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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종과 수다 #3

title: SANTA DOOM아이돈라이크힙합 Hustler 2024.12.30 18:31조회 수 264추천수 9댓글 9

이번에는 음악 종합 게시판이 좋아할것같은 앨범으로 왔습니다

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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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unt Eerie - A Crow Looked At Me

 

죽음은 현실이다. 누군 여기에 있지만 언젠가 사라진다. 노래를 부르는 용도가 아니다. 예술로 만들려고 있는게 아니다.

 

A Crow Looked At Me는 아방가르드의 다른 면에 서있다. 죽음을 설명하는 듯이 노래하는 그의 음악은 음악이라고 부르기 쉽지 않다, 마지막 곡 Soria Moria에 도달하지 전까지 그의 노래는 낭송에 더 가깝다. 그는 어느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그의 딸이 학교에 가기 위한 가방을 배달한 것부터, 잠결에 한 말까지. 어떻게 보면 트래디셔널 포크와 더욱 가까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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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e Beatles - Revolver

 

아마 비틀즈의 가장 정상적인 앨범일 것이다. 세상 최고의 아티스트라지만 디스코그래피는... 잘 모르겠다. 초창기 비틀즈는 상업성의 끝판왕이였고, 해체 전 비틀즈는 예술 그 자체였다. Revolver는 그 사이에 있다. 당연히 그들의 가장 좋은 앨범은 아니지만, 그들의 가장 흥겨운 앨범이다. 모든 멤버 다 앨범에 어느정도 영향이 있는것도 멋지다. 결국 가볍게 틀기 좋은 앨범이다.

 

이 앨범도 학교 주변에 있었던 레코드샵에서 샀다, 그때는 이 앨범이 아주 예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앨범을 더 자세히 보니 별로 예쁜 앨범은 아니다, 이제보니 그냥 Sgt Pepper을 샀을걸 후회된다. 하지만 그 구매가 내게 안겨준 행복은 아주 크다. 그 전에 난 내가 이 앨범을 좋아하게 될 줄 몰랐었다, 그리고 지금도 보면, 아주 결함이 많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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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ink Floyd - Wish You Were Here

 

이 앨범 커버를 볼때면 난 항상 바비랑 오펜하이머를 떠올린다. 힙노시스의 앨범 커버들은 한 시대를 정의한다. 이것 저것 하면서 인디 음악 관련 디자인/포토그래피 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난다. 아주 멋진 일이다, 나도 카메라나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배웠을걸 싶다.

 

내 가장 소중한 추억중 하나는 이 앨범과 있다. 한때 난 친구들과 이 앨범이랑 Megadeath의 Lust For Peace를 아주 큰 볼륨으로 틀었었다 (다른 것도 틀었지만 이 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shine on you crazy diamond" 부분을 다같이 따라불렀을 때 느낌이 신선하다. 천국에 있는것만 같았다.

 

앨범은 주변 쇼핑몰 레코드샵에서 샀다. 그땐 이게 매장에서 가장 싼 핑크 플로이드 앨범이였는데, 이 앨범을 샀길 너무 잘했다. 이제 난 Dark Side of the Moon만 좋아하는 평범한 컬렉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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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y Bloody Valentine - Isn't Anything

 

말레이시아의 레코드샵 어딘가, 수많은 테일러 스위프트랑 칸예 음반 속 난 이 앨범을 발견했다. 그때 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이거 loveless 밴드 아냐?" 라는 마음가짐으로 이 앨범을 구입했다. 난 그때 했던 생각을 후회한다, 대체 그 두 앨범을 왜 비교했을까. Isn't Anything은 그냥 모든 구석에서 더 우월한 앨범이다.

 

일단,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다. loveless 팬들은 모른다, 마블발을 들으면서 가사를 따라부르는 느낌을. "soft as snow, warm inside, penetrate, you cannot hide"는 아주 기초적지만 중독적인 가사다 (참고로 Bilinda Butcher는 이후 인터뷰에서 가사를 아무 생각 없이 썼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가장 멋진 트랙은 you're still in a dream이라는 것. 이 앨범을 들으면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미국 대학생의 삶을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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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lowdive - Slowdive

 

난 항상 슬로우다이브 얘기할때 수블라키 언급을 듣는다. 난 이해가 안간다. 갑자기 사람들이 다 수블라키를 먹고 싶게 된건가? 왜 그리스의 패스트푸드에 대해 사람들이 신경쓰지? 탕후루같은 트렌드인가?

 

난 힘이 필요할때마다 Slowdive의 셀프 타이틀드를 듣는다. 그들의 최근 음악은 더 정돈되고 들을만한 메인스트림 팝을 듣는 것 같다. 특히 Star Roving이나 Go Get It같은 노래면 더. 하지만 더 큐어에게 영감받은 밴드답게, 흥겨운 비트 아래에는 우울한 감정들이 있다. 아마 그것이 슬로우다이브를 이 많은 힙스터한테 소개시킨 어필이 아닐까?

 

그리고 우리도 그들의 라이브를 봤다, 내가 간 가장 멋진 콘서트 중 하나였다. Neil Halstead가 알지는 몰라도, 홍콩과 슬로우다이브는 생각보다 연결고리가 많다. 일종의 블랙코미디로 치부하고 난 내 입을 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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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harli XCX - Brat

 

여행갈때 꼭 들고가는 테이프다, 내년이라도 꼭 Gen Z의 패션 아이템이 되어야만 한다. 이는 문화적 혁명이다, 하지만 확실히 팝 앨범답게 통째로 듣는것은 가끔 어렵다.

 

브랫이 문화에 준 영향은... 영향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그냥 항상 음악에 있어왔던 진보적인 스타일을 하나로 묶은 것 뿐이다, 한때는 그 스타일의 원천이 Phoebe Bridger이였고, 한때는 Lady Gaga였고, 아마 한때는 Patti Smith와 펑크 무브먼트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걸 확실히 잘해낸다. 자신의 불안감을 자신있게 표현하고, 사회의 시선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 어떻게 보면 절제된 사회를 향한 또다른 음악적 반항이 아닐까. 단순한 팝 앨범으로 퉁치기엔 너무 멋진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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