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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5 FM 이벤트] 파란노을 - Gold River

title: JPEGMAFIA자카 Hustler 3시간 전조회 수 100추천수 3댓글 3

Who wrote “황금빛 강 (Gold River)” by Parannoul (파란노을)?

 

    5월 8일, 사실 그날은 특별한 일이랄 것이 전혀 없었다. 똑같은 시간에 눈을 떴고, 똑같은 시간에 학교를 갔으며, 똑같은 시간에 학원에 가고, 똑같은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 그날 발매된 "Gold River"의 재생 버튼을 눌렀을때만 해도, 난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 노래가 과연 날 어떻게 만들어놓을지, 또 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사실 그때만해도 이 곡이 나에게 그정도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정확히 5월 8일 오후 5시 57분, 난 처음 황금빛으로 빛나는 그 강을 맞이했다.

 

    첫인상은 굉장히 눈부셨다. 그 강은 무엇에 비추어진듯 말 그대로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으며, 그 안에선 알 수 없는 무언가들이 꿈틀거리며 물방울이 튀게 했다. 이후 나에겐 황새 한 마리가 찾아왔고, 티셔츠를 걸친 앳된 청년 무리가 찾아왔으며, 또 여러 기억들과 감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굉장히 이상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 이 처음 느껴보는 기분은 뭐지? 침대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그 노래를 틀었던 나는 그날 하루 어안이 벙벙한 채로 지냈다. 사실 그 다음날도 그랬으며, 또 그 다음날도 그랬다.

 

    파란노을의 보컬 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다른 밴드 보컬들에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으며, <To See the Next Part of the Dream>을 처음 들었을때는 '왜 이런 사람이 보컬이지?'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After the Magic>을 처음 들었을 때, 그리고 이 황금빛 강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또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하찮은 울림에 무릎을 꿇었다.

 

'난 기억의 기억을 기억해, 기억의 기억을 난' - Gold River 가사 中

 

    "Gold River"의 첫 코러스가 흘러나왔을때부터 나는 이미 완전히 무너졌다. 그의 형편없는 보컬은 역설적이게도 근 2년간 경험해본 경험들 중 최고의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으며, 과할 정도로 깔려있는 노이즈와 폭발적인 악기 구성 아래 그는 그 5분간, 세상 그 누구보다 밝게 빛났다. 이후 모든 악기가 빠졌다가 한꺼번에 다시 들어오던 그 순간, '또 하루의 하루가 지나고 해가 또 지나가도'라는 가사가 흘러나오던 그 순간 나는 또 한 번 무너졌다. 이번에 느꼈던 감정은 감동이 아닌 충격이었다. 그 순간 황금빛 강에 나는 집어삼켜졌으며, 속에 있던 정체불명의 무언가들이 나를 감싸안아주었다. 눈을 떠 보니 내 눈 앞에는 그 앳된 청년들이 날 바라보고 있었으며, 내 두 귀에서는 내 인생 최고의 1분, 그 순간이 정열적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그 감동이 다 가시기도 전에, 급진적인 드럼 연주와 함께 황금빛 강과 그 청년들은 내 눈 앞에서 사라졌고, 내 주위에는 그 정체불명의 무언가들도 존재하지 않았다. 난 내 방 침대 위였으며, 시계는 6시 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난 그 황금빛 강을 다시 보기 위해, 그 청년들을 다시 보기 위해, 그 무언가들을 다시 보기 위해 이후 수십번은 더 "Gold River"를 찾았다. 분명 "Gold River"는 여전히 빛났다. 파란노을은 그 빛이 조금 덜해졌을 뿐이지, 나에게는 누구보다 빛나 보였으며, 그 강의 물결 역시 황금빛색으로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그러나 그 황금빛 강은, 그 청년들은, 그 무언가들은 내게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5SoXPvpAD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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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3시간 전

    아니 근데 필력 진짜 미치셨네요

  • 3시간 전

    황금빛 강 참 좋은 곡이죠. 저도 처음 듣고 느낀 점이 보컬이 눈에 띄게 나아졌구나 였어요. 물론 펜타 라이브는 달랐지만 ㅋㅋㅋ

    파란노을 커리어 사상 최고의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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