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보면 한국 인디락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앨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초반 흔히 말하는 ‘조선 펑크’가
그 전에는 ‘메탈’이 흔히 말하는 홍대의 주류였던 시기가 지나고
여러가지 사건으로 인해서 한국 록 씬의 자리는
힙합으로 서서히 대체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노래를 듣기 시작한 것도 대강 이즈음 이였던 것 같아요
이 앨범이 좋은 이유는 당연히 너무 많겠지만
제가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와
나름대로 버거운 대학생활을 시작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살았던 금산은 작은 도시였고
그 안에서 저는 제가 ‘그래도 특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말도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겠죠
하지만 대학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저와 비슷한 성적으로 대학을 오고
혹은 저보다도 모든 부분에서 경험이 더 많은 사람들과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저는 저를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혹은 그 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이 앨범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영원함을 믿는, 변화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조차도 완벽하지 못한데도
왜 세상이 완벽하지 못한지에 대한 불만이 있었어요
이 앨범은 그 불만에 대한
밴드의 나름의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불만을 수용하는 과정에 대한
또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좋아하는 트랙인 ‘산들산들’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 소나기 두렵지 않아
구름 위를 날아 어디든지 가
외로워도 웃음 지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고 싶네 ’
모든게 변하고 내가 모든걸 잊을 것 같아도
저는 잊을 수 없는 것을 만들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산들산들 가사 정말 좋음
잔잔한 위로 같은 가사가 참 좋죠
캬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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