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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tones - private music 피치포크 리뷰 해석

title: DMX공ZA10시간 전조회 수 117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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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만 해도 KornIce Cube 커버 무대에 게스트로 뛰어들고, ‘뭔가를 쑤셔 넣는’ 히트 싱글로 알려졌던 밴드가 이제 1990년대 가장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밴드 중 하나로 불릴 거라 상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1995년 데뷔작 <Adrenaline> 당시, 그들은 심지어 새크라멘토 안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래퍼-록 밴드가 아니었고, 그 시대 수많은 젊은이들처럼 무대와 스튜디오에 DJ를 동반하곤 했다.

지금은 Hayley Williams가 무대에 올라 “Minerva”를 함께 부른다. Deafheaven이나 Nothing이 블랙메탈과 슈게이즈에 Deftones의 기법을 끌어다 쓰던 시절로부터 이미 10년이 지났다. 전국의 인디 공연장은 후드티를 입은 보컬이 폭력적 섹스를 읊조리며 드롭 D 리프¹를 두들기는 밴드들로 가득하다. Reddit에서는 여전히 Deftones가 뉴 메탈인지 슈게이즈인지,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태도의 사회학적 함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끝없는 논쟁이 이어진다. 작년 여름, 이들은 코로나 백신 이전에 발매된 앨범을 마지막으로 전국 아레나 투어를 감행했고, LA 타임스는 두 차례 매진된 잉글우드 공연의 첫날을 “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헤비 록 밴드²”라 평했다. Z세대 최고령자들조차 <Adrenaline>보다 두 살 어리다.

Deftones가 뉴 메탈 2군에서 아방가르드 록의 영웅으로 변모한 것은 상당한 음악적 성장 덕분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록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헤비니스³’와 ‘낭만성’, 감정의 우선성, 그리고 육체 그 자체를 바라보는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가와 깊이 맞닿아 있다. 이 변화를 분석하는 건 자유지만, 그 조건 속에서 새로운 앨범 <private music>은 존재한다. Green DayFoo Fighters가 더 큰 관객을 모을 수 있고, Korn이나 System of a Down이 더 강한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1990년대에서 출발해 영향력을 키우며 여전히 수준 높은 신작을 내는 밴드를 꼽으려 한다면, 이제 Deftones Radiohead(이미 10년간 새 앨범 없음)나 Björk(여전히 인기 있으나 Forum에서 연이은 대형 공연을 하지 않는)와 같은 범주에 넣어야 할 것이다. 불가능에 가까운 여정 끝에, 그들은 ‘엘리트’의 자리에 올랐다.

그렇다면, 어떻게 데뷔 25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최고 정점에 오른 걸까? <private music>은 <A Moon Shaped Pool>이나 <Fossora>처럼, 새로운 청자를 끌어들일 만한 레코드는 아닐지 몰라도, 완전히 장악된 자신들의 고유한 사운드를 자유롭게 구부리고 비틀 수 있음을 증명한다. Tim Hecker가 허디거디로 한숨을 쉬는 듯한 간주 뒤에 이어지는 “cXz”는 이제는 Chino Moreno가 꿈속에서도 쓸 수 있을 듯한 몽환적 후렴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두껍게 쌓아올린 록 사운드로 천상까지 날려 보내는 대신, 밴드는 Abe Cunningham의 스타카토 드러밍을 따라 박자를 흔들며 불안한 긴장을 만든다. 불편하면서도 아름다운 Deftones의 음악은 종종 ‘헤비니스’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다루며, 마치 힘겨운 등산 끝에 펼쳐진 절경이 곧 폭풍을 품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경험과도 같다. 이 곡이 주는 ‘약속된 보상에서 슬쩍 벗어나는’ 텍스처는 청자를 계속 불편하게 만들지만, 그렇기에 더욱 매혹적이다.

