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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록과 재즈 록 나들이: 74-75 편

title: MF DOOM (2)hoditeusli6시간 전조회 수 96추천수 6댓글 6

68-71 편

 

72-73 편

 

70년대 중반까지 오면 프록 씬 안에서 봐도 이상한 음악이 많아지네요

그만큼 재밌어요

 

jpr1974.png

Ange - Au-delà du délire (1974)
Arti + Mestieri - Tilt (Immagini per un orecchio) (1974)
Atlantis Philharmonic - Atlantis Philharmonic (1974)
Carmen - Dancing on a Cold Wind (1974)
Egberto Gismonti - Academia de Danças (1974)


Egg - The Civil Surface (1974)
Energy - Energy (1974)
Fusioon - Fusioon (1974)
Greenslade - Spyglass Guest (1974)
Gryphon - Red Queen to Gryphon Three (1974)


Hatfield and the North - Hatfield and the North (1974)
Jasper van ’t Hof - Eye Ball (1974)
Magical Power Mako - Magical Power (1974)
Opus Avantra - Opus Avantra (Introspezione) (1974)
Peter Hammill - The Silent Corner and the Empty Stage (1974)


Todd Rundgren's Utopia - Todd Rundgren's Utopia (1974)
Triumvirat - Illusions on a Double Dimple (1974)
Wigwam - Being (1974)
四人囃子 (Yonin Bayashi) - 一触即発 (1974)
Zao - Osiris (1974)

 

Carmen의 2집 Dancing on a Cold Wind는 전작의 플라멩코 프록을 원만하게 이어 나간 좋은 후속작이에요

B사이드가 모음곡 형식이지만 비교적 제대로 구분이 지어져 있어 장대한 느낌보다는 소곡집 느낌이 나네요

(카르멘도 완전한 미국 밴드는 아니지만) 미국의 프록은 70년대 중후반이 되어야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듀오만으로 완성한 심포닉 계열 Atlantis Philharmonic은 그때 발달한 미국 중서부의 프록 씬 일부라고 하네요\

숨은 명작까진 아니더라도 코러스가 상당히 초기 예스 느낌이 나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요

Todd Rundgren도 자신의 팝 스타일과 프록을 혼합한 밴드 Utopia를 데뷔시켰어요

무려 30분이나 하는 걸 B사이드에 욱여넣었음에도 균형이 나쁘지 않은, 중요한 미국식 프록이에요

 

Egg가 2-3년만에 만든 마지막 앨범은 더욱 헤체된, 가늘고 위태로운 운동이 가득한 묘한 앨범이에요

헨리 카우 등 RIO에서 활동한 관악기 주자 Lindsay Cooper도 참여한 만큼, 전위적이고 실내악적인 면모가 커요

그리고 Egg 해체 후 키보디스트 Dave Stewart는 Caravan의 Richard Sinclair, Matching Mole의 Phil Miller, Gong에 참여했던 Pip Pyle의 그룹에 합류했고...

최고의 캔터베리 그룹 중 하나인 Hatfield and the North를 이루게 됩니다

서로 다른 그룹에서 모인 덕분인지 인상적인 멜로디, 복잡한 재즈, 파격적인 작곡 및 배치 모두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데뷔에요

 

Greenslade의 3집은 이전보다 캔터베리 혹은 Zappa나 Wigwam 같은 발랄하면서 기괴한 재즈 연주가 강해졌어요

이전 작품에서 발전했는지 후퇴했는지 판단하기 힘들 정도로 자기 색이 강한 앨범이기에 당연히 추천해요

이들과 비슷한 주기로 앨범을 낸 Gryphon의 3집도 이전까지의 Neo-Medieval이라 불리는 스타일에 프록을 점차 더한 경우에요

결과적으로 심포닉 프록의 대체할 수 없는 기악곡을 Red Queen to Gryphon Three라는 이름 아래 선보이게 되죠

 

Van der Graaf Generator를 이끈 Peter Hammill의 솔로는 싱어송라이터 성격이 강한 프록에서 출발했어요

그러다 74년도에 발매한 앨범에서는 당시 몇몇 아티스트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트 록으로 그것을 승화하게 돼죠

밴더그라프 제너레이터에서 들을 법한 곡들과 해밀의 피아노 및 오르간으로 장식된 복잡한 록 모두 즐기게 되는 앨범이에요

 

건반을 중시한 다른 나라의 아티스트들은 영국의 영향이 강한 쪽, 아니면 덜하거나 접근 방식이 닮은 쪽으로 나뉘어요

전자는 Triumvirat의 귀여운 커버와 대조되는 대곡 2개짜리 앨범으로, ELP의 영향이야 당연하겠지만 훨씬 캐치한 라인과 코러스, 어쿠스틱 기타로 느끼함을 중화함으로써 개성을 드러낸 걸작이에요

