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자 본인은 음잘알이 되기위해선 단순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파악하고,
앨범을 디깅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이든다.
과연 많은 양의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음악을 듣는 귀가 저절로 열릴까?
물론 그럴수도 있겠지만 본인은 좀 다르게 생각한다.
단순히 많은 음악을 듣기만 하는게 아닌,음악을 통한 나의 감상을 떠올리고 특정 음악에 관해 진지하게 고찰해 볼때
우리의 음악을 듣는 귀가 열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음악을 통한 여러 관점 중 하나에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굳이 음악을 진지하게 고찰하며 들을 필요는 없다,하지만 시간을 조금만 들인다면 우리가 들었던 음악의 내면을 한번 파악해보고
더 맛있게 즐길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이 글은 이런 생각을 통해 작성되었다.
우리는 음악을 들을때,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듣고 느낄까? 가사의 내용? 아니면 악기의 음색? 아니면 다른 음악적 기교?
여러가지 감상포인트가 존재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 중 하나를 뽑아서 중점적으로 얘기해보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잔향과 공간감이다.
여러분들은 ’공간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릴때 무슨 생각을 떠올리는가.화자 본인같은 경우엔 말 그대로 ’공간‘ 그 자체가 떠오른다.
실제 공간감에 관한 정의도 이와 비슷하다.
’실제 연주된 혹은 녹음된 공간의 음향정보가 음원에 그대로 나타나는것‘이다.
그러한 공간감을 표현하기위해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잔향이다.
잔향의 울림에 따라 좀 더 풍성하고 생생한 공간감이 우리 뇌리에 박히게 된다.
이러한 잔향과 공간감은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이 관계가 이번 글의 주제이다.
이번엔 이 부분에 관해 한번 집중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따로 목차는 없다.그리고 추가로 잘못된 정보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다^^*
-잔향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잔향과 공간감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건 역시 잔향에 관해서 일것이다.
잔향은 음향학에서 소리가 생성된 후에 계속되는 소리다.흔히 노래방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리로 우리에게 기억되어있다.
자,위의 사진을 한번 봐보면 여러가지 소리가 표현되어있는걸 볼 수 있다.
그림으로 표시되어있는 디퓨저(공기 확산기)로 인해 차츰 감소되는 소리가 잔향이다.
이 이외에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향하는 직접음(Direct sound),
옆벽 혹은 천장 등을 통해서 한번 반사가 되는 초기 반사음(1st Reflection),
흡음재를 통해 흡수되는 소리들이 존재한다.
사실 이 소리들 속엔 아주 흥미로운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본 그림은 직접음-초기반사음-잔향을 시간과 크기로 분류한 그래프이다.
그래프를 통해 소리들의 변형과정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먼저,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직접음이 발생하게 되며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여러 초기반사음이 발생되게 된다.
그 후 또 시간이 지나면 다수의 잔향들이 퍼지면서 점차 소리가 감소하게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소리들의 변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였다.그것이 바로 '프리딜레이'이다.
-프리딜레이:원음(직접음) 이후 초기반사음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이 프리딜레이란 개념이 우리 잔향과 공간감을 연결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 연결고리를 알기 위해 또다른 그림을 살펴보자.
전의 그림과 같은 그래프이다.하지만 초기반사음의 비중이 더 많고 잔향의 비중이 더 적다.
그것은 좀 더 좁은 공간의 장소에서 소리를 측정하였기 때문이다.그리고 실제로 두번째 그림의 프리딜레이 시간이 더 짧다.
(첫번째 그림이 좀 더 줌아웃을 해서 전체적으로 봤기 때문에 첫번째가 더 프리딜레이가 짧아 보이지만,두번째가 더 프리딜레이가
짧은것이 맞다...)
이제 연결고리를 알 수 있을것이다.
공간에 따라서 소리가 바뀌는 과정이 달라지고,그걸 가장 쉽게 파악 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프리딜레이이다.
첫번째 그림이 공간이 크고 잔향이 많고 긴 콘서트홀이라면
두번째는 그보다 작은 리사이틀홀이나 혹은 소규모의 공간의 음향을 표현한 것이다.