자주 강조되는 Chino Moreno(낭만주의자, 미학가! Pantha du PrinceTortoise를 사랑한다)와 Stephen Carpenter(메탈헤드! 뮤직비디오에서 카고 반바지를 입고 Fear Factory에 더 있고 싶어 보인다) 사이의 취향 전쟁은 사실 과장이다. 둘 다 사운드의 양 극 사이에서 유연하게 작업한다. “locked club”에서 Carpenter의 리프는 그루브로 포효하려는 듯하지만, 엄지로 현을 툭 치듯 연주해 동시에 무겁고 부드럽다. Moreno 역시 수십 년 만에 가장 공격적이고 날이 서 있다. 때로는 ProtomartyrJoe Casey, 혹은 Kendrick Lamar의 비아냥 섞인 "squabble up" 톤을 닮았다. “cut hands”에서는 놀랍게도 랩-메탈로 돌아와 진짜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낸다. 그는 마치 칵테일 잔으로 관객을 찌르듯 뻔뻔하고 도발적이다.

2003년 천문학적 제작비가 들었던 셀프타이틀 이후 모든 Deftones 앨범이 그래왔듯, <private music>은 ‘존 윅’ 영화의 4K 섹시 폭력처럼 광택 나는 사운드를 자랑한다. 매끈한 프로덕션은 “milk of the madonna” 같은 곡을 사치스럽게 미끄러지듯 흘려보내고, “infinite source”의 후렴에선 천상의 작별감 같은 빛을 더한다. 과거 DJ였던 Frank DelgadoMission of BurmaMartin Swope처럼 소음을 조작하고, 기타 톤을 서늘한 수채화로 채색한다. “departing the body”에서는 Carpenter의 기타를 회전식 전화 다이얼처럼 윙윙거리는 질감으로 변주하며 앨범을 마무리한다. Meshuggah를 사랑하는 Carpenter의 취향과는 달리, 이 앨범이 길게 울리는 화음을 불가피할 만큼 오래 붙들고 있는 순간—마치 Rothko의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집착처럼—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톤 자체에 대한 순수한 헌신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Sunn O)))의 드론을 플래티넘 팝 감각으로 재구성한 듯하다.

무거움을 부드럽게 연주하는 새로운 방식, 우울을 아름다운 공격성으로 바꾸는 변주—이것들이야말로 Deftones 예술의 중심에 있는 기묘한 전도(現象)의 새로운 버전이다. 여전히 그들을 어디에 위치시켜야 할지는 모호하다. Family Values Tour의 낭만주의자인가? 아니면 몇 곡의 어설픈 랩을 제외하면 SwervedriverHum의 정서적 그런지-게이즈를 잇는 후계자인가? 사실, 어둠에서 승리의 원천을 찾는 뉴 메탈 밴드나 심연의 소음 속에서 천상의 화음을 건져내는 슈게이즈 밴드나 그리 다르지 않다. 하지만 모든 무게—음악적이든 감정적이든—를 한곳에 꽂아 피드백을 만들어낼 때, Deftones만의 독특한 순간이 발생한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Deftones는 30년 동안, 첫 앨범의 첫 곡부터 이 수수께끼를 풀어오려 애써 왔다. 이제는, 답을 모른다는 사실에 가장 편안해 보인다.

1. 드롭 D 리프(Drop D riff): 기타의 6번 줄(저음 현)을 표준 E에서 D로 한 음 내린 조율을 바탕으로 연주한 리프. 보다 낮고 무거운 사운드를 내는 데 사용된다.

2. 헤비 록 밴드: 전통적 록 밴드보다 더 강하고 육체적 체험을 강조하는 록 그룹을 의미. 메탈과 하드록 사이 경계에 놓인다.

3. 헤비니스(heaviness): 단순히 ‘무거움’을 의미하기보다, 록·메탈 비평 문맥에서 육체적으로 압도하는 사운드의 중량감, 밀도, 강도를 일컫는 개념.

4. 허디거디(hurdy-gurdy): 바퀴로 현을 마찰시켜 소리를 내는 유럽 전통 현악기. 지속음과 드론적 성격이 강하며, 종종 사이키델릭 혹은 실험 음악의 레퍼런스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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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title: DMX공ZA글쓴이
    9시간 전

    "불가능에 가까운 여정 끝에, 그들은 ‘엘리트’의 자리에 올랐다."

     

    Deftones의 신보 어떻게 들으셨나요?

    이번 앨범 해석은 특히 다른 밴드들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어야 했네요. 모르는 밴드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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