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조금 긴 뻘글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항상 케이팝을 들어왔습니다
나이 좀 먹기 전까지는 케이팝 말고 다른 음악은 거의 듣질 않았었죠
관심이 오르락내리락 하긴 하지만, 여전히 제 플레이리스트에는 케이팝이 빼곡합니다
그만큼 케이팝이 좋았고, 나름의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 한 편으로는 항상 생각해오던 것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은 스스로 가사를 쓰거나, 작곡을 하거나, 안무를 만들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아티스트라고 불릴 수 있을까?
물론 예전부터 몇몇이, 지금은 더 많은 아이돌들이 제작에 관여를 한다지만 그럼에도 그들만의 예술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에 회사가 짜주는 플랜과 기획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죠
또한 지금까지도 케이팝은 여러 장르를 차용하고 섞어서 음악을 만듭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수많은 음악들이 이미 그렇게 하니까요
그런데 특히 케이팝에는 오리지널리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이나 멜로디적인 부분에서 작은 특징이 있을 뿐이고,
그 지점마저 바뀌면 일반 팝과 구별할 수 없기에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 가사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항상 케이팝을 그다지 예술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케이팝을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것도 전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오히려 가끔 나오는 좋은 평가나 외국까지 전해지는 현상들이 묘하게 부끄러우면서도 신기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케이팝을 사랑합니다
제 추억이 담겨있고, 예술이고 오리지널리티고 뭐고 그냥 듣기에 보기에 좋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들어 음악, 예술을 넘어 이 문화와 시스템 자체에 점점 회의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화제가 되었던 그 열애설에 대한 여러 반응들과,
(뜬금없지만) 저스디스의 가사를 보고 말이죠
문화는, 절반이 미성년자인 팬한테
가챠로 공사치는 게 문화?
배 나온 개저씨들 돈 몇백억
꼬라박은 40kg대 여자애들이
자랑스럽지 않음, 너도 매국노가 되고
저도 알고 있습니다
케이팝 사실 유사연애, 알페스 등으로 팬들 문화 돌아가는 것
쓸데 없는 자원 낭비하는 가챠 시스템으로 팬들 돈 뽑아 먹는 것
그걸로 모자라서 온갖 굿즈에 팬싸 등등까지 더하는 것
어린 아이돌 굶기고 쓰러질 정도로 일 시키고 미래 보장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꿈 하나 가지고 매달리게 하는 것
악플, 사생, 스태프 혹사, 극단적 선택 등등
그 빛나는 무대 뒤 숨겨진 이면들
그렇지만 저도 눈 막고 귀 막고 그저 즐겼습니다
덮어두고 그냥 모른채로요
얼마나 좋습니까?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언어를 달고 빌보드에 오르고 그래미에 오르고 수많은 사람들이 따라부르고
아, 정말 좋았죠
그런데 이제는 못 본 척 하기가 힘듭니다
제가 사랑했던 이 모든 것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K컬쳐다 뭐다 하면서 세계에 퍼지는 이 상황에 얼굴이 뜨거워집니다
단순히 노래가 별로고 오리지널리티도 없는데 그저 팬덤빨로 밀어붙이는 상황뿐만 아니라,
그림자들을 묻어두고 사람들을 속이며 밝은 척하는 그것이 정말 싫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문화라고 하는 것에 묶여서 고통받고 있나요?
여전히 사랑해주는 사람이 많고 그 수는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뒤에 벌어질 후폭풍이 두렵습니다
겨우 얇은 막 하나로 추악함을 가린채 빛나는 척하는 이 산업이 언제까지 이렇게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새벽 감성에 빠져 그냥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부정적인 말들만 뱉은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런 말들을 어딘가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저에게 해결책은 없습니다
아마 영원히 없겠죠
여전히 저는 케이팝을 소비할 겁니다
마음의 짐을 지고, 힘들지만 모르는 척 하며, 알량한 자부심에 취한 채로, 빛나는 무대에 눈이 멀도록...




님이 쓰는 휴대폰 최저도 못 받는 외국 노동자들 희생의 결과물이고
우리가쓰는 화장품도 죄없는 동물이 죽어가며 만든 결과물이죠
뭐든지 깊게 들어가면 다 추한면이 있어요
저정도 자본주의도 못 참겠다싶으면 그냥 산속에 들어가서 자연인으로 사셔야 됩니다
눈을 떴구나 다시 감아라
저도 어릴 때에는 케이팝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케이팝 자체의 예술성이 크게 떨어진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음악에 관심이 생기니 그 구림을 너무 잘 느끼게 되어서 몇몇 아이돌 말고는 잘 안듣죠. 저도 슬프긴 해요
님이 쓰는 휴대폰 최저도 못 받는 외국 노동자들 희생의 결과물이고
우리가쓰는 화장품도 죄없는 동물이 죽어가며 만든 결과물이죠
뭐든지 깊게 들어가면 다 추한면이 있어요
저정도 자본주의도 못 참겠다싶으면 그냥 산속에 들어가서 자연인으로 사셔야 됩니다
타블로 - 출처가 생각나는 댓글
알고 있어요 그런거 전부 다
근데 이건 애정을 이용해서 하는 사업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더욱 대비되는 것 같아서요...
저도 결론적으로 알고서도 계속 소비할거라고 했잖아요
딱히 케이팝 아니어도 배우 쪽이든 뭐든 우리나라 연예산업 그 이면을 보면 더럽고 추한 면 되게 많습니다.
