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감상평할 앨범이 담긴 책은 [프로그레시브 록 명반 가이드북]입니다
여기 감상평은 이 책에 기재되어있는 앨범 순으로 할 예정이고,
책에는 이 앨범들에 대한 훨씬 심도깊은 리뷰가 있으니 돈이 충만하다면 사서 함 봐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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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R. & Machines - Echo (4 / 5)
판타지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다. 신비로우면서도, 그 신비로움은 또한 우리를 환영하는 듯 밝게 다가온다. 그렇게 입장하는 우리를 반기는 것은 미친 사이키델릭함이다. 마치 동화처럼 환상적이고 푸근하게 펼쳐지는 이 판타지는 우리에게 활기를 심어준다. 이 성대하고, 판타지하며, 쨍한 노란 빛은 마치 북유럽 신화의 아스가르드 같다는 생각마저 하게 한다. 그리고 단 한번의 끊김도 없이 진행되는 이 앨범 속, 이 판타지 세계는 살아 움직인다. 잼연주로 가득한 환희가 가득 찬 순간이 있다가도, 간단한 기타만이 숨을 이어가는 순간도 있다. 물론 이 앨범은 테이프루프로 몇몇 사운드를 반복시켜 만들어졌지만, 우리또한 규칙속에 살아가듯, 이 앨범 또한 그렇게 인간적으로 1시간의 여정을 달린다.
2. Affinity - Affinity (3.5 / 5)
앨범 커버 보고는 솔직히 우울한 음악인 줄 알았다. 그렇게 낮게 깔린 소리를 기다리며 튼 나를 맞이하는 건 정열로 밀어붙이는 섹소폰과 드럼, 기타였다. 도대체 앨범커버의 구름 낀 날에 우산을 든 채 앉아있던 놈은 어디가고 쨍쨍한 날씨에 하와이안 티를 입은 놈이 자신감이 가득차 있는 것 같이 걸어들어왔다. 기타가 귀를 가득 메우고, 드럼과 보컬이 거기에 꽂히며 터지는 이 구성은 일반적이긴 하지만서도 그렇기에 옳다. 그리고 다음을 이어받는 감성적 흐름은 기타가 길게 끌고 가며, 정열 보다는 차갑지만 여전히 따뜻한 푸근함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그 위를 부유하는 보컬은 정열적이었던 때와는 전혀 달라져 푸근함을 더욱 깊어지게 한다. 또한 이 앨범의 전체를 관통하는 깊은 재즈적 요소는 얼핏 재즈 앨범을 듣는 것 같다가도, 락으로서 재즈를 온전히 품은채 위의 흐름을 재즈의 햇빛으로 흘린다. 이러한 정열적인 흐름과 감성적인 흐름의 부드러운 반복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훌륭한 수작으로 불려도 무방하다.
3. After Crying - Megalázottak és megszomorítottak (3.5 / 5)
클래식을 현대적인, 락적으로 재창조한 앨범이다. 락이라고 하기에는 락의 주법과 확연히 다르고, 클래식이라 하기에도 클래식의 주법과 확연히 다르다. 그 중간 어딘가인 클래식적인 락의 기운은 고풍적인 느낌이 들다가도 마치 고전 양복에서 아이폰이 나오는 것 같은 락의 리듬은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며 우리로부터 전체적 맥락을 다르게 한다. 또한 이 앨범은 클래식과 락을 마음대로 잡아끌면서 다양한 사운드를 구현시키는데, 완전 락으로 끌어갈때는 완벽히 결합된 클래식 악기들에 놀라고, 클래식으로 끌어갈때는 은은히 들리는 락의 존재에 신기함을 느낀다. 하지만 앨범 제목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상처받은 사람들]에서 따왔듯, 앨범의 전체적 분위기는 클래식이 이끌어가며, 마치 고요한 장소에 와서 사소한 소리까지 들리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마치 구름 낀 하늘을 보는 것 처럼, 왠지 모르게 맘이 애잔해지는 기분을 불어넣는 앨범이다.
오호
너무 좋아요
오우예ㅔㅔㅔㅔㅔㅔㅔㅔ
기대가 됩니다
https://hiphople.com/musicboard/31537825
2일차는 이미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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