후자로는 핀란드의 대표 프록으로 손색 없는 Wigwam의 최고작 Being, 그리고 진화한 스페인 그룹 Fusioon의 2집이 있어요

Being의 오묘한 사운드는 괴상한 리듬 분배와 Zolo 장르가 떠오르는 노래까지, 모든 특별한 요소가 힘을 모은 결과죠

데뷔와 완전히 이름이 같아 Fusioon 2라고도 불리는 이 앨범은 정말 전작과 같은 밴드인지 의심할 만큼의 변화를 일으켰어요

젠틀 자이언트가 생각나는 코러스의 대위법, 박력 있는 드럼과 낯선 멜로디의 조합 모두 상당한 독창성이 있어요

 

일본에서 등장한 눈에 띄는 실험적인 록도 물론 있어요

四人囃子(요닌 바야시)는 이 사이트에서도 간간히 언급되는 그룹인 만큼 일본식으로 핑크 플로이드를 아주 알맞게, 높은 연주력으로 받아들인 그룹이에요

저라면 一触即発(일촉즉발)은 일본의 Meddle (1971)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당시 Echoes 전체를 카피할 수 있는 고등학생 밴드로 알려졌다고도 하니까요)

Magical Power Mako는 굳이 프록으로 넣을 필요 없는 자유로운 음향 실험의 기록이지만, 당대 일본에 이런 음악들이 공존했다는 걸 소개하고 싶어서 넣어 봤어요

이런 게 데뷔라니 싶겠지만 데뷔가 아니면 또 이런 작품은 못 낼 것 같아요

 

프랑스의 Zao는 이제 줄에 퓨전을 조금 더 추가해서 마그마와 다른 노선의 민속적이고 웅장한 모습이 되었어요

리더 격인 Yochk'o Seffer가 이전 여성 보컬을 대신하여 처음 노래했는데, 줄 자체의 분위기와 매우 잘 맞아요

제네시스식 포크나 킹 크림슨 계열의 이탈리안 프록 등에서 이어받은 숙고의 결과로, Ange의 대표작도 나왔어요

Au-delà du délire, "섬망 / 망상을 넘어서"라는 테마를 우수에 찬 소리로 부르는 보컬이 인상적이에요

 

Opus Avantra는 초기 RIO 운동에 직접 합류하진 않았지만 그 방향성에선 같은 선상에서 봐도 좋은 그룹이에요

(초판 앨범 제목의 모호함 때문에) Introspezione라고도 불리는 데뷔는 구체 음악, 실내악이 뒤섞인 작품이죠

오늘날 우리가 Avant-Prog이니 뭐니 이름 붙인 것과 맞아떨어지긴 하지만 뒤틀린 클래시컬 크로스오버 같기도 해요

특히 관현악 위에서 감미로운 보컬이 등장하는 L' altalena 같은 곡은 프록이란 관점 없이 순수하게 예뻐요

 

Arti + Mestieri(혹은 Arti & Mestieri)는 프록과 재즈 록의 연결고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이탈리아의 걸작이죠

기교적이지만 탄탄한 드럼 위에서 창의적인 멜로디가 계속 날아다니는 서커스에요

그리고 브라질의 재즈에는 아직 문외한이지만 Egberto Gismonti의 앨범은 들어만 봐도 매우 역사적인 작품이라는 감이 왔어요

클래식과 퓨전, 퓨전과 프록 사이의 삼각형 위, 다른 차원의 점을 찍어 만든 아름다운 사면체 같다고 말해 둘게요

 

혁명을 일으키진 않았어도 충분히 좋은 재즈 록들도 물론 빠져선 안 돼죠

네덜란드의 키보디스트 Jasper van ’t Hof의 데뷔작은 패기 넘치게 여러 음색의 건반으로 곡을 장식하고 있어요

다음 작품인 The Selfkicker (1977)가 상당히 차분한 속도로 읊조리는 듯한, 일렉트로닉의 방법도 가미된 퓨전인 데 반해 현저하게 록이 살아 있는 초기작을 골랐어요

그리고 스웨덴의 Energy는 이름 대로의 '힘'으로 퓨전 / 프록의 비장함과 화창함을 만족스럽게 재현했어요

 

jpr1975.png

Arti + Mestieri - Giro di valzer per domani (1975)
Fusioon - Minorisa (1975)
Gilgamesh - Gilgamesh (1975)
Gryphon - Raindance (1975)


Hatfield and the North - The Rotters' Club (1975)
Il Volo - Essere o non essere? Essere, essere, essere! (1975)
Kaipa - Kaipa (1975)
Kraan - Kraan Live (1975)


Maxophone - Maxophone (1975)
Robert Wyatt - Ruth Is Stranger Than Richard (1975)
Slapp Happy & Henry Cow - Desperate Straights (1975)
Soft Machine - Bundles (1975)


Steve Hillage - Fish Rising (1975)
Triumvirat - Spartacus (1975)
Quiet Sun - Mainstream (1975)
Zao - Shekina (1975)

 

