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V7RUO6cv1lg
김뜻돌 정규 2집 [천사 인터뷰] 5번 트랙 'Westin Josun Hotel' 영화 [한국이 싫어서] 장건재 감독과 두 번째 협업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으로 '한국이 싫어서'가 선정되어 부산을 방문했다. 화면 속 너머로만 보았던 화려한 시상식과 레드카펫, 그리고 영화인들이 자리한 뒷풀이가 모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해운대에 잠시 앉아 있기로 했다. 새벽 2시, 아직도 잠들 줄 모르는 도시를 등지고 바다는 그러던가 말던가 파도만 만들고 있었다. 잠들지 않는 건 나도, 오징어배도 마찬가지였다. 하얀 불빛이 지평선을 따라 줄 서고 있었고 그 모습은 한밤중 여러 개의 태양이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 고요하지만 시끄러운, 어둡지만 찬란한 밤이었다. 시상식 안과 밖처럼. 그렇게 몇 분을 앉아 있었을까, 모래가 묻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려던 찰나에 나의 오른쪽에서 거대한 구조물이 느껴졌다. 익숙한 건물이었다. 웨스틴 조선 호텔이었다. 아빠와 남동생과 10년 전 이곳을 방문했었다. 여름이었고 나는 초록색 짧은 머리였다. 그때 시간이 구부러졌다. 누군가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나는 그게 초록 머리였다는 것을 확신했다. 과거에서 왔다고 할 수는 없었다. 과거와 현재가 한 개의 사건이 아닌, 여러 개의 '현실'로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장건재 감독님께 그때 쓴 곡으로 뮤직비디오 제작을 요청드렸다. 감사하게도 감독님은 역으로 더 재미있는 제안을 주셨다. 단편영화를 뮤직비디오와 함께 제작하시겠다고. 그리하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나는 다시 한 번 감독님의 카메라 앞에 섰다. '한국이 싫어서' 때처럼. 뮤직비디오 전체 이야기는 단편 영화로 완성되어 공개될 예정이다. 조금 더 긴 이야기가 남았으니 내년을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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