프리딜레이만큼 중요한것이 사실 또 있는데,그것은 소리에서 초기반사음의 작용이다.
직접음과 초기반사음이 섞이면서 음이 혼탁해지게 되기 때문으로,
직접음의 초기반사음이 섞이면서 생기는 위상의 차이로 이러한 음색이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음향적으로 잘 설계된 리스닝 룸 같은 공간 등에서 구조를 위와 같이 설계한다고 한다.
-리버브를 위한 이펙터와 파라미터
잔향의 개념과 직접음 및 초기반사음,그리고 프리딜레이에 관한 개념을 알았다면 이번엔 본격적으로 활용을 해볼 시간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것처럼,이펙터의 종류 중 리버브,즉 잔향에 관한 이펙터 또한 존재한다.이러한 리버브 이펙터는 원리적 종류로
나눌 수도 있고 아웃보드나 플러그인에서 세팅되어있는 프리셋으로도 분류 할 수 있다.
이러한 분류 중 프리셋의 분류에 관한 여러 종류들에 대해 알아보자.
1.플레이트(Plate):금속판의 울림으로 생성된 잔향.섬세하고 특유의 톤으로 기분 좋은 사운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리버브 타입 중에서 소리를 가장 앞으로 나오게 하는 특징이 있어 곡에서 부각되어야하는 보컬이나 악기에 많이 사용된다.
2.홀(Hall):말 그대로 넓은 공간인 홀 사운드를 만드는 효과로,일반적으로 전체적인 사운드의 캐릭터를 잡거나 부드러운 사운드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키보드,현악기 등 대부분의 악기에 대응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타입이다.
3.룸(Room):비교적 좁은 공간인 방, 소극장 등의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샤한 톤을 만들거나 공간에서 조금 앞으로 나오길 원하는
드럼이나 특정 악기에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게이트 리버브(Gate Reverb):노이즈 게이트를 이용하여 리버브 소리를 자르는 특수효과로 드럼의 킥, 스네어 등에 주로 사용되는
타입이다.잔향이 끊겨 뒤에 따라오는 소리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어택이 살아야 하는 타악기에 효과적이다.
악기 특성마다 자주 사용되는 리버브 종류가 있지만 정확한 답은 없다.
프리셋에 관련한 분류는 이렇게 크게 4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줄 수 있다.이러한 여러 프리셋은 이펙터 각각의 조정 가능한
파라미터에 의해 만들어지게 되고,이러한 설정은 소리를 변화시켜 우리에게 '공간감'을 부여하게 된다.
이번엔 더 미시적으로 가보자.
바로 각각의 파라미터의 설정에 관해 알아보는것이 가능할 것이다.
위 그림은 플러그인으로 연결된 리버브 이펙터들이다.이 리버브 이펙터들에서 조정 할 수 있는 몇가지 영역의 파라미터는
다음과 같다.
1.size:알고리즘에서 설정된 공간의 크기를 정해주는 역할을 한다.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간 사이즈에 맞는 세팅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2.decay:잔향이 유지되는 시간을 설정한다.짧게 설정하면 좁게,길게 설정하면 넓게 표현된다.
3.pre-delay:우리가 아는 그 프리딜레이의 길이를 설정한다.음악의 템포에 맞춰 사용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4.diffusion:리버브가 반사되는 거리에 따른 양을 설정하는 것으로 리버브의 톤을 잡는데 많이 사용된다.값이 높을수록 음이 부드러워지며,낮을수록 공허한 느낌이 난다.일반적으로 반사음이 풍부한 스트링이나 기타 같은 악기에는 적당히, 하모닉스가 적은 타악기나 얇은 보컬에는 높은 값을 준다.
5.filter(HF cut,LP filter):리버브의 색감을 설정한다.대부분 하이 컷 필터로 고역을 자르는데,이는 자연스러운 반사음이 벽에 부딪히면서 저역보다 고역의 에너지를 더 많이 잃기 때문이다.(그 이유는 파장이 길고 큰 에너지를 갖고있는 저역대보다, 파장이 짧고 작은 에너지를 갖고있는 고역대가 더 힘을 많이 잃기 때문이다.추가로 소리의 이동거리가 길수록 에너지 손실이 많아진다.)
