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MdruNi6ZMSo
PL(피엘) 6th EP <PASSPORT>
“익숙함을 떠나, 마음의 이정표를 따라간 여정”
감성적인 서사와 장르적 실험을 넘나드는 사운드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싱어송라이터 PL(피엘)이 여섯 번째 EP [PASSPORT]를 통해 더욱 내밀하고 사실적인 감정의 여정을 꺼내놓았다. 이번 앨범은 PL이 처음으로 경험한 유럽 소도시 여행에서 출발한 사실적인 여정을 음악적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기존의 어반 기반 사운드와 몽환적인 팝 감성을 유지하면서 기타 중심의 내추럴한 사운드와 감성적인 보컬이 중심이 되어 한층 더 서정적이고 섬세한 내면의 진폭을 담아냈다. 특히 이번 앨범은 기타 중심의 내추럴한 톤, 웨스턴 터치, 스칸디나비안 감성과 로파이 질감을 더해 한층 입체적인 감성 흐름을 완성했고, PL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가사가 얹히며, 단순한 여행기의 범주를 넘어 ‘감정의 이동’을 완성도 있게 구현해 냈다.
‘PASSPORT’는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계획은 어긋났고, 길을 헤맸고, 기대는 빗나갔지만, 그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 사이로 중요한 감정이 떠올랐다. “여행이란, 남들이 말하는 여행다움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정의해 나가는 나만의 이정표를 발견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 앨범은 도시의 풍경을 담기보다, 스스로를 믿고 선택한 낯선 순간들과 그 안에서 발견한 감정의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각 곡은 마치 여권에 찍힌 도장처럼, 하나의 기억과 감정을 독립적인 장면으로 펼쳐낸다.
‘PASSPORT’는 충동에서 시작된 출발을 미니멀한 기타 루프와 불안 섞인 내레이션으로 표현했고, 타이틀곡 ‘HITCHHIKER’는 단순한 코드와 리드 기타, 팔세토 코러스가 어우러져 무계획의 자유와 리듬감을 그려냈다. ‘PARKING LOT ANTHEM’은 비트, 멜로디, 가사가 직관적으로 맞물리는 후킹한 구성이 특징이다. 그루브한 리듬 위에 끈적한 멜로디를 얹어 한 번 들으면 기억되는 로컬 앤섬처럼,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작은 축제의 감각을 담아냈다. 서브타이틀곡 ‘SHELTER’는 가장 낮은 템포와 의도적으로 덜어낸 편곡 속에서 보컬의 울림과 여백 자체를 악기처럼 사용했고, ‘WINDOW’는 절제된 피아노 위에서 조용히 감정을 쌓아가다가, 2절 이후 풀밴드 사운드로 확장되며 감정의 고조를 폭발시키는 구조다. 절제와 폭발이 교차하는 이 흐름은 오랫동안 닫아뒀던 마음의 창이 천천히 열리는 순간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EP [PASSPORT]는 화려하거나 드라마틱한 전개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계획이었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들, 비어 있었기에 더 크게 다가온 장면들, 그 틈 사이에서 조용히 반짝인 감정들을 음악으로 옮겼다.
“여행이란, 결국 내 마음이 닿은 곳에 도장을 찍는 일일지도 몰라요.”
그 한 장의 여권 속에는, 방황과 모험을 선택했던 나의 순간들과 지금 이 노래를 듣고 있을 당신의 마음을 위한 스탬프도 함께 찍혀 있다. -PL-
From PL
가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게 돼요.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익숙한 하루를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였죠. 조용히 흘러가는 하루 안에서 내 마음도 잠시 멈춰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이 앨범은 그런 순간들에서 시작됐어요. 조금 버거운 하루, 그냥 이유 없이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던 날. 사람 많은 명소보다 아무도 모르게 마음이 놓였던 어떤 골목에서, 내 안의 이야기를 천천히 꺼내기 시작했어요. 단순 여행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제 마음 안을 오래 돌아본 기록이에요. 불안정했던 선택, 예상과 달랐던 장면들, 그리고 그 틈 사이에 반짝이며 나타난 위로의 순간들. 그 시간들을 음악으로 옮겨놓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은 때로, 우리보다 먼저 우리를 안아줄 줄 안다는 것. 혼자라는 느낌이 밀려올 때,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주는 것처럼요. 이 앨범 [PASSPORT]는 단지 낯선 도시를 지난 여정이 아니라, 혼란과 회복, 연결과 선택을 음악적으로 통과한 하나의 흐름이에요.
‘PASSPORT’는 모든 출발에 앞선 충동과 확신을
‘HITCHHIKER’는 목적 없는 여정 속 자유의 감각을
‘PARKING LOT ANTHEM’은 기대 밖의 장소에서 마주한 작고 반짝이는 낭만을
‘SHELTER’는 낯선 도시에서 만난 조용한 쉼과 관계의 온기를
‘WINDOW’는 그 모든 시간을 통과한 뒤 비로소 마주한 회복과 자기 확신을
각 곡은 독립적인 감정의 조각이면서도, 함께 놓았을 때 더 깊은 이야기를 만들어줘요. 그래서 이 노래들이 당신에게도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복잡했던 하루의 끝에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면, 그걸로 저는 충분해요. 그리고 그 여정의 한가운데, 같은 속도로 걸어준 당신에게 작지만 진심 어린 ‘스탬프’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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