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Ra-strange strange
아 존나 바빴어서 이제야 들음
음 뭐랄까
공포 영화 ost로 딱이네요
님들이 이해 못할 지극히 개인적인 것을 끌고 온 설명
:이걸 들으니 제 어릴 적 꿈에 나왔던 마법의 숲이 떠오르네요. 그 땐 칠흑 같은 밤이었고 나뭇잎과 잔디는 보라색이었죠. 거기에 여러 무서운 괴물들도 살아서 저를 공격 했어요. 다만 진짜 어릴 때 꾼거라 더럽게 유치했지만.
근데 이 앨범에서는 명암 따윈 없이 그저 한 치 앞도 안보이는 암흑으로 변한 아주 축축한 숲에서 어떤 하얀 형체들이 주기적으로 눈 앞에 나타나 발광하면서 제 귀를 터뜨리는 경험을 했어요.
그 하얀 형체들은 뭐랄까 다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공포 짤 중에서 그저 까만 배경에 하얀색 기괴하게 생긴 얼굴만 달랑 있는 그 짤 아시죠? 그 형체들이 딱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몸이 으슬으슬 떨릴 정도로 춥고 기분 나쁘게 축축한 곳에서 언제 그놈들이 또 덮쳐올지, 또 어떤 짓을 할지 아주 무서웠네요.
그리고 중간중간 악기 한 두개 밖에 안나오는 조용한 곳에서는 그 괴물들이 숲 속으로 숨어서 무슨 준비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주 신비하고도 무서웠어요.
님들도 이해 가능한 설명
:아마도 대부분은 롯데월드의 신밧드의 모험을 타보셨을 듯 한데요.
신밧드의 모험에서 조명을 싹 다 꺼서 아무것도 안보이게 만든 다음 저거 틀어주면서 조용한 파트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안보이게, 시끄러울 때에는 하얀 기괴한 형체들이 사방에서 나타나 발광하며 눈이랑 귀를 싹다 터뜨리게 하면 그게 제가 느낀 것 그대로입니다.
근데 그거 무시하고 그냥 듣기 좋았어요. 우선 시끄러움의 완급 조절이 마음에 들었어요.
조용할 때에는 다음에 나올 것을 기다리고 상상하게 하며 제 마음이 긴장되어 터지게 했고,
시끄러울 때에는 그 비틀린 사운드에서 나오는 미친 쾌감이 제 귀를 강타했어요.
그 개판난 바이올린과 다른 악기들, 후반에 나오는 왜곡된 보컬이 제 귀를 찢고 거기에 도파민을 그대로 갖다 부어버리는 듯한 느낌이에요.
계속 그러면 힘드니까 가끔 조용해지면서 '다음 거 기대해~'라며 다음 파트의 큰거를 준비하고 제가 이미 터지기 직전인 도파민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사탕 처럼 녹여 먹으며 음미하는 동안 다음 것도 기대하게 만드는 조용한 구간들은 이걸 더 빛나는 보석처럼 만들어 줬네요.
이걸로 확신이 생겼어요.
앞으로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이런 걸 찾아 듣게 될겁니다.
추천해 주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안했는데요
그게 좋으셨다면 the magic city도 함 들어보세요 그것보다 쉽습니다
옹 이거
https://www.youtube.com/watch?v=oG5lihcMgUQ
리뷰 맛깔나게 쓰시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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