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데뷔와 동시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키스오브라이프 (이하 키오프)의 3번째 미니앨범이다.
키오프가 발매한 지금까지의 디스코그라피를 되돌아보자면 먼저 처음에는 90년대 올드스쿨 흑인음악을 팀의 기반으로 하고 또 팀을 소개하는 데에 주력하였다.
TLC로 대표되는 당시의 흑인음악을 레퍼런스로 삼아 키오프가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인지 어필하였는데, 미니 1집의 타이틀 <쉿 (Shh..)>과 각 멤버들의 솔로곡이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 있다. 이와 다르게 올해 발매한 두 싱글, <Midas Touch>와 <Sticky>에서는 2000년대에 흥행한 팝 음악을 키오프만의 스타일로 재구성하는 데에 주력하였다.
먼저 지난 4월 발매작인 싱글 <Midas Touch>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같은 90년대 및 2000년대 팝스타의 음악을 참조한 것에 이어 여름에 발매된 싱글 <Sticky>는 2010년대에 흥행한 뭄바톤에서 영감을 얻어 팀의 입지를 단단하게 다져냈다. 앞서 발매한 두 미니 앨범의 기조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과거 흥행하던 음악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재구성한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큰 틀을 따르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이번 앨범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2000년대 감성이 물씬 묻어 나오는 미디엄 템포 알앤비 팝트랙인 <R.E.M.>으로 이번 앨범의 큰 틀을 제시한 데에 이어, 새 앨범 타이틀 <Get Loud>에서도 전작에서 들려주었던 키오프의 향을 간직하고 있다.
라틴음악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 탑라인에 힙합 리듬을 가미한 곡인데, 마치 레드벨벳이 레드와 벨벳, 서로 다른 두 컨셉을 <Russian Roulett> 한 곡에 담아냈던 것처럼 이 곡 역시 지난 2년에 걸쳐 키오프가 들려주었던 올드스쿨 흑인음악과 팝 음악을 채 3분도 안되는 재생시간으로 응축시켰다.
물론 지난 디스코그래피를 모두 담아낸 곡이다 보니 듣는 이에 따라서는 1,2집의 흑인음악 사운드를 담아내지도, 또 두 싱글의 팝 성향을 이어가지도 못한 어중간한 곡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지난 2년여에 걸쳐 만들어진 키오프의 색깔이 이 곡을 기점으로 비로소 완성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니 긍정적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어지는 알앤비 트랙 <Chemistry>와 경쾌한 분위기의 팝 <Too Many Alex>, 과거 유행했을 법한 EDM 사운드를 품고 있는 마지막 트랙 <No One But Us> 역시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서 키오프가 보여주고자 하는 팀의 기조를 더욱 단단하게 하는 수록곡들이기에 가히 추천할 만하다.
다만 1집과 2집의 성향에 가깝게 만들어진 힙합 기반 트랙 <Igloo>, 그리고 어느새 아이돌 앨범에 있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듯한 팝록 장르 <Back to Me>는 앨범의 큰 줄기를 벗어나고 또 키오프만의 포인트가 두드러지지 않는 듯하여 다소 아쉬움이 남는 곡들이다.
발매하는 앨범마다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키오프인 만큼 이번 앨범은 기대치에 비해 아쉬운 결과물인 점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Get Loud>에 대한 인상이 그러하듯이 그동안 키오프가 들려준 음악을 이 앨범으로 비로소 완성시킨 인상도 느껴지기에 이번 미니 3집에 대한 생각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지금과 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는 키오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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