지금이야 인터넷, SNS 이런 게 많이 발달되고 정보가 금방 공개적으로 돌아서 나름 정화된 거지, 소식창구 부족했던 90년대 00년대는 훨씬 심했을 걸요..? 운좋게 공개 안된 게 많을 뿐이지. 심지어 저는 지금도 지인이 몇몇 탑 아이돌들 만난 뒷얘기썰 가끔씩 듣고 다니는데 가관이에요.
위에 댓글주신 분 말대로 그냥 연예계 아니어도 그 이면에 악하고 더럽게 돌아가는 산업은 더 있고, 그 속에서 그나마 청렴하게 일해서 올라가는 분들이 대단한 거죠.
케이팝에 대해선, 퍼포먼스 하는 아이돌 본인들이 음악적 역량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죠. 어린 애들 데려다가 연습실에서 공장식으로 트레이닝 돌리는데, 인생 경험 쌓고 자기 감성 키우고 할 시간이 어딨겠나요.
외모지상주의가 극한을 달리는 우리나라 안에서 케이팝 산업이란 그것보다는 1차원적으로 보여지는 비주얼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업계인들이 그걸 수익 낼 포인트로 보고 사업하는 거고.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냥 우리 국민정서가 그러해요
다만, 업계가 커진 만큼 음악에 진심인 사람들도 늘어나서 나름 음악적으로도 조금씩 인정받게 되는 부분들이 케이팝에 생겼다는 건 놀랍게 생각되는 부분임
저도 이 상황이 그냥 안타깝고 답답하네요
결국에 좋아서 여전히 소비하고 있다는게 좀 자괴감도 들기도 하고 복잡해요
어쨌든 음악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주체성과 정체성을 좀 더 챙기면 좋으련만
눈을 떴구나 다시 감아라
십ㅋㅋㅋㅋㅋㅋ
아직 순수하시네
부끄러울 것 까진 없지만 어느정도 공감함
모든 산업은 착취가 빠질 수 없지만 아이돌산업은 그게 극단적인 느낌
다른 곳도 똑같아요 왜 '케이팝만의' 어두운 면이라 생각하는지....
케이팝이 유난인거는 그 특유의 유사연애 분위기밖에 없음
그게 문제죠 그래서 남의 연애가지고 왈가왈부하는게
다들 티내는게 문제라고들 하는데
그게 문제인거 자체가 근본부터 틀려먹은 것 같아요
머 저도 그 정서가 이해 안되긴 하는데
사실 거기 있는 애들도 그런 분위기 인지하고 발 담군거니까
그러려니 하고 되도록이면 걍 관심 끄고 삽니다....ㅋㅋㅋ
아티스트 아니라고 생각하는거는 동의
그냥 부모 유전자 잘 받아서 태어나서 캐스팅되고 회사로부터 만들어진 마네킹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서 별로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안함.
물론 진짜로 노래에 재능이 있는 분들은 당연히 리스펙트.
와우 그렇게까지는 생각 못 해봤는데
기형적이긴 함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기형적인 수익 구조와 계약 방식은 비단 케이팝 뿐만이 아닌 다른 산업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특징들이지만, 케이팝의 무엇보다 불쾌하고 부끄러운 점은 바로 그 좆같은 팬 문화인 것 같아요.
알페스나 유사 연애야 그렇다 치더라도, 팬덤들 사이의 경쟁심과 우리나라 특유의 개병신같은 나락 문화가 합쳐져서 조금만 이슈가 있어도 아이돌 그룹 하나를 다 같이 묻어버리려고 하는 케이팝 팬들만의 특징적인 성향이 있는데... 이건 솔직히 불쾌함을 넘어서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그것도 그렇죠..
그냥 일반인들이 팬덤을 단순히 낭만적으로 가수를 사랑하는 팬 혹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덕후들로 인식하는 것과 다르게 좀 더러운 면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내세워져야지 이 비정상적 구조를 벗어날수있다고 생각해오
한국에서 음악으로 돈벌기가 아이돌만큼 쉬운게 없으니까 계속 만들어지는거잖아요 음악은 미끼고 사실을 팬장사를 하는 거니까 근데 이거 왜 만들어지냐 내수시장이 작으니까도 크다고봅니다 팬을많이만들기보다는 쉽게 말에 코어 단골을 만드는게 수익성이 더 큰거죠 사실 유사연애감성은 해외 보다 아시아권에서 좀 심합니다 근데 글로벌화 되고 서양에도 인기가생기면서 해외인기그룹들은 그런거 상당히 덜 신경씁니다 시장이 점점커지고 확장될수록 저는 양산향도 사라지고 아티스트성에 대해서 투자할 가치가생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작곡도 공동작곡 수십명하고 비주얼라이징 하는데 억대쓰는 세상에서 셀프메이드라거나 오리지날리티는 옛닐보다 의미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좋은게좋은거죠 고
저는 오히려 내세워져야지 이 비정상적 구조를 벗어날수있다고 생각해오
한국에서 음악으로 돈벌기가 아이돌만큼 쉬운게 없으니까 계속 만들어지는거잖아요 음악은 미끼고 사실을 팬장사를 하는 거니까 근데 이거 왜 만들어지냐 내수시장이 작으니까도 크다고봅니다 팬을많이만들기보다는 쉽게 말에 코어 단골을 만드는게 수익성이 더 큰거죠 사실 유사연애감성은 해외 보다 아시아권에서 좀 심합니다 근데 글로벌화 되고 서양에도 인기가생기면서 해외인기그룹들은 그런거 상당히 덜 신경씁니다 시장이 점점커지고 확장될수록 저는 양산향도 사라지고 아티스트성에 대해서 투자할 가치가생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작곡도 공동작곡 수십명하고 비주얼라이징 하는데 억대쓰는 세상에서 셀프메이드라거나 오리지날리티는 옛닐보다 의미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좋은게좋은거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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