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알게 됐다. 그들이 공연한다는 사실을.
나의 닉네임 '일반린스'의 유래인... '이반린스'가 명연주자 리 릿나워와 데이브 그루신과 같이 공연을 한단다.
이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것은 공연을 보러 온 모두가 직감했을 것이다. 그래서 후회 1도 남지 말자 해서 바로 예매 했다.
연세대 대강당에서 공연을 했는데 로비가 좁아서 입장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공연 전까지 여유가 있어서 캠퍼스 산책을 하다 공연장에 들어갔다.
10분 정도 지연후에 데이브와 리 선생이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둘의 콤보 플레이로 대표되는 곡들을 연주했다.
기타의 음향이 다른 악기들에 비해 적게 들렸던게 아쉬웠다. 특히 베이스와 드럼의 사운드가 커서 상대적으로 묻히는 감이 있었다.
다행히도 데이브 선생이 내가 재밌게 본 영화 <투씨>의 테마를 솔로로 연주한게 그나마 제일 좋은 순간이었다.
드디어 브라질에서 온 친구들이 무대에 들어오고, 전과는 다른 톤으로 연주를 진행했다. 베이스를 맡았던 분이 이번에는 보컬로 참여한게 게 인상깊었다. 유튜브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노래를 잘 부른다. 보컬을 맡은 타티아나는 무대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효과를 보여줬다.
그 후에 내가 좋아하는 이반 린스가 들어오고... 퀸시 존스의 추모곡으로 'love dance'를 부르는데... 세상에. 그는 여전히 성량이 크고 노래를 능숙하게 불렀다. 역시 이반 린스 공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브라질 앨범에 실린 'victoriosa'와 1985년 셋의 첫 협업인 'harliquin'까지 모두 부르면서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졌다.
마지막 곡에 들어서자, 모든 연주자들은 다 같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졌다. 그리고 이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앵콜은 리 선생의 명곡 'rio funk'를 연주했는데, 기타 인트로부터 이반 린스의 스캣은 어마어마했고, 이어서 바로 주와왕~하는 리 선생의 기타 시동에 완전히 미쳐버렸다. 나를 포함한 관객들 모두 앵콜에서도 미친 연주에 달리고 있었다. 곡이 끝나자, 기립박수가 터지면서 공연의 막이 내렸다. 2시간도 안 되는 공연시간이라 몇 곡 더 하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연세가 연세인지라 기대를 접어버렸다.
제일 좋았던 점은 리 선생의 유머러스한 입담과 진행능력이었다. 괜히 여러 사람들과 협업하면서 거장이 된 게 아니었다.
정말 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게, 김영혁 김밥레코즈 대표가 올린 글에서 '아무리 살림살이가 팍팍해도 이런 공연은 다시 못 보니 꼭 봐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던 것을 본 후였다. 그야말로 '이건 못 참지!'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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