소프트 머신이 정규에서 보여 주는 마지막 불꽃은 Allan Holdsworth가 참여한 8집, Bundles에요

미친 듯이 깔끔하고 파괴적인 홀즈워스의 기타가 뉴클리어스 인원들, 그리고 한 조각으로 남은 캔터베리의 영웅과 섞인 거죠

사실상 소프트 머신의 앨범은 아닐지라도 후기 앨범들 중에선 가장 뛰어난 재즈 록 앨범일 거예요

로버트 와이어트는 심한 후유증에도 Rock Bottom (1974) 이후 우울함에만 빠져 있지 않았고 점차 동료나 다른 뮤지선과의 협업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캔터베리의 향수와 당대 전위 그룹과의 연계성이 잘 보이는 Ruth Is Stranger Than Richard는 그 시간 속 가벼운 걸음인 것 같아요

 

그가 교류한 RIO 영역에서도 가장 전선에 있던 Henry Cow는 Dagmar Krause가 보컬인 Slapp Happy와 합체하다시피 하여 본 작품과 In Praise of Learning (1975)을 차례로 발표해요

후자가 기존 헨리 카우의 재즈 방식에 확실한 멜로디를 새기는 보컬로 아트 록 경향의 RIO를 만들었다면,

Desperate Straights는 그 반대이기에 슬랩 해피가 가진 카바레 아트 팝이 더 추상적으로 나간 것이에요

 

Hatfield and the North는 2집으로 70년대 활동이 끝나지만 그 대미를 록으로 눈부시게 성취했어요

대곡 소곡 관계 없이 캔터베리의 핵심, 난해하고 우스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동시에 Dave Stewart가 프로듀싱에 참여한 또 하나의 중후기 캔터베리 밴드가 Gilgamesh에요

짧지만 깊은 족적을 남긴 Allan Gowen이 온갖 건반으로 쌓아올린 감격스런 후계 작품이죠

Steve Hillage는 첫 솔로 앨범에서 Gong과 마찬가지로 스페이스 록을 핵심으로 삼았고, 이번에도 Dave Stewart의 오르간이 캔터베리의 상징으로서 등장하기에 물결처럼 변모하는 질감을 만끽할 수 있어요

 

Quiet Sun은 Roxy Music의 Phil Manzanera, 같은 해에 This Heat를 결성한 Charles Hayward가 모여 부린 마법 그 자체!

스멀스멀 올라오는 익스페리멘탈의 전채 요리를 맛보도록 해요

Gryphon의 4집은 전보단 평탄해진 프록과 현대적인 프로그레시브 포크를 선보이는 고운 앨범이에요

 

Triumvirat은 전작의 방식대로 독일의 이미지를 거스르는 심포닉한 곡들로 하나의 록 오페라를 집필합니다

서사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더더욱 ELP와 닮아진 것 같은데, 적어도 그들처럼 분위기랑 안 맞는 곡이 갑자기 나온다거나 하진 않아요

크라우트록의 기세가 점차 가라앉는 중이긴 해도 Kraan은 여전히 돌고 도는 비트에 재즈 잼을 가득 담아 라이브 앨범을 냈어요

그저 즐기고 신나하면 그 본질을 완벽히 이해한 거예요

 

또 한 작품만 내고 사라질 뻔한 이탈리아의 Maxophone는 초기 킹 크림슨처럼 고조하는 재즈의 불안함, 그를 해소하는 근사한 보컬과 심포니 악장처럼 펼쳐지는 기타음... 모두 일품입니다!

Il Volo도 작품이 많지 않지만 2집에선 박진감 넘치고 가슴이 뛰는 프록이 건장함을 확고히 외치죠

곡마다 전개된 영역들을 거쳐 엔딩 Canti e suoni의 위세를 맞이하는 기쁨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해요

 

스페인의 Fusioon의 마지막 앨범, Minorisa는 가히 역작이라 할 만한, 성대한 향연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표현할래요

심포닉 방식을 적극 활용하면서 2집의 까다로운 음색, 리듬은 전혀 기죽지 않았기에 그야말로 최종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Kaipa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프록 밴드 중 하나로, 예스나 Camel 등 정통적인 초기 프록을 따라 간 스타일이죠

초기작 다운 담백함과 익숙한 편안함 안에서 흐르는 스웨덴 포크 선율이 달콤한 엘범이에요

 

Arti + Mestieri의 2집은 1집의 살벌한 재즈 록보다 안정적이고 프록과도 가까운 곡들이 여러 가지로 많아요

다행히 딱 들어맞는 드럼과 정서적인 재즈는 그대로 간직했어요

Zao의 3집은 제 최애이기도 하고 줄과 퓨전의, 정과 동의 균형이 아주 적당해서 쭉 듣기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리듬 측면에서는 일부 구절의 반복보다 퓨전다운 변박과 급정지가 늘어서 재즈 퓨전과 비슷하게 감상할 수 있어요

 

-

 

그래도 짧게 한 것 같아서 즐겁게 피곤해 하도록 하겠습니다
쫀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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