에너지 손실에 의해,저역의 비중이 커지므로 소리가 점점 어두워지는 경향을 보인다.반대로 다른 상황에서 고역의 비중이 커진다면
소리가 점점 밝아지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리버브는 기본적으로 밝은 소리가 가까이 있는 것처럼 들리고,어두운 소리가 멀리 있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에 요구에 따라 적절한 필터를 사용하여 색감을 조정하는 것이다.(이러한 과정을 컷오프 프리퀀시라고 한다)
6.mix(dry,wet):원음과 리버브의 비율을 조정한다.이름처럼 잔향의 비율에 따라 건조한 느낌과,축축한 느낌이 나뉘게 된다.
이러한 파라미터들이 우리가 듣는 음원의 잔향 설정에 기여한다.이 외에도 여러 다양한 파라미터들이 존재한다.
이펙터에 따라 조정 할 수 있는 파라미터의 영역이 다르기에 이펙터를 구입 할 시 이러한 점들이 주요 고민거리가 된다고 한다.
자,그럼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개념들을 종합해서 생각해보자
만약 우리가 믹싱을 하려 할 때,저역대의 어두운 보컬을 잔향을 통해 좀 더 밝게 만들고,앞으로 나오게 할려고 한다.
이러한 믹싱을 리버브 이펙터로 수행하려 한다면 어떤 방법들을 쓸 수 있을까?
컷오프 프리퀀시를 통해 저역의 소리의 비중을 낮추고 고역의 비중을 높여 색감을 밝게 만드는 방법도 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플레이트나 룸 프리셋을 적용시킴을 통해,샤한 톤을 만들거나 섬세한 사운드 특성을 만들고 앞으로 나오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콘서트홀 같은 넓은 공간의 잔향을 설정하고 싶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홀 프리셋을 적용시켜 설정값을 적용하거나,그 후 프리딜레이 값을 상대적으로 더 길게 늘려 넓은 공간을 표현 할 수도 있다.
대신 그만큼 잔향의 비중은 줄어들겠지만 말이다.
*수정:잔향의 비중은 줄지 않습니다 ㅎㅎ*
-잔향 및 공간감에 관한 여러 잡담
공간감에 관해 조사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자료를 조사하다가 꽤 흥미로운 논문 하나를 발견했다.
'음악 믹싱에서 프리딜레이의 효과적인 처리방법 연구'-윤오성
본 논문에 따르면 최근의 믹싱 경향에 따른 사람들의 인식 차이를 알 수 있다.논문의 연구에서는 우리가 배운것처럼 각 악기들의
프리딜레이 값을 다르게 설정함을 통해서 악기들의 공간감이 형성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으나,사람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라
꼭 그게 메리트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움을 묻는 문항에서,각 악기들의 프리딜레이 값이 같은 경우를 더 선호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그에 따라
악기들의 원근감이 흐려지는것이 최근 음악의 믹싱 경향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다이내믹 레인지(음원의 최소 음량과 최대 음량의 비 혹은 배율)가 줄어들음에 따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소리도
달라진다는 것을 통해,사람들의 귀가 얼마나 예민한지 다시 한번 체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종합정리
잔향과 공간감,이 글을 읽으면서 지겹도록 나온 단어이다.이러한 음악의 감상포인트들이 음악을 만들고,또 이러한 음악이 우리에게
새로운 인상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자고로 굉장히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이러한 자료조사를 하면서 믹싱 과정의 복잡함과
그러한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대단함을 체감 할 수 있었다.또한 이러한 공간감을 잘 표현해낸 Joy Division-Unknown pleasures
같은 앨범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통감 할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하다.이제 우리는 음악을 들을때 새로운 고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소리의 잔향과 그에 따른 공간감,우리가 이것을 포착할때 '이 아티스트는 우리에게 어떤 공간을 선사 해주려 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보는것도 음악을 즐기는데 더 흥미로울 것이다.이만 여기에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핸드폰으로 보니까 글이 좀 잘리네요…
와 정보글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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