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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씁쓸한 다크초콜릿 알앤비 5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9.02.14 14:00조회 수 150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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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밸런타인데이다. 길거리에는 화려한 선물용 초콜릿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고, 많은 이가 행복하게 선물을 고른다. 어떤 이들에게는 따뜻한 봄을 앞두고 애매한 상대와의 관계를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초콜릿에서 사랑의 달콤함을 먼저 떠올리는 것은 진정한 카카오의 맛을 무시하는 처사다(솔로라서 괜히 그러는 건 절 대 아니다). 카카오 함량이 낮고 설탕이 많은 밀크 초콜릿이나 화이트 초콜릿은 꽤나 달콤하지만, 카카오가 많이 들어간 다크 초콜릿은 씁쓸한 맛이 강하다. 카카오 함량이 높아질수록 그 씁쓸함은 더해져 나중에는 깊은 쓴맛밖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분명 초콜릿이고, 사랑이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밸런타인데이 하면 뻔히 내놓는 달콤한 노래들 대신 짙은 카카오 향이 느껴지는, 씁쓸한 다크 초콜릿 같은 노래들이다.






 CACAO 37%  Kiana Ledé - EX

'사랑'을 한 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키아나 레데(Kiana Ledé)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의 경험을 토대로 쓴 "EX"는 단지 헤어진 연인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이 아닌 또 하나의 사랑에 대한 노래다. 물론 그 사랑이 서로를 갈구하는 불타는 감정은 아니지만, 상대의 행복과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는 것도 사랑이지 않을까? 그는 달콤한 밀크 초콜릿 속에 풍덩 잠겨 있던 꿈 같은 시절을 벗어났지만, 여전히 상대의 '과거'로 남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설탕 맛에 정신을 빼앗기는 것만을 사랑이라 생각한다면 키아나 레데의 다크 초콜릿 같은 애틋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감정이 언제까지나 그렇게 달콤할 수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끝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런 '사랑'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카카오 37%의 노래다.






 CACAO 56%  Bryson Tiller - Right My Wrongs

한 번도 싸우지 않는 커플은 웬만하면 없다. 닮은 점이 많아 정말 사랑한다 해도 결국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곡이 만들어지고 있을 때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도 여자친구와 다투던 중이었다고 한다. 여자친구로부터 서운함이 가득한 장문의 메시지를 받은 그는 답장을 대신할 가사를 적었고, 노래를녹음해서 보냈다. 음악 활동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여자친구에게 무심해졌기에 붙잡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했다. 언제 지쳐 떠나갈지 모르는 사람을 앞에 두고 울고불고하는 것보다 세련된 방식이지만, 이 가사를 깨물어보면 진한 씁쓸함이 느껴진다. 세련된 멜로디가 밀크 초콜릿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고뇌와 진심이 담겨 있는 카카오 56%의 노래다.







 CACAO 72%  Robin Thicke - Get Her Back

로빈 시크(Robin Thicke)의 “Get Her Back”은 제목처럼 직접적이고 간절하다노래가 실린 앨범 자체가 당시 별거 중이던 아내에게 바친 작품이니 진정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Blurred Lines”의 성공에 취해 10년 가까이 함께해 온 아내와 이별한 로빈 시크는 뒤늦게 몰려오는 후회와 반성그리고 진심 어린 바람을 간결한 어쿠스틱 기타 위에 애절하게 담아낸다여기까지만 알면 이 노래가 그저 애절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문제는 그녀를 되찾겠다는 노래의 희망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노래로부터 약 1년이 지나 로빈 시크는 이혼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이제 그도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있는데, 다시는 이런 쓰디쓴 노래를 만들 일을 저지르지 않길 바란다. 이별을 앞둔 마지막 몸부림, 카카오 72%의 노래다.






 CACAO 86%  Jhené Aiko - Comfort Inn Ending (Freestyle)

사랑의 끝에서 볼 수 있는 쓴맛은 다 본 것 같은 즈네이 아이코(Jhené Aiko)의 가슴 아픈 스토리가 담긴 곡. 그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마음의 크기가 같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것이 혼자만의 생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심지어 그 상대가 아이의 아빠라니, 상실감과 절망감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내어 주기만 했던 그의 상처받은 마음은 친오빠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더욱 부서져 간다. 하지만 이를 보듬어주기는커녕 더욱 짓밟는 일만 생겨난다. 그럼에도 즈네이 아이코는 무너지지 않았다. 제3자의 입장에서 자기 자신에게, 또 본인의 입장에서 자신과 세상의 상처받은 많은 여성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힘 있는 말을 건넨다. 지독하게 진한 쓴맛 덕에 오히려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되는 카카오 86%의 노래다.






 CACAO 99%  joji - will he

여기까지 오면 꿈도 희망도 없는 쓰디쓴 감정만이 남는다. “will he”의 뮤직비디오 속에서 조지(joji)는 타들어가는 듯한 처절한 쓴맛을 보여준다. 핏물 가득한 욕조에 누워 공허하게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남은 것은 죽음에 가깝게 찢어지는 자신의 마음뿐이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조지의 노래들은 늘 이렇게 땅속에 깊게 처박힐 정도로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 연인을 진정으로 축복할 줄 아는 쿨한 사람은 이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는 반복해서 새로운 남자에 관해 묻는다. 우리에게도 그런 못난 모습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랑을 잃은 그는 너무나 약하기에, 그저 반쯤 나오는 목소리로 몽롱한 멜로디를 읊조리기만 한다. 핏물 욕조에서 꺼내올린 텁텁하고 쓰디쓴 카카오 99%의 노래다.


CREDIT

Editor

soulitude, J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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