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는 듯한 지금, 레트로 페티시즘의 시장은 어딘가 불길하다. 하지만 Miranda Lambert가 "Old Shit"이라 부르는 감각에는 부정할 수 없는 쾌락이 깃들어 있다. 픽셀에 잠식된 오늘의 삶에서 도피하려는 욕망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Laufey Lín Bing Jónsdóttir가 불러낸 전(前)록 시대 팝의 부활은 전혀 돌발적이지 않다. Reagan 보수주의의 반동기에 Linda Ronstadt는 Nelson Riddle과 손잡고 <What’s New>(1983)와 그 후속작들을 내놓으며 시대적 반향을 일으켰다. Laufey의 선배 Björk도 <Gling-Gló>로 야성적 보컬 재즈를 실험했고, 훗날 “It’s Oh So Quiet”으로 폭발했다. Amy Winehouse는 Tony Bennett과의 듀엣 전에 이미 자기만의 레트로-모던 감각을 완성했다. Mitski, Mei Semones, Lana Del Rey는 저마다 낡은 양식을 새롭게 점화하는 중이다.
Laufey의 매혹은 단순한 계승에 있지 않다. 그녀는 고전 양식을 탐닉하면서 동시에 비트는가 하면, 농담처럼 희화화하기도 한다. 첫 등장부터 그 태도는 분명했다. 팬데믹 시기 TikTok에서 “I Fall in Love Too Easily”와 Billie Eilish의 “My Future”를 교차시키며, 자기만의 솔직한 오리지널을 던져 올렸다. 데뷔곡 “Valentine”('I’ve rejected affection/For years and years/Now I have it, and damn it/It’s kind of weird')에서 보이듯, 그녀의 노래는 Z세대식 날것의 고백을 우아한 송폼과 부딪치게 한다. 그 긴장이 없다면 단지 장인적 연마로 끝났을 음악은 희극과 비극 사이를 오간다.
이번 앨범 <A Matter of Time>은 그 긴장을 극대화한다. 앨범 커버부터 그렇다. Julie London의 <Around Midnight>(1960)을 비튼 아트워크는 농염한 전통을 계승하면서 더 대담한 진입을 예고한다. “Snow White”는 오케스트라 스트링 위에 서술형 'Jolene'을 얹으며, 20세기 중반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들린다. 그러나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다름 아닌 자기인식이다. '난 예쁘지 않아/논쟁의 여지는 없어/여성의 가장 큰 화폐는 몸이지, 뇌가 아니야/세상은 병들었어/적어도 여자에겐 그래.' 숨 가쁜 토로는 냉철한 비평의 언어로도 가려지지 않는 수치심을 드러낸다.
이는 앨범의 정점이자, 그녀의 기술적으로 완벽한 보컬이 흔히 닿지 않는 깊은 감정의 층위를 보여준다. 그러나 매번 그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Silver Lining”은 Amy Winehouse의 발라드처럼 들리지만, 지나치게 매끈한 보컬은 오히려 풍자의 효과를 낸다. '나쁜 습관에 빠져/레드 와인에 잠기고/계피 향을 들이마셔'라는 구절은 마지막 “cinnamon” 직전의 잠깐의 공백 덕분에 완벽히 농담으로 착지한다.
Laufey는 웃길 줄 안다. 그리고 가장 감미로울 때 가장 재치 있다. 오프닝 트랙 “Clockwork”는 Anita Kerr Singers 풍의 반짝이는 편곡 위에서 '그가 늦는다고 했어/아마 토하러 갔겠지'라며 라임을 비틀어낸다. “Lover Girl”은 명랑한 박수 소리 뒤에 날 선 랩처럼 몰아치며, 라면집을 무대로 한 뮤직비디오는 그 경쾌함을 배가시킨다. “Tough Luck”은 Taylor Swift와 Lady Gaga의 어법을 빌려 유독성 연인을 날카롭게 베어내고, '널 축하해, 거의 나를 속일 뻔했으니까'라고 찌른 뒤, 후렴에서야 비로소 'fuck'과 제목을 맞춰 쏟아낸다. 기품 있는 한 방이다.
Aaron Dessner는 Taylor Swift와 함께 했던 방식 그대로 “Castle in Hollywood”와 “A Cautionary Tale”에서 Laufey를 덜 꾸민 내러티브로 유도한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무대는 여전히 정장을 입은 형식미다. 시네마스코프적 송크래프트가 그녀를 아레나 스타로 세우고 있으며, 그 청중에는 X세대 부모, Z세대 아이들, 심지어 조부모까지 포괄된다. 혹여 <A Matter of Time>에서 고뇌하는 시인의 그림자가 부족하다 느낀다면, “Sabotage”의 Bernard Herrmann과 George Crumb식 폭발을 떠올려 보라. Laufey의 세계는 이미 그 방향까지 예비하고 있다.
"Laufey는 웃길 줄 안다. 그리고 가장 감미로울 때 가장 재치 있다."
여러분들은 Laufey의 신보 어떻게 들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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