연달아 히트 싱글로 차트를 집어삼키고 있는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도 의외로 그중 하나다. 솔 대표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새 싱글 “7 Rings”가 자신의 2010년작 “Pretty Boy Swag”의 훅을 카피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불법 복제 논란이 있는 상품을 팔고 있지만,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는 철저한 그인 만큼 크레딧 요구는 당연하다. 부당한 착취가 없는 건강한 업계 분위기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에서 진정한 솔목식당 큰손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더불어 라디오 방송에서 치프 키프(Chief Keef), 페이머스 덱스(Famous Dex)를 발굴해낸 것이 자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작 일식 전문 페이머스 덱스는 '멋' 칼럼니스트로서 솔 대표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었고, 급기야 솔 대표의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직접 등장해 굉장한 온라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까다롭고 화가 많은 솔 대표지만, 누구도 솔 대표가 끼친 영향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젊은 솔 대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이 “힙합은 죽었다”며 그를 조롱하고 비난했다. 하지만 요즘 업계를 보면 그가 지금 세대 맛집들의 성공에 어마어마한 영감을 준 건 사실이다. 솔 대표가 현시대 모든 래퍼에게 5%의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뉴욕 메이시스(Macy's) 백화점에서의 공연 영상도 솔 대표의 유산을 보여주는 증거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순진무구한 소년 가지 가르시아(Gazzy Garcia)가 오늘날의 릴 펌(Lil Pump)이 된 것도 아마 그날 본 솔 대표의 공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솔 대표의 혁신적인 업적을 인정하는 이들도 많다. 최근 스웨이 리(Swae Lee), 쥬시 제이(Juicy J), 에이셉 라키(A$AP Rocky) 등 여러 래퍼가 솔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며 샤라웃을 보냈다. 바이럴의 힘을 보여주며 씬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힌 입지전적 존재 솔자 보이, 그는 오늘도 다른 사장들에게 자신을 향한 존경을 상기시키기 위해 솔목 상권을 휘젓는다.


CREDIT

Editor

TollgateKim, Loner, 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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